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book review(v3)

내가 쓰는 '책 리뷰'에 대해서

사전에서 ‘리뷰’에 대해 살펴보면 ‘전체를 대강 살펴보거나 중요한 내용이나 줄거리를 대강 추려 냄’이라고 나온다.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전문가 입장에선 어떤 글에 대한 비평, 논평, 서평이라 할 수 있고, 나처럼 취미로 책을 읽는 평범한 사람이나 수능을 대비하는 학생에겐 독후감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제쳐주고 내게 (책을 읽고 쓰는) ‘리뷰’는 그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들의 집합체다. 그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거나 느낀 생각이나 감흥이나 의견일 수도 있고, 그런 자리를 빌려 마음속에 꾹꾹 눌러왔던 말들을 솔직하고 뻔뻔하게 투덜대는 자리일 수도 있으며, 이 둘을 칵테일처럼 적당히 섞은 뭔가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내 ‘리뷰’는 그 책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가끔은 괜찮은 서평이 될 수도 있고 좀 더 단순한 독후감이 될 수도 있으며,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잡담으로 끝날 수도 있다.

마음속의 책, 세상과 나누기, 그 시작은 리뷰

나 혼자에게는 묘하게 마음이 끌리는 책인데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하다가 끝내 갈피를 못 잡고 오늘날 같은 허접한 글로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 블로그에 강제로 소개되는 책이 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그 책을 읽으면 나를 제외한 주변 전체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공상에 사로잡히는 일탈적이고 기묘한 경험을 선사하는 그런 책이 이 세상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 그 책을 펼치면 나만의 시간 속에 갇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그 순간만큼은 해탈한 스님이라도 된 것처럼 속세의 번민과 불안과 두려움의 잡다하고 짓궂은 헤살도 날 어찌하지 못한다.

그것은 소설의 한 페이지일 수도 있고, 시의 한 줄일 수도 있으며, 수필의 한 문단일 수도 있다. 각자에게 그런 책은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그 책 속에서만큼은 온전히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발견한다. 그 특별한 공간에 날 가두고 암흑 같은 시커먼 배경에 구더기처럼 굼실거리는 새하얀 글자들을 마치 성찬을 앞에 둔 미식가처럼 흡족하게,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먹어 치우는 황홀한 꿈에 빠지면, 몽마가 한 부대 몰려와도 나의 준엄한 의식을 깨지는 못한다. 그런 책이 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책이 주는 매력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할지 몰라 답답한 마음에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에는 내 간절한 마음을, 내 절절한 감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초라한 잡글로 전락한 리뷰를 블로그에 올리게 된다. 그런데도, 가끔은 내 글이 누군가에게 향기처럼 다가가 그 책의 가치를 맛집처럼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작은 희망을 품게 된다.

번역가 김은모 분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역자 후기를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 다른 번역가들의 후기를 보고 기가 확 죽듯 나 역시 마찬가지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리뷰를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기가 확 죽는다. 그래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결국 내 안에서 솟구치는 글쓰기 충동을 억제할 길 없어 다시금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다. 비록 다른 이들의 유려한 표현과 날카로운 통찰력을 따라갈 수는 없을지라도, 그 책이 내게 준 황홀한 경험과 깊은 감흥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간절하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있는 그대로의 진솔한 감정으로 ‘책 전도사’가 되려고 한다. 비록 그 글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속에는 내가 느낀 진정한 감동과 느낌이 솔직담백하게 담겨 있다. 그 책을 읽으며 느꼈던 특별한 인상들과 그로 인해 얻은 소소한 깨달음들을 차근차근 풀어내며, 그 책이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표현하고자 한다.

이렇게 쓰인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그 책의 가치를 알아보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나의 부족한 글이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독서 욕구를 불어넣어 주고 새로운 독서의 여정을 시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보람이 될 것이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그렇게 해서 제2의 한강이 탄생할지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는 글을 쓴다.

AI 책 리뷰

개인적으론 영영 읽을 것 같지 않은 책 중에서 다른 분들에겐 유용할 것 같은 책들을 AI 글쓰기 능력이 어느 정도 되나 테스트 삼아 「AI와 같이 읽고 쓰는 세상」 블로그에 게시했다. AI가 얼마만큼 책을 잘 읽고 글을 잘 쓰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몇 권을 작성해 보니 AI가 생각보다 책을 잘 읽고 분석 및 요약을 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대로 가면 다른 국가는 모르겠고 OECD 국가 중 독서율 바닥을 기는 한국 같은 경우 앞으로 AI보다 책도 못 읽고 글도 못 쓰는 (특정 면에선) ‘인간 실격’ 부류가 사회를 점령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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