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칼 필레머 | 스스로 해법을 찾는 아름다운 삶의 공식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 삶이 거의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일찍 깨달을수록 행복한 삶을 좀 더 오래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307쪽)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교과서 같은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삶은 투쟁의 연속이라고도 말한다. 위기와 극복, 상실과 치유, 기쁨과 슬픔이 끊임없이 우리를 좌절시키고 들뜨게 하지만, 덕분에 우린 값진 경험을 얻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 미래를 향해 부단히 나아간다. 그러다 우리는 성실하든, 게으르든, 성공한 사람이든, 실패한 사람이든 공평하게 인생의 종착지에 도착하게 된다. 젊었을 땐 자신에게만큼은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시기가 우리에게도 찾아오는 것이다. 앞으로 살아야 할 시간보다 되돌아볼 시간이 훨씬 많은 이 시기로 떠밀리시다시피 도착한 우리는 당황할 수도 있다. 몸이 예전처럼 자유스럽지가 못할 수도 있고 뜻하지 않게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마지막 날이 가까워질수록 지난날을 추억하는 시간은 더 많아질 것이고, ‘ … 그랬더라면’, ‘ … 말았어야 했는데’라는 후회와 자조가 뒤범벅된 탄식이 인생의 말년을 뒤덮어버릴 수도 있다. 후회에 빠져들수록 마음은 더욱 착잡해지고 회한에 잠겨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은 그야말로 어둠 속에서 보내게 된다.
이제 막 칼 필레머의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을 읽고 난 지금도 인생에는 교과서 같은 정답이 없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그러나 그 정답을 찾는 데 필요한 필수적인 공식이 존재함을 발견했다. 이것은 홍수처럼 범람하는 고만고만한 ‘인생 지침서’에서 소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조언이나 충고와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다르다. 과학적인 장황한 분석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라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 없이도 그들, 즉 ‘인생의 현자’들은 아주 간결하게 핵심을 짚는다. 그들의 삶 자체가 우리가 여타 책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출구이기 때문이다.
‘8만 년의 삶, 5만 년의 직장생활, 3만 년의 결혼’의 값진 경험이 진실로 녹아있는 책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에서 우리는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 즉 결혼, 직장, 육아, 행복, 노화, 후회, 건강 등에서 스스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의 공식을 찾을 수 있다. 부모나 선생에게 꾸중을 듣는 철부지 10대처럼 ‘인생의 현자’들의 진심 어린 조언이 진부한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이 영원할 것 같은 젊은 시절에는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80, 90년 인생을 살아온 그들의 값진 경험이 젊은이에겐 그저 신세 한탄이나 젊음에 대한 질투에서 나온 잔소리쯤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들이 머지않아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된다. ‘인생의 현자’들이 깨달은 것을 스스로 깨닫고자 삶이 거의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사실 필자는 지금까지 도서관에서 이와 비슷한 장르의 책은 단 한 권도 빌려보지 않았을 정도로 이런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진부하고 식상한 것은 둘째치고 남들보다 조금 더 배우고 인생의 겨우 반 남짓 살고 인생을 다 산 것처럼, 인생을 다 통달한 것처럼 으스대는 것이 시답지 않을뿐더러, 현실성이 없는 거창한 말들도 치장한 것이 별로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칼 필레머의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은 달랐다. 인류사에 남을 역사적 위기인 대공황, 세계대전을 극복한 세대들이 후손을 위해 남긴 반박할 수 없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간결하고 참된 한 마디 한 마디에는 그 누구라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거룩한 삶의 진실이 담겨 있었다.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분별력, 넓은 시각, 깊이 있는 통찰력에 감탄하고 삶의 고뇌가 묻어나오는 회한에 통감하고 마지막까지 삶의 의미를 즐기는 여유가 부러웠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절로 눈물을 흘리게 하는 감동과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는 존경심으로 벅찬 가슴을 뒤로하고 마지막 장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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