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로리안 시즌 1, 2(Mandalorian) | 아기 요다의 경탄할만한 귀여움
<드라마는 이 한 번의 인연으로 끝없는 이야기를 펼쳐낼 것이다 > |
두 번째 데스 스타의 파괴로 상징되는 제국의 몰락 이후, 은하 바깥쪽에서 활동하는 한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Din Djarin)의 이야기다. 통칭 ‘만달로어인’이라고 하는, ‘종족’ 개념이 아니라 ‘계약’으로 맺어진 그들 중 하나인 딘 자린은 어느 날 가장 큰 현상금이 걸린, 그래서 많은 사냥꾼이 도전하고 실패한 50살의 ‘아기 요다’ 구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다.
하지만, 이번 임무의 의뢰자는 몰락한 제국이었다. 제국은 ‘아기 요다’를 산 제물로 바쳐 뭔가를 개발하려는 비밀 연구를 진행 중이었고, 이런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아기 요다’가 곧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만은 알게 된 딘은 그동안 생계가 되어 준 길드에서 추방될 뿐만 아니라 도망자 신세가 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제국으로부터 ‘아기 요다’를 구출한다.
<위대한 사냥꾼 만달로어인 앞에선 크기는 상관없다!> |
<제국의 몰락이 매우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
이후 이야기는 예상할 수 있듯 도망자가 된 딘 자린이 제국과 수많은 현상금 사냥꾼의 집요한 추적으로부터 ‘아기 요다’를 보호한다는 큰 줄기를 바탕으로 챕터마다는 일일드라마처럼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잔가지를 이루고 있다. 당연히 여기서 그는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재밌는 것은 이런 딘의 도피 생활이 마치 서부를 방랑하는 고독한 총잡이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시종일관 헬멧을 쓰고 나오는 (헬멧을 벗은 그의 얼굴은 시즌 1 • 2 통틀어 세 번 나오나?) 딘의 표정을 초능력자가 아닌 이상 전혀 읽어낼 수가 없다는 점은 왠지 모르게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의 서부극에 단골로 등장했던 총잡이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떠올리게 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특유의 떨떠름하면서도 결코 평정심을 잃지 않는 냉혹한 표정에서도 도통 속마음을 잃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서부 개척 시대나 우주 외곽 같은 무법 지대에서 남에게 속마음을 간파당하는 것이야말로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갑자기 부성애가 샘 솟으면서 개구리를 찾게 될 것이다!> |
<영화 「석양의 무법자」의 한 장면> |
이외에도 두 캐릭터는 닮은 것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차가운 헬멧, 차가운 표정) 차가움 속에 숨은 인정이다.
고아로 자란 딘은 역시 고아가 된 ‘아기 요다(진짜 이름은 그로구)’에게서 아버지나 느낄법한 정을 느낀다. 「석양의 무법자」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죽어가는 이름 모를 병사에게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고 피던 담배를 병사의 입에 물려주는 눈물겨운 장면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두 사람 다 능력 있는 현상금 사냥꾼이자 해결사들이다.
<제다이의 광선검도 막아내니 누구라도 사족을 못 쓸 수밖에 없는 베스카> |
<R2-D2 옆에 선 인물은 과연 누구?> |
만약 「만달로리안」 시리즈가 퍼스트 오더가 신 공화국에 대항할 정도로 성장하는 시기까지 이어진다면, 그리고 요다 종족의 긴 수명과 더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최소 에피소드 10 이상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실제 내용도 매우 더디게 진행된다. ‘아기 요다’ 이야기는 젖혀두더라도 매 편이 딘 자린의 도피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밥벌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때그때 일어나는, 그러나 전체적인 이야기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지역 사건을 해결하는 식이다. 이런 식이라면 은하철도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데쓰로에 일어났던 일처럼 얼마든지 우려낼 수 있다. ‘장수’를 작심하고 나온 드라마라는 티가 확 난다.
‘스타워즈’의 명성을 빌려 돈을 벌어보려는 할리우드의 탐욕은 언제나 끝이 날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라도 ‘스타워즈’ 명맥을 이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하는 안일한 생각도 든다. 뭐, 마음에 안 들면 안 보면 그만이지, 라고 말하면 그만이고, 「만달로리안」은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박력이 넘친다거나, 임팩트한 그런 것도 없다. 다만, 한 가지 좋은 점은 또 다른 SF 드라마 「익스팬스(The Expanse)」처럼 암 유발자 같은 짜증 나는 인물들은 (아직)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익스팬스」에 비하면) 바람 한 점 없는 날의 호수처럼 평온하고 고위 공직자 자녀의 출셋길 같은 평탄한 이야기가 디즈니 동화 같은 모난 것 없지만 거부할 이유도 없는 무난한 재미를 선물한다. 이런 잡소리는 다 집어치우고 ‘아기 요다’ 그로구의 경탄할만한 귀여움 때문이라도 한 번 보면 나머지는 보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끝으로 시즌 2 마지막 편에는 그로구의 스승이 될 제다이로서 스타워즈 올드팬이 깜짝 놀랄만한 인물이 등장한다! 아마 그가 누구인지는 굳이 드라마를 보지 않더라도 알고 있을 것이지만, 그런데도 안 볼 수는 없는 것이 바로 ‘스타워즈’ 중독자의 유쾌한 집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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