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층(The Thirteenth Floor, 1999) | 무엇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나눌까
"부탁이 있소 원래대로 돌아가면 우리를 내버려둬요"
1937년의 LA와 1999년의 LA를 자유롭게 오가는 유능한 프로그래머 풀러. 그러나 그가 이용한 시간 여행 방법은 타임머신이 아니라 컴퓨터 속의 가상 세계였다. 육체는 현재인 1999년에 남겨두고 의식만을 컴퓨터의 가상 세계로 인식시킨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현실과 다를 바 없는 놀라운 ‘또 다른 현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뭔가를 발견한 풀러는 1937년 LA의 가상 세계 속에서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바텐더에게 더글러스 홀(풀러의 동료)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1999년으로 돌아온 직후 타살된다.
더글러스는 풀러가 남긴 메시지와 살인자를 찾으려고 1937년의 가상 세계로 뛰어든다. 그러나 바텐더는 이미 풀러가 남긴 메시지를 읽고 자신의 존재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이 실재가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어낸 가상 세계라는 사실을 깨달은 뒤였다. 그리고 더글러스는 풀러가 남긴 메시지가 바텐더가 사는 세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는다.
다중 우주론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 중에서 시뮬레이션 이론이 있다. 쉽게 말해 게임 ‘심시티’나 ‘심즈’를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보기에 ‘심즈’의 인물들은 인류의 삶을 어설프게 흉내 낸 가상 캐릭터에 불과하지만, 그들에겐 그것이 세상 전부이니 현실과 실재를 구분할 재간이 없다.
풀러는 가상인지 현실인지 구분하려면 세상 끝까지 달려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 이 태양계조차 벗어나지 못했다. 우주의 물리법칙이 인간처럼 복잡하고 섬세하며 크기도 큰 생명체의 장거리 우주여행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리법칙은 우리가 사는 우주를 만든 생명체가 고안한 일종의 안전장치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이 가상 세계라면, 죽음과 함께 ‘Game Over’라는 문구가 우리를 맞이해줄 것이다. 우리 인생의 수십 년이 단지 몇 시간의 게임에 불과한,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세계에서 우린 진짜 현실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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