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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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2022)

드라마 리뷰 |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The Files of Young Kindaichi,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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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2022)

드라마 리뷰 |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The Files of Young Kindaichi, 2022)
<'학원 7대 불가사의 살인사건' 첫 번째 희생자>

학창 시절 잠깐의 만화방 탐방 이후 지금까지 잊지 않고 있는 몇 안 되는 만화책 중 하나가 「소년탐정 김전일(金田一少年の事件簿)」이다. 도서관 출입 이후로는 단 한 권의 만화책도 읽지 않은 내가 최근에 다시 보고 있는 유일한 만화책 역시 ‘김전일’이다(참고로 김전일 애니메이션은 ‘은하철도 999’처럼 잊을만하면 다시 보는 최애 애니). 아마도 내가 아는 최고의 본격 추리만화이자 제대로 된 유일한 본격 추리만화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본격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헤어지자는 애인의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지듯 한 번쯤 물고 늘어져야 할 만화가 ‘김전일’ 시리즈인데, 알고 보니 오래전부터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어왔다.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이 딴전을 부릴 틈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워낙 재밌어서 그런지 김전일 드라마 • 영화는 미처 생각도 못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에 본 것이 시즌5인 것을 보면 지금까지 꽤 많은 김전일 드라마와 영화가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리뷰 |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The Files of Young Kindaichi, 2022)
<꽁지머리는 가발로도 어떻게 안 되는 것일까?>
드라마 리뷰 |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The Files of Young Kindaichi, 2022)
<미유키처럼 얼굴 살이 통통한 카미시라이시 모카>

「김전일 소년 사건부 5」엔 총 일곱 개의 사건이 10편에 걸쳐 전개된다. 순서대로 나열하면(한국에 소개된 제목으로), 학원 7대 불가사의 살인사건, 세이렌 섬 살인사건, 백사 도가 살인사건, 망령 학교 살인사건, 김전일 소년의 살인, 쿠치나시촌 살인사건, 오페라 저택 제3의 살인사건이다.

뭐니 뭐니 해도 독자의 관심은 꽁지머리의 껄렁껄렁한 김전일과 튼실한 허벅지와 나이에 비해 풍만한 가슴이 유난히 눈에 띄는 미유키 역을 누가 맡았을까 하는 것일 텐데, 김전일(金田一) 역은 일본 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나니와단시(なにわ男子)’ 멤버인 미치에다 슌스케(道枝駿佑), 미유키 역은 하시모토 칸나(橋本環奈)가 주연한 「하루치카(ハルチカ)」에서 본 적이 있는 카미시라이시 모카(上白石萌歌)가 맡았다. 김전일의 영원한 조수 사키와 형사 켄모치도 등장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밥맛인 아케치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 외에 기타노 다케시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야쿠자’ 테라지마 스스무(寺島進)도 잠깐 만나볼 수 있다.

드라마 리뷰 |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The Files of Young Kindaichi, 2022)
<켄모치 형사와 사키>
드라마 리뷰 |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The Files of Young Kindaichi, 2022)
<'백사 도가 살인사건'에서 단역으로 등장하는 테라지마 스스무>

본격 추리를 표방하는 최초의 만화(?) 김전일 시리즈의 묘미는 완벽해 보이는 알리바이 트릭을 깨는 재미와 ‘범인은 우리 중에 있다!’라는 ‘범인 맞추기‘이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도 그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원작에서 생략할 것은 생략하고 간략화할 것은 간략화해 이야기 전개 속도를 만화보다 상당히 빠르게 가져간다. 드라마 시청의 단점은 책이나 만화처럼 나만의 진득한 추리 시간을 가질 수가 없다는 점인데, 시청자는 족집게 수업을 듣는 학생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영상을 쫓아가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추리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하지만, 김전일 드라마를 굳이 찾아볼 사람이라면 만화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어느 쪽이든 한 번 이상은 완독했을 가능성이 크니 아마도 드라마 속 사건을 열심히 쫓아가다 보면, 그리고 기억력이 절망적이지 않다면 무의식중에 퍼즐을 완성하는 신통방통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 리뷰 |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The Files of Young Kindaichi, 2022)
<'오페라 저택 제3의 살인사건'>
드라마 리뷰 | 김전일 소년 사건부 5(金田一少年の事件簿, The Files of Young Kindaichi, 2022)
<김전일이 경찰에 쫓기는 사건은???>

김전일 시리즈를 만화책이라고 우습게 볼 수 없는 것이 트릭도 수준급이지만, 다루고 있는 범죄 사건 대부분이 복수, 탐욕, 질투, 애증, 집념 등 인간의 나약하고 어두운 본성에 나름 깊은 천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슴을 아리는 비극적인 요소가 매우 강하다. 뼈에 사무칠 만한 원한이나 곡절 깊은 사연으로 인해 독자는 범인에게 심심한 동정표를 던지며 눈물 젖은 손수건을 팔랑팔랑 흔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만화책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드라마는 하이라이트 영상처럼 빠르게 전개되다 보니 감동의 깊이는 원작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정도다.

아무튼, ’스타워즈‘ 마니아가 뻔한 상술임을 알면서도 리메이크되거나 우려먹듯 나오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안 보고는 배길 수가 없듯, ’소년탐정 김전일‘ 팬이라면, 드라마 김전일도 재미나 완성도야 어찌 되었든 한 번 정도는 볼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 같은 작품이다.

내 생각엔, 이렇게 전체 사건 중에서 몇 사건만을 추리는 식으로 띄엄띄엄 제작하는 것보단 중국 드라마처럼 한 번에 끝장을 보는 것이 더 좋을 듯싶은데, 아무래도 일본의 경제력이 예전만큼 못한지라 그렇게 큰 모험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 중국 드라마 추세를 보면 김전일 드라마의 완전판을 중국에서 제작하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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