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질만큼은 ‘대륙의 실수’라고 불릴 만한 블루투스 헤드폰 | Bluedio F2 리뷰 #2
촬영 환경이 좋지도 못하거니와 제품 사진이나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쉽게 감상할 수 있으므로 박스 개봉 사진이나 기타 잡다한 사진은 과감히 생략
음질
음질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 난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정도 피아노를 배웠고, 고등학교 때는 취주악부를 지휘하기도 했으며, 음악 선생님으로부터는 작곡과를 지원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권고까지 받았던 사람이다. 이땐 별 볼 일 연주 실력이지만, 즉흥으로 떠오르는 곡을 연주할 정도는 되었다. 즉, 막귀지만, 나름의 분별력은 있는 막귀라는 말을 해두고 싶다.
<긴 시간 배송 도중 제품이 파손될 염려는 없다> |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앞의 글에서 말했듯, 내가 블루투스 헤드폰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당연히 음질이다. 인터넷 검색 결과를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 ─ 내 목표 가격대에 있는 ─ 블루디오 제품의 음질은 F2, T6 > T5 > T4 > T7 정도가 될 것 같다. 블루디오의 가장 최신 제품인 T7의 음질이 이전 제품보다 떨어지는 것은 유독 혼자서만 주파수 범위(Frequency range)가 축소되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머지 제품은 주파수 범위(Frequency range)가 15~25,000Hz인데 반해 T7만 20~20,000Hz이다. 이것이 음질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왜 앞선 제품들보다 제품규격을 떨어트렸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이 가격대에서 15~25,000Hz의 주파수 범위를 갖춘 제품은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이스터 4.0도 20~20,000Hz이다) 이것이 블루디오 제품의 뛰어난 음질을 보증하는 어떤 요인일 수도 있지 않는가.
아무튼, Bluedio F2의 유선 음질은 카이스터 프롬(Kaister FROM) 4.0과 막상막하를 이룰 정도로 뛰어나다. 카이스터가 100점이라면 Bluedio F2는 98점 정도 주고 싶다.
음질 추측은 F2, T6 > T5 > T4 > T7
그렇다면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의 음질은 어떤가? 유선보다 조금 해상도가 떨어지지만, 감상하는대는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의 수준은 되었다(89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듣기 좋아지는 소리가 있고, 그 반대로 듣기 싫어지는 소리가 있다. Bluedio F2는 확실하게 전자의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유선과 무선 좌우 분리 확실하고, 유선은 카이스터처럼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여기에 음색이 살짝 바랜 듯한 것이 블루투스 음질이다. 물론 평가 기준은 내가 지금까지 사용해 온 카이스터 4.0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고가의 헤드폰 장비를 사용해왔던 사람들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음질일 수도 있겠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여러 리뷰를 보면 알겠지만, 100달러 미만 제품에서 블루디오 음질의 가성비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주 넘게 Bluedio F2로 음악을 청취한 결과 블루투스 음색의 부족한 부분(중저음?)을 음장 효과로 보충해주면, 정말이지 음악을 향한 열정이 식은 사람이라도 비아그라를 먹고 벌떡 일어난 그 녀석처럼 다시금 샘솟는 욕구를 느끼게 될 것이다.
<Bluedio F2 블루투스 모드에서 추천하는 음장 효과> |
음장 효과는 제트오디오 앱의 Bonhiobi DPS의 블루투스 목록 중에서 [HMDX HXP420 Speakers MUSIC] 추천!
ANC 기능은 언급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무의미하다. 그냥 이 기능은 없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블루투스 특유의 화이트 노이즈도 있다.
편안함
Bluedio F2의 이어패드는 귀를 완전히 덮도록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되었기에 평균 이상으로 귀가 크지 않은 사람이라면 정말 무한대의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약간 과장하면 이어패드에 귀가 쏙 들어가는 것이 마치 엄마 품에 안긴 태아 같은 안락함마저 전해져온다. 어쩔 땐 착용한 느낌이 전혀 없을 때도 있다. 아마도 이러한 것은 장력이 다소 약하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내 머리둘레는 58cm) 장력이 어느 정도냐 하면 헤드폰을 착용하고 인사를 하는 것처럼 머리를 숙이거나 물은 마실 때처럼 머리를 뒤로 젖힐 때 벗겨질 염려가 있다(장력은 카이스터 4.0보다 다소 약하다).
헤드폰을 착용하고 가볍게 걷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조깅 같은 다소 격렬한 움직임은 꽤 신경 쓰인다. 그냥 가만히 누워서 ─ 머리는 심하게 움직이지 않는 ─ 스트레칭 동작 정도는 괜찮다.
<이 정도 크기면 보통 크기의 귀는 쏙 들어간다> |
하지만, 야구 모자를 쓴 상태에서 헤드폰을 착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땐 전력 질주를 해도 끄떡없을 정도로 탄탄한 장력을 유지해준다.
편안함 추측은 T6, T7 > F2 > T5 > T4
편안함과 더불어 보온성도 말해야 할 듯싶다. 보통 체온 조절을 위해 손에 장갑을 끼곤 하는데, 이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말하기에는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아무튼 Bluedio F2를 사용하고부터는 체온이 좀 올라가는 듯싶다. 겨울철 귀마개 대용으로 쓰기에도 나무랄 데가 없다. 헤드폰을 착용하고 산책하러 나가면 유난히 따듯한 올해 겨울이 다소 원망스러울 정도다. 산책 시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도 귀에 살짝 땀이 찬다. 최소 영하 5도 정도까지는 무난할 것 같은 뛰어난 방한성을 갖춘 헤드폰이다.
또 하나 언급해야 할 것은 무게다. F2는 T5보다는 가볍지만, T6, T7보다 무거운 305g이다. 이 때문에 ─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착용 각도에 따라 ─ 간혹 정수리가 뻐근해 올 때가 있다.
디자인
나 같은 경우는 산책할 때도 착용해야 하므로 디자인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디자인은 주관적인 경향이 강한지라 특별히 덧붙일 말은 없지만, 내가 볼 때 디자인은 F2 > T5(레드) > T6, T7(역시 레드)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내가 선택한 Bluedio F2 색상은 카이스터 40과 비슷하다. T4와 T5 사이에 나온 F2는 디자인에 무게를 둔 제품이다.
개인적인 디자인 총평은 F2 > T5 > T6, T7
차폐
장력이 약한 편이고, 이어패드가 귀 주변의 굴곡에 완전하게 들어맞지는 않기에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은 카이스터보다 살짝 떨어진다. 같은 이유로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간다. 도서관에서는 볼륨을 줄여야 할 것이다.
품질
<가격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재질> |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지만, 제품을 써보니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슬라이더 부분과 슬라이더와 하우징을 연결해 주는 지지대는 메탈(제품 설명에는 항공 소재인 Al-Ti 합금이라고)이고, 하우징은 플라스틱 재질이다. 그리고 헤드밴드 양쪽 끝부분에 슬라이더를 조절해주는 부분도 플라스틱이다.
사실 내가 이 부분(슬라이더를 조절해주는 플라스틱 부분)을 블루디오 게시판에 직접 재질이 무엇인지 물어볼 정도로 (답변은 못 받았다) 가장 신경 썼다. 왜냐하면, 아마존에 달린 댓글에 해당 부분이 파손된 T6 사진을 봤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T6, T7 제품을 선택하기가 꺼렸다). 그래도 은빛이 도는 색깔이 T6, T7보다는 다소 고급스러운 점을 위안으로 삼는다.
제 역할은 못 하는 것을 아니지만 헤드밴드 쿠션은 확실히 저가형이다. 이어패드 쿠션은 이보다는 많이 낫다.
<저 부분이 흔들리며 소음을 유발하는 것이 옥에 티다!> |
제품 마감에 결정적인 흠이 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보듯 볼륨 조절 스위치가 완전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아 걸을 때마다 발을 딛는 충격에 흔들리면서 달각거리는 소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투명 테이프를 붙여 놓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ANC 스위치도 달각거린다. 유튜브에 F2 헤드폰 하우징 부분을 흔들면 달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지적하는 장면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불량이기보다는 원래 그런 것 같다.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감상할 땐 전혀 지장은 없지만, 걸을 땐 거슬릴 수도 있다. 그래도 투명 테이프로 잠재울 수 있어 다행이다. 이 방법을 몰랐을 땐 정말이지 엄청나게 속이 쓰렸다. 이걸 A/S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했다. 참고로 블루디오 제품은 1년 무상 A/S가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에 사용자가 남긴 댓글을 보면 블루디오 제품의 내구성은 확실히 문제가 될 듯싶은데, 나로서는 좀 더 사용해봐야 알 것 같다. 적어도 2~3년 정도만 잘 버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타
사용 시간은 제품규격대로 14~16시간 정도는 버티어 준다. 비행기를 타고 수시로 대륙과 바다를 날아다니는 사람이라면 T5, T6, T7 제품의 30시간 사용 시간이 더 끌릴 것이지만,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비즈니스이기에 큰 갈등 없이 16시간을 선택했다.
당연히 구매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했고 이것저것 할인 쿠폰을 적용해 33,000원 정도로 결제했다. 구매 매장은 Bluedio in Korea Store였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 해당 매장에 F2 제품이 사라졌다. 내가 살 때도 재고가 몇 개 안 되었었는데 그새 다 팔렸나 보다. 그리고 Bluedio in Korea Store의 다른 제품 가격도 내가 구매했을 때(11월 11일)보다 조금씩 올랐다. 그땐 T5, T6, T7 전부 3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4만 원대로 뛰었다.
배송은 11월 11일 월요일 밤에 결제한 것이 그다음 주 토요일에 왔으니 빠른 편이다.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 음량은 가히 대박이다. 산책하는 길에 사람이 없으면 헤드폰은 목에 걸어놓고 볼륨을 최대로 올리면 휴대용 스테레오 스피커가 따로 없다. 내 방에서 최대 볼륨으로 틀어놓고 방문을 닫아도 방문 밖에서 꽤 크게 들릴 정도다(동영상은Dala - Don't Wait Splend Apps 소음측정기 앱으로 측정, 테스트에 사용한 음악은 'Dala - Don't Wait').
안드로이드 파이에선 블루투스 헤드폰 배터리 잔량도 표시된다. 그런데 이게 그렇게 정확하지는 않다. 30% 남았다면 배터리 충전을 고려해야 하고, 완충되었다는 녹색 등이 켜지더라도 30분~1시간 정도 더 충전해야 제품규격에 표시된 사용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과의 연결 및 마이크도 딱히 문제는 없다. 간혹 연결은 성공했지만 소리가 안 나올 때가 있는데, 이럴 땐 헤드폰 전원을 한두 번 껐다 켜주면 된다. 순간적으로 끊기는 현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현상이니 신경 쓸 거 없다. 연결 거리를 따로 측정한 것은 아니지만, 사용하는 데 불편을 준 적은 없다. 비디오 시청에 지장을 줄 정도로 딜레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모든 블루투스 헤드폰의 기술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딜레이는 존재하고, 딜레이가 가장 클 땐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블루투스 접속 상태나 리소스 사용 현황에 따라 딜레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때도 있고, 크게 느껴질 때도 있기 때문이다. PC에서는 CPU 부하가 높은 작업을 진행하면서 비디오 시청을 하면 딜레이가 느껴진다) 30ms~50ms 정도이다. 이럴 땐 연결을 해제하고 재연결하던가, 음성 싱크를 0.3~0.5초 정도 빠르게 하면 입모양과 목소리가 아주 잘 맞는다. PC에서 게임 할 때도 딜레이가 심하게 느껴질 때 재연결하고 잠시 기다리면 안정화된다. 반면에 안드로이드에서 게임할 때는 효과음이 반 박자 정도 늦게 들릴 정도로 딜레이가 크다. LG G6에서 저사양 게임을 해도 이런 현상은 없어지지 않았는데, 고사양 기기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다. 안드로이드에서 비디오 시청할 땐 딜레이를 거의 느끼기 어렵다.
마무리
한마디로 중국산 제품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보여주는 제품이다. 본연의 기능에는 충실하지만, 마무리는 깔끔하지 못하다. 하지만, 음질에서만큼은 ‘대륙의 실수’가 맞다. 내가 고가의 블루투스 헤드폰을 써보지 않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의 블루투스 음질이라면 일반 사용자가 음악 감상하는 데 지장은 없을 것이다(참고로 INOTE Pulse BT-H555 블루투스 헤드폰을 잠깐 써봤는데, F2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품질 편에서 언급한 결정적인 흠을 나처럼 투명 테이프로 감내할 수 있다면 5만 원 안팎 제품에서 Bluedio F2보다 뛰어난 오버이어 블루투스 헤드폰은 찾기 어렵다. 이 흠만 아니라면 별 다섯 개를 주고 싶다.
만약 음질보단 편안함, 사용 시간, 그리고 좀 더 나은 ANC와 헤드폰을 착용하고 벗을 때 음악 재생 자동 멈춤 같은 최신 기술을 더 중요시한다면 Bluedio T7이 더 나은 선택이다. 쇼핑몰 리뷰를 보면 T7 음질도 나름 준수한 것으로 보이기에 까다로운 귀가 아니라면 음질도 딱히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T6도 있는데, T6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EL JEFE 아저씨는 T5보다 F6가 음질은 더 좋다가 평하지만, T6은 볼륨 스위치(노래 앞뒤 선곡 기능 겸함)가 없고 그래서인지 볼륨이 작다는 평이 많다(블루디오 앱으로 커버할 수 있다지만 보장은 못 한다). 그리고 USB-C - 3.5mm 오디오 케이블도 없다.
비록 보잘 것 없지만 광고 수익(Ad revenue)은 블로거의 콘텐츠 창작 의욕을 북돋우는 강장제이자 때론 하루하루를 이어주는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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