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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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4 | 괴물들의 괴물 같은 인생?

드라마 리뷰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4(American Horror Story: Freak Show) | 괴물들의 괴물 같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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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4(American Horror Story: Freak Show) | 괴물들의 괴물 같은 인생?

드라마 리뷰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4(American Horror Story: Freak Show) | 괴물들의 괴물 같은 인생?
<유명 연예인 못지않게 시선을 끄는 사람들>

자연의 장난이든, 자연의 실수든 어제까지의 세계에선 흉측한 기형아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처리되는 그런 불쾌한 존재였다. 반품도 안 돼, 교환도 안 돼, 환급은 더더욱 불가능, A/S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는 기분 나쁘게 눈에 잘 띄는 존재들. 좋지 않은 쪽으로 튀는 것들은 확실하게 묻어버려야 한다는 세상의 잔혹한 이치로부터 합당하게 버림받은 존재인 그들이 설령 운이 좋아 보통 사람들 틈새에 끼어 살 수 있다고 해도 멸시당하고 따돌림받고 짓밟힐 운명마저 피해갈 수는 없다.

드라마 리뷰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4(American Horror Story: Freak Show) | 괴물들의 괴물 같은 인생?
<두 개의 머리는 두 개의 인격, 고로 출연료도 두 배?>

기형아는 대중을 위한 오락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 공공연한 비밀 같은 은근한 볼거리였다. 만인은 도덕적으로 손가락질받을 걱정 없이 그들을 마음껏 비웃고 조롱하고 업신여김으로써 팍팍한 세상을 이겨내는 잔인한 즐거움을 얻었으리라. 신에게는 사지 멀쩡하게 태어나게 해 준 것에 대해 감사기도를 드렸으리라.

만인으로부터 괴물이라 불린 사람들이 진짜 괴물 같은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기리며 오늘의 석연치 않은 리뷰를 시작한다.

드라마 리뷰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4(American Horror Story: Freak Show) | 괴물들의 괴물 같은 인생?
<세상에서 가장 작은 여성>

드라마는 ‘괴물쇼(Freak Show)’답게 1952년도엔 사람들로부터 ‘괴물’로 낙인찍혔을 법한 사람들이 장애를 숨기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한국어론 ‘귀염둥이’로 번역된) Ma Petite(Jyoti Amge)의 엄지 공주를 연상시키는 앙증맞은 외모가 눈퉁이를 후려치듯 가한 충격은 눈앞에 반짝이는 별처럼 선명한 잔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키 64cm인 그녀는 현재 기네스북에 여자 최단신으로 기록된 인도인이다.

음악가, 공연 예술가인 Mat Fraser는 물개 손 같은 장애가 자신의 재능을 펼치는 데 하등의 걸림돌도 되지 않는다는 모습을 여유롭게 보여준다.

솔직히 말해 그들에 대한 첫인상은 ‘꿈에서 볼까 두렵다’에 가까운 당혹감이었고, 실제로도 첫 편을 본 날 밤 꿈에 얼굴 피부가 옥수수 알갱이 같은 재질로 된 소름 돋는 인간들이 나왔다. 특수효과로 분장한 ‘기형’이 아니라 ‘진짜 기형’이라는 현실감이 사람을 이다지도 공포에 떨게 만든다.

드라마 리뷰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4(American Horror Story: Freak Show) | 괴물들의 괴물 같은 인생?
<살인마 댄디, 이렇게 올려 보니 원본보다 준수한 박중훈?>

운명의 여신이 보기에 자신이 창조한 놀랄만한 외형을 가진 그들이 그저 세상천지로부터 천대받는 것만으론 뭔가가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그들을 위선, 사기, 속임수, 기만, 거짓말에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의 희생양으로 만든다.

그럴 때만큼은 기분 전환용으로 봤다가 기분 잡치는 그런 추악한 드라마다. 왠지 모르게 나도 그 추악함에 오염되는 것 같아 기분이 더러워진다. 마냥 즐겁고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는 그런 드라마는 아니다.

그러고 보니 Ma Petite의 미소처럼 맑고 깨끗한 유쾌함을 자아내는 장면이 몇 장면이라도 있었던가? 산 제물을 거두러 지옥에서 온 악마마저 눈물 흘리게 하는 처참한 사연, 악마에게 구원해달라고 절규하는 죽음이 유일한 안식이 될 비참한 인생들, 광기에 돈까지 보태지니 천하무적이 된 사이코패스 살인마, 이쯤이 되면 인간에 대한 통찰이 아니라 그저 인간의 추악한 본성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다.

드라마 리뷰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4(American Horror Story: Freak Show) | 괴물들의 괴물 같은 인생?
<외모 때문에 관찰당하는 기분이 어떤지는 미녀에게 물어보면 대답해줄까?>

그들은 괴물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은 그들이 괴물이 되길 원했으니 그들은 기꺼이 괴물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만인은 그들로 인해 자신들의 평범함을 감사하게 여길 만도 한데, 그런 성실한 사람보다는 ‘술로 슬픔을 조금 잊는 것처럼 괴물을 조롱하며 즐기는 게 뭐 어때?’라고 되는대로 지껄이는 괴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을까. 이 드라마를 많은 사람이 시청한 이유도, 그리고 이 드라마에 그들이 출연하게 된 이유도 그들이 ‘괴물’이기 때문이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괴물과 미녀는 서로 통하는 것이 있다. 그들은 재능이 아니라 단순히 외모 때문에 쉽게 관찰당한다는 것. 물론 이쪽 관찰자는 음침한 마음을 품고, 다른 쪽 관찰자는 음흉한 마음을 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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