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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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 | 공항 생태에 얽히고설킨 드라마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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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Airport, 1970) | 분주한 공항 생태에 얽히고설킨 드라마들의 향연

"안녕하세요? 1등석이세요, 이코노미세요?" - 안내원
"1등석이죠. 밀항하는 것보다는 별로 재미 없구려" - 퀀셋 부인

시카고 링컨 국제공항(영화 속 가상 공항)이 유례없는 폭설로 진통을 겪는 가운데 트랜스글로벌 항공사의 보잉 707 여객기가 29번 활주로로 착륙하고 나서 유도로로 진입하는 도중 폭설로 쌓인 눈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폭설로 공항에 긴급 사태가 발생하자 공항 매니저 베이커스펠드는 아내가 학수고대하던 저녁 약속을 또다시 어겨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 자신도 일 때문에 가정을 잘 돌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베이커스펠드는 아이들 때문이라도 어떻게든 아내와 잘 해결해 나가보려고 해왔지만, 아내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07 비행기는 폭설 때문에 29번 활주를 막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베이커스펠드는 집에서 아내와 달콤한 시간을 보내는 패트로니를 시가 한 상자로 유혹하여 29번 활주로 문제를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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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항은 폭설이 아니어도 365일 24시간 분주한 곳이었다. 베이커스펠드와 가깝게 지내는 고객서비스 담당자인 리빙스톤은 상습 밀항자인 고령의 퀀셋 부인을 처리해야 했고, 때론 강아지 목걸이에 보석을 숨겨오는 교활한 밀수입자도 상대해야 했다. 한 시도 쉴 새 없이 바쁜 와중에 리빙스톤은 트랜스글로벌 항공사의 로마 직항 비행기를 탑승하는 승객 중에서 신줏단지 모시듯 007가방을 품 안에 꼭 안은 초췌한 중년 남자를 눈여겨 본다. 그런 사이 영악한 퀀셋 부인은 어수룩한 공항 직원을 따돌리고 몰래 로마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로마행 비행기에는 승객들이 탑승하기 전에 일찌감치 비행기에 올라선 베테랑 기장 버논과 스튜어디스 그웬이 잠깐이지만 둘만의 오붓한 밀회를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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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스펠드는 한시가 급하게 29번 활주로를 치워야 했고, 동시에 아내와의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리빙스톤은 007 가방을 가지고 탑승한 승객이 여전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으며, 유부남인 버논은 예정에 없었던 그웬의 임신 소식에 당황한다. 한편, 자택에 있던 이네즈는 밀워키로 일하러 간다고 해놓고는 없는 돈을 다 털어 로마행 비행기표를 구매한 남편 게레로가 무슨 꿍꿍이로 그랬는지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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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Dame Agatha Christie)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마플 부인을 연상시키는 밉지 않은 친근한 수다쟁이 퀀셋 부인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실제로 퀀셋 부인 역을 맡은 헬렌 헤이즈(Helen Hayes)는 '거울 살인사건(Murder With Mirrors, 1985)에서 미스 마플 역을 맡기도 했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공항 생태에 얽히고설킨 다양한 인물들의 희비극을 가로지르는 드라마들이 펼치는 향연과 뭔가 복잡하면서도 유기체처럼 기능하는 긴박한 관제 시스템이 영화 스크린으로부터 한시도 한눈팔 틈을 주지 않는 영화 「에어포트(Airport, 1970)」. 그뿐만 아니라 영화 「에어포트」는 놓칠 수 없는 고전 명작으로서 특히 막판에 재치 만점인 신부님 때문에 ‘빵’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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