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Off-Line, 2008) | 깔끔한 전개, 몰입감, 사회성, 나름 잘 만든 TV 영화
"어차피 인생 바닥이야 여기서 더 잃을 게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 드러워진다" - 지혜
서울 어느 한 산동네의 비좁고 후미진 골목길 사이사이를 철가방을 휘날리며 누비고 다니는 ‘짱개’ 현수는 어느 날 밤 친구의 화상채팅을 구경하던 중 화면 속 주인공 여자의 집 창문으로 보이는 교회건물을 보고는 그 여자가 자신과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임을, 그것도 평소에 짝사랑하던 단골손님임을 눈치챈다.
한편, 여자와 채팅을 나누던 ‘꼬마인디언’이란 정체불명의 접속자는 여자가 사는 곳을 안다며 얼굴을 보여달라고 요청하지만, 여자는 욕 몇 마디를 남기고 매몰차게 채팅방을 나가버린다.
‘꼬마인디언’이란 놈이 여자가 사는 곳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위기감을 느낀 현수는 배달오토바이를 타고 급히 여자가 사는 곳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때는 늦었고 여자는 누군가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된 상태였다. 전과가 있는 현수는 경찰들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현명하게 짐작하고는, 오는 도중에 마주친 오토바이 탄 수상한 남자를 추적하는데….
저예산 영화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개에서 묻어나오는 몰입감, 그리고 친숙한 이웃 캐릭터를 전면에 부각시킨 점이 리얼리티의 표출로까지 이어지는 영화. 그런 리얼리티에서 성실하게 제작에 임하는 정성 어린 손길마저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전과자에 대한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편견이 살인 사건 수사를 방해하는 최대의 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전과자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이유 있는 현수의 절규에서 은근히 사회적 반성을 요구하기도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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