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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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 | 지속불가능한 식품 체계?

The Real Cost of Cheap Food book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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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 | 마이클 캐롤런 | 지속불가능한 식품 체계를 극복하는 무지개색 진화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과도하게 먹어 위험에 빠져 있고, 또 다른 4분의 1은 너무 적게 먹어 목숨을 잃을 위기에 빠져 있으며, 일부는 비만과 영양 결핍을 동시에 겪으며 죽어 갈 위험에 노출된 이 상황을?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 18쪽)

만약 어떤 상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적정가보다 싸다면 그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사용한 중고이거나 성능에 문제가 없는 한도 내에서 외관에 흠집이 생긴 상품, 전시용으로 오랫동안 진열된 상품이나 초기 불량인 상품을 수리해서 재판매하는 상품 등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이런 이유로 말미암아 정가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면 대부분의 판매자는 상품을 설명하는 전단 등에 이를 명시한다. 그러하기에 소비자는 특별한 설명 없이 지나치게 싼 상품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경계심이 유독 미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우리가 먹는 식품이다. 현재 식품 체계의 가격이 지나치게 저가라고 의심하거나 경계하는 소비자는 존재할까?

소비자는 가격이 그 상품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여러 지표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상품의 품질은 그 가격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어쩌면 사람이 사는 지대한 목적이거나 일상의 단비 같은 소박한 행복일 수도 있는 음식을 선택하면서 저가 식품을 경계하기보다는 헤어졌던 주인을 만난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반기듯 만면의 희색을 띄운 채 경쟁적으로 지폐를 꺼내 든다. 그런가 하면 쌀밥을 먹으면서 응당 반찬을 집어들듯 저가 식품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긴다. 앞에서도 말했듯 싼 가격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고 이것은 음식이라도 절대 비켜갈 수는 없는 것이 엄연한 시장논리이고 현실이다. 맥도널드의 쿼터파운드 치즈버거의 진짜 가치는 200달러 이상이듯 저가 식품을 위해 소비자의 주머니가 내야 하는 현실 가치와 실제 가치는 하늘 땅만큼 차이가 크다. 무엇이 이러한 비용의 차이를 만들고 그 대가는 무엇이며 이러한 차이가 정치적 • 사회적 • 문화적 • 경제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The Real Cost of Cheap Food by Michael Carolan
<저가 식품이 우리 몸과 사회를 좀 먹는다>

지배적 식품 체계가 자체 비용을 사회화하고 이와 동시에 수익 대부분을 사유화하는데다가 보조금도 축내기에 저가 식품 체제는 작동될 수 있다. 그로 말미암은 대가는 다름 아닌 우리의 건강과 건강만큼이나 소중한 혈세와 생태계, 그리고 동물 복지, 선택의 자유,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행복이다. 또한, 저기 식품 체계는 국제 식량 안보, 국가 간 및 국내 분쟁, 무역 질서, 지역 사회와 공동체, 기후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음식의 다양성을 떨어트리면서 동시에 문화적 다양성도 떨어트린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저가 식품 체계는 지속불가능한 체계라는 점이라고 마이클 캐롤런(Michael Carolan)은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The Real Cost of Cheap Food)』을 통해 강조한다.

2050년이면 세계 인구가 최대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현재의 지속불가능한 저가 식품 체제에서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생산량 증가율로는 세계 예상 수요의 절반가량 정도만 먹여 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절반은? 식량 농업 기구(FAO)가 발간한 「2015 세계식량농업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10억 명의 인구가 여전히 극심한 빈곤(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생활)에 빠져 있으며, 7억 9,500만 명이 만성적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 미래 90억 명의 나머지 절반이 어떻게 될지는 독자의 풍부한 상상력에 맡기련다.

저가 식품 시스템을 파헤친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이 파헤치는 암담한 현실에 우울해지고 또한,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이 제시하는 암울한 미래에 한 줄기 희망마저도 싹둑 꺾인다. 한 술 더 떠 적정 가격 식품 문제는 정치적 • 사회적 • 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문제이기에 만병통치약 같은 해결책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공정하고 지속가능하며 영양적이고 윤리적인 식품 생산 및 소비에 따라 근시안적인 흑백 논리를 배제하고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진화에 기반을 둔 발전적 해법이 가능할 때만 적정 가격 식품 체제라는, 무지개처럼 아름답고 다양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인 공정하고 균등한 발전과 분배의 동력이 갖춰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이클 캐롤런의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을 읽으면서 우리를 살찌우려고만 하고 먹을거리의 다양성과 선택권을 박탈한 시장과 식품 회사에 맞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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