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리고 일상적인 생각을 쓰고. 이 모든 것을 음악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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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2019

바이두 클라우드를 지원하는 다기능 안드로이드 파일 관리자 ~ MiXplorer

출처: MiXplorer AN ANDROID FILE EXPLORER

안드로이드 파일 관리자 중에서 아마존, 구글, 메가, 드롭박스, 원드라이드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앱은 꽤 있지만, 바이두 클라우드를 지원하는 앱은 드물다. 유명한 파일 관리자인 ES File Explorer가 그중 하나고 ─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되어서 이름은 잊었지만 ─ 바이두가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초창기에 플러그인 형식으로 바이두 클라우드를 지원했던 파일 관리자 앱이 하나 있었고(지원이 끊겨 지금은 사용 못 함), 오늘 소개하는 MiXplorer가 그러하다.

하지만, MiXplorer는 ES File Explorer처럼 내 바이두 디스크 전체 폴더엔 접근할 수는 없어, 바이두 클라우드에서만큼은 ‘파일 관리자’라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MiXplorer가 접근할 수 있는 디렉터리는 AirExplorer처럼 ‘我的应用数据(내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디렉터리 밑에 생성한 ‘MiFileExplorer’라는 디렉터리에만 접근할 수 있다. 이 디렉터리는 MiXplorer를 통해 바이두에 로그인하면 자동으로 생성된다.

속도는 둘째치고 이런 한계 때문에 MiXplorer를 알게 된 지는 꽤 되었음에도 블로그에 소개하기는 미뤄왔다(물론 여기엔 꾸준한 내 게으름도 한몫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MiXplorer는 ES 파일 탐색기와는 달리 광고가 없는 무료 앱이며, 내가 아는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WebDav도 지원한다. 그 외 탭 브라우징, 압축 파일, 이미지 뷰어, 동영상 플레이어, PDF 리더, NTFS를 포함한 USB OTG, 파일 암호화, 텍스트 편집기 등 기능이 어마어마하다(자세한 기능은 출처 설명 참고). 그래서 내 기억 속에서 아예 잊히기 전에 몇 자 남기기로 작정했다.

Multifunctional-Android-File-Manager-with-Baidu-Cloud-MiXplorer
<MiXplorer가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디렉터리>

다운로드는 ADM과 연동해야

MiXplorer를 통해 바이두 디스크에 업로드 및 다운로드를 할 수 있는데(간단하게 복사 및 붙여넣기 같은 파일 관리 기능으로 가능), 업로드는 테스트 결과 무용지물이며, ADM(Advanced Download Manager, PC의 IDM 같은 다운로드 가속 앱) 같은 다운로드 가속 앱과 연동하면 다운로드만큼은 속도 향상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곳은 계정이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만 유효하며, ES File Explorer에서도 같은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ES 파일 탐색기 앱을 이용한 바이두 다운로드 가속, 그러나...」 참고).

바이두 넷디스크 계정 추가하고 다운로드하기

Multifunctional-Android-File-Manager-with-Baidu-Cloud-MiXplorer
<MiXplorer에 바이두 계정 추가하기>
Multifunctional-Android-File-Manager-with-Baidu-Cloud-MiXplorer
<이름 외의 설정은 건드리지 않는다, 나도 모름>
Multifunctional-Android-File-Manager-with-Baidu-Cloud-MiXplorer
<자동으로 즐겨찾기에 추가된다>

MiXplorer에 바이두 클라우드를 추가하는 방법은 [Bookmarks] 우측에 있는 드롭다운 메뉴 중 [Add storage]를 이용하면 된다. 바이두 로그인에 성공하면, 자동으로 [Bookmarks]에 추가된다(MiXplorer 다운로드).

MiXplorer로 연결한 바이두 클라우드에서 자료를 다운로드할 때 ADM과 연결하는 방법은 다운로드할 파일를 선택하고 [Open with...] > [Direct link] > [ADM] 순서로 선택하면 된다(자세한 것은 동영상 참고).

Multifunctional-Android-File-Manager-with-Baidu-Cloud-MiXplorer
<ADM 다운로드 설정 방법>

이때 ADM 다운로드 설정에서 [멀티 스레딩]은 [스마트], [사용자 에이전트]는 [百度云(直链用)]으로 설정할 것은 추천하는데, ‘스마트’ 설정은 정식 ADM 앱에 포함되어 있지만, 사용자 에이전트 ‘百度云’는 정식 ADM 앱에는 없는 값이다. 내가 테스트에 사용한 ADM 앱은 중국 사용자가 일부 설정을 변경한 모드(MOD) 앱이다. 모드된 ADM 앱에는 사용자 에이전트값에 ‘바이두’가 추가되었고, 다운로드 스레드 개수도 최대 64개까지 늘릴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참고로 중국 사용자가 개조한 이 앱은 중국어만 지원하지만, 내가 한국어를 추가했다).

ADM v8.0 Magic Fragrance.apk

압축 암호: singingdalong

바이두 클라우드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만 신경 쓰다 그 외에도 MiXplorer에는 매우 유용한 기능이 많다는 점을 간과한 나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면서 2019년의 마지막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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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2019

바이두 넷디스크 디렉토리 구조 생성기 ~ 百度网盘 目录结构生成工具

출처: 百度网盘目录结构生成器下载 V2018 绿色版

Baidu netdisk directory structure generation tool
<자료를 뽑아보니 엄청나다>

바이두 클라우드에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파일들을 하릴없이 바라보면서 날 잡아서 정리 한 번 해야 할 텐데 하고 마음먹기를 수십 번이다. 결국, 실천으로 옮겨 가지 못한 박약한 의지 덕분에 내 바이두 디스크는 디지털 쓰레기들로 가득 찬 난지도가 되어 가고 있다. 정리하려고 해도, 어느 디렉터리에 어떤 파일이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 계획조차 잡을 수가 없어 여전히 손도 못 대고 있는 실정. 이럴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 데 바로 바이두 넷디스크 디렉터리의 구조와 그 안에 든 파일들을 목록으로 작성해주는 百度网盘 目录结构生成工具(바이두 넷디스크 디렉터리 구조 생성기)이다.

일단 실행해보면 겉보기는 볼품없는 작은 프로그램이지만, 기능만큼은 유용한 녀석이다. 百度网盘 目录结构生成工具는 내 바이두 디스크의 디렉터리 구조와 그 디렉터리 안에 있는 파일들을 트리 구조로 정리한 텍스트 파일로 만들어 주는데 , 아쉽게도 파일 크기까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도 어느 디렉터리에 어느 파일이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어 모처럼 대청소하려는 사용자의 의지를 심심치 않게 북돋우는 기특한 녀석이며 동시에 파일 검색 시간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디렉터리 구조와 파일 목록이 텍스트 파일로 저장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도 파일을 검색할 수 있다.

필요 사항은 PC 클라이언트 db 파일

Baidu netdisk directory structure generation tool
<BaiduYunCacheFileV0.db 파일이 필요>

百度网盘 目录结构生成工具가 디렉터리 구조를 생성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베이스는

라는 db 파일이다. 이 파일은 바이두 넷디스크 PC 클라이언트를 이용해 사용자가 로그인하면 자동으로 (users 디렉터리 밑에) 생성되는 캐시 파일로 로그인한 사용자의 넷디스크 디렉터리 구조와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다. 고로 db 파일을 얻으려면 한 번은 PC 클라이언트로 로그인해서 db 파일 생성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때의 소요 시간은 파일 수에 따라 다른데, 아무튼 하드디스크가 얌전해지면 작업이 끝난 것으로 여겨도 무방할 듯싶다.

Baidu netdisk directory structure generation tool
<DB Browser for SQLite>

SQLite format 3 구조로 되어 있는 이 db 파일은 보통의 텍스트 편집기로는 볼 수 없고, DB Browser for SQLite라는 프로그램을 쓰면 열어볼 수는 있지만, 나 같은 비전문가가 보기에는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간단한 사용법

Baidu netdisk directory structure generation tool
<간단한 사용법>

사용 방법은 별거 없다. 첫 번째 칸에는 아까 말한 db 파일을 찾아서 선택해주고, 두 번째 칸에는 텍스트 파일을 저장할 위치와 파일 이름을 지정해주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生成文件列表(파일 목록 생성)]을 클릭하면 끝.

이렇게 생성된 TXT 파일의 크기는 보통 수 메가를 넘기 때문에 윈도우의 메모장으로 열기보다는, Notepad3나 EmEditor같은 대용량 텍스트 파일을 잘 지원하는 텍스트 에디터로 볼 것을 추천한다.

目录结构生成工具는 출처에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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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2019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Overseas phone numbers cannot be used on Baidu NetDisc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You cannot use an overseas phone number on the Baidu NetDisk website>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TextNow phone number used for today's test>

Currently, overseas phone numbers cannot create an account on the Baidu NetDisk homepage. If you attempt to create an account with a foreign phone number, you will be denied registration with the message "Overseas, Hong Kong, Macao and Taiwan registration is not supported." In short, a Chinese mobile phone number is required to create an account on the Baidu NetDisk website. That is not to say that there is no way out. The Baidu Cloud Enterprise website(百度智能云, BAIDU AI CLOUD) also allows users to create a Baidu account(including virtual phone numbers such as TextNox). However, it is not known when this method will be blocked. So even if you don't use it right now, I recommend that you create one or more Baidu accounts for later use.

Create an account on the BAIDU AI CLOUD homepage

1. Access to 'BAIDU AI CLOUD' account creation page.

2. Enter your country number, mobile phone number(or virtual phone number, Recommend TextNow) and click [Send a dynamic password].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The phone number that can be used to register your account is displayed like this>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You can get the authentication number at the same time>

3. If the phone number is not registered in Baidu, the [Register now] button is displayed with the message ‘Your phone number is not registered, click on the register will automatically register Baidu account and bind with this mobile.’ And the authentication number comes with the mobile phone number you entered. Click the [Register now] button, enter the authentication number, and move on.

* The virtual phone number may fail to register according to the prefix.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If you come this far, you're half as successful>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Let's do the Email binding>

4. If [Welcome to Baidu Al Cloud] page appears, it is successful in creating a Baidu account.

In [Contact], enter the ID you want to use to log in. Let's go to [Go to settings] in [Email] and bind the email. It is recommended that you bind the email. Because, when you log in to Baidu, you often require a mobile phone certificate. The e-mail authentication is available instead of the mobile phone. Gmail is currently unavailable.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You can set your password and login ID at 个人资料(Personal data)>

5. Once you have completed your email binding, go to the [个人资料(Personal data)] page and set your password.

6. Once the email binding, ID, and password settings have been completed, check the rest of [Welcome to Baidu Al Cloud] appropriately and touch [Submit] to complete the process of creating a Baidu account.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via the ‘BAIDU AI CLOUD’ Homepage
<You can get 300G if you log in using the Android app>

7. Finally, if you log in with the Baidu NetDisk app, you will receive an additional 300G of storage space. Therefore, free Baidu NetDisk users can use 305G of storage. Previously, free users also gained 2T of storage space, but now they are down to 305G.

* Please refer to this document for the English version of the Baidu NetDisk Android app.

With only one month's payment, 2T storage space can be obtained permanently.

This is the end of the process of creating a Baidu NetDisk account. Once again, it's better to do the Email binding. If you have an email binding, you can continue to use your account even if you have lost your phone number. Note that virtual phone numbers are not registered according to the prefix.

Baidu NetDisk Android App v10.0.114 SVIP Crack English

Baidu NetDisk Window Client v6.8.5.8 Optimized Version English

Baidu NetDisk Third-Party Downloads Accelerator SpeedPan(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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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유럽 대륙이 통째로 상(喪)을 당하다 ~ 흑사병(필립 지글러)

The-Black-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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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륙이 통째로 상(喪)을 당하다

Original Title: The Black Death by Philip Ziegler
방탕과 방종은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이 원기를 돋우기 위해 어둠 속에서 휘파람을 불고 술을 마시는 방어적인 장치였다. 이들의 광란적인 기쁨은 그 기저의 우울을 더욱 강조할 따름이었다. “먹고 마시고 즐겨라. 내일이면 우리는 죽는다.” 그러나 내일은 매우 가까워 보였으며 먹을 것과 마실 것은 죽음의 공포를 오랫동안 억누를 수 없었다. (『흑사병(The Black Death)』, p338)

14세기 유럽에서 태어나고 싶은 사람 손!

누군가는 이 넓고 넓은 우주에서 지구라는 행성에, 그것도 사람으로 태어난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현재 삶이 그럭저럭 만족스럽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삶에 달관한 사람이라면 이 공허한 겸손의 말에 공감할 수 있겠지만, 삶이 고달플 뿐만 아니라 그 고달픔의 늪에서 벗어날 희망을 꿈꾸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최악의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 그래서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죽음을 맞이해야 할 암담한 운명을 짊어진 사람이라면 심히 불쾌하고 못마땅할 것이다.

이쯤에서 한 가지 물어본다면, 만약 당신이 흑사병(黑死病, Black Death)이 맹위를 떨쳤던 중세 유럽 14세기에 태어났더라면, 이 넓고 넓은 우주에서 지구라는 행성에, 그것도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축복으로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저주라고 받아들였을까? 난 당신이 어디에 사는 누구며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확실할 수 있다. 당신에게 흑사병이 창궐한 유럽 14세기에서의 삶과 현재의 삶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제아무리 현실이 엿 같더라도 열에 아홉은 현재를 선택하리라는 것을.

비단 흑사병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14세기 유럽은 중세 기후의 최적기가 막을 내려 생산성이 하락하고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굶주림이 들불처럼 번져가는, 불안정한 기후로 말미암아 기근이 뿌리내리고 인구 압박으로 노동의 가치가 떨어지는, 그래서 경기는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고, 기근으로 사람들의 영양 상태는 엉망진창인, 아무리 낙관하려 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삶을 비관할 정도로 충분히 암울한 상태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흑사병까지 맞아들여야 했으니, 누군가의 말대로 정말 ‘재난의 시대’였다.

‘소작인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에...’

만약 당신이 성인이나 군자의 반열까지 오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양심 정도는 갖춘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치자. 그런데 그 도덕성과 양심의 미덕이 가차 없이 파괴된다. 그리고 당신은 광란과 방종과 악덕의 화신으로 타락한다. 당신에게 어떠한 압박이 어느 정도 가해져야 그것이 가능해질까?

사업이 실패해서 가족이 당장 거리로 쫓겨나고 굶주려야 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당신의 양심과 도덕성은 안전한 수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다면, 가족을 더 큰 위험이나 슬픔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당신은 인내심과 자제심을 부단히 발휘하여 새 출발을 각오할 것이다. 설령 당신은 혼자일지라도 경제적인 실패나 사회적인 실패가 파도처럼 몰고 온 좌절감과 절망감에 빠져 잠시 자살을 고려할망정 타인의 비웃음거리가 될 방종과 타락의 늪으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에서 겪게 되는 참담한 실패가 당신을 뒤흔들 수는 있지만, 그것 때문에 삶의 궤적에서 완전히 이탈할 정도로 당신은 나약하지 않다. 당신은 충분히 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내 장담하건대, 그런 당신의 충성스러운 이성과 감정을 마비시키고 동물적인 방탕과 방종의 길로 내모는 확실하면서도 기가 막힌 방법이 있다. 바로 당신을 지구를 가득 채운 공기처럼 사방팔방에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찬 흑사병의 시대로 보내는 것이다. 누군가 인류의 종말을 진지하게 고려하며 최후의 글을 남기려 했던 곳, 죽음이 내일보다 더 가까웠던 곳, “소작인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에”라는 간결한 표현 뒤에 수많은 개인적인 비극이 숨겨져 있는 곳, 홍수가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쓰레기를 휩쓸어 가듯 죽음이 신에게 버림받은 인류를 무참히 휩쓸어 가던 시대. 그곳에서 내 가족과 이웃이 고통스럽고 역겨운 원인 모를 병에 하루하루 쓰러져간다면, 그리고 내일은 바로 당신이나 내가 마땅히 죽어야 할 것 같은, 오직 죽음만이 유일한 벗인 그런 세상에서 과연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유 있는 타락

다행스럽게도 현대인은 그렇게 쉽게 타락하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 만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흑사병이 돌던 중세 유럽에 사는 사람들은 그러하지 못했다. 그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흑사병을 타락한 인류에 대해 신이 내린 징벌로 받아들였다. 의사는 신부보다 훨씬 뒷전이었다. 그렇다고 의사에게 뾰족한 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기껏해야 더러운 피를 몸에서 뽑아내고자 하는 심히 우려스러운 의도에서 방혈을 해주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매우 운이 좋게도 신의 징벌을 피한 마을도 있었지만, 대부분 도시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는 못했다. 어떤 마을은 그 이후 지도와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진 마을도 있었다. 학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당시 유럽 인구의 1/3, 혹은 1억 명에 가까운 사람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전염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시대가 시대였던 만큼 뭔가를 단정하기엔 당시 기록들은 충분치도 않고 명확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부족하지만 충분히 의미심장한 기록들을 통해 중세인들은 가늠할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에 오돌오돌 떨면서 살아야 했으며, 그러한 하루하루 삶이 심히 편치 않았으리라는 것 정도는 바보라도 짐작할 수 있다. 고로 중세인이 현대인보다 타락했다고 해서 그들이 특히 도덕적으로 나빴다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게 불공평하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사과나무를 심을 수는 없는 것처럼 눈앞으로 바짝 다가온 죽음의 공포는 중세인이건 현대인이건 이성을 마비시키고도 남을 만하다.

'대강'으로도 감춰지지 않은 공포

좀 더 연구가 진정되고 그럼으로써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진다고 해도 중세인에게 흑사병이 정확히 어떤 의미였고 어떤 경험이었는지 아마 우리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전장의 한복판에 선 병사와 평화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의미가 각각 다른 이유와 비슷하다. 하지만, 과학사가인 코이레(Koyre)의 말처럼 중세가 아무리 ‘대강’(a peu pres)의 시대였다고 해도, 당시의 자료가 불충분하고 막연하다고 해도, 우리가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단테(Dante)가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에서 상상 속의 지옥을 묘사한 것처럼 당시 많은 지식인은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현실 속의 지옥을 생생하게 그려놓았다. 그렇게 뜻하지 않은 흑사병이 중세인에게 선물한 아비규환을 집대성한 책이 바로 필립 지글러(Philip Ziegler)의 『흑사병(The Black Death)』이다. 스스로 아마추어 학자라고 칭한 저자가 학술적인 면은 의도적으로 피한 책이니만큼 읽기도 쉽지만, 재난 영화가 잔인한 재미를 선사하는 것처럼 ─ 중세인에게는 굉장히 미안한 일이지만 ─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한 계기는 발터 샤이델(Walter Scheidel)의 『불평등의 역사(The Great Leveler)』에서 급격한 부의 평준화를 가져온 대압착(Great Compression, 大壓搾) 시대를 불러온 ‘평준화의 네 기사(騎士)’ 중 하나가 대유행병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대압착을 불러온 것은 14세기의 흑사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립 지글러의 『흑사병(The Black Death)』에서는 발터 샤이델이 언급한 ‘대압착’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한 사회 • 경제적 변화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다만, 노동자 수의 급격한 감소로 그들의 임금이 다소 오르고, 지대나 토지 상황이 그들에게 다소간 유리하게 적용되었다는 정황은 포착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페스트의 극적인 효과를 예시하기 위해 이미 인용된 모든 사례는 그 효과가 얼마나 빨리 지나갔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다고 필립 지글러는 말한다. 흑사병으로 우연히 찾아온 노동자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과거로 회귀한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견해 차이는 『흑사병(The Black Death)』과 『불평등의 역사(The Great Leveler)』의 50년이라는 나이 차이와 그에 따른 누적된 연구 성과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인 것 같다.

'흑사병'이름의 기원

흥미로운 점은 ‘흑사병’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견해차다. 위키백과에는 흑사병이라는 이름은 1883년에 붙여졌는데, 피부의 혈소 침전에 의해 피부가 검게 변하는 증상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반면에 필립 지글러는 전염병의 이름이 피해자의 외양에서 파생되었다면 전염병 당시에도 그런 이름으로 통용되어야 했는데, 그러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위키백과의 견해와는 다른 의견을 피력한다. 필립 지글러는 ‘흑사병’ 이름의 유래를 라틴어에서 찾는데, 페스티스 아트라(pestis atra) 또는, 아트라 모르스(atra mors)를 영어나 스칸디나비아어로 곧이곧대로 직역했다는 것이다. 14세기에 ‘아트라’는 ‘검은’이라는 의미 외에도 ‘지독한’이나 ‘무서운’이라는 의미를 함축했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위키백과의 설명보다는 필립 지글러의 설명이 더 그럴듯해 보인다.

'체념'의 시대, 그리고 '인고'의 시대

사실 평화로운 시대를 사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인의 안일한 시선으로 보면 중세 유럽인은 재난의 시대를 살았다고 해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더군다나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로 개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의지를 갖는 것조차 발칙하다는 이유로 절대 용납되지 않았던 불관용의 시대를 살았던 중세인은 모든 불행과 고통을 얄궂은 운명의 여신이나 잔인한 신의 의지로 돌림으로써 체념의 미덕 하나만은 현대인을 압도하고도 남을 것이다.

누군가는 내일의 죽음을 애도하며 절망의 노래를 불렀고, 누군가는 내일의 죽음에 맞서 방탕과 방종으로 저항했고, 누군가는 인류에 내려진 신의 형벌을 조금이라도 덜까 하는 기특한 희망을 품고 스스로 고행의 길로 들어섰다. 14세기까지 인류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신앙이나 사회 기반이 된 상식과 추론이 무너졌다. 하지만, 중세인은 전무후무했던 죽음의 시대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무덤 앞에서도, 공포와 두려움을 끌어안은 채 담담하게 일상을 이어나갔다. 그것은 그들이 특별히 용감무쌍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고, 삶을 초월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무지(無智)라는 시대의 표상과 체념이라는 경험적 교훈에 어떻게든 삶의 굴레 바퀴를 굴려야 한다는 원시적 본능이 삼위일체로써 결합한 그 알 수 없는 추진력에 떠밀린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한, 그것은 지옥 같은 현실을 저주하고, 절대 오지 않을 희망찬 미래로 자신을 고문하면서 꾸역꾸역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비참한 현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단지 차이가 있다면, 죽음과 얼마나 가까우냐 하는 정도가 아닐까?

극단적인 공포와 극단적인 절망, 걷잡을 수 없는 사회의 붕괴와 침체, 그리고 그 이후 몇 세기에 걸쳐 인간의 정신과 문화, 도덕성에 지속해서 영향을 끼친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슬픔, 그리고 죽음과도 같은 음침한 고통의 잔해 속에 가냘프지만 선명하게 남겨진 중세인의 흔적이 『흑사병(The Black Death)』 곳곳에 누덕누덕 기워져 있다. 운명과 신이 내린 날벼락 같은 저주에 맞서기보다는 체념과 순종으로 묵묵히 일관했던 중세인의 삶이 비록 우리의 눈에는 고되고 비참하고 어리석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체념과 순종을 미덕으로 여겼던 중세인의 삶과 사회의 부당한 대우와 굴욕적인 갑질에 항거하기보다는 쓰디쓴 인고와 좌절의 눈물로 견뎌야 하는 우리의 삶이 과연 그들보다 낫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마치면서...

역시 책과는 별반 상관없는 리뷰가 되고 말았다. 요즘 리뷰는 그냥 내 몸속의 찌꺼기를 배출하듯, 내 머릿속의 불순물을 짜내듯, 그런 불손한 글쓰기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글쓰기의 궁극적 목적은 나를 위한 것이니까. '흑사병' 시대를 살아야만 했던 중세인의 비참한 삶이 ─ 그들의 눈에는 가소롭게 비칠 ─ 나의 비참한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니, 자연스럽게 리뷰도 칙칙하고 음울한 분위기에 젖어 든 것 같다. 그렇다 해도 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떻게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죽음도 그들을 끝내 굴복시키지 못했는데 하물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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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2019

바이두 SVIP 유료 계정을 무료로 공유하는 사이트 #3

요즘 들어 부쩍이나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바이두 서버

지난달엔 웬일로 쾌적했던 바이두 클라우드 서버가 요즘은 영 신통치가 않다. 연말이라 술집처럼 붐비는 것일까? 봄 처녀 변덕처럼 참으로 심술궂다. 한 해 중 대부분 시간 동안 늘 신통치 않았기에 크게 상심할 일도 아니고, 이제 이력이 나서 그런지 바이두 서버가 답답증을 유발할 때마다 목구멍 넘어 꾸역꾸역 밀려 나오는 하소연의 양도 토사물에서 트림 정도로 줄어든 지도 오래다. 바이두 덕분에 내 인내심의 잠재력을 깨우치게 되었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다만, 개선의 의지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이 다소 불안할 뿐이다.

현재 상황은 7주년 기념행사를 할 여유가 있으면 서버나 증설했으면 하는 비난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지 않지만, 그래도 어찌할 도리는 없다. 미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중국은 모든 게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나는 곳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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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SVIP 계정인데도 이럴 수가!>

속도가 답답하면 결제가 답

그렇다면 바이두 넷디스크 다운로드 속도를 해결하는 최상의 방법은 여지없이 결제다. 즉, 돈을 지급하고 SVIP 회원이 되어 속도 제한에서 탈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나처럼 일주일에 파일 하나 받을까 말까 한 사용자가 단지 속도 때문에 결제하는 것은 좀 아깝기도 하다. ─ 「바이두 무료 사용자 할당량에 대한 약간의 고찰」에서 언급한 할당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 일주일에 파일 한두 개 받는 정도는 SpeedPan이나 ‘템퍼몽키(Tampermonkey) + 사용자 스크립트 조합’이라는 편법만으로도 그럭저럭 감내할 수 있다(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기타 개인적인 사정으로 결제를 피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이두 클라우드 무료 사용자가 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선책은 두말할 필요 없이 누군가가 결제한 유료 회원 계정을 빌리는 것이다(SpeedPan이나 템퍼몽키 스크립트 같은 편법은 이 이후에 고려해볼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엄청나게 많은 인구가 모여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바이두 유료 계정을 무료로 공유해주는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다. 다만, 너무 많이 공유되는 것을 피하려는 이유에서인지 회원 ID와 비밀번호 등의 계정 정보는 약간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처야 공유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회원 가입 후 댓글 남기기나 계정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위챗으로만 공개하는 방법 등이 그러하다.

출처: 百度网盘svip账号,迅雷超级会员账号,国外苹果ID,免费分享小程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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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계정 중 최소 한 개는 유료 계정임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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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계정 중 최소 한 개는 일반 계정임을 확인!>

그러나 오늘 소개하는 바이두 SVIP 유료 계정 공유는 별도의 회원 가입도 필요 없고, 계정 정보를 열람하는데 필요한 비밀번호도 없다. 단지 인터넷을 사용하는 중국인이라면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을법한 위챗(한국으로 따지면 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되니 번거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쯤이면 깨달았겠지만, 중국에서 공유되는 정보를 이용하고 싶다면 최소한 위챗, QQ 계정 하나 정도는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

위챗 앱으로 바이두 유료 계정 공유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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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 앱만 있다면 공짜로 바이두 유료 계정을 공유받을 수 있다>

1. 출처 링크로 이동.

2. 위챗 앱으로 QR 코드 인식.

3. [首页 - 号多多] 목록에서 [百度网盘SVIP(选择微博登录) 更新日期] 터치.

4. 광고 바로 아래에 있는 [获取密码(암호 얻기] 터치.

5. 이렇게 얻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웨이보 연동 로그인 으로 사용.

2019년 12월 28일 현재 마지막 업데이트 날짜(更新日期)는 2019년 12월 26일이며, 首页 - 号多多에선 총 다섯 개의 바이두 계정을 무료로 공유하고 있는데, 이 중 두 계정을 테스트해본 결과 하나는 2020년 2월 5일까지 유효한 유료 계정이었으나, 다른 하나는 무료 계정이었다. 나머지 세 개는 어떠할까? 나머지 세 개의 계정 정보가 잠도 못 이룰 정도로 궁금하다면 직접 알아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참고로 首页 - 号多多는 바이두 계정뿐만 아니라 YouKu(중국의 유튜브 같은), 迅雷(일명 천둥, IDM 같은 다운로드 가속 프로그램), 天眼查(상업용 보안 도구, 해외 사용자는 이용 불가)의 유료 계정도 공유하고 있다(로그인 확인은 안 해봄).

유료 계정에도 태클을 걸기 시작한 바이두

중요한 것은 다운로드 속도인데, 首页 - 号多多에서 공유한 유료 계정 하나(스크린샷의 계정)를 테스트해 본 결과 무슨 이유에선 인지 아예 다운로드가 안 되었다. 내 무료 계정은 얼마 전 블로그에 소개한 「IDM 및 Aria2 다운로드 링크를 추출해주는 바이두 넷디스크 도우미 ~ 网盘助手」 방법으로 속도는 별로지만 다운로드 자체는 문제없었다.

VPN 프로그램을 이용해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을 경유해도 마찬가지다. 유료 계정임에도 다운로드 자체가 안 되는 문제는 요즘 바이두 서버 상황이 좋지 않은 것과 관계가 있거나, 아니면 ─ 이러한 증상이 바이두 웹페이지, 바이두 넷디스크 PC 클라이언트, SpeedPan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 이제 바이두는 유료 계정일지라도 다수에게 공유되는 낌새가 물씬 풍기는 불량 계정은 가차 없이 제동을 걸기로 작정했는지도 모른다. 이 문제는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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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2019

IObit Malware Fighter 7 PRO Ransim 테스트

무색한 Anit-ransomware Engine

sharewareonsale 닷컴에서 IObit Malware Fighter 7 PRO 제품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는 메일을 받고 호기심에 Ransim 테스트를 진행했다. 랜심(Ransim) 버전은 변함없이 2.0.0.54이고, 내 블로그에 올려져 있는 다른 안티-랜섬웨어의 테스트 결과가 혹시라도 보고 싶다면, 요 링크를 클릭하자. 이전 테스트처럼 오늘 테스트도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 보자.

동영상은 윈도우 10 64bit 버전에서 테스트했지만, 그 전에 윈도우 7에서도 테스트했다. 혹시라도 결과가 다를까 싶어서 윈도우 7과 윈도우 10에서 테스트했는데, 곁과는 마찬가지였다. IObit Malware Fighter 7 PRO는 유료 버전임에도 Ransomware 방어 능력은 별로인 것 같다. 싼 게 비지떡일까? 그냥 일반적인 안티-바이러스 제품으로 생각하고 사용해면 무난하겠다.

IObit Malware Fighter 7 PRO Ransim Test
<Anit-ransomware Engine과 Bitdefender Engine 장착된 Pro 버전>

백신보다 중요한 것은 습관

내가 볼 때 IObit Malware Fighter 무료 버전과 유료인 Pro 버전과 가장 큰 차이는 Anit-ransomware Engine과 Bitdefender Engine 장착 유무이다. 프로 버전은 이 두 엔진을 장착했음에도 Ransim 테스트는 통과하지 못했다. 이 결과만 가지고 실제 랜섬웨어 방어 능력을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한 감이 없지는 않으나 Ransim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보안 프로그램을 믿고 쓰라고 추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Ransomware는 단 한 번일지라도 일단 걸렸다면 즉사에 가까운 정도로 치명적이고, 그로 인한 충격은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설령 중요한 파일이 클라우드에 백업되어 있다 하더라도 Ransomware에 당했다는 치욕감과 복원하는 번거로움은 비껴갈 수 없을 것 같다.

랜섬웨어 방어는 역시 앱체크(AppCheck)만한 녀석은 없는 것 같다. 아직 실전에서 효과를 본 예는 없지만 말이다. 이 말은 내 브라우저 능력이나 습관이 꽤 괜찮다는 말이기도 하다. 운전도, 음주도 그렇듯이 IT 시대엔 브라우징 습관도 꽤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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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2019

IDM 및 Aria2 다운로드 링크를 추출해주는 바이두 넷디스크 도우미 ~ 网盘助手

출처: 3个方法解决百度网盘限速(2019-12-24 更新)

그리스 포크(greasyfork) 스크립트인 网盘助手(넷디스크 도우미)는 내 블로그에 소개한 기억은 없지만(혹시나 해서 블로그 검색해 보니 역시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어찌 된 일인지 내가 사용하는 크롬 브라우저의 템퍼몽키(Tampermonkey)에는 등록되어 있다. 내가 소개하는 것을 깜빡한 것일까? 아니면 블로그에 소개했는데, 무슨 이유로 검색되지 않는 것일까?(바이두와 관련된 글이 한두 개가 아니라 이젠 나도 정리가 잘 안 된다)

아무튼, 현재 바이두 웹페이지에서 바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링크를 추출해주는 스크립트는 별로 없다. 예전만큼 풍성하지가 못하다. 어둠을 먹어치우는 도시의 눈부심이 하늘의 별들을 하나둘씩 야금야금 먹어왔듯 바이두의 비루먹을 엄격함(뭐, 그들 입장으로선 당연한 처사겠지만)은 다운로드 속도를 크랙해주는 스크립트나 써드파티 프로그램들을 하나둘씩 잠재워왔다. 그래도 생존의 왕 바퀴벌레처럼 꾸준히 살아남아 무료 사용자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녀석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网盘助手이다.

쉬운 길보단 하나라도 배울 수 있는 길을 택하자

이 글은 「Aria2下载助手 + Motrix 조합으로 바이두 대용량 파일 다운로드 가속」, 「모르면 엄청 손해? ~ 바이두 다운로드 도우미 百度网盘直链下载助手」 같은 ‘템퍼몽키(Tampermonkey) + 사용자 스크립트’ 조합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이 될 수도 있다. 이전 글들과 중복되는 설명은 되도록 피하고 싶기도 하고, 그러하다 보니 약간 복잡하거나 평소보다 더 두서없는 글이 될 수도 있다. 고로 ‘사용자 스크립트’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앞의 두 글을 한 번쯤 정독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템퍼몽키(Tampermonkey) + 사용자 스크립트’ 조합을 잘 몰라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쉬운 길이 있지만, 작동 원리를 모르거나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면 아주 작은 난관에 부딪히기만 해도 코앞에 있을 수 있는 해결법은 찾을 생각도 못 하고 우왕좌왕 당황하기 일쑤다. 고로 쉬운 해결법보다는 스스로 단계를 하나하나 밟아가며 ‘템퍼몽키(Tampermonkey) + 사용자 스크립트’ 조합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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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ningCheese 크롬 바이두 맞춤 버전>

바이두 사용자를 위한 맞춤 브라우저

크로미움과 파이어폭스를 기반으로 하는 브라우저를 빌드하여 무료로 배포하는 런닝치즈(runningcheese)라는 곳에서 바이두 사용자에게 유용한 부가/확장 프로그램과 사용자 스크립트(网盘助手 포함)를 통합한 맞춤 브라우저를 배포한다.

FireFox(RunningCheese Firefox V10 기반) 맞춤 브라우저

Chrome(RunningCheese Chrome V79 기반) 맞춤 브라우저

초보자는 위 통합판에 AriaNgGui(무료)와 IDM(유료)을 갖춘다면, 동영상처럼 网盘助手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런닝치즈 파이어폭스와 런닝치즈 크롬 통합판 중 내가 추천하는 것은 크롬이다. 크롬은 자동으로 한국어 언어팩이 적용되지만, 파이어폭스는 수동으로 한국어 언어팩을 적용시켜야 하는데, 한국어 언어팩을 추가하고 브라우저를 재시작하면 오류가 뜨면서 시작이 안 된다. 영어 언어팩도 마찬가지인 것을 보면 런닝치즈 파이어폭스의 문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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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ningCheese 파이어폭스 한글 언어팩 에러>

크롬 통합판 사용 방법: 적당한 곳에 압축 풀고 chrome.exe 실행.

파이어폭스 통합판 사용 방법: 적당한 곳에 압축 풀고 开始.bat을 실행하면 생기는 Firefox 단축 아이콘으로 실행.

网盘助手 사용법

중국산 브라우저가 미덥지 못하거나 자신이 사용하는 브라우저에서 网盘助手를 사용하기를 원한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을 참고하자. 앞에서도 말했듯 하나라도 배우길 원한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그래야 훗날 어떤 스크립트가 나오더라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1. 템퍼몽키(Tampermonkey)Aria2 for Chrome 설치.

2. 网盘助手 설치.

3. AriaNgGui 설치 및 실행.

4. 바이두 웹페이지에서 파일을 클릭하면 나오는 [生成链接(링크 생성)] 메뉴를 이용해 다운로드 링크 생성.

5. 마우스 우클릭 [Export to ARIA2 RPC] 메뉴로 다운로드(IDM은 [Download with IDM] 메뉴 이용).

* 다운로드가 실패하면 应用ID 값 확인. 应用ID 변경은 동영상 참고.

다운로드 여부와 속도는 应用ID 값이 좌우한다

网盘助手을 사용법을 익히는 도중 기가 막히게 유용한 정보를 알아냈는데, 바로 ‘应用ID(응용 프로그램 ID)’라는 값이다. 바이두 사용자를 위한 또 다른 스크립트인 百度网盘直链下载助手에서는 神秘代码(신비한 코드)라고 불리는 값이기도 하다.

테스트 결과 이 값이 맞지 않으면 IDM 같은 경우 아래와 같은 에러를 내보내면서 다운로드 시작이 안 된다.

{"error_code":31326,"error_msg":"user is not authorized, hitcode:119","error_info":"","request_id":8317311364426241226}

또는,

HTTP / 1.1 403 Forbidden
Baidu-NetDisk-Assistant-which-extracts-the-download-link
<应用ID 값이 맞지 않으면 다운로드가 안 될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 이와 같은 에러는 사용자 스크립트가 막혀서 그런 것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应用ID 값이 문제였다. 동영상에서 보듯 이 값에 따라 다운로드가 되거나 안 되기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운로드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网盘助手 홈페이지에는 총 네 개의 应用ID 값(250528(기본값), 265486, 309847, 266719, 778750)이 제시되어 있다. 이 중 309847와 778750만이 다운로드가 가능했으며, 둘 중에서 ‘778750’ 값을 사용했을 때 다운로드 속도가 빨랐다. 연말이라 그런지, 혹은 홍콩 자유화 운동 때문인지 속도는 그저 그렇다. 참고로 중국은 당연히 크리스마스날은 평일이다.

고로 다운로드가 안 된다면 스크립트가 막혔다고 생각하기 전에 应用ID 값을 확인해보자.

다운로드는 마우스 우클릭 메뉴를 이용

바이두 웹페이지에서 网盘助手가 추출하는 다운로드 링크는 IDM이나 Aria2 같은 다운로드 가속기와 연동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링크를 바로 클릭해서는 안 되고, 마우스 우클릭 메뉴를 이용해 다운로드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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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网盘助手 다운로드는 마우스 우클릭 메뉴를 이용>
Baidu-NetDisk-Assistant-which-extracts-the-download-link
<URL이 살짝 바뀌면서 파일 용량이 제대로 뜨면 OK!>

IMD 같은 경우는 마우스 우클릭 메뉴 중 [Download with IDM]를 이용하면 된다. 이때 위 스크린샷처럼 다운로드 URL 주소가 살짝 바뀌면서 파일 용량이 제대로 표시되어야 정상이고, 이때 다운로드를 시작해야 한다.

AriaNgGui(GUI 기반의 aria2c)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냥 다운로드 링크를 복사해 붙여넣으면 안 되고 [Aria2 for Chrome]라는 확장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사용할 수 있는 마우스 우클릭 메뉴인 [Export to ARIA2 RPC]로 다운로드를 시작해야 한다.

이처럼 网盘助手를 사용할 땐 다운로드는 마우스 우클릭 메뉴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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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2019

VDI VMDK VHD 가상 디스크 포맷 변환 압축 도구 ~ 蒲公英虚拟磁盘格式转换压缩工具

출처: 蒲公英虚拟磁盘格式转换压缩工具 v1.0.9 免费版

蒲公英虚拟磁盘格式转换压缩工具(민들레 가상 디스크 포맷 변환 압축 도구)는 가상 디스크 포맷인 VDI • VMDK • VHD 사이를 자유롭게 변환해주고, 압축해 주는 매우 실용적인 프로그램이다.

내 기억으로는 VirtualBox와 VMware 같은 가상화 소프트웨어가 처음 등장했을 땐 VDI나 VMDK 같은 자체 가상 디스크만 지원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엔 모두 VHD를 지원하기 때문에 편리 상 VHD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VDI • VMDK • VHD 세 포맷 사이의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고, 그 차이는 내가 보기엔 성능보다는 기술적인 면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자세한 것은 「What disk image should I use with VirtualBox, VDI, VMDK, VHD or HDD?」 문서 참고.

virtual-disk-format-conversion-compression-tool
<원래는 이렇게 보여야 한다>

그래서 난 VirtualBox + VHD 조합으로 사용 중이지만, 훗날 맘이 변해, 혹은 컴퓨터 환경이 변해 사용하던 VHD를 VDI나 VMDK로 변환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蒲公英虚拟磁盘格式转换压缩工具(민들레 가상 디스크 포맷 변환 압축 도구)이다.

사실 VDI • VMDK • VHD 포맷 변환은 VirtualBox 폴더 안에 있는 VBoxManage.exe 파일로 할 수 있으나, 명령 프롬프트에서 해야 하는 작업이라 초보자가 시도하기에는 조금은 번거롭다.

VDI • VMDK • VHD 파일 변환 방법

virtual-disk-format-conversion-compression-tool
<한글 윈도우에선 중국어가 깨진다>

1. 우선 에 VBoxManage.exe 파일이 있는 폴더 경로를 입력해야 한다. 없다면 VirtualBox를 설치해야 한다.

(ex: Y:\Program Files\VirtualBox).

2. 에는 변환할 원본 가상 디스크의 전체 경로를 입력한다. 이때 글자 사이에 공백이 있으면 안 된다(ex: M:\Test 01.vhd -> 안됨, M:\Test_01.vhd -> ok).

3. 번 파일을 어떤 포맷으로 변환할지 선택하는 곳이다. 준비가 완료되면 번을 눌러 작업 실행.

4. 에는 압축할 가상 디스크 경로를 입력(번처럼). 을 눌러 작업 실행.

변환할 파일들을 VirtualBox로 생성한 가상 머신에 연결한 결과 파일에 문제는 없었다. 가상 디스크 압축 기능은 테스트하지 않았지만, 잘 될 거라 짐작된다. 만약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으면, 호환성 모드나 관리자 모드로 실행해보자. 蒲公英虚拟磁盘格式转换压缩工具 자료는 출처에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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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2019

음질만큼은 ‘대륙의 실수’라고 불릴 만한 블루투스 헤드폰 ~ Bluedio F2 리뷰 #2

촬영 환경이 좋지도 못하거니와 제품 사진이나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쉽게 감상할 수 있으므로 박스 개봉 사진이나 기타 잡다한 사진은 과감히 생략

음질

음질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 난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정도 피아노를 배웠고, 고등학교 때는 취주악부를 지휘하기도 했으며, 음악 선생님으로부터는 작곡과를 지원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권고까지 받았던 사람이다. 이땐 별 볼 일 연주 실력이지만, 즉흥으로 떠오르는 곡을 연주할 정도는 되었다. 즉, 막귀지만, 나름의 분별력은 있는 막귀라는 말을 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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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배송 도중 제품이 파손될 염려는 없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앞의 글에서 말했듯, 내가 블루투스 헤드폰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당연히 음질이다. 인터넷 검색 결과를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 ─ 내 목표 가격대에 있는 ─ 블루디오 제품의 음질은 F2, T6 > T5 > T4 > T7 정도가 될 것 같다. 블루디오의 가장 최신 제품인 T7의 음질이 이전 제품보다 떨어지는 것은 유독 혼자서만 주파수 범위(Frequency range)가 축소되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머지 제품은 주파수 범위(Frequency range)가 15~25,000Hz인데 반해 T7만 20~20,000Hz이다. 이것이 음질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왜 앞선 제품들보다 제품규격을 떨어트렸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이 가격대에서 15~25,000Hz의 주파수 범위를 갖춘 제품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이스터 4.0도 20~20,000Hz이다) 이것이 블루디오 제품의 뛰어난 음질을 보증하는 어떤 요인일 수도 있지 않는가.

아무튼, Bluedio F2의 유선 음질은 카이스터 프롬(Kaister FROM) 4.0과 막상막하를 이룰 정도로 뛰어나다. 카이스터가 100점이라면 Bluedio F2는 98점 정도 주고 싶다.

음질 추측은 F2, T6 > T5 > T4 > T7

그렇다면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의 음질은 어떤가? 유선보다 조금 해상도가 떨어지지만, 감상하는대는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의 수준은 되었다(89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듣기 좋아지는 소리가 있고, 그 반대로 듣기 싫어지는 소리가 있다. Bluedio F2는 확실하게 전자의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유선과 무선 좌우 분리 확실하고, 유선은 카이스터처럼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여기에 중저음 음색이 살짝 빠진 것이 블루투스 음질이다. 물론 평가 기준은 내가 지금까지 사용해 온 카이스터 4.0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고가의 헤드폰 장비를 사용해왔던 사람들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음질일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여러 리뷰를 보면 알겠지만, 100달러 미만 제품에서 블루디오 음질의 가성비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주 넘게 Bluedio F2로 음악을 청취한 결과 블루투스 음색의 부족한 부분(중저음?)을 음장 효과로 보충해주면, 정말이지 음악을 향한 열정이 식은 사람이라도 비아그라를 먹고 벌떡 일어난 그 녀석처럼 다시금 샘솟는 욕구를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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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dio F2 블루투스 모드에서 추천하는 음장 효과>

음장 효과는 제트오디오 앱의 Bonhiobi DPS의 블루투스 목록 중에서 [HMDX HXP420 Speakers MUSIC] 추천!

ANC 기능은 언급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무의미하다. 그냥 이 기능은 없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블루투스 특유의 화이트 노이즈도 있다.

편안함

Bluedio F2의 이어패드는 귀를 완전히 덮도록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되었기에 평균 이상으로 귀가 크지 않은 사람이라면 정말 무한대의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약간 과장하면 이어패드에 귀가 쏙 들어가는 것이 마치 엄마 품에 안긴 태아 같은 안락함마저 전해져온다. 어쩔 땐 착용한 느낌이 전혀 없을 때도 있다. 아마도 이러한 것은 장력이 다소 약하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내 머리둘레는 58cm) 장력이 어느 정도냐 하면 헤드폰을 착용하고 인사를 하는 것처럼 머리를 숙이거나 물은 마실 때처럼 머리를 뒤로 젖힐 때 벗겨질 염려가 있다(장력은 카이스터 4.0보다 다소 약하다).

헤드폰을 착용하고 가볍게 걷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조깅 같은 다소 격렬한 움직임은 꽤 신경 쓰인다. 그냥 가만히 누워서 ─ 머리는 심하게 움직이지 않는 ─ 스트레칭 동작 정도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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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크기면 보통 크기의 귀는 쏙 들어간다>

하지만, 야구 모자를 쓴 상태에서 헤드폰을 착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땐 전력 질주를 해도 끄떡없을 정도로 탄탄한 장력을 유지해준다.

편안함 추측은 T6, T7 > F2 > T5 > T4

편안함과 더불어 보온성도 말해야 할 듯싶다. 보통 체온 조절을 위해 손에 장갑을 끼곤 하는데, 이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말하기에는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아무튼 Bluedio F2를 사용하고부터는 체온이 좀 올라가는 듯싶다. 겨울철 귀마개 대용으로 쓰기에도 나무랄 데가 없다. 헤드폰을 착용하고 산책하러 나가면 유난히 따듯한 올해 겨울이 다소 원망스러울 정도다. 산책 시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도 귀에 살짝 땀이 찬다. 최소 영하 5도 정도까지는 무난할 것 같은 뛰어난 방한성을 갖춘 헤드폰이다.

또 하나 언급해야 할 것은 무게다. F2는 T5보다는 가볍지만, T6, T7보다 무거운 305g이다. 이 때문에 ─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착용 각도에 따라 ─ 간혹 정수리가 뻐근해 올 때가 있다.

디자인

나 같은 경우는 산책할 때도 착용해야 하므로 디자인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디자인은 주관적인 경향이 강한지라 특별히 덧붙일 말은 없지만, 내가 볼 때 디자인은 F2 > T5(레드) > T6, T7(역시 레드)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내가 선택한 Bluedio F2 색상은 카이스터 40과 비슷하다. T4와 T5 사이에 나온 F2는 디자인에 무게를 둔 제품이다.

개인적인 디자인 총평은 F2 > T5 > T6, T7

차폐

장력이 약한 편이고, 이어패드가 귀 주변의 굴곡에 완전하게 들어맞지는 않기에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은 카이스터보다 살짝 떨어진다. 같은 이유로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간다. 도서관에서는 볼륨을 줄여야 할 것이다.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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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재질>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지만, 제품을 써보니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슬라이더 부분과 슬라이더와 하우징을 연결해 주는 지지대는 메탈(제품 설명에는 항공 소재인 Al-Ti 합금이라고)이고, 하우징은 플라스틱 재질이다. 그리고 헤드밴드 양쪽 끝부분에 슬라이더를 조절해주는 부분도 플라스틱이다.

사실 내가 이 부분(슬라이더를 조절해주는 플라스틱 부분)을 블루디오 게시판에 직접 재질이 무엇인지 물어볼 정도로 (답변은 못 받았다) 가장 신경 썼다. 왜냐하면, 아마존에 달린 댓글에 해당 부분이 파손된 T6 사진을 봤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T6, T7 제품을 선택하기가 꺼렸다). 그래도 은빛이 도는 색깔이 T6, T7보다는 다소 고급스러운 점을 위안으로 삼는다.

제 역할은 못 하는 것을 아니지만 헤드밴드 쿠션은 확실히 저가형이다. 이어패드 쿠션은 이보다는 많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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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부분이 흔들리며 소음을 유발하는 것이 옥에 티다!>

제품 마감에 결정적인 흠이 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보듯 볼륨 조절 스위치가 완전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아 걸을 때마다 발을 딛는 충격에 흔들리면서 달각거리는 소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투명 테이프를 붙여 놓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ANC 스위치도 달각거린다. 유튜브에 F2 헤드폰 하우징 부분을 흔들면 달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지적하는 장면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불량이기보다는 원래 그런 것 같다.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감상할 땐 전혀 지장은 없지만, 걸을 땐 거슬릴 수도 있다. 그래도 투명 테이프로 잠재울 수 있어 다행이다. 이 방법을 몰랐을 땐 정말이지 엄청나게 속이 쓰렸다. 이걸 A/S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했다. 참고로 블루디오 제품은 1년 무상 A/S가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에 사용자가 남긴 댓글을 보면 블루디오 제품의 내구성은 확실히 문제가 될 듯싶은데, 나로서는 좀 더 사용해봐야 알 것 같다. 적어도 2~3년 정도만 잘 버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타

사용 시간은 제품규격대로 14~16시간 정도는 버티어 준다. 비행기를 타고 수시로 대륙과 바다를 날아다니는 사람이라면 T5, T6, T7 제품의 30시간 사용 시간이 더 끌릴 것이지만,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비즈니스이기에 큰 갈등 없이 16시간을 선택했다.

당연히 구매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했고 이것저것 할인 쿠폰을 적용해 33,000원 정도로 결제했다. 구매 매장은 Bluedio in Korea Store였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 해당 매장에 F2 제품이 사라졌다. 내가 살 때도 재고가 몇 개 안 되었었는데 그새 다 팔렸나 보다. 그리고 Bluedio in Korea Store의 다른 제품 가격도 내가 구매했을 때(11월 11일)보다 조금씩 올랐다. 그땐 T5, T6, T7 전부 3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4만 원대로 뛰었다.

배송은 11월 11일 월요일 밤에 결제한 것이 그다음 주 토요일에 왔으니 빠른 편이다.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 음량은 가히 대박이다. 산책하는 길에 사람이 없으면 헤드폰은 목에 걸어놓고 볼륨을 최대로 올리면 휴대용 스테레오 스피커가 따로 없다. 내 방에서 최대 볼륨으로 틀어놓고 방문을 닫아도 방문 밖에서 꽤 크게 들릴 정도다(동영상은Dala - Don't Wait Splend Apps 소음측정기 앱으로 측정, 테스트에 사용한 음악은 'Dala - Don't Wait').

안드로이드 파이에선 블루투스 헤드폰 배터리 잔량도 표시된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정확하지는 않다. 30% 남았다면 배터리 충전을 고려해야 하고, 완충되었다는 녹색 등이 켜지더라도 30분~1시간 정도 더 충전해야 제품규격에 표시된 사용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과의 연결 및 마이크도 딱히 문제는 없다. 간혹 연결은 성공했지만 소리가 안 나올 때가 있는데, 이럴 땐 헤드폰 전원을 한두 번 껐다 켜주면 된다. 순간적으로 끊기는 현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현상이니 신경 쓸 거 없다. 연결 거리를 따로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사용하는 데 불편을 준 적은 없다. 비디오 시청에 지장을 줄 정도로 딜레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모든 블루투스 헤드폰의 기술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딜레이는 존재하고, 딜레이가 가장 클 땐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블루투스 접속 상태나 리소스 사용 현황에 따라 딜레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때도 있고, 크게 느껴질 때도 있기 때문이다. PC에서는 CPU 부하가 높은 작업을 진행하면서 비디오 시청을 하면 딜레이가 느껴진다) 30ms~50ms 정도이다. 이럴 땐 연결을 해제하고 재연결하던가, 음성 싱크를 0.3~0.5초 정도 빠르게 하면 입모양과 목소리가 아주 잘 맞는다. PC에서 게임 할 때도 딜레이가 심하게 느껴질 때 재연결하고 잠시 기다리면 안정화된다. 반면에 안드로이드에서 게임할 때는 효과음이 반 박자 정도 늦게 들릴 정도로 딜레이가 크다. LG G6에서 저사양 게임을 해도 이런 현상은 없어지지 않았는데, 고사양 기기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다. 안드로이드에서 비디오 시청할 땐 딜레이를 거의 느끼기 어렵다.

마무리

한마디로 중국산 제품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보여주는 제품이다. 본연의 기능에는 충실하지만, 마무리는 깔끔하지 못하다. 하지만, 음질에서만큼은 ‘대륙의 실수’가 맞다. 내가 고가의 블루투스 헤드폰을 써보지 않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의 블루투스 음질이라면 일반 사용자가 음악 감상하는 데 지장은 없을 것이다(참고로 INOTE Pulse BT-H555 블루투스 헤드폰을 잠깐 써봤는데, F2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품질 편에서 언급한 결정적인 흠을 나처럼 투명 테이프로 감내할 수 있다면 5만 원 안팎 제품에서 Bluedio F2보다 뛰어난 오버이어 블루투스 헤드폰은 찾기 어렵다. 이 흠만 아니라면 별 다섯 개를 주고 싶다.

만약 음질보단 편안함, 사용 시간, 그리고 좀 더 나은 ANC와 헤드폰을 착용하고 벗을 때 음악 재생 자동 멈춤 같은 최신 기술을 더 중요시한다면 Bluedio T7이 더 나은 선택이다. 쇼핑몰 리뷰를 보면 T7 음질도 나름 준수한 것으로 보이기에 까다로운 귀가 아니라면 음질도 딱히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T6도 있는데, T6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EL JEFE 아저씨는 T5보다 F6가 음질은 더 좋다가 평하지만, T6은 볼륨 스위치(노래 앞뒤 선곡 기능 겸함)가 없고 그래서인지 볼륨이 작다는 평이 많다(블루디오 앱으로 커버할 수 있다지만 보장은 못 한다). 그리고 USB-C - 3.5mm 오디오 케이블도 없다.

블루디오 헤드폰을 선택하기까지의 짧지 않은 여정 ~ Bluedio F2 리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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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디오 헤드폰을 선택하기까지의 짧지 않은 여정 ~ Bluedio F2 리뷰 #1

중국산 글로벌 브랜드, 블루디오(Bluedio)

처음으로 블루투스 헤드폰을 하나 장만했다. 브랜드는 이름하여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블루디오(Bluedio)이다. 나무위키의 말을 빌리면 ‘대륙의 실수’란 중국에서 생산한 일부 제품 중 의외로 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은 경우를 말한다고 한다. 보통은 짝퉁인 경우가 많지만, 오늘 소개하는 블루디오는 2009년에 ‘Bluedio’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등록된 명실상부한 중국산 글로벌 브랜드이다. 참고로 모바일 오디오 및 무선 통신 솔루션 제조업체인 블루디오는 3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했으며, 헤드폰, 이어폰, 헤드셋 및 스피커와 같은 광범위한 무선 오디오 솔루션을 전 세계 34개국에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내가 구매한 제품은 Bluedio F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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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카이스터 4.0>

비교 대상은 카이스터 4.0

전에 사용하던 헤드폰은 10만 원 미만 헤드폰에서 가격 대 성능 비가 가장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은 카이스터 프롬(Kaister FROM) 4.0이다. 이 헤드폰에 특별히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산책할 때 헤드폰 케이블이 걸리적거리는 것이 싫었고, 걸을 때 앞뒤로 흔드는 팔 동작에 케이블이 걸려 휴대전화가 떨어질 위험도 다분했다. 귀를 완전히 덮지 못하는 이어패드는 안경 착용자인 나의 귀를 심하게 압박했다. 그리고 추운 겨울도 대비할 겸 해서 이번에는 무선에, 이왕이면 귀를 완전히 덮는 오버이어 제품을 선택하기로 했다.

헤드폰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은 음질, 두 번째는 편안함, 세 번째는 디자인, 기타 사용 시간 최소 10시간 이상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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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제공하는 하드케이스>

COWIN에서 시작한 것이 Bluedio으로 끝날 줄이야

처음에 점 찍어 둔 녀석은 코윈(COWIN) E7이다. 10만 원 미안에 Active noise control (ANC) 기능까지 있다. 사실 입때까지만 해도 Bluedio라는 브랜드는 들어보지도 못한 상태였다. 그밖에 Plextone bt270, Oneodio, Avantree 40 제품도 저렴한 가격에 괜찮아 보였다. 이렇게 대충 5만 원 안팎을 기준으로 해서 인터넷 검색을 활용했다.

그러다가 여러 브랜드의 헤드폰 제품을 리뷰한 유튜버 EL JEFE REVIEWS라는 머리가 멋있게 벗겨진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의 많은 리뷰 중에는 때마침 COWIN E7 Pro와 Bluedio T5를 비교한 리뷰도 있었다(구글링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Bluedio 제품은 이미 저가형 시장에서는 꽤 알려진 브랜드다).

그의 선택은 T5였다. 그는 T7 제품을 제외하고는 블루디오 헤드폰 음질에 태클을 걸지는 않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블루디오 제품은 T7을 제외하고는 가격 대 음질은 좋다는 것이다. 그가 블루디오 제품 라인에서 가장 최근 제품은 Bluedio T7에 혹평을 가하자 블루디오 측에서 이에 대해 태클을 걸어왔다는 웃지 못할 일화도 그의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리뷰를 시청한 시점으로 난 Bluedio 제품에 대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탐색하기 시작했다. 거의 일주일 동안 유튜브, 온라인 쇼핑몰, 오디오 제품 전문 리뷰 사이트 등에 올라온 Bluedio 제품에 대한 칭찬과 비난을 모두 검토하는 수고를 거친 끝에 Bluedio F2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사실 얼마 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이다지도 많은 정성을 쏟아붓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중에서 Bluedio F2 제품을 선택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 것은 「[35 Tested] The Best Affordable Bluetooth Over-Ear Headphones」라는 리뷰다. 저가형 블루투스 헤드폰에 관심 있는 사람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글이니 꼭 한 번 읽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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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매할 땐 이랬는데, 지금은 좀 더 올랐다>

음질만큼은 ‘대륙의 실수’라고 불릴 만한 블루투스 헤드폰 ~ Bluedio F2 리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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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2019

[책 리뷰] 교묘하고 놀랍고 환상적인 다차원 미스터리 ~ 무당 거미의 이치(교고쿠 나쓰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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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하고 놀랍고 환상적인 다차원 미스터리

Original Title: 絡新婦の理 by 京極 夏言
“진범은 씨를 뿌리고, 밭을 갈고, 물을 주기는 하지만 무엇이 열릴지, 누가 베어낼지까지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게 적의 방식입니다. 무용수는 흥행주를 모른 채 춤추고, 배우는 무슨 연극인지도 모르고 연기하지요. 소설 등장인물의 대부분은 그 소설의 제목을 알 수 없어요— 우리는 무용수이고, 배우이고, 등장인물입니다.” (『무당거미의 이치(絡新婦の理)』 下, p119)

가장 범인 같지 않은 인물이 범인이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고 했던가. 밥도 지을 줄 몰랐던 새색시가 어느 날 문득 저녁 찬거리를 손수 장만하면서 알뜰한 주부로 거듭나듯, 나는 도서관에서 열심히 장을 보며 나만의 직감을 발달시켰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불평등의 역사』 리뷰에서도 밝혔듯 읽을만한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믿을만한 실력을 발휘하는 직감이다.

왜 오늘도 초장부터 되먹지도 않은 직감 이야기를 꺼내 들었는가 하면, 비슷한 이유로 추리 소설에서 범인을 지목하는 직감도 꽤 믿을만하기 때문이다. 세키구치처럼 정신이 흐리멍덩한 독자에겐 이론물리학의 정수 ‘양자역학’을 접하는 것만큼이나 난해하고 아리송하기 그지없는 것이 『무당거미의 이치(絡新婦の理)』지만, 나의 날렵한 두뇌는 꼬일 대로 꼬인 복잡한 사건 구성에서 진짜 범인인 ‘거미’를 단박에, 그것도 초장에 알아봤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순전히 내 직감(친숙한 말로 표현하자면 답을 ‘찍은’ 것?)에 의존한 것이기에 그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에 대한 자질구레한 설명이나 논리적인 과정을 밝힐 수는 없다. 굳이 변명하자면, 신이 내린 명탐정 에노키즈가 타인의 뒤통수 너머로 과거를 보는 신비하면서도 버르장머리 없는 눈으로 진범을 단박에 알아챌 수 있으면서도 그가 왜 진범인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와 같다고나 할까나?

하지만, 솔직히 말해 내가 운이 좋게도 진범을 대뜸 알아맞힐 수 있었던 것은 추리소설을 좀 읽어본 독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진리, 즉 진짜 범인은 가장 범인 같지 않은 인물이라는 원칙을 충실하게 따른 직감에서 온 것이다. 그에 따라 보통은 평범하거나 나약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존재감 없는 인물이 마지막에 ‘짠~’하고 반전의 팡파르를 올리며 등장하는 진범일 확률이 높다. 교고쿠 나쓰히코(京極 夏言)의 『무당거미의 이치』 는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내가 읽어본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소설 중에서는 결코 만나보지 못했던, ‘치밀함’이라는 말이 왜소하게 보일 정도로 거미줄처럼 완벽하고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범죄 구성에 ─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는 처음이라 할 수 있는 ─ 다차원 미스터리를 환상적으로 접목한 실로 놀랍고도 엄청난 소설이다. 읽은 내내 ‘추리 소설도 이렇게 훌륭할 수가 있구나’하는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한다. 그럼에도 사건의 진짜 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거미’는 등장인물 중 가장 범인 같지 않은 인물이라는, 기존의 판에 박힌 원칙을 크게 빗겨나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물론 이 아쉬움은 작품의 놀라운 내용에 비하면 깨알처럼 작은 흠이지만, 그래도 굳이 걸고넘어지자면 흠이라면 흠이다.

실로 교묘하고 놀랍고 환상적인 다차원 미스터리

『무당거미의 이치(絡新婦の理)』에서 사건은 크게 두 개의 차원으로 분리된 채, 그러나 미묘하게 병행된 상태로 진행된다. 눈알 살인마 사건과 교살마 사건이 그것이다. 두 사건은 언뜻 보면 별개 사건처럼 듯 보인다. 사실 속을 파 보아도 두 사건의 연관성은 딱히 찾아보기 어렵다. 두 살인마 역시 별개의 인물이며, 살인 동기 역시 제각각이다.

구조는 똑같은데 구성요소가 다르다. 교차하고 있는 것 같은데 괴리되어 있다. 점으로 엇갈리는 것 이외에는 전혀 겹치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마 이 두 사건은 같은 뿌리를 갖고 있을 것이다. (『무당거미의 이치(絡新婦の理)』, 中, p452)

이것은 마치 평행우주의 서로 다른 현실에서 같은 사건이, 등장인물과 배경만 약간 바뀐 채 그대로 재현되는 것처럼 보인다(마치 영화 「평행이론: 도플갱어 살인(Coherence, 2013)」에서 벌어진 일처럼?). 두 사건은 거미줄의 나선실처럼 중심으로부터 동심원을 그리며 서로 약간 떨어진 채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거미줄을 친 거미가 유유자적하게 거미줄 사이를 오가며 그물에 걸린 먹이를 여유만만하게 노려보고 있다.

세상을 창조한 신만이 세상의 이치를 통달할 수 있듯, 두 차원의 사건을 창조한 거미만이 그 이치를 알 수 있다. 그러하기에 모든 이가 그물에 걸려들 수밖에 없다. 심지어 세 치의 혀로 세상을 말아먹듯 현혹하는 교고쿠도도 그것이 거미가 친 그물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걸려든다.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거미가 친 그물은 견고하고 예상을 뛰어넘으며 완벽할 정도로 치밀하고 조조처럼 교활하기 짝이 없다. 교고쿠도의 주술도 두 차원을 그리며 교묘하게 병행하던 두 사건에 씐 사악한 기운을 떼지는 못한다. 하물며 폭주하는 형사 기바와 모난 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노키즈 탐정은 무기력하게 거미로부터 부여받은 각자의 역할을 다 할 뿐이다. 무려 15명의 희생자를 낸 이번 사건에서 교고쿠도는 그저 수수께끼를 설명하는, 무성영화의 변사 노릇 정도밖에는 못 하고 만 것이다. 물론 그 어떤 변사보다 뛰어난 현학적인 언변을 갖춘 달변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등장인물이 작자(作者)를 지탄할 수는 없다!

어찌 되었든 거미는 추리소설에서 소위 말하는 ‘진범’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거미는 구체적인 범죄 계획에는 일절 가담하지 않았고, 법률에 저촉되는 행위에도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그저 거미는 덫에 걸린 자를 몇 마디의 정보 조작으로 조종하고,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해서 자멸로 몰아넣을 뿐이다. 그런 거미를 ‘범인’이라고 지목할 수 있을까? 거미가 과연 ‘범인’이기는 한 것일까? 교고쿠도의 주술이 이번에는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은 아닐까? 이 모든 사건을 꾸미고 덫을 놓았다고 하는 거미 같은 것은 애초에 있지도 않았고, 두 사건은 정말 말 그대로 별개의 사건이었던 것은 아닐까? 두 사건에서 약간의 접합점이 발생했던 것은 억지이자 우연이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어떤 일로 복수심에 불타는 친구에게 화를 좀 식히라면서 시원한 배와 배 껍질을 깎는데 쓸 사시미칼처럼 날카로운 과도를 건네준다. 이때 친구의 원수가 우연히 친구 앞을 지나간다. 나 외에는 이 둘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한 친구는 과도로 원수를 찌른다. 친구가 원수를 찔러 죽인다, 이것이 내가 노린 것이다. 과일 껍질을 과도로 깎으려는 그때 때맞춰 원수가 나타난 것도, 그 자리에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도 모두 우연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계획이었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난 아무 잘못이 없다. 나의 음흉한 계획을 모르는 이상 도덕적으로도 날 지탄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 구성은 거미가 친 그물에 비하면 매우 단순한 구성이다. 거미는 이런 구성을 거미줄처럼 이중, 삼중, 사중으로 쳐놓는다. 거미는 운명의 신처럼 우연도 연출한다. 거미는 사람의 존엄성으로 상징되던 자유의지도 무력화시킨다. ‘무당거미의 이치’가 통하는 차원에서만큼은 거미는 신이나 진배없다. 신이 세상을 창조하듯, 거미는 ‘무당거미의 이치’로만 이해할 수 있는 범죄 비슷한 것을 창조했다. 교고쿠도를 비롯한 인물들은 그저 연극 무대에 올려지는, 혹은 소설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일 따름이다. 이들은 대본 없는 즉흥극에 출연한 배우들처럼 작자(作者) 거미가 연출한 큰 줄기를 빗겨나가지 않으면서, 하지만 무슨 연극인지는 모르고 소설의 제목도 알지 못한 채 시종일관 애드리브로 제 몫을 다한다. 이들은 격류에 휩쓸린 사람이 자연스럽게,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발버둥 치듯 이야기에 휩쓸려 자유의지라고 착각한 채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듣기 좋게 말해 노래와 춤이지, 그것은 때론 살인이고 죽음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그 이야기를 쓴 작자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예는 없었다. 이 말은 거미의 계획을 아무도 저지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까지 그 모습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범죄소설에서 진범이 끝내 법망에 잡히지 않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죗값을 치르기 마련인데, 이처럼 진범의 계획이 깔끔하게 마무리될 뿐만 아니라 의젓하게 살아있는 채로 끝나는 당혹스러운 경우는 이번이 참말로 처음인 것 같다.

그렇지만, 진범의 놀라운 수완이 기가 막힐 정도로 흥미롭고 놀라운 다차원의 미스터리로 안내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에 왠지 밉지는 않다. 어떤 면에서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소설에 흠뻑 취해 있을 땐 진범의 조종을 받는 괴물이 될지라도 세상을 미련 없이 내던지고 작품 속으로 녹아 들어가고 싶어진다. 교고쿠도도 어찌하지 못하는, 세상을 유린하고 농락하는 뛰어난 지성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을 주인으로 받드는 것은, 그저 그런 삶을 사는 것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치’라는 것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이치는 하나가 아니다. 하나의 사상도 각각 다른 이치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하나의 이치도 다른 사상으로 풀어쓸 수 있다. 자신이 아는 이치 몇 가지로 잘난 척하며 넘겨짚으려다가 망신을 당한 경험은 없는가? 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지식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듯, 한 사람이 터득할 수 있는 이치에도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이 세상에 혼재하는 이치들을 전부 이해하기는 벅찰 뿐만 아니라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한 사람이 터득한 이치만으로 무리하게 세상만사 온갖 일에 들이대면, 세상은 이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무당거미의 이치’ 역시 세상에 혼재하는 수많은 이치 중 하나다. 죽을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다. 버려져야 할 사람은 버려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당거미의 이치’를 모르는 사람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해하지 못하니까 인정할 수가 없다. 인정할 수가 없으니까 반발이 생기고 반발이 생기니까 억지로라도 사건에 개입한다. 하지만, 사건에 개입함으로써 거미줄에 걸린 셈이 되고, 거미줄에 걸린 이상 옴짝달싹 못 하게 된다. 결국, 자신이 아는 이치대로 돌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게 된다.

거미줄에 걸려들었으니, 응당 거미줄의 이치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교생활과 군대 생활의 이치가 따로 있듯, 거미줄에 걸린 그들은 ‘무당거미의 이치’에 순응해야 했음에도, 사건에 개입한 이상 어떻게 해서라도 사건을 장악하려는 객기를 부렸으니 응당 그 대가를 치렀다. 그것은 무참히 살해된 15명의 희생자다. 그렇다면, ‘무당거미의 이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거치적거리는 것은 제거해서라도 내 자리를 찾겠다는 의지의 발로인가? 하지만, 교고쿠도의 말을 빌리자면, 그 이치를 발동시킨 거미 그 자신조차 몰랐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가?

교고쿠 나쓰히코 소설 중 최고의 작품으로 남을

오늘까지 읽은 교고쿠 나쓰히코 소설 중 가히 최고의 작품이자, 내가 지금까지 읽어본 추리 소설 중 (기억나는 순서대로) 우타노 쇼고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찬호께이의 『기억나지 않음, 형사』, 류츠신의 『삼체 2』,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와 더불어 최고로 꼽고 싶은 작품인 『무당거미의 이치』는 재밌게도 거미줄의 중심을 둘러싼 동심원처럼 이야기의 끝부분과 시작 부분이 이어지는 구성이다.

上권 첫 장은 만개한 벚꽃 나무 아래서 펼쳐지는 교고쿠도와 거미와의 대화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대화에서 알 듯 모를 듯한 ‘무당거미의 이치’가 설명된다. 처음 읽었을 땐 이 두 사람이 도통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세 권을 다 읽고 나면 누군가를 이해시킬 정도로 도통하지는 못하더라도 ‘아하~’하는 짧은 감탄사 정도는 내뱉을 수 있을 정도로 머리를 순식간에 강타하고 지나가는 뭔가는 느끼기 마련이다. 이쯤 되면 만개한 벚꽃 나무 아래서 펼쳐진 교고쿠도와 거미와의 대화가 매우 의미심장했다는 것을, 다시 눈앞에 펼친 上권을 읽으면서 무한한 감개와 더불어 깨닫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만개한 벚꽃 나무 아래서 펼쳐진 교고쿠도와 거미와의 대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이 대화에서 짤막하게 언급된 ‘무당거미의 이치’를 부연 설명하는 부록 같은 것이다. 한마디로 대단하고 대범한 소설이다.

어떠한 이치도 내세우지 못한, 쓸데없이 길기만 하고 지루한 리뷰였다. 그래도 여기에 마지막으로 몇 마디 덧붙이자면, 사악한 교고쿠도, 철없는 에노키즈, 험악한 기바, 덧없는 이사마, 못생긴 이마가와, 바보 원숭이 세키구치(이번 사건은 너무 어려워서일까? 이번 편에서는 아쉽게도 마지막에만 잠깐 등장하는) 등 이들이 서로 주고받는 악의 없는 말장난은 틈틈이 실소를 자아내며 ‘무당거미의 이치’의 난해함으로 말미암은 긴장뿐만 아니라 현실의 삶에 엉겨 붙은 찌든 때도 시원하게 털어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오랜 친구와 농을 주고받는 것처럼 정겹다. 웃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화를 낼 수도 없는 묘한 악담을 주고받는 그들이 정말 부럽다.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비록 세키구치처럼 완전한 바보 취급을 당하고 매 일분일초 구박을 당하더라도 그들의 세계로 뛰어들어 그들과 합세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아무튼, 교고쿠 나쓰히코의 소설을 전부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무당거미의 이치』는 그의 최고의 작품으로 남을 것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을 애독하는 독자라면 응당 경험해야 할 대작 중 하나임을 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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