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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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중국의 부상 | 미국 동아시아 정책과 중국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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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중국의 부상 | 제프리 베이더 |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나타난 중국의 위상

긍정적인 결과물을 바라면서 이를 위해 중국과 협력하는 한편, 만약의 상황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전진배치와 최강의 군사력, 기술적 우위, 경제력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지금처럼 아시아 지역 상황에 계속 개입하면서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다른 신흥강국들과의 관계도 발전시켜야 한다.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 227쪽)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정권 등 오랫동안 정부의 요직에서 근무했던 제프리 베이더(Jeffrey A. Bader)는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2009년 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NSC)에서 동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으로도 근무했었다. 이 책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 내부에서 바라본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오바마 행정부 밑에서 동아시아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한 제프리 베이더의 안목과 경험으로 바라본 미국의 대 동아시아 정책을 기록한 회고록이다. 아시아의 미국 주요 동맹국인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과의 협력 강화,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국가들과 효과적인 정치, 안보 분야에서 발전적인 관계 수립 등 이 책에는 불과 얼마 전에 퇴진한 오바마 행정부의 여러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 정책을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의 모든 동아시아 정책의 중심에는 급부상한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Obama and China's Rise: An Insider's Account of America's Asia Strategy by Bader, Jeffrey A

덩샤오핑의 개방 • 개혁 정책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성공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상하이 세계 박람회 등 굵직한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안정된 경제력을 갖춘 대국으로 성장하며 세계화 흐름에 무사히 안착한 중국은 더는 고립된 대륙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서구 열강과 일본에 느꼈던 피해의식과 열등감을 떨쳐버리고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야심을 은연중에 드러내곤 했었던 중국은 이제는 세계화 흐름의 변화를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대국이 되었으며 이미 세계 언론들은 무분별, 위협, 인권을 들먹거리는 대신 중국을 ‘또 다른’ 강대국으로 대우하고 있다. 몇몇 중국인들은 더는 야망을 숨길 필요 없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중국이 보유한 1조 달러가 넘는 미국 정부보증채무와 지난 20년간 발전해 온 군사력을 이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격파들도 있다. 미국의 일부 언론은 중국은 떠오르는 태양이고 미국은 지는 태양이며, 미국은 중국에 1조 달러를 빚지고 중국에 애원하는 처지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이처럼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을 국제법이나 국제 조약에서 벗어나지 않는 평화적이고 적법한 방법으로 견제하는 데 필요한 영향력과 위상, 지도력을 확보하고 중국을 평화와 균형을 위협하는 세력이 아닌, 안정되고 건설적인 세력으로 성장한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의 핵심이라고 이 책을 밝힌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과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동아시아 국가들과 동맹을 강화하거나 발전적이고 지속적이며 안정된 관계를 맺기 위한 정책을 펼쳤으며, 또한 미국은 중국의 이웃국가들이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빠른 속도로 증강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공유하여 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키우려고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의 성장을 걱정하는 국가들을 안심시키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요한 균형과 지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은 평화와 안정, 그리고 상호 발전적 관계라는 기조에 기반을 두었지만, 만약 중국이 1995~1996년의 타이완해협 긴장상황처럼 무력시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 서해로 USS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을 파견한 것처럼 무력에는 무력으로 단호하게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도 오바마 행정부의 특징이었다.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처럼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정치적 신념이나 정책 성향이 상당히 이질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선 현재 앞으로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빛이 바랜 듯해 보이는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의 가치는 오바마 행정부의 동아시아 외교 정책을 통해 아시아 현황과 문제점, 전개 방향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어떤 틀이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에게 동아시아에서의 한국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는 데 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동아시아의 균형과 안정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고 서로 간의 지속적인 번영을 이룩하는 정치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 줄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두 거인의 이해관계 충돌에서 비롯된 진퇴양난의 곤경을 좀 더 냉정하게 직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싶다. 또한,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에는 저자 제프리 베이더가 2년 조금 넘게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면서 계획하고 실행한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 정책들이 성공 여부를 떠나 정책의 의도와 방법 등 상당 부분이 세심하게 회고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라면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안목을 넓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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