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노트(Death Note, 2017) | 혼란스러운 재탕, 덕분에 기대감은 난감함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건 신이야. 우리가 신을 선물할 거야. 신을 선물하자. 이름도 지을 거야.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을 신." - 라이트
시애틀의 고등학생 라이트 터너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낡은 노트 한 권을 줍는다. 표지에 ‘데스 노트’라고 적힌 그 노트 안에는 친절한 사용 설명서와 함께 까다로운 규칙들이 명시되어 있었는데, 중요한 것은 그 노트에 한 번이라도 이름이 적힌 사람은 죽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노트의 새 주인이 된 라이트는 노트를 관리하는 사신 류크도 볼 수 있었다.
이름이 적힌 사람은 죽는다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던 라이트는 때마침 근처에서 치어 리더 미아를 괴롭히는 유급생의 이름을 시험 삼아 노트에 적는다. 단순히 이름이 적힌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죽는 방법까지 적힌 대로 실행되는 끔찍한 현장을 지켜보면서 라이트는 노트의 진정한 위력에 놀란다. 노트의 절대적인 힘을 몸소 체험한 라이트는 노트에 이름이 적힐 두 번째 대상자로 오매불망 잊지 못하던 엄마를 살해한 범죄자를 적는다.
라이트는 노트의 힘을 빌려 범죄자를 처단하는 신 ‘키라’로 자처하고 나서고, 노트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 미아 역시 적극적으로 ‘키라’의 일에 동참하게 되면서 라이트의 연인이 된다. 한편, 전 세계에서 속출하는 범죄자들의 대량 죽음과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키라’를 두고 FBI는 수사에 나서게 되고, 경찰인 라이트의 아버지도 ‘키라’ 수사팀에 가담하게 된다. 그리고 ‘키라’를 수사하는 일의 중심에는 베일에 싸인 탐정 ‘L’이 있었다.
원작 만화는 보지 않았지만, 일본판 영화 ‘데스 노트’ 시리즈 3편을 모두 본 입장에서 뭔가 기대감이 없지 않아 있었으나 그 기대감을 난감함으로 둔갑시킨 영화 「데스 노트(Death Note, 2017)」. 이야기 흐름이 관객이 일본판 영화를 봤든, 원작 만화를 봤든 어느 정도 중심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구성된 것인지, 영화를 스킵해서 보는 것처럼 띄엄띄엄 건너 띄는 듯해 상당히 성의없게 느껴졌다(특히 ‘L’이 어떤 추리도 없이 단박에 ‘키라’가 이름과 얼굴만 알면 죽일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
마츠야마 켄이치가 연기한 ‘L’의 말투나 행동, 자세 등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키스 스탠필드의 가상한 노력이 좀 친숙하게 다가왔을 뿐(물론 영화 막판에 ‘L’ 답지 않게 이성을 잃고 분노하는 장면은 실망스러웠지만), 전체적으로 일본판 영화와 비교하면 뭔가 내세울 건더기가 너무 없다. 그래도 ‘데스 노트’의 향수 때문에 그럭저럭 끝까지는 볼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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