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 더 엑스(Burying the Ex, 2014) | 무덤에서 벌떡 일어난 반갑지 않은 빈객
"무덤 파고 나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 에블린
맥스는 애인 에블린의 욱하는 성질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 헤어질 생각을 해보지만, 에블린의 범상치 않은 성격을 떠올리면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게 맥스가 에블린과의 썩 내키지 않은 관계에 질질 끌려가던 어느 날, 에블린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불행 중 다행인 사건이 발생한다. 무사히 에블린의 장례를 치른 맥스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올리비아와 금세 가까워진다.
데이트 후 올리비아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맥스. 작별의 키스 후 올리비아를 아쉬움 속에서 보낸 것도 잠시, 아니나다를까 누군가 맥스의 현관문을 두드린다. 기쁜 마음에 현관문을 연 맥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맥스 앞에 선 여자는 올리비아가 아니라 칠흑처럼 캄캄하고 화장실처럼 눅눅한 무덤 속에 있어야 할 에블린이었다.
사랑하던 사람, 혹은 죽은 애인이 무덤에서 일어났다. 기뻐해야 하나. 두려움에 떨어야 하나.
아무튼, 친근하게 파리가 위성처럼 에블린 곁을 왱왱 날아다니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으면서도 에블린 온몸 구석구석에 등반하듯 꼼지락 꼼지락 피부를 타고 올라가는 구더기도 몇 마리 첨가했으면 금상첨화였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드는 영화. 죽은 애인이 반갑지 않게 다시 살아 돌아온다는 비슷한 소재로 제작되었지만, 분위기는 완전 반대인 「니나 포에버(Nina Forever, 2015)」와 비교 감상하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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