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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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쿠 살인사건 | 역사 미스터리에 추리를 접목시킨

샤라쿠 살인사건 | 다카하시 가츠히코 | 역사 미스터리에 추리 소설적 상상력을 접목시킨

일본 우키요에의 권위자 니시지마 교수의 유일한 경쟁자이자 재야 우키요에 학자인 사가 아츠시가 죽는 사건이 발생하지만, 경찰은 아무런 의심 없이 자살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던 어느 날 니시지마 교수 밑에서 우키요에를 연구하는 츠다에게 사가의 처남을 통해 우연히 화집 한 권이 들어온다. 그런데 그 화집을 살펴본 츠다는 그 화집 안에서 지금까지 아무도 풀지 못했던 샤라쿠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한다. 도슈사이 샤라쿠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여 10개월 동안 140여 점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져버린 신비의 베일 속에 감추어진 우키요에 화가였다. 츠다는 샤라쿠의 최고 권위자인 니시지마 교수의 동의와 격려 속에서 직접 조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던 샤라쿠의 정체를 밝히는 순간, 일본 미술계를 떠나 전 세계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학설을 자신이 발표하기에는 학계에 전혀 이름이 없었던 츠다는 결국 샤라쿠의 최고 권위자인 니시지마 교수의 설득에 넘어가고 츠다는 자신이 그동안 조사하고 발견한 모든 것의 결정체인 논문과 함께 화집, 그리고 새 학설 발견의 명예와 영광 모두를 교수에게 양보한다.

그런데 화집 발간을 얼마 앞두고 한창 주가를 올리던 니시지마 교수는 저택에서 일어난 화재로 화집과 함께 세상을 떠나고 경찰은 조사결과 지난번 사가의 경우처럼 자살로 처리한다. 그러나 지난번 사가의 사건부터 의문을 품고 니시지마 교수 사건까지 따라온 오노데라 형사와 츠다는 서로 협력하여 두 우키요에 권위자의 잇따른 죽음에 의문을 품고 그 뒤에 숨겨진 치밀하게 계획된 복수와 비열한 배신의 거대한 그림자를 추적하면서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 그리고 마침내 그 드러난 진실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과 충격의 시한폭탄이었는데… .

寫樂殺人事件(The Case of the Sharaku Murders) by 高橋克彦(Katsuhiko Takahashi)
<これはドラゴンの女性の浮世絵です。元正天皇の治世中。第二十九番笹の戸見目山長泉院 竜女。 国貞、広重「観音霊験記」秩父巡礼 / Unknown author / Public domain>

추리소설 『샤라쿠 살인사건』은 일본 에도 시대 실존했던 일본을 대표하는 우키요에 화가이자 지금도 여전히 정체불명인 도슈사이 샤라쿠의 정체를 추적하는 주인공 츠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일본 에도 시대 문화와 그 당시 정치에 낯선 한국 독자에게는 조금은 버거울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샤라쿠 살인사건』의 뒷부분에는 추리소설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색인과 페이지 곳곳에 많은 양의 각주가 들어 있다. 보통의 추리소설을 생각하며 머리를 식힐 겸 가볍게 책장을 펼쳤다가는 큰코다칠 수도 있다. 참고로 다카하시 가츠히코의 『샤라쿠 살인사건』은 일본의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8위에 오를 만큼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참고로 이 중에서 내가 읽어 본 것은 2위 화차(1992, 미야베 미유키, 한국과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된 두 편을 모두 보았지만, 아직 책은… .), 4위 점성술 살인 사건(1981, 시마다 소지), 7위 이유(1998, 미야베 미유키), 17위 내가 죽인 소녀(1989, 하라 료) 정도뿐이다.

아마도 단순히 추리소설의 재미를 넘어서 일본 최고의 우키요에 화가인 샤라쿠의 정체를 추리소설 소재로 삼은 점과 그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기존의 여러 학설에 대한 작가 다카하시 가츠히코의 명쾌한 반론, 그리고 『샤라쿠 살인사건』의 주인공 츠다를 통해 새로운 가설로 샤라쿠의 베일을 벗겨 내려는 참신한 시도 등이 크게 주목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지만, 그럼에도 역시 전혀 예상 못 한 마지막 반전은 역시 추리소설이 독자에게 제공해야 할 기본적이자 필수적인 조건은 완벽하게 갖추어졌음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초반에는 샤라쿠에 대한 학설을 조금 비중 있게 다루다 보니 전개도 느슨하고, 나처럼 에도 시대와 우키요에를 잘 모르는 독자에게는 조금은 고역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인상파에 영향을 미쳤다는 우키요에에 대해서 이 기회에 대충이나마 배운다고 위로하며 약간의 인내심을 발휘하면 그 뒤에 기다리는 작가가 준비한 보상은 앞의 모든 지루함을 보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샤라쿠의 실제 작품은 네이버 지식백과 또는 구글 이미지에서 ‘토스사이 사라쿠’나 ‘샤라쿠’ 등으로 검색하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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