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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2017

[책 리뷰] 사회주의 대국에 대한 자부심이... ~ 중국 공산당을 개혁하라(옌이룽 외)

사회주의 대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책

원제: 大道之行-中國共産黨與中國社會主義 by 鄢一龍, 白鋼, 章永樂
자본은 인류문명 진보의 훌륭한 무기이다. 자본은 인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지 인민이 자본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잘못된 논리를 바로잡는 것에 불과하다. (『중국 공산당을 개혁하라』, 247쪽)
“대도(大道)가 행해지면 천하는 모두의 것이 된다.”

『예기(禮記, Book of Rites)』에서 묘사하는 대동(大同) 사회의 한 구절이다. 대동 사회는 문서로만 존재하는 추상적인 평등이 아닌 실질적인 평등이 이루어진 조화로운 사회로써 억압하는 사람도 없고 억압받는 자도 없다. 부자도 없고 가난한 사람도 없기에 굶는 사람도 없다. 누구라도 병들면 치료받고 누구라도 늙으면 보살핌을 받는다. 가지고 못 가지고 능력이 출중하거나 미약하거나 상관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이상적인 사회인 대동 사회가 정말로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사회주의적이고 공산주의적인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꿈은 꿈일 뿐, 그러한 이상적인 사회가 수백 년 안에 인간 사회에서 비스름하게나마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하긴, 요즘처럼 피눈물나게 경쟁하는 사회에선 그러한 꿈을 품은 것 자체가 바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격이 될 수도 있지만, 아무튼 한창 꿈을 꾸고 이상을 품어야 할 젊은 시절에는 한 번쯤 대동 사회 같은 유토피아에 빠질 만도 하지만, 현실 세계의 쓴맛을 충분히 맛본 마흔이 넘어서도 대동 사회를 말하는 사람은 순진한 공상에 빠진 바보이거나 철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하지만,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사회주의 대국 중국의 젊은 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중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 일시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을 받아들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한 정책이자 도구로 받아들인 것이지 혁명 원로들이 세운 공산주의라는 국가적 이데올로기를 버린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자본은 다른 국가들처럼 정치와 사회를 장악하고 그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회주의가 자본을 이용하고 제어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자본은 사회주의로 가는 마차를 이끄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주의는 마부로서 요령 있게 마차를 몬다. 힘이 달려 마차가 비틀거리면 말을 몇 마리 더 추가하면 되고, 힘이 넘쳐 마차가 위태로우면 말을 몇 마리 제거하면 된다. 이들 젊은 학자들이 목표로 하는 사회주의는 자본가를 억압하고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민 모두가 크고 작은 자본가가 되는 것이다. 노동을 팔지 않더라도 기본 생존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은 더는 자본가를 위해 목숨을 팔거나 애걸할 필요가 없다.

1979년 취임하여 영국 총리를 11년간 맡았던 마거릿 대처(Margaret Hilda Thatcher)가 입버릇처럼 했던 말, ‘대안이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 즉, 자본주의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자본주의 독재를 중국은 파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의 젊은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끌어모았다. 다섯 명의 젊은 학자들이 집필한 『중국 공산당을 개혁하라: 중국 청년학자들의 격정 토론(大道之行-中國共産黨與中國社會主義)』에는 대동 사회를 이루기 위한 중국 청년 학자들의 당찬 이상과 포부, 그리고 결연한 의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개혁개방의 부작용에 대한 솔직담백한 비판과 그것을 극복할 현실적인 개혁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학술서이기도 한 『중국 공산당을 개혁하라』는 사회주의가 어떻게 중국 현실에 적응하고 변형되어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탄생하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서구 유학까지 경험한 엘리트들로 서구학자들의 회의적인 시선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중국에는 중국에 맞는 체제가 있고 그들은 여지없이 중국 공산당의 집단영도체제를 선택한다. 그러면서 체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책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중국 공산당의 장기집권은 그 노선방침 때문에 장기적이고 상대적인 안정성과 정책의 연속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선거 때문에 단기적인 이익에 급급하고 선거만 끝나면 민주주의가 사라지는 서구식 민주주의제도보다 장기적인 전략 면에서 우월하다. 또한, 이들에게 중국의 사회주의 건설과 그 완성은 단지 중국인들만을 위한 길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자본주의가 생산한 온갖 병폐로 몸살을 앓는 지구와 인류를 위한 새로운 방향과 희망을 제시하는 길잡이도 될 것이다.

A Road Trip-The Chinese Communist Party and Chinese Socialism by Yun Yilong, Bai Gang, Zhang Yongle
<정말 대안이 없을까?>

일반인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책 『중국 공산당을 개혁하라: 중국 청년학자들의 격정 토론』이 학술서로서는 드물게 중국에선 인기도서가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자국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한편 중국인들은 현실의 불만, 병폐, 부조리, 그리고 난관을 극복할 방법은 개방 • 개혁을 확대하기보다는 중국 공산당의 사회주의적 이념과 가치관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들 청년 학자들이 『중국 공산당을 개혁하라』에서 내세우는 사회주의적 가치관이 서구식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만이 유일한 대안인 줄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가소로울 수도 있고, 이보다 조금은 진지한 사람에겐 뜬구름 같은 소리처럼 들릴 것이다. 그럼에도, 이상을 품고, 그 이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고결하기 그지없으며 한편으로는 낭만적이기도 하다.

인민의 주체성과 인민의 지혜를 강조하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언론의 자유가 여전히 보장되지 않는, 이념과 정책에서 모순된 태도를 보이는 중국이 대동 사회라는 전 인류적인 희망과 이상을 품고 그 길로 부단히 나아가려고 한다. 뜻은 가상하고 사기는 충천할지 몰라도 중국이 갈 길은 대장정보다 멀고도 험난할 것이다. 결말이 어떠할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으며 낙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나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중국의 사회주의 건설이 일부나마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느덧 전 세계를 정복한 자본주의 체제 한복판에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사회주의 국가 하나쯤 버티고 서 있는 것은 운치 있을뿐더러, 오로지 경제 성장과 물질적 탐욕에만 목매다는 피곤한 성장 자본주의는 이제 지긋지긋하기도 하다. 그들인 뭔가 대안을 제공해 마거릿 대처의 오만불손함에 한 방 날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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