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30

무명인 | 연출력이 부족하다고? 그래도 끈끈이 같은

무명인(Genome Hazard, 2013) | 연출력이 부족하다고? 그래도 끈끈이 같은 몰입감

"기억은 사라져도 추억은 어딘가 남으니까" - 강지원

‘올해는 직장도 얻고, 당신도 얻고 최고의 생일’이라고 자화자찬하면서 결혼 후 첫 생일을 맞이한 디자이너 이시가미.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퇴근 후 집에 도착해 보니 오늘을 함께 축하해 줄 아내는 이미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상태였고, 마룻바닥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모양을 이루며 촛불들이 켜져 있었다.

무명인 Genome Hazard scene 01

그러나 당황한 이시가미는 슬퍼할 틈도 없었다. 자신의 눈앞에 버젓이 죽어 있는 아내를 보는 와중에 오늘 밤은 친정 댁에 머무를 것이라는 아내의 전화가 걸려온 것이었다. 이시가미가 어떻게 된 일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번에는 갑작스레 형사들이 집 안으로 들이닥친다.

무명인 Genome Hazard scene 02

형사들을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죽은 아내를 떠올린 이시가미. 그러나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눈 앞에 있던 아내의 시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고, 그는 영문도 모른 채 형사들에게 끌려간다.

무명인 Genome Hazard scene 03

이야기 흐름이나 소재의 구성이 잘 만들어진 소설을 보는 듯한 상당히 절묘하다는 생각에 혹시나 했더니 역시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였다. 김효진의 일본어 연기와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한국어 연기(조금밖에 안 나왔지만)는 정말 박빙의 승부였으며, 연출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끈끈이 같은 몰입감으로 관객들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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