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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2.

[영화 리뷰] 작품성 운운을 떠나 뭔가를 쓰고 싶게 만드는 영화 ~ 데드 어게인(Dead Agai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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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운운을 떠나 뭔가를 쓰고 싶게 만드는 영화

"다른 누군가의 과거가 너의 현재를 찾아올 거라고" - 점쟁이

이렇게 좋은 영화를 감상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아무것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예의가 아닐뿐더러 거사(?)를 막 치르고 난 후 찢어진 콘돔을 보는 것만큼이나 께름칙한 일이라서 힘겹고 괴로운 갈등 끝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혹은 포스터의 경고대로 난 견디지 못하고 결국 글을 쓰고야 말았다!). 이왕 시작한 이상 그래도 천자는 채워야 할 터인데, 무슨 얘기로 그 많은 천자를 채워야 할지 벌써부터 난감하다. 이 영화의 리뷰를 형편없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욕 바가지를 얻어먹을까 봐 영화를 볼 때보다 지금이 더 긴장되고 무섭다. 그래도 두 명의 여주인공은 매우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일단 공포 영화라고 하면 끗발이 설 수 있는 미인이 등장해야 제맛인데, 일단 이 점에서만큼은 「데드 어게인(Dead Again, 2017)」은 합격점을 주고 싶다. 다만, 공포 영화의 막간으로 등장하는 베드씬이 없어 두 미인의 뽀얀 살결을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IMDB 평점이 무려 7점을 넘어선다. 마구 쏟아지는 공포 영화 중에서 평점 7점을 넘기는 작품을 발견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래서 보고 만 것이다(개인적으로 Naver 평점보다 IMDB 평점을 더 신뢰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IMDB 사용자 후기에 10점 만점을 준 사용자가 한 분 계시다는 것, 그런데 미스터리한 것은 그 사용자가 리뷰를 남긴 영화는 「데드 어게인(Dead Again, 2017)」이 유일하다는 것. 아마도 그분은 감독과의 관계가 매우 돈독한 지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뼈가 되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친구를 둔 것 같아 정말 부럽다.

영화를 본 사람을 발칵 뒤집어놓을 만한 놀라운 반전이 있는데, 그것은 이 영화가 콜카타 국제 컬트 영화제(Calcutta International Cult Film Festival) 2018년 Best Horror/Science Fiction Feature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내가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당혹스럽게 만드는 갖가지 어설픈 요소들이 잔인하리만치 즐비하다고 느낀 것은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게 쓸데없는 소리와 어림도 없는 소리 모두 죄다 끌어모아 주절주절 늘어놓아도, 여기에 공백까지 포함해도 천자가 안 된다. 천원은 쉽게 볼 수 있지만, 천자는 쉽게 볼 수 없는 녀석이다. 그래서 천자문 외우는 것도 그토록 어려웠었나 보다.

아무튼, 「데드 어게인(Dead Again, 2017)」는 내가 처음 들어보는 영화제에서 상까지 받은 수작이니, 코를 후벼 파다 못해 콧속을 대머리처럼 반질반질하게 윤기 낼 정도로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는 사람은 꼭 감상하기 바란다. 감히 후회는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못 하지만 말이다. 또한, 다른 사람이 재미없다고 해서 나 역시 재미없으리란 법도 없으니까.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데드 어게인(Dead Again, 2017)」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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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28.

[영화 리뷰] 아직도 고막을 울리는 그 ‘고르도 파이슨’ ~ 시티 헌터(City Hunter, 1992)

City Hunter 1992 p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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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고막을 울리는 그 ‘고르도 파이슨’

"처형 전에 마지막 소원 말해도 되나?" - 맹파
"말해봐." - 맥도널드
"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요. 배고파 죽겠어요!" - 맹파

‘시티 헌터’로 불리는 사립 탐정 맹파에겐 절친한 친구이자 많은 일을 함께한 동료 중천이 있었다. 중천은 보란 듯이 혼자 활동하다 악당들의 습격으로 무려 20발이 넘는 총알세례를 받게 된다. 맹파가 도착했을 땐 중천은 절명하려는 찰나였다. 중천은 마지막 남은 온 힘을 다 짜내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맹파에게 하나뿐인 여동생 혜향을 꾀지는 말고 그저 잘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그러하겠다는 맹파의 맹세를 받고 나서야 중천은 편안히 눈을 감는다.

City Hunter 1992 scene 01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나 어느덧 어엿한 숙녀가 된 혜향은 조수로서 맹파를 도우면서 남모르게 맹파를 좋아하게 되지만, 맹파는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지키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저 늘씬한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호색한인지라 혜향은 늘 마음의 상처를 받으며 애간장만 태울 뿐이다.

City Hunter 1992 scene 02

그러던 어느 날, 중천은 일본의 저명한 신문사를 경영하는 거부로부터 가출한 딸 시즈코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맹파는 한 미모하는 시즈코를 추적하고자 화물칸에 몰래 잠입하는 수법으로 호화 유람선에 탑승한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맹파에게 화가 난 혜향은 홧김으로 자신을 끈덕지게 따라다니는 능글맞은 사촌 오빠와 함께 맹파 몰래 유람선에 탑승한다. 한편, 유람선에는 부자들의 주머니를 털 계획으로 ‘맥도날드’ 갱단이 숨어들어 있었고, 이들의 계획을 저지하고자 비밀경찰 사에코도 유람선에 오른다. 처음에는 별일 없는 듯하다가 시즈코가 갱단들의 계획을 몰래 엿듣던 것이 탄로 나면서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하는데….

City Hunter 1992 scene 03

‘북두신권’, ‘슬램덩크’, ‘드래곤 볼’ 등과 더불어 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던 남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아이콘 중 하나였던 일본만화 ‘시티 헌터’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나도 친구 따라 만화방을 다니면서 ‘시티 헌터’와 ‘드래곤 볼’, ‘이나중 탁구부’, '천재 유교수의 생활' 등을 본 기억이 난다. 그중 시티 헌터는 OST와 애니메이션이 녹음된 테이프로(성우가 굶직하게 내뱉는 '고르도 파이슨(콜트 파이슨)'이라는 음성은 아직도 귓가에 선하다)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어딘가에 아직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원작에 등장하는 ‘시티 헌터’ 이미지와 영화 「시티 헌터(City Hunter, 1992)」 속 성룡은 뻔뻔스러울 정도로 여자 뒤꽁무니를 발정이 난 개처럼 따라다닌다는 점을 빼고는 판이하지만, 성룡의 코믹 액션과 더불어 역시 그 당시 남학생들뿐만 아니라 뭇남자들의 밤잠을 못 이루게 했던 왕조현과 구숙정의 완숙한 미모도 볼 수 있어 참으로 기분 좋은 영화다. 한편, 영화에는 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던 남학생들에게서는 절대 잊힐 수 없는 또 다른 아이콘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바로 대전 액션 게임의 전설 ‘스트리터 파이터 2’이다. 전기에 감전된 성룡은 악당과 대결하는 혼전 중에 혼다, 가일, 달심 등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는데 그중 춘리가 압권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춘리 역할만은 구숙정이 맡았으면 (「스트리트 파이터(初級學校覇王, 1993)」에서 구숙정이 춘리로 변신한다!) 정말 끝내줬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시티 헌터(City Hunter, 1992)」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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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4.

[영화 리뷰] 무덤에서 벌떡 일어난 반갑지 않은 빈객 ~ 베링 더 엑스(Burying the Ex,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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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 벌떡 일어난 반갑지 않은 빈객

"무덤 파고 나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 에블린

맥스는 애인 에블린의 욱하는 성질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 헤어질 생각을 해보지만, 에블린의 범상치 않은 성격을 떠올리면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베링 더 엑스(Burying the Ex, 2014) scene

그렇게 맥스가 에블린과의 썩 내키지 않은 관계에 질질 끌려가던 어느 날, 에블린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불행 중 다행인 사건이 발생한다. 무사히 에블린의 장례를 치른 맥스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올리비아와 금세 가까워진다.

베링 더 엑스(Burying the Ex, 2014) scene

데이트 후 올리비아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맥스. 작별의 키스 후 올리비아를 아쉬움 속에서 보낸 것도 잠시, 아니나다를까 누군가 맥스의 현관문을 두드린다. 기쁜 마음에 현관문을 연 맥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맥스 앞에 선 여자는 올리비아가 아니라 칠흑처럼 캄캄하고 화장실처럼 눅눅한 무덤 속에 있어야 할 에블린이었다.

베링 더 엑스(Burying the Ex, 2014) scene

사랑하던 사람, 혹은 죽은 애인이 무덤에서 일어났다. 기뻐해야 하나. 두려움에 떨어야 하나.

아무튼, 친근하게 파리가 위성처럼 에블린 곁을 왱왱 날아다니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으면서도 에블린 온몸 구석구석에 등반하듯 꼼지락 꼼지락 피부를 타고 올라가는 구더기도 몇 마리 첨가했으면 금상첨화였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드는 영화. 죽은 애인이 반갑지 않게 다시 살아 돌아온다는 비슷한 소재로 제작되었지만, 분위기는 완전 반대인 「니나 포에버(Nina Forever, 2015)」와 비교 감상하면 금상첨화.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베링 더 엑스(Burying the Ex, 2014)」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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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5.

[영화 리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인 좀비 동화 ~ 웜 바디스(Warm Bodies,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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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인 좀비 동화

'감정을 느끼면 조금은 나아진다. 죽었다는 걸 덜 느낄 수 있거든' - R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류의 종말이 있은 지 어느 덧 8년이 지난 어느 날. 좀비가 된 ‘R’은 동료가 우글거리는 황폐화된 공항 활주로에 버려진 여객기에서 혼자 생활한다. 그러나 그는 단순무식한 여느 좀비들과는 달리 LP 음반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으르렁’ 소리 외에 몇 마디 말도 할 줄 안다. 무엇보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잃어버린 과거에 대해 생각하는, 사고하는 진지한 좀비다.

웜 바디스(Warm Bodies, 2013) scene 01

하지만, 이런 고상한 좀비 ‘R’도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먹어야 하는 생존과 본능을 아우르는 숙명에서는 자유로울 수가 없었기에 어느 날 그는 동료와 함께 공항을 떠나 도시로의 기나긴 사냥의 여정을 떠난다. 그곳에서 그는 몇 안 되는 생존자 무리가 사는 요새화된 구역에서 잠시 의료용품을 구하러 요새 밖으로 나온 줄리 일행과 마주친다.

웜 바디스(Warm Bodies, 2013) scene 02

좀비가 되지 않으려는 살아있는 사람과 그런 사람들의 신선한 뇌를 먹어야만 하는 좀비들과의 필사적인 사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줄리의 남자친구 페리의 싱싱한 뇌를 한 웅큼 베어먹은 ‘R’은 뭔가에 홀린 듯 줄리를 덮치지 않는다. 그럴뿐만 아니라 그녀를 동료로부터 보호하며 자신의 아지트로 데려온다. 듣도 보도 못한 좀비의 납치에 공포에 사로잡힌 줄리는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좀비답지 않게 음악을 감상하고 어쭙잖은 말도 몇 마디 할 줄 아는 ‘R’에게 어찌 된 일인지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웜 바디스(Warm Bodies, 2013) scene 03

아이작 마리온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지금까지 본 좀비 영화 중 가장 아름답고 낭만적이며, 좀비와 인류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동화 같은 영화다. 감미로운 음악, 존재와 생존 전략의 차이를 초월하는 사랑 이야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감격스런 화해의 마지막 장면까지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로 지금까지의 좀비 영화들이 보여준 어둡고 음침하고 파괴적인 좀비 이미지에 새로운 청사진을 품게 하는 영화.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웜 바디스(Warm Bodies, 2013)」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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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꿈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만 했던 그들의 슬픈 연가 ~ 영자의 전성시대(Yeong-Ja's Heydays,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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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꿈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만 했던 그들의 슬픈 연가

"난 하루라도 빨리 푹푹 썩어서 죽어버리고 싶은 여자야. 날 동정해 주는 건 고맙지만, 정말 날 생각해 준다면 날 이대로 내버려 둬. 가끔 놀러 와 주면 되는 거야" - 영자
"시끄러워" - 창수

운전사가 되어 돈을 벌고 싶은 영자와 양복점을 운영하는 것이 꿈인 창수가 우연히 만났을 땐 영자는 창수가 일하는 철공소 사장의 집에서 일하는 식모였고, 창수는 철공소 견습공이었다.

영자의 전성시대(Yeong-Ja's Heydays, 1975) scene 01

영자를 보고 첫눈에 반한 창수는 군대 가기 전 자신의 애타는 심정을 영자에게 고백하지만, 영자는 자신은 시골에서 돈 벌러 왔지 연애하러 온 것이 아니라며 퉁명스럽게 거절한다.

영자의 전성시대(Yeong-Ja's Heydays, 1975) scene 02

3년 후. 월남에서 돌아온 창수는 목욕탕 때밀이로 일하면서 수소문 끝에 영자를 찾아 가지만, 영자는 한쪽 팔이 없는 외팔이 창녀가 되어 괄시를 받고 있었으니….

영자의 전성시대(Yeong-Ja's Heydays, 1975) scene 03

하층민의 삶을 그들의 언어로 생생하게 묘사한 원작(조선작 소설 『영자의 전성시대』 리뷰 보기)과 결말은 판이하지만, 영자 역을 맡은 여배우의 열연과 '정성조와 메신저스'의 감미로운 OST, 그리고 창수와 영자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어딘지 허전한 결말의 아쉬움을 넉넉하게 달래주는 영화. 사실 나는 영화 속에서 영자가 쓸쓸하게 지나가던 청량리 굴다리 바로 근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랑 학교에 가려고 굴다리를 지나 청량리 시장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속이 훤히 비치는 옷을 살짝 걸친 날씬하고 예쁜 누나들이 곧잘 놀리곤 했는데, 그때 그 누님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나는 누나들이 그때 거기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데, 누나들은 내가 그때 누나들 앞을 종종 지나다녔다는 것을 기억할까?

아무튼, 뼈아픈 사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이 세상 모든 영자와 창수들의 전성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Yeong-Ja's Heydays)」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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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0.

[영화 리뷰] 뻔한 이야기? 그래도 다시 보고 싶은 ~ 고교 명랑교실(High School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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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이야기? 그래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학습을 지도해줄테니까. 우리 열심히 공부하자" - 승현
"아니, 정말이여?" - 삼육
"그래, 대신 조건이 있다" - 승현
"뭐여?" - 삼육
"그 여학생의 정체를 밝혀라" - 승현

학교를 운영하는 재단 이사장인 할아버지가 계신 목포로 전학 온 승현은 학교를 주름잡는 삼육과 힘 대결을 벌이다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고교 명랑교실(High School Kids, 1978) scene 01

한편, 승현은 우연히 마주친 진희라는 여고생을 좋아하게 되는데, 콧대 높은 분식집 딸 진희는 자기보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승현을 퇴짜 놓는다.

고교 명랑교실(High School Kids, 1978) scene 02

목포로 내려온 지 얼마 안되 동네 물정을 잘 모르는 승현은 삼육 등 새로 사귄 친구들에게 진희와 연결고리 좀 맺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그 대가로 승현은 친구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되는데….

고교 명랑교실(High School Kids, 1978) scene 03

어렵게 사는 동급생이나 야학생, 혹은 보육원, 양로원 등 소외된 사회 계층을 돕는 이야기, 질시하고 다투면서도 굳어지기만 하는 우정, 그리고 꼭 빠짐없이 나오는 만남의 장소 ‘빵집’ 등등 ‘얄개’ 이승현이 나오는 영화의 이야기는 고만고만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의 순수함은 천박한 세련과 경박한 과시의 세태 속에 갇힌 우리의 시커먼 마음을 소나기처럼 한결 씻겨 내려주는 것 같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고교 명랑교실(High School Kids)」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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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18.

[영화 리뷰] 깨알 같은 이야기, 깨소금 같은 재미 ~ 고교 우량아(High School Champ,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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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 같은 이야기, 깨소금 같은 재미

"착한 애 왜 구박하니?" - 승현
"니놈들이 언제부터 짝꿍이 됐다고 그러는게 벨이 틀려서 그런다, 이 쨔샤" - 유영

유쾌한 우량아 승현은 여자친구 몽당연필 강주희에게 공부 못한다는 핀잔을 받고 자존심이 상하자 이제 마음 단단히 먹고 공부해 밑바닥을 탈출하겠다고 결심한다. 이런 승현을 기특하게 생각한 제갈공명 정훈과는 달리 또 다른 단짝 비뚤이 왈패 유영은 승현이 잘난척하는 것 같아 영 못마땅하다.

고교 우량아(High School Champ, 1977) scene 01

승현의 반에 전라도에서 새로운 학생 삼육이가 전학을 온다. 한 덩치 하는 삼육은 등교 첫날부터 유영을 꺾으면서 대장의 자리에 올라서는 듯하지만,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승현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에 그만 기가 질리고 만다.

고교 우량아(High School Champ, 1977) scene 02

한편, 승현의 학교에 도둑이 들고 우량아들을 늘 치켜세우던 수위 아저씨가 도둑과 싸우다 크게 다쳐 몸져눕는다. 이 일로 삼육의 아버지가 수위 아저씨임을 알게 된 승현과 정훈은 도둑을 잡겠다고 나서는데….

고교 우량아(High School Champ, 1977) scene 03

‘고교 얄개(1976)’의 뒤를 이은 작품으로 줄거리에 큰 줄기가 있다기보다는 소소하게 재미난 따뜻한 작은 이야기들로 꾸며진 영화. 하이틴 영화에 어색하게 다 큰 어른을 배역으로 쓰지 않고 실제 고교생을 요즘처럼 멋들어지게 치장하지 않은 수수한 모습 그대로 출연시킨 점이 영화의 재미를 더 살린 것 같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고교 우량아(High School Champ, 1977)」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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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25.

[영화 리뷰] 여전히 통하는 코믹 요소와 소소한 감동 ~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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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통하는 코믹 요소와 소소한 감동

"좋은 밤이요. 뉴욕 시 전체를 대표해서 모든 미신적 행동을 중지하고 당신이 있던 원래 자리로 퇴거하기를 명령하는 바 입니다"

초자연 심리학과 심리학 박사 피터 밴크맨은 절친한 친구이자 연구 동료이기도 한 레이몬드 스탠드, 에곤 스펜글러와 함께 초자연적 활동을 조사한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 공립 도서관에서 유령이 출몰했다는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그들은 진짜 유령과 마주친다.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1984) scene 01

이들은 피터가 대학에서 받은 연구 기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피터가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자 사업을 벌일 계획을 세운다. 레이의 집을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으로 옛 소방서 건물에 들어선 이들의 회사는 초자연적 현상을 해결해주는, 쉽게 말해 유령을 잡는 ‘고스트 버스터즈’. 이들의 첫 번째 손님은 첼리스트 다나 배럿이었다. 그녀는 고층 아파트의 꼭대기에 살았는데 그녀의 집 냉장고에서 괴상한 현상을 목격하고 ‘주울’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고스트 버스터즈’를 찾아왔다.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1984) scene 02

한편, 뉴욕 여러 저기에서 유령들이 출몰하여 사람들을 괴롭히자 ‘고스트 버스터즈’의 활약과 함께 인기도 급증한다. 바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팀원 루이스가 들어오는가 하면, 환경보호청에서 환경적 영향을 들먹이며 ‘고스트 버스터즈’의 일을 훼방을 놓기도 한다. 그러는 가운데 다나 배럿이 사는 아파트 건물이 떠도는 영혼들을 불러들이는 거대한 안테나라는 것이 밝혀지는데….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1984) scene 03

지금 봐도 엉큼한 피터 박사 역할을 맡은 빌 머레이의 능글맞은 연기가 일품이다. 내 기억으로는 엑소시스트적인 방법이 아닌 과학적인 방법으로 유령을 퇴치하는 영화로는 가장 먼저 나온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지금 보면 어설픈 특수 효과가 당연히 눈에 거슬리지만,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 중인 명배우들의 옛 모습도 볼 수 있고, 여전히 통하는 코믹 요소와 소소한 감동으로 유쾌한 감상을 전해주는 명작이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1984)」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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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3.

[영화 리뷰] 하얀 시트에 번지는 시뻘건 피처럼 께름칙한 ~ 니나 포에버(Nina Forev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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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시트에 번지는 시뻘건 피처럼 께름칙한

넌 아직 마르지 않은 유화야. 네가 아무리 좋은 추억을 만들어내도 그 다음에 만든 추억에 희석돼 버릴 거야

마트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홀리와 롭. 곧 두 사람은 롭의 집에서 섹스하는 가까운 사이로 발전한다.

니나 포에버(Nina Forever, 2015) scene 01

그런데 롭의 침대에서 섹스하는 두 사람에게 믿어지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얼마 전에 교통사고로 죽었던 롭의 여자친구 니나가 시트를 피로 흥건히 적시며 침대 속에서 불현듯 솝뜨는 것이었다.

니나 포에버(Nina Forever, 2015) scene 02

이후 두 사람이 섹스할 때마다 불쑥 나타나는 니나 때문에 홀리와 롭의 관계는 서먹해지고 홀리는 불편한 관계를 타파하고자 니나에게 좀 더 관심을 두고 따뜻하게 대하기로 마음먹는데….

니나 포에버(Nina Forever, 2015) scene 03

죽은 여자친구가 돌아온다는 소재를 「베링 더 엑스(Burying the Ex, 2014)」가 익살스럽게 표현했다면, 이 영화는 좀 괴기스럽고 음울하게 표현?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니나 포에버(Nina Forever, 2015)」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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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14.

[영화 리뷰] 무엇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 13층(The Thirteenth Floor,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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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나눌까

"부탁이 있소 원래대로 돌아가면 우리를 내버려둬요"

1937년의 LA와 1999년의 LA를 자유롭게 오가는 유능한 프로그래머 풀러. 그러나 그가 이용한 시간 여행 방법은 타임머신이 아니라 컴퓨터 속의 가상 세계였다. 육체는 현재인 1999년에 남겨두고 의식만을 컴퓨터의 가상 세계로 인식시킨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현실과 다를 바 없는 놀라운 ‘또 다른 현실’이었다.

13층(The Thirteenth Floor, 1999) scene 01

그러던 어느 날, 뭔가를 발견한 풀러는 1937년 LA의 가상 세계 속에서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바텐더에게 더글러스 홀(풀러의 동료)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1999년으로 돌아온 직후 타살된다.

13층(The Thirteenth Floor, 1999) scene 02

더글러스는 풀러가 남긴 메시지와 살인자를 찾으려고 1937년의 가상 세계로 뛰어든다. 그러나 바텐더는 이미 풀러가 남긴 메시지를 읽고 자신의 존재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이 실재가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어낸 가상 세계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였다. 그리고 더글러스는 풀러가 남긴 메시지가 바텐더가 사는 세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는다.

13층(The Thirteenth Floor, 1999) scene 03

다중 우주론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 중에서 시뮬레이션 이론이 있다. 쉽게 말해 게임 ‘심시티’나 ‘심즈’를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보기에 ‘심즈’의 인물들은 인류의 삶을 어설프게 흉내 낸 가상 캐릭터에 불과하지만, 그들에겐 그것이 세상 전부이니 현실과 실재를 구분할 재간이 없다.

풀러는 가상인지 현실인지 구분하려면 세상 끝까지 달려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 이 태양계조차 벗어나지 못했다. 우주의 물리법칙이 인간처럼 복잡하고 섬세하며 크기도 큰 생명체의 장거리 우주여행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리법칙은 우리가 사는 우주를 만든 생명체가 고안한 일종의 안전장치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이 가상 세계라면, 죽음과 함께 ‘Game Over’라는 문구가 우리를 맞이해줄 것이다. 우리 인생의 수십 년이 단지 몇 시간의 게임에 불과한,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세계에서 우린 진짜 현실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13층(The Thirteenth Floor, 1999)」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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