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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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미해결문제들 | 12가지 문제 12가지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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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미해결문제들 | 12가지 문제 12가지 호기심

‘소파 옮기기 문제’는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수업 때 다루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학생들은 일종의 환상을 갖게 된다. “과학과 수학으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말이다.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18쪽)

아직도 과학의 힘으로 해결이 안 된 문제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컴퓨터 성능과 그래픽 효과 덕분에 요즘의 SF 영화들은 ‘정말 실제 같다’라는 감탄 정도는 우습게 만들 정도로 아예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그래서 SF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화려하고 세련된 미래적 도시 풍경이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인류 문명 속에서도 탄생할 것 같고, 꼭 지구가 아니더라도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다른 지적 생명체의 문명에선 인류의 상상이나 영화 속 미래가 이미 현실이 되었을 것 같다는 낭만적 공상에 휩싸이며 그들과 만나는 역사적인 날을 그려보곤 한다. 이런 반쯤은 허무맹랑한 상상이 펼쳐질 수 있는 배경에는 알게 모르게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작용하고 있다. 이 견고한 믿음에 얼마간의 충격이 가해질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과학의 힘으로 해결이 안 된 문제들이 있고 그런 미해결 문제를 알기 쉽게 개괄해 놓은 책이 다케우치 가오루(竹内 薫), 마루야마 아쓰시(丸山 篤史)의 『과학의 미해결문제들(ない科學の未解決問題)』이다.

Unsolved Problems in Sciences by Kaoru Takeuchi, Atsushi Maruyama

과학의 진수는 미해결 문제에 있는 것

본문에 등장하는 12가지 미해결 문제 중에는 대멸종의 원인, 사람의 눈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블랙홀, 타임머신의 가능성, 진화론의 증명, 소수(素數)의 패턴, 전신마취약의 작용 등 ‘과학’하면 쉽게 연상되는 물리학, 생물학, 수학뿐만 아니라 철학적 냄새를 풍기는 몸과 마음, 성의 존재 이유, 그리고 정력가들의 몸보신 메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뱀장어의 번식처 찾기 등 다방면에 걸친 미해결 문제들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경이로운 우주에 대한 모든 의문에 대한 정당한 탐구가 ‘과학’이라고 할 수 있으니 어찌 보면 과학의 진정한 목적은 뭔가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보다는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과 밑도 끝도 없는 의문을 충족시켜줄 안식처를 제공하는 데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과학의 미해결문제들』을 지은 저자들의 말대로 과학의 진수는 미해결 문제에 있는 것이다.

지적 호기심의 영속성과 좋은 책

나는 책을 읽을 때보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났을 때보다는 뭔가를 읽고 싶다는, 그리고 뭔가를 알고 싶다는 지적 욕구를 채워줄 아무런 책을 찾아 퀴퀴하지만 절대 불쾌하지 않은 특유의 냄새를 풍기는 도서관 책장 사이사이를 마냥 기웃거릴 때가 더 설렌다. 그렇게 개처럼 킁킁거리며 지식의 냄새를 탐색하고 나서 막상 발견한 책을 대출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릴 때, 뭔가 대단한 것을 얻은 것 같은 그 기분 좋은 뿌듯함은 다 읽고 났을 때의 성취감보다 더 짜릿하다. 『과학의 미해결문제들』도 그런 책 중 하나였다. 이 얄팍한 책에는 12가지의 과학의 미해결 문제들을 간략하게 다루면서, 호기심 많은 독자에게 12가지 주제로 뻗어나갈 독서의 방향도 제시한다. 내가 늘 강조해왔듯, 정말 좋은 책, 좋은 독서는 세상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의문을 지속시켜줄 지적인 자극을 회색 뇌세포에 공급해 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좋은 책은 그 책을 펼치기 전의 설렘이, 다 읽고 나면 또 다른 책을 찾아 나서는 설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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