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리고 일상적인 생각을 쓰고. 이 모든 것을 음악을 들으며.

Recent Comments

2017. 12. 31.

[영화 리뷰] 세 명의 ‘나’, 그 중 누가 살아남아야 하는가? ~ 치명도수: RESET(致命倒數, 2017)

Reset 2017 movie poster
review rating

세 명의 ‘나’, 그 중 누가 살아남아야 하는가?

“너희들은 곧 파멸하게 될 거야.” - 최이후
"그의 말이 옳아. 이 세계에선 우리 중 하나만 존재할 수밖에 없어.” - 시아티엔

때는 ‘평행이론’이 증명된 가까운 미래.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평행이론을 접목한 시공간 연구에 대한 실제적인 성과를 눈앞에 둔 두 연구소가 있었다. 하나는 미국에 있는 영도 IPT 연구소였고, 다른 하나는 중국에 있는 푸른 섬 넥서스 연구소였다. 하지만, 영도 IPT 연구소가 무리한 인체 실험을 강행하던 중 걷잡을 수 없는 폭력 사태가 벌어지면서 연구원이 살해되고 연구자료도 소실된다. 주주들이 들고 일어설 것이 두려웠던 IPT는 진상을 은폐하면서 재기할 기회를 노린다. 그들은 연구원 중 하나였던 최이후를 중국에 보내 넥서스의 연구 자료를 탈취할 음모를 세운다.

RESET 2017 scene 01

영장류에 대한 모의실험까지 무사히 마친 넥서스는 이제 곧 인체실험을 앞두고 있었고, 넥서스의 시공간 연구를 주도하고 있던 핵심 연구원 시아티엔은 관련 부서원들이 모두 모인 회의에서 두 달 안에 인체 실험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 하지만, 회의를 마치고 나온 시아티엔은 동료 연구원인 샹동을 통해 지난번 영장류 실험에서 처음에는 100% 일치했던 DNA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대로라면 인체 실험은 미뤄야 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았다.

RESET 2017 scene 02

한편, 시아티엔의 하나뿐인 아들 도우도우를 납치한 최이후는 시아티엔을 협박하는 데 성공하고, 시아티엔은 최이후가 안배한 동료 연구원의 죽음을 이용해 모든 연구 자료를 최이후에게 가져다주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최이후는 약속과는 달리 도우도우를 순순히 돌려주지 않는다. 곧 넥서스 건물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엄마 품에 안긴 작은 소년은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다. 어떻게든 아들을 되살리고 싶었던 시아티엔은 폭발로 아수라장으로 변한 연구소로 돌아가 자신이 직접 실험 대상이 되어 아들이 죽기 전 과거로 돌아가기로 하는데 ….

RESET 2017 scene 03

중국의 혁명 시대였다면 마땅히 아들을 희생시켜야 했지만(실제로도 그러한 혁명 열사가 많았었고), 중국이 많이 좋아지긴 했나 보다. 예전 같으면 감상적인 부르주아의 반동적인 작품이라고 비난을 받을만한 영화가 요즘은 버젓이 극장 간판에 내걸리는 것을 보니 말이다.

아무튼, 평행이론을 응용한 시간 이동을 소재로 한 영화로 시아티엔이 죽은 아들을 살리고자 과거로 여러 번 이동하는 설정은 「서유기 – 월광보합(西遊記 第壹伯零壹回 之 月光寶盒), 1994」에서 지존보(주성치)가 죽은 백정정(막문위)를 되살리고자 수시로 과거로 이동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뭐 그렇다고 그렇게 웃기는 장면은 아니지만 말이다. 「나는 증인이다(我是证人, the witness, 2015)」에서 간드러진 코맹맹이 목소리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 양미(Yang Mi, 杨幂)가 강렬한 모성애를 발휘하는 시아티엔으로 열연한다.

보통 시간여행을 소재한 영화에서는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가 마주치는 것은 금기로 되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평행이론의 영향 때문인지 세 명의 ‘나’가 한자리에 모이는 기이한 광경을 연출한다. 이 중에서 시간여행을 가장 많이 한 ‘나’가 유난히 난폭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영도 IPT 연구소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와 넥서스의 영장류 실험 결과 중 DNA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나름 이야기의 연결 고리를 짜맞추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영화 속 두 연구소의 대립은 앞으로 과학계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하는 듯하다.

공상 과학 장르를 좋아하는 일인으로서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이 영화만큼은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보다는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양미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더 큰 견인력을 발휘한 영화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치명도수: RESET(致命倒數, 2017)」 제작사에 있습니다
Share:

[책 리뷰] 외계 지적생명체, 인류의 구원인가? 아니면 재앙인가? ~ 삼체(류츠신)

The Three-Body Problem book_cover
review rating

외계 지적생명체, 인류의 구원인가? 아니면 재앙인가?

원제: 三體 by 劉慈欣
“그렇습니다. 인류의 전체 역사 역시 우연입니다. 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중대한 이변이 없었으니 운이 아주 좋았지요. 하지만 행운도 결국엔 끝나는 날이 있습니다. 아니, 끝났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세요. 지금 제가 교수님께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입니다.” (『삼체』, 28쪽)

‘골든 레코드’가 가져올 수도 있는 위험

미 인류는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 어딘가에는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는 외계 지적생명체의 존재를 찾고 있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탐사선에는 저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의 아이디어로 인류 문명의 수백 가지 언어로 기록된 인사말과 다양한 자연의 소리 등이 녹음된 골든 레코드(Voyager Golden Record)를 실었다. 보이저 탐사선 1호는 이미 태양권덮개를 벗어나 성간 공간에 들어갔으며, 2호는 태양권덮개를 통과하는 중이다. 아직 두 탐사선은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2020~2030년쯤에는 전력 부족으로 모든 작동이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탐사선에 실린 골든 레코드의 수명은 무려 10억 년이라고 하니,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지 않는다면 우주라는 망망대해에 띄워진 ‘병’ 속에 담긴 인류의 메시지와 염원은 ‘영원’ 속에 버려진 어느 한 문명의 희미한 발자취로 남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영화 스타워즈처럼 우주를 자유자재로 항해할 능력을 갖춘 외계인이 이 디스크를 발견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인류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매우 호전적인 종족이라면? 혹은 호전성은 인류 정도지만, 기후변화, 환경오염, 행성 수명 등 어떠한 이유로 절체절명의 멸종 위기를 맞아 자신들이 살던 행성을 떠나야 할 처지에 있다면, 레코드에 실린 지구와 인류의 정보는 호전적인 종족에게는 짜릿한 약탈의 기회를, 마지못해 고향 행성을 버려야 할 종족에게는 일종의 구원이나 다름없다 .

>

우주 문명의 선과 악, 정의와 도덕의 가치는 보편적일까?

인류가 진정 외계 지적생명체와의 조우를 진지하고 고려하고 있다면, 그들과의 접촉이 인류 사회와 문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사회과학적 고찰도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는 심심치 않게 터지는 교수나 정치인들의 추문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 지적으로 우월하다고 해서 도덕적 수준도 보통 사람들보다 나을 것이라는 지레짐작을 피해야 한다. 즉, 우주 곳곳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을 정도로 과학이 매우 진보하고, 그래서 인류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문명을 누린다고 해서 도덕 수준도 꼭 그에 따를 필요는 없다 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인류와 비슷한 도덕적 가치를 공유하는지, 아니면 아예 도덕적 가치관이 없는지 우리로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인류의 과학 발전의 원동력이 전쟁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면, 매우 높은 수준의 과학을 보유한 문명이라면 그들의 전쟁사 역시 매우 화려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사이먼 페그(Simon Pegg)가 주연했던 영화「앱솔루틀리 애니씽(Absolutely Anything, 2015)」에서는 선과 악의 기준이 인류와는 정반대인 외계인 무리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주에서 선과 악의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면, 각각의 문명에서 ‘정의’와 ‘도덕’이 차지하는 위치와 가치도 우리와 같을 것으로 생각할 이유가 없다.

류츠신(劉慈欣)의 『삼체(三體: The Three-Body Problem)』는 그동안 막연한 존재로만 생각되던, 혹은 인류 문명이 잉태한 갖은 고질병을 치료해 줄 수 있는 뛰어난 과학 기술을 갖춘 평화적이고 선량한 구원의 존재로까지 격상되곤 했던 외계 지적생명체에 대한 환상에 경종을 울린다. 환상이 깨진 다음 정신을 차리고 나면 인류의 문제는 언제 어떤 식으로 어떤 종족과 마주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부질없는 기대에 희망을 걸기보다는, 무슨 한이 있더라도 인류가 해결해야 한다는 자존심과 사명감이 남는다. 인류가 탐욕적이고 이기적인 동물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정심과 연민, 사랑 등의 감정이 풍부한 동물인 것도 사실이기에 인류는 위태위태한 위기의 순간들을 극복해 오면서 지금껏 문명을 지속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실낱같은 가능성을 극대화한 상상력

어찌 되었든 보이저호에 실린 디스크를 외계 지적생명체가 발견한다는 둥, SETI 프로그램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려 외계 지적생명체와의 접물이 실현된다는 둥, 이 모든 일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하지만, 『삼체』는 소설답게 실낱같은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저자 류츠신의 말을 빌리면 역사학자가 과거를 진실하게 기록하는 것처럼, 혹은 잊힌 인류사의 한 부분을 이제 막 발굴된 고서를 통해 복원시켜놓는 것처럼 감쪽같이 눈앞의 현실로 끌어당긴다 . 그래서 행동과 생각을 제약하는 인류적인 편견과 사상을 훌쩍 내던지고 몸과 마음을 텅 비운 후 소설 『삼체』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면 상상을 초월하면서도 현실과의 한 가닥 끈을 절대 놓치지 않는 곁다리 인류사에 첫발을 들여놓는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첫발’이냐고? 무척이나 기대되는 다음 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Share:

2017. 12. 29.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 무료 음악 감상 및 다운로드) v4.1.2 ~ 저작권 및 지역 제한 언락

安卓网易云v4.1.2破解版下载,内嵌“音量增强”破解网易云的插件,可下载付费音乐

위 링크 제목을 구글 번역하면 '안드로이드 NetEase v4.1.2 균열 버전 다운로드, 임베디드 "볼륨 향상" 균열 NetEase 클라우드 플러그인, 당신은 유료 음악을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이다. 대략 짐작할 수 있겠지만, 오늘 소개하는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 4.1.2 버전은 정식 버전을 누군가 Mod, 즉 개조한 버전으로 지역 제한과 저작권 문제가 언락(Unlock) 되어 있다. 그래서 한국 IP로 접속한 사용자도 자유롭게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가 제공하는 모든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반가운 녀석이다.

다운로드: NetEase_Cloudmusic_4.1.2_vip.apk

<지역 제한 때문에 음영 처리되어 있지만, 재생 가능>

스샷처럼 저작권과 지역 제한 문제로 (선택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음영 처리되어 있지만, 음악을 재생하고 다운로드 받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내 실력으로는 한글화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내가 한글화를 할 수 있는 어플은 APK-Manager Fix 7.4 도구로 디컴파일/컴파일까지 아무 탈 없이 완료되고, 안드로이드에서도 아무 탈 없이 실행되는 어플만 한글화 작업에 들어가는데, 요즘 대부분의 어플은 난독화(Obfuscation)가 되어 있어서 그런지 한글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운로드도 문제없다>

이제 두 가지 방법으로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를 제한 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첫 번째는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 무료 음악 감상) NoAD v3.2.1 한글판」을 설치한 다음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 Unblock」 Xposed 어플로 언락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Xposed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루팅이 필요하지만, 내가 제작한 한글화된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을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오늘 소개하는 어플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비록, 한글화는 안 되어 있지만, 한글화된 어플을 어느 정도 사용한 사람이라면 감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어플 자체에 언락 기능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루팅도 필요 없다.

이 두 가지 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한 가지 방법만 선택해도 무료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28k~320k 음질의 MP3 다운로드까지 (무료로) 가능하다.

Share:

2017. 12. 24.

[책 리뷰] 문명과 우주의 궤적을 아우르는 시간의 변천사 ~ 시간 연대기(애덤 프랭크)

About Time book cover
review rating

문명과 우주의 궤적을 아우르는 시간의 변천사

원제: About Time: Cosmology and Culture at the Twilight of the Big Bang by Adam Frank
‘시간을 거쳐’라는 말은 새로운 물질이 역사에 개입함으로써 인간의 제도가 달라지고 그 제도가 인간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세대 간에 전파되어 진화한다는 것을 말한다. ‘시간 안에서’는 이 제도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생활들을, 이를테면 학교생활과 직장생활 등을 매일 조직한다는 뜻이다. 이 모든 것들은 물질적 개입에서 시작해 새로운 제도 그리고 새로운 시간 경험에 이르기까지 마치 물 흐르듯 아래로 이어진다. 시계의 발명과 확산은 이런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사례이다. (『시간 연대기(About Time)』, 143쪽)

개나 소나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는 디지털 시대

즘은 개나 소나 휴대전화를 가지도 다닌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전자 기기가 일상을 점유하는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 기기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GPS 등의 몇 가지 정밀한 기술이 더해져 사용자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사는 우리에겐 1분 1초가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확실하다. 상황에 따라 시간을 계산하고 계획하는 일에 익숙해진 현대인은 오직 손목시계 하나에 의존하던 지난 시절처럼 굳이 약속 시간을 정각으로 정할 필요도 없다. 시간을 쪼개고 나누어 필요한 일에 따라 적절하게 분배하는 효율성의 극대화로 생산성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만큼 일을 더 많이 하게 되었고 한가하게 한눈을 팔며 이런저런 공상에 잠기는 시간이나 명상에 잠기는 여유 시간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현대인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도 정신적으로는 시간에 쫓기는 매우 피곤한 삶을 살아간다 .

시간은 무엇인가?

대체 시간이 무엇이기에 사람을 이다지도 쫓아다니며 피곤하게 하는 걸까.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은 물질의 한 종류인가? 아니면 영혼 같은 정신적인 무언가의 일종인가? 시간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아니 무엇보다 정말 시간은 ‘존재’하는 것일까? 인류가 만들어낸 여타 문명의 이기, 혹은 문화 속에 내포된 수많은 제도나 기능 중 하나는 아닐까?

철학적이며 과학적이기도 한 시간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의문에 인류가 구할 수 있는 최대한의 답변을 짜내어 담은 것이 바로 애덤 프랭크(Adam Frank)의 『시간 연대기(About Time: About Time: Cosmology and Culture at the Twilight of the Big Bang): 현대 물리학이 말하는 시간의 모든 것』이다. 구석기시대부터 신석기시대까지, 최초의 도시국가에서부터 그리스의 논리적 우주까지, 뉴턴 역학에서부터 산업혁명까지, 그리고 인플레이션 우주론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디지털 혁명의 시기까지 시간은 물질과 과학, 문화의 발달과 변화 등 이 모든 것들과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하고 진화해 왔으며, 이에 따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경험하는 시간 역시 변화해 왔다. 사람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은 어떻게 얽혀왔으며 사람이 시간을 소비하고 경험하는 패턴이 시대의 우주론과 문화, 과학, 그리고 물질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즉 이 책 『시간 연대기(About Time)』는 시간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

시간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상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에 시간이 적용되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시간에는 ‘소비’만 있고 ‘저장’은 없을까? 건전지에 전기를 저장하듯 시간도 저장했다고 필요할 때 꺼내서 사용할 수는 없을까. 망령되고 허황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늘 시간에 쫓긴 나머지 좀처럼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런저런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는 ‘시간 전지’야말로 만병통치약까지는 못되더라도 대박 상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필요악처럼 군림하는 시간 앞에서는 그 누구도 이겨낼 장사가 없다. 그러나 『시간 연대기(About Time)』의 저자 애덤 프랭크(Adam Frank)는 말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소비하는 사람의 시간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문명과 기술, 문화, 즉 인류의 역사와 함께 변화해 왔으며 앞으로도 변할 것임을 . 이 말은 우리, 사회, 그리고 문화가 변한다면 시간에 쫓기는 불꽃 튀는 속도 경쟁에 더는 몸살을 앓을 필요도, 절망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이 같은 깨달음은 슬로시티 운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느리게 살고 좀 더 들 생산하고, 그러면서 개인과 가족, 더 나아가 사회의 여유를 찾는 것은 지금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자원을 덜 소비하고 아낌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초가 될 수도 있기에 미래도 변화시킨다 . 기후변화, 자원고갈, 환경오염 등의 전 지구적 위기는 자연의 순환을 무시한 무자비한 착취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는다면 이제 인류는 시간의 효율성이 가지는 의미 자체를 재고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적은 시간에 최대한 일하고 최대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시간에 필요한 만큼만 일하고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면서 미래 세대들이 사용할 자원에 손대지 않으며 기후변화, 환경오염까지 고려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또한, 느리게 사는 것이 건강하고 오래 사는 비결 중 하나이지 않은가?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하는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인류와 우주의 시간의 변천사를 통찰할 수 있다면 그 변화의 씨앗을 좀 더 쉽게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Share: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 구글 애드센스 웹페이지 접속 오류

<구글 애드센스 웹페이지 접속 오류>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현재 귀하가 요청하신 작업을 처리할 수 없습니다. 기술팀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니 신속하게 해결하겠습니다.
(We apologize for the inconvenience, but we are unable to process your request at this time. Our engineers have been notified of this problem and will work to resolve it.)”

구글 애드센스(Google AdSense) 설정 페이지에서 유독 [광고 허용 및 차단]에만 접속하려고 하면 위와 같은 오류가 뜨면서 접속이 되질 않았다. 당시는 애드센스 승인을 받은 지 며칠 안 되었던 때라 순진하게도 안내 문구대로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되려나 하고, 그리고 광고도 이상 없이 잘 뜨고 수익도 거의 없었던 지라 (뭐, 지금도 별반 차이는 없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지내왔는데,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광고 허용 및 차단] 페이지만 접속이 안 되었다.

여기에 며칠 전부터 블로그의 애드센스 광고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는 문제까지 겹쳤다. 비록 몇 푼 안 되는 수익이지만, 돈에 관련된 것이고 엊그제까지만 해도 잘 작동하던 것이 안 되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구글링을 해보니 딱히 뾰족한 수가 없다. 구글 애드센스 도움말을 봐도 소용없었고, 혹시 몰라 고객센터에 신고는 해놓았다. 블로그에서 애드센스 광고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문제를 가지고 이틀을 씨름했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다만,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사람의 경험담을 들어보니 그냥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단다.

<구글 애드센스 광고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하지만, 한 가지 소득은 있었는데, 구글 애드센스 설정 페이지에서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와 함께 [광고 허용 및 차단]을 접속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모든 사용자에게 통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는 않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파이어폭스의 모든 부가기능을 끈 상태, 즉 안전모드 상태로 실행해서 접속하니까 이상 없이 잘 되었고, 일단 이렇게 한 번 [광고 허용 및 차단] 설정에 접속에 성공하고 나서는 확장프로그램을 주렁주렁 매달은 크롬에서도 정상적으로 접속되었다. 참고로 파이어폭스 안전모드 실행은 왼쪽 쉬프트(shift) 키를 누는 상태에서 파이어폭스를 실행하면 된다.

Share:

2017. 12. 22.

[영화 리뷰] 준수한 이야기 + 따스하고 재미있고 풍부한 상상력 ~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 2017)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 2017 poster
review rating

준수한 이야기 + 따스하고 재미있고 풍부한 상상력

“난 쑤우리 지원할게. (사령관) 잘 감시해!” - 발레리안 소령
“어디 못 가게 해놓죠. 퍽! 퍽!” - 로렐린 하사
“ … ” - 사령관

지구에 사는 각각의 국가들이 우주로 쏘아 올린 우주선들이 하나둘씩 모여 시작된 국제 우주 정거장 ‘알파’. 그랬던 것이 28세기에는 전 우주에 사는 수많은 종이 모여 살면서 지식, 정보, 문화를 교류하며 사는 거대한 우주 정거장이 되었다. 이곳 천 개의 도시 ‘알파’를 포함한 은하는 안전보장이사회가 평화를 지키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사회는 사령관을 통해 발레리안 소령과 로렐린 하사에게 얼마 전 암시장 딜러에게 도난당한 무엇이든 복제할 수 있는 ‘뮐 컨버터(Mül converter)’를 찾아오라는 임무를 내린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벌이면서도 컨버터가 고차원 속에 존재하는 거대한 시장 ‘빅 마켓’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곧바로 키리안 행성으로 향한다.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 2017 scene 01

한편, 임무에 나서기 전 발레리안은 꿈을 통해 우주의 시공간을 가로 질러 날라온 파장의 신호를 감지해 낸다. 그것은 30년 전에 거대한 폭발과 함께 사라진 ‘진주족’에 대한 꿈이었다. 당시 자신들의 행성에서 경이로울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가 집약된 진주를 캐며 평화롭게 살던 600백만의 진주족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으로 행성 근처에서 일어난 다른 종족들 간의 싸움에 휘말리면서 불운하게도 멸종을 맞이하고 말았다. 발레리안과 로렐린 요원이 찾는 뮐 컨버터도 진주족 행성에서만 살던 생명체로서 이제 우주에 단 하나 남은 녀석이었다.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 2017 scene 02

뮐 컨버터를 되찾는 임무를 무사히 완수한 두 요원은 오랜만에 우주 정거장 알파로 들어서지만, 그들에겐 또 다른 임무가 기다리고 있었다. 1년 전부터 알파 정거장 중심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방사능 지역이 감지됐는데, 해당 지역을 정찰하러 보낸 탐사선과 특수팀이 모두 돌아오지 않았다. 이사회는 알파에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하는 방사능 지역을 한시라도 해결되길 바랐고, 사령관은 자신이 직접 훈련시킨 K 트론을 투입하기로 한다. 이번 작전에서 두 요원은 예상과는 달리 사령관을 경호하는 임무만을 맡는다. 하지만, 정상 회담장에서 사령관이 침입자에게 납치되고, 발레리안은 사령관을 납치한 우주선을 추격하다가 행방불명이 된다. 이에 로렐린은 자리를 지키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직접 발레리안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이번 작전에 깊숙이 개입하게 된 두 사람은 비열한 음모에 묻힐뻔한 엄청난 사실들을 알게 되는데….

Valerian and the City of a Thousand Planets 2017 scene 03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2017)」은 프랑스 공상 과학 만화 『Valérian and Laureline』을 뤽 베송(Luc Besson) 감독의 연출과 그 특유의 감각으로 영화화한 작품.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 구성이 치밀하고 SF 영화로서의 볼거리도 풍성하다. ‘티격태격’으로 시작해서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알콩달콩’으로 마무리되는 두 주인공의 애정극, 이런 영화에 빼놓을 수 없는 거대한 우주 괴물의 ‘깜짝’쇼와 역시 이런 영화에 빼놓을 수 없는 징글맞게 생겼으면서도 귀여운 면도 없지 않아 있는 외계인의 ‘수다’쇼, 그리고 또 역시 이런 영화에 빼놓을 수 없는 종족 간의 모든 차이를 뛰어넘는 숭고한 우정, 그리고 영화 「아바타(Avatar, 2009)」 행성의 화려함과는 달리 단조로우면서도 동화 같은 아름다움이 깃든 진주족의 고향 행성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볼거리가 긴 상영시간으로 말미암아 간간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그 틈새들을 튼실하게 메어놓고 있다. 사악한 음모를 파헤치고 정의를 되찾는 준수한 이야기에 따스하고 재미있고, 풍부한 상상력을 곁들인 이 영화는 온 가족이 함께하기 좋은 영화다.

영화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2017)」에서 진주족이 살던 고향 행성의 불운한 결말은 먼 훗날 인류가 영화처럼 우주에 널리 퍼진 다른 종족들과 교류하게 되었을 때, 혹은 (흔히 야만인으로 불릴) 인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종족과 우연히 만났을 때, 인류의 이익(아 그놈의 경제, 경제, 경제!!! 이 지긋지긋한 ‘경제’ 논리와 성장지상주의는 먼 훗날에 가서도 인류를 옭아맨단 말인가?)을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영화처럼 인류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 종족의 멸종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전해준다. 지금까지 사람과 그 사람이 집단을 이룬 민족이나 국가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민족과 다른 국가를 마땅히 희생시킨 인류사를 돌이켜보면 이런 상상이 그리 틀린 말도 아니다. 아마 영화가 뭔가 중요한 메시지를 알려주고자 했다면 바로 이런 경고는 아닐까?

마지막으로, 다크서클 오지게 진 남자주인공의 게슴츠레한 눈과 늘씬하게 빠진 몸매를 비웃듯 얼굴 한복판에 우뚝 솟은 여주인공의 들창코가 참으로 매력적이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2017)」 제작사에 있습니다
Share:

2017. 12. 18.

[영화 리뷰] 분주한 공항 생태에 얽히고설킨 드라마들의 향연 ~ 에어포트(Airport, 1970)

Airport_1970_poster
review rating

분주한 공항 생태에 얽히고설킨 드라마들의 향연

"안녕하세요? 1등석이세요, 이코노미세요?" - 안내원
"1등석이죠. 밀항하는 것보다는 별로 재미 없구려" - 퀀셋 부인

시카고 링컨 국제공항(영화 속 가상 공항)이 유례없는 폭설로 진통을 겪는 가운데 트랜스글로벌 항공사의 보잉 707 여객기가 29번 활주로로 착륙하고 나서 유도로로 진입하는 도중 폭설로 쌓인 눈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폭설로 공항에 긴급 사태가 발생하자 공항 매니저 베이커스펠드는 아내가 학수고대하던 저녁 약속을 또다시 어겨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자신도 일 때문에 가정을 잘 돌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베이커스펠드는 아이들 때문이라도 어떻게든 아내와 잘 해결해 나가보려고 해왔지만, 아내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07 비행기는 폭설 때문에 29번 활주를 막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베이커스펠드는 집에서 아내와 달콤한 시간을 보내는 패트로니를 시가 한 상자로 유혹하여 29번 활주로 문제를 맡긴다.

Airport_1970_scene_01

사실 공항은 폭설이 아니어도 365일 24시간 분주한 곳이었다. 베이커스펠드와 가깝게 지내는 고객서비스 담당자인 리빙스톤은 상습 밀항자인 고령의 퀀셋 부인을 처리해야 했고, 때론 강아지 목걸이에 보석을 숨겨오는 교활한 밀수입자도 상대해야 했다. 한 시도 쉴 새 없이 바쁜 와중에 리빙스톤은 트랜스글로벌 항공사의 로마 직항 비행기를 탑승하는 승객 중에서 신줏단지 모시듯 007가방을 품 안에 꼭 안은 초췌한 중년 남자를 눈여겨 본다. 그런 사이 영악한 퀀셋 부인은 어수룩한 공항 직원을 따돌리고 몰래 로마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로마행 비행기에는 승객들이 탑승하기 전에 일찌감치 비행기에 올라선 베테랑 기장 버논과 스튜어디스 그웬이 잠깐이지만 둘만의 오붓한 밀회를 즐기고 있었다.

Airport_1970_scene_02

베이커스펠드는 한시가 급하게 29번 활주로를 치워야 했고, 동시에 아내와의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리빙스톤은 007 가방을 가지고 탑승한 승객이 여전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으며, 유부남인 버논은 예정에 없었던 그웬의 임신 소식에 당황한다. 한편, 자택에 있던 이네즈는 밀워키로 일하러 간다고 해놓고는 없는 돈을 다 털어 로마행 비행기표를 구매한 남편 게레로가 무슨 꿍꿍이로 그랬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Airport_1970_scene_03

애거사 크리스티(Dame Agatha Christie)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마플 부인을 연상시키는 밉지 않은 친근한 수다쟁이 퀀셋 부인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실제로 퀀셋 부인 역을 맡은 헬렌 헤이즈(Helen Hayes)는 '거울 살인사건(Murder With Mirrors, 1985)에서 미스 마플 역을 맡기도 했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공항 생태에 얽히고설킨 다양한 인물들의 희비극을 가로지르는 드라마들이 펼치는 향연과 뭔가 복잡하면서도 유기체처럼 기능하는 긴박한 관제 시스템이 영화 스크린으로부터 한시도 한눈팔 틈을 주지 않는 영화 「에어포트(Airport, 1970)」. 그뿐만 아니라 영화 「에어포트」는 놓칠 수 없는 고전 명작으로서 특히 막판에 재치 만점인 신부님 때문에 ‘빵’ 터졌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에어포트(Airport, 1970)」 제작사에 있습니다
Share:

2017. 12. 17.

[영화 리뷰] 리듬감 있는 음악과 이국적인 영상이 볼만한 ~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I Walked With A Zombie, 1943)

I Walked With A Zombie 1943 movie poster
review rating

리듬감 있는 음악과 이국적인 영상이 볼만한

"하지만 저는 좀비에 대해 잘 모릅니다. 정확히 좀비가 뭐죠?" - 베시
"유령이면서 살아있는 시체죠" - 맥스웰 의사

캐나다에서 자란 간호사 베시 코넬은 카리브 섬에 있는 성세바스찬으로 배를 타고 긴 여행을 떠난다. 사탕수수 농장 소유주인 폴 홀랜드의 아내 제시카를 돌보는 새 직업을 얻은 배시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을 안은 채 카리브 섬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제시카는 크게 열병을 앓은 난 후로 이상한 병을 앓고 있었는데, 육체는 살아 있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숨을 쉬고 때론 걷을 수도 있었지만, 정신은 죽은 사람처럼 말도 생각도 못하는 희한한 병을 앓고 있었다.

I Walked With A Zombie 1943 scene 01

폴홀랜드는 같은 엄마에게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는 다른 이복동생인 미혼의 웨슬리 랜드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작은 백인 공동체와 아프리카 노예 자손이 사는 성세바스찬에서는 남편에 의해 탑에 갇힌 제시카가 시동생 웨슬리를 사랑했다는 소문을 담은 노랫말이 나돌고 있었다. 한편, 조용한 밤에 홀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과묵하고 변덕스러운 폴에게 연민을 느낀 나머지 사랑을 품게 된 베시는 제시카를 치료함으로써 그를 행복하게 만들기로 한다.

I Walked With A Zombie 1943 scene 02

베시는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도 있는 인슐린 쇼크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보지만, 차도는 없었다. 이때 베시는 정신이 나간 한 원주민 여자를 부두교 주술사가 치료했다는 소문을 듣는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제시는 과학적 방법을 추구하는 의료인으로서의 신념을 잊은 채 제시카를 부두교 주술사에게 맡겨보기로 하는데….

I Walked With A Zombie 1943 scene 03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I Walked With A Zombie, 1943)」는 부두교 주술에 등장하는 좀비의 시원에 근접한 해석을 바탕으로 만든 좀비 영화로서 원주민들의 리듬감 있는 정글드럼 소리와 이국적인 영상의 조화가 비극적인 결말과 결합하여 나름 인상적인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사실 좀비가 지금같이 사람을 물어뜯고 물린 희생자가 다시 좀비가 되는 캐릭터로 정착된 것은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1968)」부터라고 볼 수 있다. 부두교 주술로서의 좀비는 독약 같은 강력한 약을 먹여 마치 죽은 것처럼 가사 상태에 빠지게 해 사람들의 눈을 속인 다음 다시 약을 먹고 깨어난 ‘시체 같은 사람’을 말하며, 부두교에서는 이런 식으로 대상자를 의지력이 없는 노예로 만든 다음 부려 먹었다는 속설도 있다. 한편, 「죽은 자의 제국(屍者の帝国, 2015)」에서는 '죽은 자'를 좀비 노예로 길들여 부려 먹기까지 한다.

참고로 영화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에 등장하는 간호사 베시가 언급한 인슐린쇼크요법은 만프레트 자켈(1900~57)이 1920년대 말에 사설 정신과 시설인 베를린의 리히터펠데 병원에서 일하면서 모르핀과 헤로인 중독자를 치료하고 있을 때 발견한 치료법이다. 1933년에 빈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정신분열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하기 시작했고, 오스트리아에서 상승하고 있던 반유대주의로 뉴욕으로 옮겨온 것인데, 위험하고 극적인 이 치료법은 미국에서 1960년대 초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앤드류 스컬(Andrew Scull)의 『광기와 문명』 참고). 아무튼, 베시가 당시 정신병 환자를, 그것도 어지간히 가망이 없거나 질환이 매우 심각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하던 인슐린쇼크요법을 시도할 생각을 한 것은 그만큼 제시카의 상태가 의학적으로 매우 안 좋다는 뜻이리라.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I Walked With A Zombie, 1943)」 제작사에 있습니다
Share:

[책 리뷰] 끊임없는 재생산을 통한 인간성의 본질과 변칙의 레퍼토리 ~ 장마딩의 여덟째 날(리루이)

Zhang Mading's eighth day book cover
review rating
원제: 張馬丁的第八天 by 李銳
그것은 모든 중국인과 외국인을 모두 다 궁지로 내모는 정신적 사각지대입니다. 나는 그런 막다른 골목과 다름없는 정신적 사각지대에 놓인 인간성의 깊이를 가늠해 보고 싶었습니다. 인간성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그러한 고민과 탐색이 바로 장편소설 《장마딩의 여덟째 날》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장마딩의 여덟째 날』, 「한국어판 서문」, 6쪽)

끊임없는 재생산을 통한 인간성의 본질과 변칙의 레퍼토리

간성이란 무엇인가? 인간 자신은 물론이고 아마 인간을 창조했다는 신조차 딱 부러지는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이다. 많은 지성인에 의해 무수히 되새김 당한 골동품처럼 케케묵은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무수한 인간 행위에 대한 관찰과 단 한 번의 삶에서 체득한 지혜를 철학적 사유 속에 부단하게 담금질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인간성’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속성과 성질 등만을 나열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처럼 인간성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에 문학은 끊임없는 재생산을 통해 인간성의 본질과 변칙의 레퍼토리를 텍스트로 게워냄으로써 그 자신의 몫을 다해낼 수 있었다 .

리루이(李銳, Li Rui)의 장편 소설 『장마딩의 여덟째 날(張馬丁的第八天)』은 인간의 본성이 낱낱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역사적 참극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고민과 탐색을 진중하게 구상한 작품이다. 여기서 말하는 역사적 참극이란 다름 아닌 의화단운동(義和團運動)이며, 작품 속 주요 갈등은 오래전부터 삼신할미를 믿어왔던 하늘어미 강기슭에 사는 사람들과 이탈리아에서 온 선교사, 그리고 그 선교사에 의해 하느님을 믿게 된 사람들과의 종교적인 충돌이다. 좀 떨어져서 보면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던 토착 종교와 서구에서 건너온 외래종교 사이의 갈등이기도 하다.

신할미를 믿건 하느님을 믿건 그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그 극히 주관적인 믿음을 기준으로 타인을 재단하여 그 사람의 됨됨이나 가치를 멋대로 평가하고 더 나아가 타인에게 자신의 믿음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타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꼴이 되고 만다. 결국, 종교적 출동은 자신의 믿음만이 옳다는 오만과 아집에서 발원하여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편협함과 타자에 대한 몰이해로 치달은 불관용에서 비롯된 것이다 .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과 믿음이나 가치관이 다른 이들은 타인(他人)이 아닌 타물(他物)로서, 즉 생명체에서 물건으로 격이 현저히 떨어진다. 사람이 아닌 물건이기 때문에 폭력이나 파괴 등 그 어떠한 행위도 허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행위에 대해 일말의 죄책감도 느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자원이나 영토 등 경제적 이익을 두고 싸우는 전쟁보다 종교, 이념, 민족 등 믿음에 기반을 둔 가치관의 충돌로 말미암은 전쟁이 유난히 더 폭력적이고 잔인하다. 영토와 자원은 싸워서 쟁취하거나 상대가 항복하면 끝나지만, -이즘의 충돌로 말미암은 전쟁은 상대가 완전히 소멸하거나 상대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사상이나 가치관을 포기하고 새로운 믿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격을 의도적으로 동물이나 그보다 못한 하등의 것으로 떨어트림으로써 파괴와 폭력을 조장하거나 합리화한 역사적 참사는 일본 메이지 시대의 유명한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ふくざわゆきち)의 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조선인, 대만인, 중국인을 개돼지만도 못한 것들이라며 비하하는 선동적인 연설을 일삼았으며 이를 듣고 자란 일본군인들은 일말의 죄책감 같은 것은 느낄 필요없이 난징대학살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 2차대전 당시 유대인을 동물보다 못한 하등의 것으로 격하시킴으로써 대학살의 물꼬를 튼 연 나치의 홀로코스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래서 난 『장마딩의 여덟째 날(張馬丁的第八天)』 저자 리루이가 언급한 인간의 ‘정신적 사각지대’중 한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불관용에서 비롯된 생명의 물질화, 혹은 인간의 비인격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계의 수많은 어린이가 먹을 것이 부족해 굶어 죽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배가 불러 더 먹을 수 없다는 이유로 멀쩡한 음식들을 태연스럽게 버릴 수가 있다. 그런데 더 무섭고 중요한 사실은 난징대학살과 홀로코스트처럼 누군가에 의해 이 ‘정신적 사각지대’가 의도적으로, 그리고 바탕 교체(baselines shifting) 현상처럼 무의식적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레 동안 ‘서로 다름’을 창조하고 여덟째 날 모두를 하나로 만들다

만 리 먼 곳에서 하느님을 따라 중국에 온, 바발로에서 자란 지오반니 마틴 아니 장마딩은 자신을 자식처럼 거둬 길러준 꼬르 신부 곁을 떠난다. 성당을 떠난다. 성당을 떠나 자신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하는 하늘바윗골로 떠난다. 하늘바윗골에는 하느님과 쌍벽을 이루는 삼신할미사당이 있다. 사당에는 삼신할미의 신내림을 받은, 반은 정신이 나간 장톈츠의 아내 왕석류가 있다. 장톈츠는 장마딩을 죽인 죄로 참수를 당했다. 그런데 장마딩은 살아 있다. 죽은 것으로 되어 있는 그가 살아 있다. 묘비까지 세워가며 장례를 치른 사람이, 죽었어야 할 사람이 살아 있으니 문제가 없을 리 없다.

꼬르 신부는 이 사실을 숨겼다. 숨겨야 했다. 이교도의 사당을 부수고 그 위에 보란 듯이 성당을 세워 그들의 사악한 우상으로 더럽혀진 신성한 하느님의 땅을 정화해야 하는 것이 진정으로 하느님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꼬르 신부의 믿음은 그러했다. 그러나 장마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장마딩은 양심을 속일 수 없었다. 더더욱 하느님을 속여서는 안 되었다. 그래서 떠났다. 꼬르 신부에게 쫓겨나다시피 성당을 떠났다. 아버지 같은 꼬르 신부를 떠났다. 때는 혹독하게 추운 겨울날이었다.

오랜 가뭄으로 흉흉해진 민심 속에서 의지할 곳 없는 장마딩은 강도들에게 입던 옷까지 빼앗기는 수난을 당한다. 굶주림과 추위가 그를 물귀신처럼 잡고 늘어져 삶의 마지막 끈을 지탱할 최후의 기력마저 허탈하게 소진시킨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살아난다. 성당을 떠난 지 꼬박 여덟째 날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쓰러진 곳은 바로 삼신할미사당 근처였고, 죽었다 살아난 장마딩을 남편 장톈츠가 부활한 것으로 여긴 왕석류는 온 정성을 다해 그를 보살핀다. 그리고 남편이 죽으면서 남긴 유언, 남편이 죽기 전날 함께 했던 옥중 정사에서 얻지 못한 씨앗을 그에게서 받아낸다. 마을 색시들을 불러 장마딩, 부활한 장톈츠의 씨앗을 고루 나눠준다.

부는 믿음에 눈이 멀어 양심마저 저버리지만, 장마딩은 믿음을 위해 양심을 거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한다더니 삼신할미를 믿는 왕석류는 노란 머리의 파란 눈을 한 장마딩을 기꺼이 환생한 남편으로 받아들인다. 이들 모두 자신의 믿음을 위해 헌신하지만, 운명의 시련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었다. 신부는 의화단 운동에 휩쓸려 비참하게 화형을 당하고, 이교도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 장마딩은 겁탈을 당하는 수모까지 겪지만, 끝내 며칠 버티지 못하고 애초에 가야 해야 했을 길로 떠난다. 왕석류는 악몽 같은 지난날이 홍수와 함께 모두 휩쓸려가고 난 다음 어느 날 수녀에게 혼혈아를 맡기고 신선처럼 나무 대야를 타고 하늘어미 강을 따라 둥둥 정처 없이 떠내려간다. 조용하고 근심 없는 데를 찾아, 그저 조용하고 사람 없는 데를 찾아서 말이다.

로 다른 종교, 서로 다른 가치관, 서로 다른 믿음으로 말미암은 충돌로 인간은 서로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가하고 역시 큰 고통을 받아왔다. 전쟁, 학살, 테러 등 인류사의 헤드라인은 폭력과 파괴로 점철되어 있다고 해도 가히 과언은 아니며, 이러한 충돌로 한번 이성을 잃게 되면 인간은 악마도 울고 갈 정도로 난폭하고 사악한 괴물로 돌변한다. 배부른 사자가 얌전히 있는 것을 보고 사자의 본성을 얌전하다고 평가할 수 없는 것처럼 평소 안정된 삶에서 무던하게 행동하는 인간을 보고 인간은 무던하고 평화로운 동물이라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인간성은 도대체 무엇인가.

리루이의 『장마딩의 여덟째 날(張馬丁的第八天)』은 모든 인간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몬다. 마지막 남은 한 가닥의 이성마저 내팽개치게 하는 ‘정신적 사각지대’로 내몬다. 그쯤 되면 생존 본능에 잠식된 인간은 괴물로 돌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리고 뻔뻔한 우리는 그 괴물의 몸부림 속에서 그제야 인간성의 깊이를 가늠해 본다. 그러한 고민과 탐색을 모색한 이 작품은 번개탄처럼 독자의 감정을 순식간에 바싹 타들게 하여 잔뜩 긴장시킨 다음, 연탄재처럼 바짝 마른 감정이 희망과 사랑, 연민과 동정으로 이루어진 감성의 양식을 빨아들여 제모습을 찾기도 전에 홍수를 일으켜 모두 쓸어버린다. 한마디로 『장마딩의 여덟째 날』은 인간성에 대한 아련한 미련과 우수 어린 회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지막으로 왕석류는 오랜 가뭄 끝에 홍수를 일으킨 하늘에 대고 넙죽 절하며 공평하게 ‘할렐루야!’도 외치고 ‘삼신할미, 보우하사!’도 외친다. 장마딩은 자신을 환생한 남편으로 오해한 왕석류에게 더는 설명하기를 포기하고 순순히 그녀가 시키는 대로 따른다. 두 사람은 지고한 시련 끝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분쟁의 씨앗을 제거하는 것임을 깨달은 것이다. 장마딩의 여덟째 날은 바로 이날이었다. 즉, 태초의 신이 이레 동안 하늘과 땅, 산과 바다, 강과 들판, 그리고 살아 있는 생물과 무생물 등 이 세상을 창조하며 ‘서로 다름’을 만들었다면, 여덟째 날은 ‘서로 다름’을 하나로 융합하는, 모두가 하나가 되는 날이다 .

Share:

2017. 12. 16.

온라인 음악 사이트 다운로드 크롬 확장 ~ 声海盗(Sound Pirate), 音乐神器(Music artifact)

구글링하다가 재미있는 구글 확장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바로 다양한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서 노래를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주는 플러그인이다. 프로그램 이름도 그 기능을 잘 대변하듯이 하나는 ‘声海盗(Sound Pirate)’, 소리를 훔치는 해적?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音乐神器(Music artifact)’, ‘神器’는 신기하고 독특한 기능의 하이테크 제품을 말하는 신조어인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꽤 그럴싸한 이름이다.

声海盗(Sound Pirate)이 지원하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는 支持豆瓣, 虾米, Jing.fm, SongTaste, 落网, 人人电台, QQ音乐, 网易云音乐, 新浪乐库, 搜狗音乐, 酷我, SoundCloud, bandcamp.com 이고, 音乐神器(Music artifact)가 지원하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는 网易云音乐, 百度音乐, 豆瓣音乐, 虾米音乐, 落网音乐载, 人人电台音乐, QQ音乐, 新浪乐库音乐, 搜狗音乐, 酷我音乐, SoundCloud 이다.

두 확장 프로그램 기능이 겹치는 부분이 매우 많지만, 중요한 것은 이 두 확장 프로그램 모두 설명에 있는 모든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운이 좋아 이 두 확장 프로그램이 제대로 기능하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만났다면 위 스크린샷처럼 음악이 재생되는 화면 왼쪽 아래에 조그만 음표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때 이 음표를 클릭하게 되면 듣고 있는 음악을 내 컴퓨터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여기서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음질은 MP3 128K로만 머문다는 것이다. 그냥 이러한 기능의 확장 프로그램이 있다는 정도만 알아두고, 만약 무료로 MP3 음악(일부 노래는 무손실도 가능)을 다운로드 받고 싶다면 「무료 음악 다운로드 프로그램 - LYPlayer」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Share:

2017. 12. 10.

[영화 리뷰] 혼란스러운 재탕, 덕분에 기대감은 난감함으로 ~ 데스 노트(Death Note, 2017)

death note 2017 movie poster
review rating

혼란스러운 재탕, 덕분에 기대감은 난감함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건 신이야. 우리가 신을 선물할 거야. 신을 선물하자. 이름도 지을 거야.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을 신." - 라이트

시애틀의 고등학생 라이트 터너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낡은 노트 한 권을 줍는다. 표지에 ‘데스 노트’라고 적힌 그 노트 안에는 친절한 사용 설명서와 함께 까다로운 규칙들이 명시되어 있었는데, 중요한 것은 그 노트에 한 번이라도 이름이 적힌 사람은 죽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노트의 새 주인이 된 라이트는 노트를 관리하는 사신 류크도 볼 수 있었다.

Death Note, 2017 scene 01

이름이 적힌 사람은 죽는다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던 라이트는 때마침 근처에서 치어 리더 미아를 괴롭히는 유급생의 이름을 시험 삼아 노트에 적는다. 단순히 이름이 적힌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죽는 방법까지 적힌 대로 실행되는 끔찍한 현장을 지켜보면서 라이트는 노트의 진정한 위력에 놀란다. 노트의 절대적인 힘을 몸소 체험한 라이트는 노트에 이름이 적힐 두 번째 대상자로 오매불망 잊지 못하던 엄마를 살해한 범죄자를 적는다.

Death Note, 2017 scene 02

라이트는 노트의 힘을 빌려 범죄자를 처단하는 신 ‘키라’로 자처하고 나서고, 노트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 미아 역시 적극적으로 ‘키라’의 일에 동참하게 되면서 라이트의 연인이 된다. 한편, 전 세계에서 속출하는 범죄자들의 대량 죽음과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키라’를 두고 FBI는 수사에 나서게 되고, 경찰인 라이트의 아버지도 ‘키라’ 수사팀에 가담하게 된다. 그리고 ‘키라’를 수사하는 일의 중심에는 베일에 싸인 탐정 ‘L’이 있었다.

Death Note, 2017 scene 03

원작 만화는 보지 않았지만, 일본판 영화 ‘데스 노트’ 시리즈 3편을 모두 본 입장에서 뭔가 기대감이 없지 않아 있었으나 그 기대감을 난감함으로 둔갑시킨 영화 「데스 노트(Death Note, 2017)」. 이야기 흐름이 관객이 일본판 영화를 봤든, 원작 만화를 봤든 어느 정도 중심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구성된 것인지, 영화를 스킵해서 보는 것처럼 띄엄띄엄 건너 띄는 듯해 상당히 성의없게 느껴졌다(특히 ‘L’이 어떤 추리도 없이 단박에 ‘키라’가 이름과 얼굴만 알면 죽일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 마츠야마 켄이치가 연기한 ‘L’의 말투나 행동, 자세 등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키스 스탠필드의 가상한 노력이 좀 친숙하게 다가왔을 뿐(물론 영화 막판에 ‘L’ 답지 않게 이성을 잃고 분노하는 장면은 실망스러웠지만), 전체적으로 일본판 영화와 비교하면 뭔가 내세울 건더기가 너무 없다. 그래도 ‘데스 노트’의 향수 때문에 그럭저럭 끝까지는 볼 수 있는 영화 「데스 노트(2017)」.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데스 노트(Death Note, 2017)」 제작사에 있습니다
Share:

2017. 12. 6.

[영화 리뷰] 하늘의 '빛'을 쫒아 사라진 세 명의 청소년 ~ 피닉스 포가튼(Phoenix Forgotten, 2017)

Phoenix Forgotten, 2017 poster
review rating

하늘의 '빛'을 쫒아 사라진 세 명의 청소년

“너희들, 우리가 무슨 일을 겪은 지 아는 거야?” - 애슐리
“누구도 이러한 영상은 찍지 못했을 걸” - 조쉬

애리조나 주 피닉스 1997년 3월 13일 목요일 밤. 어두운 밤하늘을 비행하는 정체불명의 불빛이 많은 시민에 의해 목격된다. 그날 밤 6번째 생일을 맞은 소피를 위한 생일 파티를 한창 진행하던 소피와 그녀의 가족들 역시 희한한 불빛을 목격하게 되고, 마침 생일 파티를 촬영하던 소피의 오빠 조쉬는 미확인 불빛을 카메라에 담는 행운을 얻게 된다. 그러나 며칠 후에 조쉬와 그의 친구 두 명은 영원히 실종된다.

Phoenix Forgotten 2017 scene 01

오빠가 실종된 지도 어느덧 20년이 흐른 어느 날. 소피는 남자친구와 함께 오래간만에 피닉스를 방문한다. 소피는 오빠를 포함해 실종된 세 명의 행방을 찾기 위한 개인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그녀는 당시 실종자 수색을 담당했던 보안관이나 공무원, 그리고 실종자 가족을 인터뷰한다. 그러던 중 소피는 평소 카메라 촬영을 즐기던 조쉬가 남긴 테이프를 검토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Phoenix Forgotten 2017 scene 02

조쉬, 애슐리, 마크 등 세 명의 실종자는 피닉스 상공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불빛을 쫓고 있었으며, 결국 그들은 UFO를 쫓아 도시를 벗어나 공군 기지가 있는 사막으로까지 여행을 떠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테이프에는 자동차를 타고 사막에 도착한 직후의 장면까지만 담겨 있었고, 그 이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허구한 날 카메라를 달고 살았던 오빠가 그렇게 중요한 순간에 카메라를 손에서 뗐을 리가 없다고 판단한 소피는 마침내 실종자가 다니던 학교 창고에서 그들이 남긴 마지막 테이프를 발견하게 된다.

Phoenix Forgotten 2017 scene 03

1997년 3월 13일 실제로 피닉스 상공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불빛 ‘Phoenix Lights’와 그날 실종된 네 명의 청년을 (영화는 세 명의 남녀로) 소재로 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피닉스 포가튼(Phoenix Forgotten, 2017)」.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피닉스 라이트 사건 (The Phoenix Incident, 2015)」이란 영화가 이보다 먼저 발표되기도 했다.

영화 「피닉스 포가튼」은 ‘피닉스 라이트’가 목격된 날 실제로 사라진 청년들이 불빛을 쫓다가 실종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에 따라 진행된다. 한마디로 ‘외계인 납치’ 쪽으로 무게를 둔 셈이다. 흥미롭지만 이미 많이 써먹은 진부한 설정이기도 한 ‘외계인 납치’ 문제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별다른 긴장감은 주지 못하고 막판에 약간의 뜨악한 영상들을 보여주고는 후다닥 엔딩 크레딧을 올려버린다. 영화배우 같지 않은 평범한 외모의 배우들을 전격적으로 캐스팅한 점은 신선했지만, 관람객이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을 역이용하지도, 혹은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영화는 싱겁고 밋밋할 수밖에 없었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피닉스 포가튼(Phoenix Forgotten, 2017)」 제작사에 있습니다
Share:

2017. 12. 3.

[책 리뷰] 어둡고도 깊은 절망이 몸서리치듯 메아리쳐 절규하는 ~ 화씨 비가(쑤퉁)

book cover
review rating

어둡고도 깊은 절망이 몸서리치듯 메아리쳐 절규하는

원제: 菩萨蛮 by 蘇童
아마 내 이야기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세상천지 불행이란 불행은 모조리 우리 집으로 모여들 수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들 그 이유를 알겠는가? 나보다 더 그 이유를 알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 내게 그렇게 묻는다면 난 아마 당신들은 어쩌면 그렇게들 잘살고 있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화씨 비가(菩萨蛮)』, 317쪽)

인간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품위조차 저버리게 하는 ‘가난’

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힘겹고도 역겨운 삶은 무엇인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아이들을 떠올리는가? 물론 그건 인류가 낳은 최악의 비극이자 먹고살 만한 국가들에 의해 자행되는 지속적인 테러임은 사실이지만, 죽음이라는 단절 없이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미식미식 연명해 가는 것을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아사는 그저 허무하고 불쌍한 수많은 죽음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므로 가장 고된 삶을 찾고자 한다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가장 밑바닥에 고여 있는 하층민으로 시선을 옮길 수밖에 없고, 여기 쑤퉁(蘇童)의 작품 『화씨 비가(菩萨蛮)』에 등장하는 화씨 일가의 처절하면서도 한편으로 악다구니 같은 삶은 허구가 낳을 수 있는 가장 치열하고 험난한 삶 중 하나일 것이다.

화씨 일가는 남들이 먼저 손가락질을 하지 않는 이상 자신들이 먼저 상대를 윽박지르거나 타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지만, 만에 하나라도 누군가 화씨 일가의 자존심을 건드린다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정도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그악스럽게 응수한다는 점에서 옴팡지고 얄망궂다. 평범함과 포악한 성질을 고루 갖추고 이러한 양면성이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는 점에서 매우 인간적이지만, 이들이 겪는 가난과 고통은 인간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품위 유지조차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들은 일찍부터 인간적인 삶과는 만리장성을 쌓은 격이다 .

일단 건드리지만 않으면 큰 탈은 없지만, 세상은 이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은 걸핏하면 악다구니를 퍼붓는 악에 받친 모진 삶을 산다. 운명은 그들이 바라지도 않은 지긋지긋한 가난을 떠넘겼고, 국가와 사회는 그들이 짊어진 가난을 더더욱 고착화시켰다.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고 그저 하루하루라도 어떻게든 입에 풀칠하려면 치열한 생존 경쟁에 부대껴야 하니 어디 악에 받치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죽음도 어찌할 수 없는 운명

러나 『화씨 비가』의 저자 쑤퉁에겐 이마저도 너무 싱겁고 평범해 보였나 보다.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도 가난에서 벗어날 길은 막막하지만, 그래도 부모가 살아 있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던 8명의 화씨 일가에 청천벼락 같은 사건이 터진다. 뜬금없이 다섯 남매의 엄마 펑황이 연로 창고에서 자살하고, 다섯 남매의 아빠이자 펑황의 남편인 화진더우가 홧김에 연료 창고에 불을 질러 감옥에 갇힌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아내의 자살 이유를 궁금해하던 화진더우는 그 이유를 묻고자 지랄 맞게도 아이들을 남겨두고 감옥에서 떡 하니 자살해 버린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이 궁상맞은 인간은 천국은커녕 지옥도 못 가고 구천을 떠돌다 결국 지상으로 내려와 남은 자식들과 이를 뒷바라지 하는 여동생의 구차한 삶을 꼼짝없이 지켜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죽음으로 지긋지긋한 가난과 고통에서 벗어난 줄 알았더니 자신의 가난과 고통을 대물림받은 자식들의 풍진 삶을 그저 하릴없이 바라만 보며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고, 자식이 병들거나 남에게 손가락질을 당해도, 혹은 죽어가더라도 TV 드라마 보듯 눈물로 아롱진 눈으로 그저 애간장만 태우며 쳐다볼 수밖에 없는 부모 마음만큼 가슴 아픈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정말이지 화진더우는 전생에 뭔 죄를 지었기에 그런 얄궂은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죽음조차 모질고도 모진 삶의 멍에를 풀어낼 수 없다면 이승도 지옥이고, 저승도 지옥이니 이 우주는 지옥 그 자체란 말인가?

어둡고도 깊은 절망이 몸서리치듯 메아리쳐 절규하는 화씨 비가(悲歌)

층민의 삶을 처절하게 다룬 다른 소설들은 그래도 간간이 약간의 연민이나 동정 어린 손길을 뻗어 황폐해진 독자의 기분이나 작품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마련인데, 『화씨 비가(菩萨蛮)』는 저자 쑤퉁이 얄미워질 정도로 한 치의 흐트러짐이나 양보도 없다. 드라마, 영화, 연극에 등장하는 비극은 사치로 보일 정도로 어둡고도 깊은 절망이 몸서리치듯 메아리쳐 절규하는 화씨의 비가(悲歌)는 자식의 불행과 고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화진더우가 영혼마저 흩날려 버리는 통분의 울부짖음을 내지르는 것처럼 독자의 마음을 찢어발긴다. 그나마 화씨 일가가 세상을 향해 토해내는 옴팡진 대거리, 즉 푸짐하고 옹골찬 욕들이 이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위안거리다 .

직사하게 고생하다 겨우 죽어 귀신이 되었더니 또다시 직사하게 고생하는 화진더우는 재수 옴 붙은 여동생이 자신보다 딱히 나은 것 없는 팔자로 고생만 직사하게 하다 결국 요망스럽게 객사하여 이승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세월을 돌이키고 돌이켜 어머니 뱃속에 있던 때로 돌아가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푸념한다. 살다 보면 고난을 겪기도 하고 실패도 하기 마련이며, 후회와 회한에 빠지기도 한다. 때로는 밥 먹듯 그저 나이를 먹다 보면 문득 옛 생각이 나면서 과거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절망만으로 가득 차 있더라도 삶이고, 한평생 한 번도 즐겁게 웃지 못했더라도 삶은 삶이다. 아무리 삶이 화진더우처럼 가난과 고통만으로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할지라도 돌이킬 수도 없고 다시 살 수도 없는 것이 생명을 가진 모든 육신의 숙명이다. 이것은 진시황제도 바꿀 수 없었던 엄연한 현실이다.

고로 화씨 일가의 숙명은 우리가 짊어진 또 하나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비록 『화씨 비가』를 읽는 당신이 그들보다는 훨씬 풍족한 삶을 살고 있더라도 이 세상 어딘가에 사는 많은 사람이 화씨 일가 같은 숙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이만큼 삶은 치열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이 작품의 숙명인 것처럼 말이다.

Share:

[영화 리뷰] ‘개’쩌는 ‘개’악마가 ‘개’웃기는 ~ 앱솔루틀리 애니씽(Absolutely Anything, 2015)

Absolutely Anything movie poster
review rating

‘개’쩌는 ‘개’악마가 ‘개’웃기는

"이 인간은 선악에 대한 개념이 없소" - 은하계 고등생물1
"개만 상태 양호합니다" - 은하계 고등생물2
"개만도 못한 인간!" - 은하계 고등생물3

인류의 염원대로 인류의 목소리와 지구 정보를 담은 우주 탐사선이 어느 지적 외계생명체 무리의 손아귀로 떨어진다. 하지만, 그들은 갖잖은 쇳조각으로 은하계를 교란시켰다는 이유로 지구를 단죄하려고 들고, 이에 따라 은하계 법적 절차에 따라 지구를 파괴할지 말지 결정하는 은하계 고등생물 임시 총회를 시작한다.

Absolutely Anything, 2015 scene 01

열띤 토론이 오간 끝에 임시 총회는 자비롭게도 불쌍한 인류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로 한다. 인류 중 아무나 한 명 골라서 울트라 무한 능력을 주어 뭐든지 할 수 있게 한 다음 그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지켜보는, 이른바 '은하계 선악 테스트'를 받게 하는 것이다. 악하게 사용하면 지구를 제거하고 선하게 사용하면 인류는 은하계 회원국이 되는 영광을 얻게 될 것이다. 이제 한 사람의 손에 인류의 운명이 달렸으면서도 이런 사실에 대해 인류는 아무것도 모르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기구한 운명인가! 그렇게 해서 선택된 자는 게으르고 무개념에다 책임감이 없기로 정평이 난 중학교 교사인 닐 클락!

Absolutely Anything, 2015 scene 02

어떠한 불량 학생보다 더 많이 지각하는 선생이자 사람보다 강아지 데니스와 대화하는 시간이 더 많은 외로운 남자 닐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한 다음 오른손만 살짝 흔들면 뭐든지 다 이루어지는, 영화에서 보는 시시한 초능력보다 더 울트라한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을 깨닫게 된다. 비록 그런 능력을 갖춘 줄 몰랐다지만 그가 처음으로 능력을 사용한 곳은 바로 말도 안 듣고 공부도 안 하고 시끄럽게 떠들기만 하는, 자신이 담당하는 교실을 파괴하여 학생 38명을 바로 골로 보내는 일이었으니….

Absolutely Anything, 2015 scene 03

개가 말을 하는 영화가 지금까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영화들의 단점은 개들이 너무 인간처럼 행동하는 것이었는데, 영화 「앱솔루틀리 애니씽(Absolutely Anything, 2015)」에 등장하는 이성적인 사고 능력과 언변 능력을 부여받은 ‘데니스’야말로 진짜 '개'처럼 말하고 '개'처럼 생각하는 보통의 '개'처럼, 그야말로 정말 '개' 같은 '개'이다. 그뿐만 아니라 「앱솔루틀리 애니씽」은 인간이 개만도 못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데, 왜냐하면 사람보다 개가 더 웃기고 지구도 개가 구한다는 것! 결국, 개 때문에 끝까지 보게 되고 개 때문에 결국 웃게 되는 영화다. 고로 개 싫어하는 분은 왕비추! 그 외엔 흥미로운 소재를 생각해 보면 뭔가 더 나올법하기도 한데, ‘개’를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빈약한 이야기다.

아무튼, 나도 연구, 탐사, 여행으로 지구를 찾은 외계인을 우연히 만나 닐이 받은 능력을 얻게 된다는 무엇을 할까 하는 공상을 간혹 하곤 하는데, 좋은 일도 하고 나쁜 일도 하게 된다. 그중에서 만약 닐처럼 지구의 기아와 복지, 전쟁 문제를 없애고자 한다면 난 굶주리는 사람을 모두 없애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 집 없고 직장 없는 사람을 모두 없애 복지 문제를 해결하고, 군인을 모두 없애 전쟁 문제를 해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당신은 내 생각에 동의하는가? 참고로 데니스의 목소리는 로빈 윌리엄스가 맡았는데, 「앱솔루틀리 애니씽」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앱솔루틀리 애니씽(Absolutely Anything, 2015)」 제작사에 있습니다
Share:

Category

팔로어

Recent Comments

Blog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