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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13.

아부시반금련(我不是潘金莲, I Am Not Madame Bovary, 2016) 한글 자막

I Am Not Madame Bovary 2016 movie poster
<'아부시반금련' 영화 포스터>

자막을 제작한 것까지는 괜찮은데, 뭔 객기가 발동했는지 배포해 버렸다. 알게 모르게 미국 드라마를 한국에 알리는 데 이바지한, 어떠한 사적인 이익도 취하지 않던 (그럼에도, 소위 말하는 전문 자막제자작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막을 제작했던) 아마추어 미드 자작제작자들이 무더기로 고소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뉴스에도 말이다. 고민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무단으로 자막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니 고민할 수밖에 없다. 완성도는 둘째치고 어렵게 어렵게 시간과 공들 들여 제작했는데, 그냥 썩혀두기는 아깝고 배포하자니 법이 무섭다. 배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밑도 끝도 없는 번뇌에 빠져들었을 즈음에 「미드자막제작자 집단고소와 저작물공정이용」이란 글을 읽게 되었다. 많은 아마추어 자막제작자들에게 위안과 힘을 북돋아주는 좋은 글이다. 고로 나도 (용기보다는 객기에 가까운) 기운을 발휘하여 영화 「아부시반금련(我不是潘金莲, I Am Not Madame Bovary, 2016)」 한글 자막을 배포한다.

내가 이 자막을 이윤을 목적으로 만든 것은 절대 아니지만, 내 블로그에 구글 애드센스가 설정되어 있기에 완전히 비영리적이라고도 주장하기가 참 그렇다.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애드센스를 철회하기도 그렇고. 참 난감하다. 그래도 아마추어 영화 자막제작자가 고소당했다는 뉴스는 (최소한 내 눈에는) 안 보이는 것 같아 약간은 안심이다. 혹시 그랬다는 뉴스를 본 사람이 있다면 제발! 재빨리! 늦기전에! 제보 좀 부탁한다.

<'아부시반금련' 스냅샷>

각설하고, 자작 제작은 영어 자막을 (영화는 24fps, 139분 영상) 기반으로 이따금 중국어 자막도 참조했으며, 원작 소설인 류전윈(刘震云)의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我不是潘金莲)』도 참고했다. 사실 대화 내용을 소설에서 그대로 가져다 쓴 부분이 많아 원작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번역은 구글/파파고와 약간의 내 문학적 상상력에만 의존했기에 오역과 의역이 강을 이루고 산을 오른다. 하지만, 감히 장담하건대 영화를 감상하는 데는 큰 무리는 없으리라 여겨진다. 오래전에 제작한 두 건의 자막에 비하면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이고, 그만큼 (오직 앞서 제작한 두 건의 자막과 비교하면) 완성도도 높다고 자부한다. 그때는 사실 구글번역도 없었던 시절이라 (작금의 번역 서비스와 비교하면 참으로 어이없는 수준인) 번역프로그램에만 의존했었다. 제작한 동기를 굳이 설명하자면, 원작 소설을 읽고 리뷰를 쓰면서 영화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 영화가 상당한 호평을 받았음에도 한글 자막이 없는 것 같아 굳이 제작한 것이다. 번역은 말 그대로 개판이지만, 그나마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되어 모처럼 불타는 투혼을 발휘하여 상당한 위험도 감수하고 올리니만큼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더라도 그럭저럭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럼에도, 수정할 점이 있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인명은 주인공 두 사람의 경우는 (리설련과 진옥화) 원작의 한국어판에 번역된 것을 그대로 빌렸다. 요즘은 중국 이름을 한자식으로 표기보다는 중국어 발음 그대로 표기하는 것이 대세지만 (예를 들어 리설련은 리쉐리엔, 모택동은 마오쩌둥) 나 같은 원작 소설의 독자를 배려하여 그대로 남겨두었고, 나머지 인물들은 중국식 발음 그대로 표기했다. 다만, 팬진리안(潘金蓮)의 경우는 이미 한국에 ‘반금련’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유명 인물이기에 ‘반금련’ 그대로 표기했다.

이번 자막 제작으로 깨달은 것인데, 파파고의 영어->한글 단문 번역 결과물은 상황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정도로 매우 뛰어났다. 그러나 중국어->한글 번역은 여전히 부족했다. 그리고 유난히 작업이 더디고 고생스러웠는데, 그것은 이 한글 자막의 순수한 글자 수가 무려 2만 6천 자를 조금 넘는다는 것에서도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피티(Gravity, 2013)’라는 영화의 한글 자막을 살펴봤더니 요건 고작 1만 1천 자 정도다. ‘아부시반금련’의 상영시간이 긴 것도 그렇지만, (보면 알겠지만) 법정 영화처럼 대사가 엄청나게 많은 영화라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휘두르는 손가락들과 그 손가락들을 지탱하는 손목이 뻐근할 정도였다. 마치 한 이삼일 식음전폐하며 온라인 게임에 매달린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고생스러웠기에 (솔직히 말해 이 영화를 몇 사람이나 볼지는 모르겠지만) 배포하지 않고는 못 배겼나 보다. 크나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자막을 제작하며 영화 내용만큼은 거의 통달할 지경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세밀하게 이해했지만, 영화가 대사만으로 이해하는 장르는 아니고 영상과 배우들의 연기가 주는 감흥도 중요하니만큼 시간 내서 제대로 된 감상을 해볼 요량이다. 배우들의 음성은 귓가를 맴돌고 대사는 눈앞에서 춤을 추고 줄거리도 환히 꿰뚫고 있지만, 배우들 얼굴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면 자막 제작과 영화 감상은 별개인가 보다. 영화 리뷰는 그 이후를 기약하며, 영리 목적으로는 배포를 금지한다.

「아부시반금련(我不是潘金莲, I Am Not Madame Bovary, 2016)」 한글 자막:

https://pan.baidu.com/s/1oW-oophC0l38Kre_79R2gw 비밀번호: gf69

마지막 수정: 2018년 3월 17일

「[영화 리뷰] 피안(彼岸)을 찾은 그녀는 승자! ~ 아부시반금련( I Am Not Madame Bov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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