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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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Prey) | 프레데터 vs 전사 지망생 나루

영화 리뷰 | 프레이(Prey, 2022) | 프레데터 vs 전사 지망생 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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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Prey, 2022) | 프레데터 vs 전사 지망생 나루

영화 리뷰 | 프레이(Prey, 2022) | 프레데터 vs 전사 지망생 나루
<얍삽하게 원시 문명 앞에서 은신 기술을 쓰는 사냥꾼>

‘뭐 볼만한 영화 없나?’ 하는 무료함이 먹구름처럼 우중충하게 응어리진 권태로운 시선에 쫓기는 토끼처럼 스쳐 지나간 영화 포스터 한 장이 잔상처럼, 혹은 메아리처럼 남아서 떠도는 어색함은 끝끝내 나의 웹서핑을 정지시켜놓는다.

‘방금 본 그 녀석은 혹시?’ 하는 마음에 웹브라우저의 뒤로가기 버튼을 몇 번 눌러 늑대에게 쫓기는 토끼처럼 스쳐 지나간 영화 포스터 한 장을 모니터 한 가운데 정중히 모셔놓고 사냥감을 노려보는 늑대의 매서운 시선으로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내가 예상했던 그 녀석이었다.

그 녀석은 한 번 보면 영영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인, 그리고 한 번 마주치면 똥오줌을 질질 싸고도 남을 험상궂은 안면 지형을 소유한 인정사정없는 사냥꾼 프레데터(Predator)였다.

영화 리뷰 | 프레이(Prey, 2022) | 프레데터 vs 전사 지망생 나루
<곧 도끼 문명이 외계 문명을 찍어누르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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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사냥꾼 곁엔 사리 같은 든든한 동료가 있기 마련>

아널드 슈워제네거 형님에게 육시랄 하게 혼쭐이 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 녀석들이 일본처럼 과거사를 잘도 까먹는지 다시 또 지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본처럼 역사를 아주 망각하지는 않았는지 이번엔 머리를 굴려 아널드 형님이 계신 전투력 높은 시대를 피해 먼 과거의 지구를 방문했다. 바로 진짜 인디언이 남아 있던 1719년.

꼴에 자존심은 남았는지, 아니면 아널드 형님에게 당한 분풀이라도 할 셈이었는지 이번에도 프레데터가 점찍은 사냥터는 아메리카 대륙이다.

그렇다면 겉으로 명백히 드러나는 육체적 비교는 제외하더라도 도끼 • 활 • 창이라는 아널드 형님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하찮은 전투 도구로 무장한 코만치족의 나루(Naru)와 사리(Sarii)는 사냥꾼 중의 사냥꾼인 프레데터의 육포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 리뷰 | 프레이(Prey, 2022) | 프레데터 vs 전사 지망생 나루
<반지 원정대가 긴 여정의 첫걸음을 떼던 광경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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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세계나 문명 세계나 경쟁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다>

「프레이(Prey)」는 204동 15층 아저씨의 대머리처럼 시원스럽게 트인 광활한 대지에서 펼쳐지는 완전한 사냥꾼 프레데터와 주변의 훼방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완전한 전사의 길로 전진하는 나루와의 대장정처럼 흥미진진하고 전쟁처럼 치열한 액션이 푹푹 찌는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해 주는 영화다.

1대 1일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사냥꾼 특유의 간결하고 명쾌한 대결, 편견과 선입관에 맞서 용감하게 전사의 길을 선택한 한 인디언 소녀의 감동 어린 성장 스토리, ‘사냥꾼 vs 사냥감’이라는 쫓고 쫓기는 생존 법칙의 잔혹함을 무색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배경과 세심한 장면 전환은 만족스러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치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한 자연의 생동감이 끓는 냄비처럼 넘친다고 할까나?

영화 리뷰 | 프레이(Prey, 2022) | 프레데터 vs 전사 지망생 나루
<나루의 짧지만 굵은 액션이 볼만>
영화 리뷰 | 프레이(Prey, 2022) | 프레데터 vs 전사 지망생 나루
<이번 프레데터는 소봉까지도 필요 없고 단정순 수준에서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우측 사진은 드라마 천룡팔부(2021) 중 한 장면)

뭐니 뭐니 해도 영화 「프레이(Prey)」의 압권은 나루가 프랑스인들에게서 탈출하는 과정 중에서 1분 정도 끊김이 없이 진행되는 롱테이크(long-take) 액션이다. 역대급 롱테이크 액션들과 비교하면 분량이 긴 편은 아니지만, 생각지도 못한 액션이라 그런지 파급력이 상당했다. 땅을 기어가는 듯한 낮은 카메라 앵글과 파도 타는 배처럼 적당히 출렁이는 화면은 나루의 숨 가쁜 액션과 절묘하게 조화되어 역동성과 박진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다시 보고 다시 봐도 감흥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명장면이다.

「프레이(Prey)」의 시대적 배경은 1719년이므로 중국으로 따지면 청나라 시기가 된다. 그것도 악랄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위소보가 꼬부랑 늙은이가 되었을 강희제 말년. 이런 말상 같은 연상을 하다 보니 프레데터가 강호인들이 중원을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던, 그것도 곽정이나 소봉 같은 대협들이 활약하던 시대로 가서 중원 고수와 한판 대결을 펼치는 것도 환상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중국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할리우드가 중국과 합작하여 ‘프레데터 vs 강호’ 시리즈를 한 편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마징가Z와 로보트 태권V가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같은 실없는 궁금증이기는 하지만) 프레데터는 곽정의 강룡십팔장을 어떻게 받아낼 것인지, 프레데터의 변화무쌍한 창과 단호한 의천검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지 사뭇 궁금한 것이 많다.

아무튼, 「프레이(Prey)」는 원주민 혈통을 이어받은 배우 엠버 미드썬더(Amber Midthunder)의 액션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높이 사고 싶은 영화로 장활한 대자연의 운치 속에 생존 법칙의 잔혹함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걸걸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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