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5

노잉(Knowing) | 반복되는 이브와 아담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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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잉(Knowing, 2009) | 반복되는 이브와 아담 신화

"전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에 처하면 그걸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난 아무것도 못느꼈어요.... 잔디밭에 낙엽을 쓸고 있었을 뿐...."

1959년, 미국의 한 초등학교는 개교 기념행사로 50년 후에 공개될 타임캡슐을 묻는다. 캡슐 안에는 초등학생들이 50년 후에 펼쳐질 세계를 상상한 그림들로 채워졌고, 이 행사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루신다는 그림 대신 알 수 없는 숫자들로 가득 채운다.

노잉(Knowing, 2009) scene 01

50년 후, 초등학교는 약속대로 타임캡슐을 공개하며 선배들이 남긴 편지를 후배들에게 전달해준다. 천체물리학 교수 존의 아들 캘럽도 다른 친구들처럼 한 장의 편지를 받았고 그것은 다름 아닌 루신다가 남긴 숫자들이었다.

노잉(Knowing, 2009) scene 02

숫자로 가득 채워진, 그러나 마지막 단어 두 글자는 영문자 ‘EE’라고 채워진 편지를 받은 캘럽은 암호처럼 보이는 숫자를 풀고자 집으로 가져오고, 우연히 아들이 가져온 편지를 본 존은 숫자가 뜻하는 의미를 알게 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숫자들은 루신다가 편지를 남긴 이후에 벌어진 대형 사고들이 일어난 날짜와 위치, 그리고 사망자 수와 정확하게 일치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존은 편지 맨 마지막 단어 ‘EE’의 뜻도 풀게 되는데 그것은 ‘Everyone Else’, 즉 인류의 멸망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노잉(Knowing, 2009) scene 03

지구 상의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창조자인 태양은 언제가 거꾸로 파괴자가 되어 지구 상의 모든 생명을 전멸시킬 것이다. 그때가 오면 지구는 지금의 금성처럼 뜨겁고 메마른 지옥이 될 것이고 과거에 생명체가 살았다는 모든 흔적은 한 줌의 먼지가 되어 사라질 것이다. 한때 푸르고 창백하게 빛나던 지구를 그 누가 기억할 것인가. 그 누가 지구에서 아주 잠시나마 문명의 꽃이 피었다는 걸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영화는 일말의 희망을 남긴다. 그러나 그것은 '선택된 자', ‘이브와 아담’라는 종교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매우 인간적인 상상력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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