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탄전가(Shock Wave, 2017) | 피 말리는 긴장감, 심금을 울리는 노래
"임무마다 옳은 선택을 하도록 해 주셔서 저는 정말 신께 감사합니다. 또한, 내 목숨을 바쳐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저는 정말 신께 감사합니다." - 장재산
폭탄으로 유명한 범죄자 펭홍이 은행강도 사건을 일으켰을 때 무리 중에는 펭홍 밑에서 오래전부터 잠입 수사를 하던 경찰 장재산도 있었다. 장재산은 조직원들 몰래 경찰과 연락을 취하며 펭홍을 생포할 계획이었지만, 펭홍이 사전에 준비한 폭발물이 적절한 타이밍에 맞추어 터지는 바람에 그만 놓치고 만다. 대신 장재산의 혁혁한 공로로 펭홍의 친동생을 현장에서 체포한다. 사실 장재산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이 아니라 폭발물 처리반(EOD: Explosive Ordnance Disposal)에서 일하는 폭발물 전문가였다. 그런 그가 펭홍 수사에 선발된 것은 펭홍이 폭탄을 잘 다루기 때문이었다.
배신한 것도 모자라 동생을 체포한 장재산에게 깊은 앙심을 품은 펭홍은 자신의 모든 역량을 다해 장재산과 홍콩 경찰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펭홍은 장재산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주 대장을 차량폭발로 죽이는가 하면 도심 한복판에 폭탄을 설치해 장재산의 폭발물 해체 실력을 시험해본다. 하지만, 이것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비하면 예행연습에도 들지 못하는 세 발의 피였다.
펭홍과 그의 부하들은 홍콩에서 바다를 건너는 세 개의 터널 중 한 터널의 입구와 출구를 막고 수많은 인질을 사로잡은 다음 1톤의 폭탄을 설치하여 장재산과 홍콩 경찰을 협박한다. 펭홍이 요구하는 유일한 협상 채널은 장재산이었고, 장재산은 일신의 몸으로 펭홍과의 협상에 나서는데….
경찰 액션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폭발물 처리반이 등장하여 살 떨리는 폭탄 해체 작업을 소재로 한 것도 신선하고 스릴 만점이지만, 액션 배우로서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은 맹활약을 펼치며 많은 펜의 가슴을 졸이고 심금을 울려준, 전성기 때 그때 그 감동을 되새길 수 있도록 도와준 유덕화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고 싶은 영화 「탁탄전가(Shock Wave, 2017)」.
터널에서 인질들이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총격전이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마치 실제 범죄 현장을 방송 헬기가 생방송 하는 것처럼 하이 앵글로 촬영하여 현실감을 극대화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의 ‘END’ 자막까지 보게 할 정도로 유덕화가 부른 감미로운 영화 주제곡도 좋았으며, 그런 감미로운 영화 주제곡이 포말처럼 일으킨 감동을 배로 부풀려주는 「탁탄전가」의 마지막 장면은 더더욱 좋았다.
사실 내가 복무한 부대에도 폭발물 처리반, 즉 EOD가 있었다. 왜냐하면, 전투기가 사격 연습을 하는 사격장을 관리하는 부대이다 보니 불발탄을 처리해야 하는 일이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격장 정리 정돈 작업을 나갔다가 불발탄을 구경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영화에서 본 ‘E.O.D’라는 약자가 그렇게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E.O.D의 일이 그렇게 피를 말리게 하는 작업인 줄은 미처 생각 못했다. 왜냐하면, 부대에서 사격장에 떨어진 불발탄을 해체하거나 터트릴 때는 상관없는 부대원들은 전부 본부로 귀환시키기 때문에 실제 작업 현장을 구경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폭죽 소리보다 좀 더 묵직하고 울림이 강한 폭발 소리는 종종 들었던 기억이 난다. ‘드르륵’하는 전투기 기총 소리는 매우 가까이에서 들어봤는데, 살벌하게 느껴지기보다는 비싼 장난감 총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아무튼, 간만에 잘 만들어진 영화 덕분에 오랜만에 군 복무 시절도 떠올려보기도 하고, 여전히 쌩쌩한 유덕화의 모습에 안도와 위로를 얻음과 동시에 앞으로 더 좋은 작품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든, 감개 무량함에 촉촉히 젖어들었던 시간이었다.
1편보다 더 재밌는, 「쇼크웨이브 2(Shock Wave 2, 2020) | 영웅이 될 것인가, 테러범이 될 것인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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