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괴담: 더 시리즈(School Tales the Series, 2022)
공포 만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옴니버스 드라마
이 드라마는 8개의 공포 만화를 기반으로 합니다. 여학생이 쓰러져 죽고, 도서관에 유령이 들끓고, 학생 식당에서 인육을 제공하고, 머리 없는 유령이 학교 창고에 나타나고, 방에 악마가 출몰하고, 복수심에 불타는 악마가 등장합니다. 버려진 건물, 그리고 죽은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교실만 있습니다. 낮에는 학교가 학생의 공간입니다. 밤이 되면 게임의 규칙이 즉시 변경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공포에 대비하세요(출처: 바이두 백과)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학교 괴담’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다. 공포물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태국 드라마’라는 신선한 배경에 힘입어 별다른 망설임 없이 선뜻 선택했고, 하느님 부처님 예수님께서 미련한 나를 굽어살피셔서 그런지 천만다행하게도 편 수가 8편밖에 안 돼 완주하는데 큰 심적 부담은 없었다.
제법 잔인하고 징그러운 장면도 등장하고 제법 웃긴 이야기도 있고 제법 신선한 이야기도 있고 반전도 제법 있지만, (공포물을 제법 많이 본 한 사람으로서) 제법 익숙한 이야기와 왕따, 질투, 시기, 복수, 인육 등의 제법 익숙한 소재는 식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장단점이 서로 상쇄되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드라마가 되고 만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공포물을 볼 만큼 봤다고 자부하는 한 사람의 즉흥적이고 일방적인 감상평이므로 개의할 필요는 없다. 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그때그때 꼴리는 대로 보는 것이 최고니까 말이다.
1편: 오전 7시
매일 아침 7시에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누군가 칠판에 어떤 과목의 이름을 적는데, 그 과목의 교과서를 가지고 오지 않는 학생은 죽는다는 저주에 관한 이야기.
‘교과서에 얽힌 저주라고? 제법 신선한데?’라고 흥분하자마자 모든 교과서를 개인 사물함에 넣어두면 최소한 저주 때문에 죽을 일은 없을 것 같다는 당연한 생각이 찬물을 끼얹듯 덮쳐오면서 감상의 재미를 약간 반감시킨다.
사실 ‘오전 7시’의 포인트는 ‘교과서에 얽힌 저주’가 아니라 누가 아침 일찍 등교해서 칠판에 적힌 과목을 반원들에게 알려주느냐 하는 것이다. 누가 그 귀찮은 일을 하겠는가? 여기엔 왕따가 얽혀있고, 그 왕따가 어떤 식으로 복수할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이다.
2편: 저주 상자
‘저주’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원한과 복수에 관한 이야기인데, ‘저주 상자’에 적힌 대로 누군가의 이름을 발바닥에 적은 다음 발을 쿵쿵 구르고 주문을 달달 외우면 그 누군가에게 저주가 쾅쾅 내리꽂힌다고 한다. 정말로 그럴까?
아무튼, 한 여학생의 사랑과 질투가 모든 사달의 밑바탕을 이루는 진부하도록 애처로운 이야기이다.
3편: 아름다움의 비결
‘여자는 예뻐지기 위해서 무슨 짓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여자의 본성을 지긋이 꼬집는 이야기.
남자는 미녀를 얻기 위해 전쟁까지 벌일 수 있다면, 여자는 아름다워지기 위해 무슨 짓까지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면 이 드라마를 보면서 지긋이 탐구해보자.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사용할 줄 아는 여자도 무섭지만, 미모에 집착하는 여자 역시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4편: 시체들의 책
왕따당하는 한 여학생의 고통과 원한의 피로 쓰인 ‘시체들의 책’에 관한 이야기.
왕따의 통쾌한 복수를 감상할 수 있다지만, 저주를 이용한 자도 결코 그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즉 ‘이 세상에 정의로운 저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하는 씁쓸한 결말에 왠지 모르게 속이 상한다.
5편: 목 없는 선생님
느닷없는 목이 달아난 선생님의 머리통을 선생님과 견원지간이던 장난꾸러기들이 우여곡절 끝에 찾아주는 감동 어린 이야기가 뚱뚱보 마귀할멈 여사감 역할을 맡은 남자배우 통차이 통칸톰(ธงชัย ทองกันธม)의 익살스러운 연기와 잘 맞아떨어지는 훈훈한 코미디물이라 8편 중 가장 재밌게 감상했다.
아마 8편 중에서 기승전결이 비교적 뚜렷한 유일무이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튼 앞뒤로 꽉 들어찬 무서운 이야기 속에 홍일점 같은 가슴 뭉클한 이야기.
6편: 점심
하룻밤 사이 학교 구내식당 중 가장 잘 팔리는 식당이 된 평범한 가게의 국물 비법에 숨겨진 이야기.
‘점심’엔 카메라가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 양 여기저기 설쳐대는 인터넷 개인방송의 폐단과 조회수에 미쳐 사실을 날조하는 ‘관종’, ‘주작’을 일삼는 자의 말로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물론 국물 비법이 무엇인지는 이 역시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7편: 축복의 저주
전교생으로부터 왕따당하는 한 학생이 폐쇄된 보건실에서 괴롭힘당하는 도중 우연히 만난 ‘보건 교사 귀신’을 통해 복수를 시도한다는 이야기인데, 문제는 그 복수의 규모가 ‘가문 대 가문’ 같은 규모 있는 사건이 아닌데도 복수 대상이 자그마치 36명이나 되는 것이 거의 학살 수준이라는 것.
고로 주인공은 그만큼 엄청난 왕따를 겪었다는 말인데, 아무리 세상 사람들이 집단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고 할지라도 이 정도 규모의 왕따라면 도살장에 끌려간 개처럼 죽어 나가는 36명이 딱히 불쌍하다는 생각은 안 들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내 한목숨 바쳐 36명에게 복수할 수 있다면 남는 장사 아닌가?
8편: 한밤의 학교
남학생 보잇이 야밤의 괴담 현장에서 라이브를 진행하며 세상에 귀신이나 사후 세계 같은 것은 과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해보는 이야기.
짐작하다시피, ‘이리저리해서 귀신 따위는 없습니다. 그런 믿음은 바보 멍청이나 갖는 것이에요’라고 비꼬는 사람이 나중엔 귀신에게 호되게 당하게 된다는,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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