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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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구독 노가다로 유튜브 구독자 천 명 달성

맞구독 노가다로 유튜브 구독자 천 명 달성

<맞구독 노가다 끝에 구독자 천 명 확보>

유튜브(YouTube) 파트너 프로그램(YPP) 정책 변경에 따라 올해 2018년 2월 20일부터 유튜버가 업로드한 동영상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면 최소 구독자 천 명, (지난 12개월) 시청시간 4천 시간을 충족해야 한다. 진짜 많지 않은 푼돈이지만, 하루 1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로서 요거라도 어떻게든 지켜보자는 비장한 각오로 얼마 전부터 ‘맞구독’ 노가다에 돌입했었고, 그 결과 드디어 구독자 천 명을 달성했다. ‘맞구독’ 노동에 임하기로 마음먹기 전 구독자는 500명이 조금 못 되었었는데, 대충 계산해보면 보름 기간에 5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셈이다(구독자 증가수 661 – 구독자 감소수 150). 물론 이런 식으로 얻은 구독자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지만, 어찌 되었든 목표 천 명은 달성했으니 일단은 안심이고, 안정선이라고 판단되는 1,100명까지는 좀 더 분발할 생각이다. 질보다 물량으로 승부를 겨루는 나는 시청시간 같은 경우는 지난 1월 한 달만 대략 66일, 지난 365일은 1년 332일을 기록했기에 4,000시간(약 167일)은 별거 아니다.

이런 별것도 아닌 것을 자랑하고자 이 글을 올리는 것은 절대 아니고(정말로...믿어...주세...요), 노하우라고 할 것도 없는 맞구독 노가다 요령에 대해 몇 자 적을 요량으로 시작한 글이니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첫 번째로 미지의 짝을 찾아야만 하는 절박한 심정을 공유하는 ‘맞구독’ 대상자를 물색해야 하는데, 그 장소로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정책 변경을 선언했던, 그럼으로써 많은 유튜버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그 무시무시한 포고문만큼 좋은 곳이 없다.

Additional Changes to the YouTube Partner Program (YPP) to Better Protect Creators

이 포고문의 댓글을 ‘최근 날짜순’으로 정렬하면 수많은 유튜버가 (화합의 상징인 올림픽이 무안해할 정도로) 일심동체로 ‘맞구독’으로 아우성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기업의 횡포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소비자의 무력한 현장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어쨌든, 이 중 마음에 드는 댓글에 담긴 링크를 타고 가서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고, 맞구독을 요구하는 적당한 댓글을 남긴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인사말은,

Hello. Great channel!! and Impressive video! I supported to your great video #125(125번째로 구독했다는 의미). me too plz...and Have a nice day.

이때 노골적으로 ‘sub’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필터링되거나 스팸으로 분류될 수도 있기에 될 수 있으면 사용을 자제하고, 영어 실력에 자신 있다면 하루하루 다른 문장을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맞구독 노가다를 뛸 때는 CLCL이라는 클립보드 유틸에 답글, 첫 인사 등 상황에 맞는 여러 문구를 템플릿에 저장하여 필요할 때마다 불러오면 편리하다. 탭은 닫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방법으로 포고문에서 또 다른 링크를 타고 가서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고, 댓글을 남긴다. 컴퓨터 사양이 좋으면 이런 식으로 세 탭, 네 탭을 해도 상관없다. 나 같은 경우는 보통 2~3탭을 사용했고, 파이어폭스 부가기능인 ‘YouTube High Definition’을 이용해 일부러 유튜브 동영상의 기본 화질을 낮추어 시스템 부하를 줄이도록 노력했다. (바보스럽게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유튜브 동영상 화질 설정을 144p로 설정하면 다음 동영상부터는 기본으로 144p로 재생된다. 유튜브 동영상 시청을 거의 하지 않는 나는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몰랐던 것이다. 이럴 수가!

<맞구독 대상자 물색은 독재자의 포고문에서>

세 번째 탭, 혹은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탭까지 맞구독을 요구하는 유튜버의 동영상을 열었다면 이제 첫 번째 탭으로 이동하자. 대략 시청시간이 1분은 넘었을 것이다. 시청시간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는 아니지만, 인터넷에서나마 바르고 착하게 살려고 나름 노력하는 난 예의상 1분 이상 유지한다. 간혹 맞구독을 요청하는 유튜버 중에는 같이 구걸하는 처지임에도 건방지게 시청시간 20~30초를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최소 20초 이상은 (이것은 그런 건방진 태도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예의' 상이다)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파이어폭스이든 크롬이든 보통 컴퓨터 리소스만 충분하면 사용자가 탭을 보지 않더라도 동영상은 계속 재생되는 것 같고, (틈틈이 탭 전환을 해주면 더욱 확실) 특별히 손을 보지 않는 이상 (하드웨어 디코딩을 사용하기 어려운) VP9 코덱을 강제로 사용하는 크롬보다는 비록 4k는 지원하지 않지만, 가벼운 x264 계열 코덱을 사용하는 파이어폭스가 시스템 리소스 면에서 유리하다. 그래서 ‘맞구독’ 노가다를 할 때는 파이어폭스(퀀텀)을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마 쿼드 코어 이상의 사용자라면 그 이상의 탭도 가능할 것이다. 시청시간 유지를 좀 더 확실하게 하고 싶고, 화면이 넓다면 탭이 아니라 별도의 창으로 띄우면 된다.

첫 번째 탭으로 왔고, 시청시간도 충분하다면 이제 맞구독 링크 릴레이를 이어가야 한다. 즉, 맞구독을 요구하는 유튜버의 인기 동영상 댓글에는 (끼리끼리 논다고) 맞구독을 요구하는 댓글로 바글바글하기가 일쑤다. 댓글을 ‘최신날짜순’으로 정렬한 다음 적당한 유튜버를 골라 링크를 타고 넘어가 앞의 경우처럼 ‘좋아요’, ‘구독’을 눌러주고 ‘맞구독’을 요청하는 댓글을 남긴다. 이런 식으로 두 번째 탭, 세 번째 탭, 기타 등등 이어 나가면 된다. 간혹 댓글이 별로 없는 유튜버를 만나 링크가 끊길 때가 있는데, 절대 가슴을 졸일 필요는 없다. 지구에는 사람이 넘쳐나고 인터넷에는 유튜버로 넘쳐난다. 이때는 침착하게 다른 탭에 있는 유튜버 동영상의 댓글이나 처음 시작한 포고문을 다시 살펴보면 된다. 단 몇 분 사이에 맞구독을 요청하는 새로운 댓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뿐만 아니라 유튜브의 세계도 비정함이 넘쳐난다.

정리하자면,

맞구독을 원하는 유튜버의 인기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구독/좋아요’하고, 그 동영상에 남긴 ‘최신날짜순’으로 정렬된 댓글 중에서 맞구동 대상자를 찾아가면서 맞구독 노가다 릴레이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업을 여러 탭, 혹은 여러 창으로 동시에 하면 더 빠르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

<동영상에 달린 댓글에서도 맞구독 대상자를 찾을 수 있다>
<부가 기능을 활용하면 좀 더 원활한 작업이 가능>

이런 식으로 한 번 작업할 때 30명의 유튜버를 방문했다. 하루에 업로드할 수 있는 동영상 개수에 제한이 있듯, 과도한 구독도 제한이 있을 것 같아 하루 최대 30~60 구독을 유지했다. 하지만, 인종, 종교, 국가, 문화, 언어, 학력, 직업, 민족 등 세사의 온갖 잡다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그들 자신이) 맞구독을 요구한다고 해서 정의로운 나처럼 항상 의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기에 100퍼센트 보답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대략 70퍼센트 정도는 의리를 지키는 것 같고(누군가 말하지 안 했던가?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라고), 경험상 우리와 같은 구정을 세는 (동남아시아 사람이 구정을 센다는 사실은 맞구독 노가다 중에 알게 되었다는 것) 동남아시아 쪽 사람들이 더 의리를 잘 지키는 것 같다. 아무튼, 내가 깨알처럼 작은 지렁이들이 혼동을 일으키는 아랍어 비디오에 댓글을 달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랍어뿐인가? 말레이시아어, 인도어, 태국어, 베트남어, 터키어, 독일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등....그러고 보니 유튜브를 국가 차원에서 차단해서 그런지 중국어는 (아마도 대만 사람으로 추정되는) 한두 사람뿐이었다.

비록 보잘 것 없지만 광고 수익(Ad revenue)은 블로거의 콘텐츠 창작 의욕을 북돋우는 강장제이자 때론 하루하루를 이어주는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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