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리고 일상적인 생각을 쓰고. 이 모든 것을 음악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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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30일 월요일

[책 리뷰] 12가지 문제, 12가지 호기심 ~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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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문제, 12가지 호기심

원제: ない科學の未解決問題 by 竹内 薫, 丸山 篤史
‘소파 옮기기 문제’는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수업 때 다루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학생들은 일종의 환상을 갖게 된다. “과학과 수학으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말이다. (『과학의 미해결문제들』, 18쪽)

아직도 과학의 힘으로 해결이 안 된 문제들

속적으로 발전하는 컴퓨터 성능과 그래픽 효과 덕분에 요즘의 SF 영화들은 ‘정말 실제 같다’라는 감탄 정도는 우습게 만들 정도로 아예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그래서 SF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화려하고 세련된 미래적 도시 풍경이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인류 문명 속에서도 탄생할 것 같고, 꼭 지구가 아니더라도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다른 지적 생명체의 문명에선 인류의 상상이나 영화 속 미래가 이미 현실이 되었을 것 같다는 낭만적 공상에 휩싸이며 그들과 만나는 역사적인 날을 그려보곤 한다. 이런 반쯤은 허무맹랑한 상상이 펼쳐질 수 있는 배경에는 알게 모르게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작용하고 있다. 이 견고한 믿음에 얼마간의 충격이 가해질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과학의 힘으로 해결이 안 된 문제들이 있고 그런 미해결 문제를 알기 쉽게 개괄해 놓은 책이 다케우치 가오루(竹内 薫), 마루야마 아쓰시(丸山 篤史)의 『과학의 미해결문제들(ない科學の未解決問題)』이다.

과학의 진수는 미해결 문제에 있는 것

문에 등장하는 12가지 미해결 문제 중에는 대멸종의 원인, 사람의 눈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블랙홀, 타임머신의 가능성, 진화론의 증명, 소수(素數)의 패턴, 전신마취약의 작용 등 ‘과학’하면 쉽게 연상되는 물리학, 생물학, 수학뿐만 아니라 철학적 냄새를 풍기는 몸과 마음, 성의 존재 이유, 그리고 정력가들의 몸보신 메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뱀장어의 번식처 찾기 등 다방면에 걸친 미해결 문제들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경이로운 우주에 대한 모든 의문에 대한 정당한 탐구가 ‘과학’이라고 할 수 있으니 어찌 보면 과학의 진정한 목적은 뭔가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보다는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과 밑도 끝도 없는 의문을 충족시켜줄 안식처를 제공하는 데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그렇다면 『과학의 미해결문제들』을 지은 저자들의 말대로 과학의 진수는 미해결 문제에 있는 것이다.

지적 호기심의 영속성과 좋은 책

는 책을 읽을 때보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났을 때보다는 뭔가를 읽고 싶다는, 그리고 뭔가를 알고 싶다는 지적 욕구를 채워줄 아무런 책을 찾아 퀴퀴하지만 절대 불쾌하지 않은 특유의 냄새를 풍기는 도서관 책장 사이사이를 마냥 기웃거릴 때가 더 설렌다. 그렇게 개처럼 킁킁거리며 지식의 냄새를 탐색하고 나서 막상 발견한 책을 대출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릴 때, 뭔가 대단한 것을 얻은 것 같은 그 기분 좋은 뿌듯함은 다 읽고 났을 때의 성취감보다 더 짜릿하다. 『과학의 미해결문제들』도 그런 책 중 하나였다. 이 얄팍한 책에는 12가지의 과학의 미해결 문제들을 간략하게 다루면서, 호기심 많은 독자에게 12가지 주제로 뻗어나갈 독서의 방향도 제시한다. 내가 늘 강조해왔듯, 정말 좋은 책, 좋은 독서는 세상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의문을 지속시켜줄 지적인 자극을 회색 뇌세포에 공급해 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좋은 책은 그 책을 펼치기 전의 설렘이, 다 읽고 나면 또 다른 책을 찾아 나서는 설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책이다.

이 리뷰는 2017년 01월 30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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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4일 화요일

[영화 리뷰] 괴기스러운면서도 훈훈한 공포물 ~ 마신자 - 빨간 옷 소녀의 저주(紅衣小女孩, 2015)

The Tag-Along 2015 movie poster

괴기스러운면서도 훈훈한 공포물

'마신자는 사람의 정신을 잃게 만들며...이름을 부르면...'

조촐하게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허쯔웨이. 그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힐 것 같은 5년 후 애인 션이준과 결혼하고 싶지만, 웬일인지 그녀는 결혼과 아이 문제만은 양보하지 않는다.

The Tag-Along 2015 scene 01

그러던 어느 날, 허쯔웨이 동네의 한 할머니가 실종된 지 7일 만에 돌아오고, 이번에는 돌아온 친구를 보러 간다고 집을 나간 허쯔웨이의 할머니가 실종된다.

The Tag-Along 2015 scene 01

그리고 며칠 후, 실종되었던 허쯔웨이의 할머니가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어 오고 이번에는 허쯔웨이가 실종된다.

The Tag-Along 2015 scene 01

산 나들이 중에 찍은 VCR 동영상에 촬영된 빨간색 입을 옷을 입은 의문의 작은 소녀에 대한 대만의 도시 괴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산은 언제나 그곳에 그대로 있을 뿐, 모든 두려움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솟아나고 귀신은 그것을 이용할 뿐. 무섭다기보다는 괴기스러운? 그리고 교훈적인 가족애가 양념으로 첨가된 독특한 공포 영화.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마신자 - 빨간 옷 소녀의 저주(2015)」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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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8일 수요일

[책 리뷰]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 ‘걷기’ ~ 플래닛 워커(존 프란시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 ‘걷기’

원제: Planetwalker - 22 Years of Walking. 17 Years of Silence by John Francis Ph.D.
토머스 머튼은 이렇게 말한다. “공간을 이동하는 순례는 내면의 여행을 겉으로 드러내는 상징적인 행위이며, 내면의 여행은 외적인 순례에서 발견하는 의미와 신호를 토대로 내면을 알아 가는 과정이다. 두 여행 중 하나만 해도 되지만 둘 다하는 것이 제일 좋다.” (『플래닛 워커』, 292쪽)

책 『플래닛 워커』는 존 프란시스라는 한 순례자의 자서전이다. 또한, 존 프란시스라는 한 여행자의 여행기이며 스스로 ‘환경주의를 실천하는 사람’이라 부르는 한 환경주의자의 이력이기도 하다. 존 프란시스는 1971년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가 일으킨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현장을 목격한 이후 개인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꼈다. 사람이 생태계를 지배한다는 인간 중심주의적인 관점에서 탈피하여 사람 역시 다른 생명처럼 생태계의 일부임을 깨달은 그는 ‘나를 위한 환경’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동력운송수단을 거부하였고, 7년 동안의 도보 여행으로 미국 땅을 가로질렀으며, 17년 동안 침묵 서약을 지켰다.

한 개인이 동력운송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그저 걷고 침묵한다고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느냐고 조롱하는 사람도 있었고, 시큰둥한 말투로 마지못해 그의 행동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결과에 상관없이 그의 노력과 의도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의 굳센 실천 의지에 놀라움을 표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그의 행동에 동참할 수 없어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의 부모처럼 그를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런 사람들에겐 미국은 워낙 다양한 인종,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 그런 별종 하나 더 있다고 특별할 것도 없었다.

은 사람의 예상과 기대와는 달리 그의 실천은 세상을 바꾸려는 원대한 포부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바꾸려는 작은 소망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나 자신을 바꾸면 내 주변 사람도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는 소박한 믿음에서 시작한 그의 순례와 침묵 서약은 정말로 많은 사람을 변화시켰다. 변화의 힘 덕분에 존 프란시스는 침묵과 도보 서약을 지키는 와중에서도 각종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고, 심지어 정부 기관에서 1년 넘게 직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말도 하지 않고 걷거나 자전거로만 이동하는 사람이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혹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학우나 동료라고 상상해보면 그가 얼마나 괴짜처럼 보였을 것인지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서 그가 남긴 발자취와 이룩한 업적은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다.

침묵과 도보 순례 중에 만난 사람 중에는 다짜고짜 존 프란시스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는 과격한 사람도 있었고, 목을 축일 물 좀 얻고자 내민 수통에 물 대신 1달러 지폐를 넣어주는 친절한 할머니도 있었다. 그가 유명해지기 전에도 기꺼이 그에게 하룻밤 숙식을 제공한 사람들도 있었고, 진지하게 그의 손짓과 발짓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그가 침묵과 도보 순례를 떠난 이유에 공감하면서 그가 겪는 시련에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했다. 자신을 바꾸려는 부단한 노력과 굳센 의지는 그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로 전염병처럼 조금씩 전염되었으며,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회고와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세상은 분명히 변화하지만, 그 변화의 씨앗은 뜻밖에도 이처럼 한 사람에게서 시작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아 왔다. 지구를 지키려는 그의 간절한 바람이 태평양을 건너는 따뜻한 계절풍을 타고 민들레 씨앗처럼 사뿐히 날아와 이 작은 한반도에 골고루 퍼져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날을 기대해 본다.

지막으로 존 프란시스는 걷기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공원 같은 한적한 곳을 차분히 산책하다 보면 주변의 리듬과 생체 리듬 등 모든 삶의 흐름이 걷기 속도에 맞추어 느려짐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내면에서는 평소 바쁜 일상에 쫓겨 감히 끄집어내지 못했던 갖가지 생각들이 샘솟듯 솟아오르며, 어느새 나 자신과의 진지하고 일탈적이기도 한 침묵의 대화는 시작된다. 이로써 내면이 좀 더 영글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28년간 미 대륙을 6번이나 걸어서 횡단하며 도보여행을 한 피스 필그림은 내면의 평화가 없이는 다른 어떤 평화도 얻을 수 없다고 역설했듯, 나 자신과의 대화는 격동하는 사회의 파장에 어떻게든 끼워 맞추느냐 힘없이 요동치다 지친 우리의 내면을 다스리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한, 존 프란시스가 『플래닛 워커』를 통해 남긴 침묵과 도보 여행의 생생한 체험에서 알 수 있듯, 그런 나 자신과의 대화는 차분하고 순수한 목적의 걷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진지한 독백으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다(이 책은 일부 전자도서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리뷰는 2017년 01월 18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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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6일 월요일

Windows Server 2016 검색창에서 '가장 정확(Best Match)' 이 작동하지 않을 때

아마도 코타나와 관계된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윈도우 서버 2016에서 윈도우 처음 설치할 때 제공하는 관리자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검색창에서 '가장 정확(Best Match)'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은,

\AppData\Local\Packages\Microsoft.Windows.Cortana_cw5n1h2txyewy\AppData

폴더 아래에 'Indexed DB'라는 폴더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해결 방법은,

1. 새 관리자 계정을 만들어 사용.
2. 기본 제공 관리자 계정을 아래 스샷처럼 로컬 보안 정책에서 [기본 제공 관리자 계정에 대한 관리자 승인 모드]를 [사용]으로 바꾼 후 다시 로그인.

2번과 같은 방법은 기본 제공 관리자 계정을 일반 관리자 계정으로 권한을 낮춘 것이라 기본 제공 관리자 계정에 익숙한 사람에겐 매우 불편하다. 고로 일단 임시방편으로 [기본 제공 관리자 계정에 대한 관리자 승인 모드]를 [사용]으로 변경한 상태에서 로그아웃/로그인하면, 'Indexed DB' 폴더가 생성되면서 검색창에서도 '가장 정확'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기본 제공 관리자 계정에 대한 관리자 승인 모드]를 [사용 안 함]으로 바꾸고 다시 로그아웃/로그인하면 앞서 인덱싱된 자료에 한하여 '가장 정확'은 제대로 표시된다.

하지만, 이후 새로 설치한 프로그램은 인덱싱되지 않기 때문에 검색창에 표시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방법을 사용할 땐 가끔 2번 방법을 되풀이해서 'Indexed DB'를 업데이트해줘야 한다. 이때 새로 설치한 프로그램의 인덱싱 작업이 느리다 싶으면,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해서(혹은 PE로 부팅해서) 기본 제공 관리자 계정의 'Indexed DB' 폴더를 지우고, 2번 상태에서 기본 제공 관리자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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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4일 토요일

[책 리뷰]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나타난 중국의 위상 ~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제프리 베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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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나타난 중국의 위상

원제: Obama and China's Rise: An Insider's Account of America's Asia Strategy by Bader, Jeffrey A
긍정적인 결과물을 바라면서 이를 위해 중국과 협력하는 한편, 만약의 상황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전진배치와 최강의 군사력, 기술적 우위, 경제력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지금처럼 아시아 지역 상황에 계속 개입하면서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다른 신흥강국들과의 관계도 발전시켜야 한다.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 227쪽)

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정권 등 오랫동안 정부의 요직에서 근무했던 제프리 베이더(Jeffrey A. Bader)는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2009년 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NSC)에서 동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으로도 근무했었다. 이 책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 내부에서 바라본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오바마 행정부 밑에서 동아시아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한 제프리 베이더의 안목과 경험으로 바라본 미국의 대 동아시아 정책을 기록한 회고록이다. 아시아의 미국 주요 동맹국인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과의 협력 강화, 그리고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국가들과 효과적인 정치, 안보 분야에서 발전적인 관계 수립 등 이 책에는 불과 얼마 전에 퇴진한 오바마 행정부의 여러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 정책을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의 모든 동아시아 정책의 중심에는 급부상한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샤오핑의 개방 • 개혁 정책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성공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상하이 세계 박람회 등 굵직한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안정된 경제력을 갖춘 대국으로 성장하며 세계화 흐름에 무사히 안착한 중국은 더는 고립된 대륙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서구 열강과 일본에 느꼈던 피해의식과 열등감을 떨쳐버리고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야심을 은연중에 드러내곤 했었던 중국은 이제는 세계화 흐름의 변화를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대국이 되었으며 이미 세계 언론들은 무분별, 위협, 인권을 들먹거리는 대신 중국을 ‘또 다른’ 강대국으로 대우하고 있다. 몇몇 중국인들은 더는 야망을 숨길 필요 없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중국이 보유한 1조 달러가 넘는 미국 정부보증채무와 지난 20년간 발전해 온 군사력을 이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격파들도 있다. 미국의 일부 언론은 중국은 떠오르는 태양이고 미국은 지는 태양이며, 미국은 중국에 1조 달러를 빚지고 중국에 애원하는 처지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이처럼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을 국제법이나 국제 조약에서 벗어나지 않는 평화적이고 적법한 방법으로 견제하는 데 필요한 영향력과 위상, 지도력을 확보하고 중국을 평화와 균형을 위협하는 세력이 아닌, 안정되고 건설적인 세력으로 성장한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의 핵심이라고 이 책을 밝힌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과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동아시아 국가들과 동맹을 강화하거나 발전적이고 지속적이며 안정된 관계를 맺기 위한 정책을 펼쳤으며, 또한 미국은 중국의 이웃국가들이 중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빠른 속도로 증강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공유하여 아시아에서 미국의 존재감을 키우려고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의 성장을 걱정하는 국가들을 안심시키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요한 균형과 지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은 평화와 안정, 그리고 상호 발전적 관계라는 기조에 기반을 두었지만, 만약 중국이 1995~1996년의 타이완해협 긴장상황처럼 무력시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 서해로 USS 조지 워싱턴 항공모함을 파견한 것처럼 무력에는 무력으로 단호하게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도 오바마 행정부의 특징이었다.

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처럼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정치적 신념이나 정책 성향이 상당히 이질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선 현재 앞으로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조금 빛이 바랜 듯해 보이는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의 가치는 오바마 행정부의 동아시아 외교 정책을 통해 아시아 현황과 문제점, 전개 방향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어떤 틀이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에게 동아시아에서의 한국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는 데 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동아시아의 균형과 안정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고 서로 간의 지속적인 번영을 이룩하는 정치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해 줄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두 거인의 이해관계 충돌에서 비롯된 진퇴양난의 곤경을 좀 더 냉정하게 직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싶다. 또한,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에는 저자 제프리 베이더가 2년 조금 넘게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면서 계획하고 실행한 미국의 동아시아 외교 정책들이 성공 여부를 떠나 정책의 의도와 방법 등 상당 부분이 세심하게 회고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라면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안목을 넓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리뷰는 2017년 1월 14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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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서버 2008 (R2)에서 AMD USB 3.0 드라이버 설치 방법

AMD 칩셋, AHCI, USB 3.0 및 RAID 드라이버를 설치해도 USB 3.0 드라이버가 설치되지 않을 때가 있다. 윈도우 사용에 큰 문제는 없지만, Windows Server 2008과 윈도우 서버 2008 R2처럼 윈도우 기본 드라이버가 AMD USB 3.0을 지원해 주지 않을 때는 USB 3.0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때는 수동으로 잡아줘야 하는데, 보통의 방식으로 드라이버를 설치하는 방법으로는 안 되고 위 링크 본문(2017년 11월 28일 현재 링크가 죽었다)에 달린 댓글대로 드라이버 설치 파일(int)을 아래 처럼 하나하나 수정하고 나서 드라이버 수동 업데이트 및 목록에서 직접 선택 방법

[장치관리자]->[드라이버 업데이트]->[컴퓨터에서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찾아보기(R)]->[컴퓨터의 장치 드라이버 목록에서 직접 선택(L)]->[디스크 있음(H)...]

으로 설치해야 한다.

첫 번째로 장치 관리자의 AMD USB 3.0 확장 가능한 호스트 컨트롤러는,

(AMD CHIPSET DRIVERS를 실행해서 압축이 풀린 폴더의)
Packages\Drivers\SBDrv\hseries\USB30\amdhub\W764A\amdhub30.inf
파일에서
[Manufacturer]
%AMD% = AMD, NTx86.6.1.1, NTx86.6.0.1, NTamd64.6.1.1, NTamd64.6.0.1
[AMD.NTamd64.6.0.1]
이 두 부분을
[Manufacturer]
%AMD% = AMD, NTx86.6.1.1, NTx86.6.0.1, NTamd64.6.1.1, NTamd64.6.0.1, NTamd64.6.1
[AMD.NTamd64.6.1]

으로 수정 후 설치하면 된다.

두 번째로 장치 관리자의 USB 루트 허브(xHCI)는,

Packages\Drivers\SBDrv\hseries\USB30\amdxhc\W764A\amdxhc.inf
파일에서
[AMD.NTamd64.5.1.1]
부분을,
[AMD.NTamd64.6.1]

으로 수정 후 설치하면 된다.

inf 파일 수정의 핵심은 버전 숫자인 5.1.1을 6.1로 변경(혹은 없으면 기존 것 중 아무거나 하나를 변경)하면 되는 것이며 위 파일 변경은 64비트의 경우이다.

맨 위 스샷은 Windows Server 2016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설치한 드라이버. 단, 서버 2016에서는,

bcdedit /set testsigning on

테스트 모드에서만 설치가 가능.

이 리뷰는 2017년 1월 14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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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3일 금요일

윈도우 8.1, 10 새폴더 생성할 때 프리징 문제 해결 방법

Fix: File Explorer Freezes When I Make a New Folder in Windows 8.1/10

윈도우의 파일 탐색기에서 새폴더 생성할 때 프리징 걸리는 현상이 있는데 만약 CMD 창에서(관리자 권한으로) 입력한 아래 명령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bcdedit /set disabledynamictick yes

위 링크에 소개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내가 사용하는 윈도우 서버 2016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위 명령어와 위 링크에 소개된 방법 중 두 번째 방법인,

HKEY_LOCAL_MACHINE\SOFTWARE\Microsoft\Windows\CurrentVersion\Shell Extensions\Approved

에서 {289AF617-1CC3-42A6-926C-E6A863F0E3BA} 값을 삭제함으로써 해결되었다. 참고로 {289AF617-1CC3-42A6-926C-E6A863F0E3BA}은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 서비스와 관련된 파일 탐색기 확장셀인데, 뭐 사용하지 않으니 그냥 삭제했다. 위 링크에는 삭제가 아닌 '0' 값을 입력하라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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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2일 목요일

[책 리뷰] 절대로 ‘낭만화된 괴물’이 될 수 없는 ‘가난’ ~ 굶주린 여자(홍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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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낭만화된 괴물’이 될 수 없는 ‘가난’

원제: 飢餓的女兒(Daughter of the River) by 虹影(Hong Ying)
기아는 나의 태교였다. 우리 모녀가 살아오는 동안 기아는 나의 뇌리에 선명한 낙인을 남겼다. (『굶주린 여자』, 66쪽)

큰 의미는 없고 그저 재미로 중국 출신 작가를 크게 국외 거주 작가, 국내 거주 작가 두 부류로 분류한다. 분류의 기준점은 체제에 대한 작가의 태도다. 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한 논리적 비약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책을 통해 만난 중국 작가 중 상당수가 반체제적이고 폭로적인 수위가 높은 작가는 국외에 거주하고, 체제에 순응하거나 옹호적이며 중국 정부나 공산당이 받아들일 만한 선에서 비판하는 작가는 국내에 거주한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들릴 것이고 또한 내가 접해본 몇 안 되는 중국 작가들에 한정된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공산당의 집단영도 체제만이 중국의 번영을 이끌 수 있다는 고집스러운 신념으로 언론의 완전한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중국에서는 전혀 황당한 논리는 아니다.

홍잉(虹影)은 10여 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굶주린 여자(飢餓的女兒)>는 100% 자전적인 나 자신의 체험이자 내 연배 중국 여성들의 삶의 역정을 대표해서 그린 작품이기도 하다. 삶이 비록 힘들지라도 끝내는 극복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으며, 나아가 시대의 흐름과 역사의 진행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인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라고 『굶주린 여자』를 설명했다. 자신이 비록 영국 국적을 가졌지만, 여전히 중국어로 생각하고 중국어로 말하는 중국인이며 중국 인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변함없다는 것을 밝히는 은연중에 중국의 민주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대학까지 마쳤음에도 영국 국적을 획득한 홍잉은 여전히 중국인이며 여전히 중국 인민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그녀가 영국에 거주하는 것은 개인적인 이유가 더 많겠지만, 앞서 설명한 나의 중국 출신 작가 분류 기준에 따라 중국 정부와 그녀 사이에 모종의 갈등이 존재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잉의 『굶주린 여자(飢餓的女兒)』는 주인공 류류가 열여덟 살 생일을 계기로 자신의 출생 비밀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비극적이고 파괴적인 한 가족사를 통해 공산당 간부들의 사회주의 건설을 빙자한 횡포가 어떻게 인민의 육체를 짓밟고 인성을 말살했는지를 폭로하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정확한 아사자 수를 집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최악의 재난이었던 ‘대기근’이 사실은 공산당 간부들의 아첨과 거짓된 보고로 유발된 인재였고, 아무리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아도 국가의 양곡창고는 항상 가득 채워져 있었으며, 기아의 시절에도 간부가 굶어 죽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아무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았다. 또한, 노동자가 권력을 잡고 있다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나라에서 실제로 인민들은 너무나도 무력했으며, 기득권을 지닌 특권층이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유지하려 필살의 노력을 기울이며 모든 것을 독점한 채 호의호식하고 있을 때 인민은 고작 해야 공중변소에 똥구덩이가 하나 더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었다. 이로 말미암아 인민은 굶주림과 냉혹함으로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는 재난의 시대를 살아야 했다. 풀뿌리도 구하기 어려운 대기근에 만두소의 고기를 과연 어디서 구했을지 의심하면서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먹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인륜은 철저하게 무너졌고, 이들의 육체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된 노동과 가혹한 착취로 무참히 짓밟혔다. 혁명 후 30여 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기초적인 생리적 욕구도 해결하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에서 인민은 굶주렸고, 이런 가혹하고 고된 환경은 그들의 생존 본능만을 곤두세울 뿐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수치심, 체면 따위는 존재할 수 없게 만듦으로써 한때 유순했던 인민을 바퀴벌레처럼 징그럽고 생존력만 강한 벌레로 만들었다.

잉은 밥에 굶주리고 정에 굶주리고 성(姓)에 굶주린 류류의 황폐한 삶을 통해 당시 인민의 비참한 삶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그 책임에 대해 진중하게 물음으로써 인민에 대한 냉철한 애정과 지독한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진정성에도 굶주림에 말라비틀어진 창자와 푸석푸석해진 심장을 쥐어짜 내는 듯한 소름끼치면서도 우울하게 독자의 가슴 속을 메아리치는 류류의 고백은 따스한 방에 앉아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굶주린 여자』를 읽는 사람에겐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것은 작품이 가지는 진실성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라, 문학일지라도 이처럼 구역질이 날 정도로 역겨운 가난을 목격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서리치게 우울하고 비극적인 상황을 엮어가는 홍잉의 문장은 읽는 독자의 심정과는 다르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가난과 갖은 시련에 단련된 인민답게, 그때의 고역이 마치 영원히 그녀의 피를 차갑게 식혀버린 것처럼 냉혹하기 그지없다. 마치 딴 세상 일을 전혀 상관없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무덤덤하게 한 문장 한 문장을 이어갈 뿐이다. 때론 약간의 위트까지 곁들일 정도로 여유마저 넘친다. 홍잉은 중국의 가난한 서민의 생활은 절대로 낭만화된 괴물이 될 수 없는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일부 중국 작가들에 대한 비판이자 자신을 담금질하기 위한 채찍질일 것이다. 또한, 가난과 억압이 만성으로 굳어져 운명론에 빠져 무기력해진 중국 인민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다.

이 리뷰는 2017년 01월 12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특별한 수정 없이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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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6일 금요일

[책 리뷰]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 영혼의 학살 ~ 백 사람의 십년(펑지차이)

book cover
review rating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 영혼의 학살

원제: 一百个人的十年 by 冯骥才
파시스트 폭력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시체를 남겼다면, 문혁이 남긴 것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겹겹의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무수한 영혼들이다. (『백 사람의 십년』, 10쪽)

늑대의 젖으로 자란 세대’들에 의한 홀로코스트

책 『백 사람의 십년(一百个人的十年): 문화대혁명, 그 집단 열정의 부조리에 대한 증언』은 문화대혁명(이하 문혁)을 겪은 평범한 인민들의 평범하지 않은 체험을 기록한 문학이다.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평소에 중국현대사에 관심을 둔 독자라면 그들에게 가해진 육체적 • 정신적 고통은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는 사실 정도는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약이라고 많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았던 그날의 처참했던 기억과 아픔도 이제는 눈부신 경제 성장이라는 찬란한 역사의 한구석에 조용히 자리 잡은 희뿌연 먼지를 뒤집어쓴 유물이 되어 버렸다. 그러한 것을, 무덤에서라도 상기하고 싶지 않은 그 끔찍했던 기억을, 그리고 언제 피와 고름이 강물처럼 흘러내렸느냐는 듯 이미 희미해져 가는 흉터로 남은 옛 상처들을 이 책은 조심스럽지만 과감하게 파헤치면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것은 일부 심술궂은 독자들의 호기심이나 충족시켜 돈 몇 푼 벌어보자거나, 혹은 그때 그 사건들을 들춰내 잘잘못을 따진 다음 보상이나 몇 푼 더 받아보자는 천박한 의도는 절대 아니다.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피할 길이 없는 자연재해가 아닌 순전히 인재에 의해 저질러진 문혁의 역사적 잘못은 얻기 어려운 재산이고, 그 재산을 잃어버리면 중국은 새로운 맹목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는 저자 펑지차이(冯骥才)의 염려와 걱정 때문이다. 그래서 펑지차이는 ‘늑대의 젖으로 자란 세대’들에 의해 홀로코스트처럼 인민들의 영혼이 학살된 전대미문의 재난인 문혁의 진상을 보여주기로 마음먹었고, 그러한 의지와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백 사람의 십년: 문화대혁명, 그 집단 열정의 부조리에 대한 증언』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저지른 참혹한 영혼의 학살

자 펑지차이는 『백 사람의 십년』을 읽으려면 충만한 정의감과 도덕적인 양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뭔가 까다롭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저지른 참혹한 영혼의 학살을 기록한 책이기에 영혼이 깨끗하거나 순수하지 못한 사람에게 이 책은 그저 한 편의 범죄소설이나 공포소설 같은 자극적인 간식거리 정도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가 몇 가지 더 보탠다면, 될 수 있으면 홀가분하게 눈물샘을 비우고, 혹은 결전에 임하는 용사처럼 마음을 냉정하고 굳게 다잡거나 아니면 수양하는 도사처럼 깨끗하게 비우고 책장을 넘기기를 권고한다. 왜냐하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숨 막힐 정도로 처참한 고난과 비극의 여정은 정의롭고 양심적인 사람이라면 폭포처럼 쏟아내리는 눈물에 질식하거나 솟구치는 분노에 휩싸이지 않고는 도저히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한 산촌 마을 교사였던 남편이 마오 주석을 찬양한 책 속의 일화를 인용했다가 오히려 그를 욕보였다며 8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있을 때, 글자를 모름에도 교사의 아내는 남편이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꼬박 7~8년 동안 길거리의 온갖 종이를 주우며 남편이 인용한 그 책을 찾으려다가 그 종이가 화근이 되어 하나뿐인 아들과 함께 불에 타 죽었다는 이야기가 자아내는 가슴 저미는 슬픔은 눈물만 흘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묵직한 맷돌이 되어 마음마저도 무겁게 짓누른다. 또한, 홍위병들에게 박해받는 고통에서 탈출시켜주고자 딸이 아버지를 죽인 이야기, 쉽게 자살하지 못하게 날카로운 도구들을 감옥에서 다 치우자 죽기 위한 필사적인 마음에 다량의 파리를 먹거나 벽돌을 망치 삼아 자기 머리에 못을 박은 이야기들과 고문기술자 이근안도 울고 갈 정도로 창의적이고 참혹하며 기이한 고문들은 또 어떠한가? 그렇지만,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렇게 박해받던 인민들은 문혁이 끝나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명예회복이 되었다는 것이다. 문혁 당시 그들은 무슨 천인공노할 무거운 죄를 저지른 것처럼 가산을 몰수당하고 감옥에 갇혀 고문과 학대를 받았지만, 사실 그들의 혐의는 소문과 비방, 뒷공론, 그리고 시기와 질투와 야심으로 채워진 형편없는 고발 내용이 전부였기에 문혁이 끝나고 나서 명예회복도 쉽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증거를 제시해야 할 공안 요원이 오히려 피의자에게 증거를 대라고 윽박지르며 고문했을까. 가해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죄와 증거를 조작해 가면서까지 피해자들의 영혼과 육체에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영원히 벗겨지지 않는 올가미를 씌웠지만, 훗날 쉽게 명예회복이 되었듯 그것은 그들이 전혀 겪을 필요가 없었던 지옥의 10년이었다. 그래서 혹자는 문혁을 중국의 잃어버린 10년이라고도 말하지만, 이 책은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문혁이라는 지옥에 한 번이라도 빠져본 인민들은 10년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유린당한 삶을 거북의 등딱지처럼 짊어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

마치면서...

챙이가 헤엄쳐 다니고 수초가 자랄 정도로 눈물과 땀으로 흥건해진 손으로 『백 사람의 십년』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이면 문혁이 중국에서만 일어나서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님에도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돌변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가한 온갖 고문과 학대에서 드러난 사람의 악랄한 심정은 한 번쯤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비단 중국인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중국인에게는 역사적 성찰과 이해를 제공한다면, 우리 같은 제삼자에게는 무방비 상태로 역사적 비극이라는 절구통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에서 운명적 불행이라는 절굿공이에 짓이겨진 한 민족의 고통 어린 경험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심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해를 도모하는 진중한 시간을 안겨준다 .

이 리뷰는 2017년 1월 6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특별한 수정 없이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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