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 신사쿠 스페셜(トリック 新作スペシャル) | 떨떠름한 콤비가 자아내는 소탈한 웃음
<여자 김전일이라고 할까? 결국 그녀가 사건을 해결한다> |
특정 장르에 애착하는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잊을만하면 다시 보게 만드는 매력적인 영화들이 있다. 「스타워즈」, 「에이리언」, 「반지의 제왕」, 「터미네이터」 같은 명작들이 그러할까?
반면에, 독특한 장르를 선호하는 마니아들만 다시 보는 영화들도 있다. ─ 막 떠오르는 대로 추려보면 ─ 「이벤트 호라이즌」, 「존 윅」, 「신장개업」, 「새벽의 황당한 저주」, 로완 앳킨슨이 나오는 모든 영화 • 드라마(미스터 빈), 그리고 오늘 리뷰하고자 하는 「트릭」 시리즈가 그러하다.
<시체 앞에서도 젓가락을 놓지 않는 사랑스러운 그녀> |
「트릭」 시리즈는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허풍과 멀대 같은 행동으로 간간이 '픽'하는 코웃음을 자아내는 우에다 지로(아베 히로시)와 멍청하면서도 영리한 듯 보이고, 산만하면서도 집요한 면이 있어 종잡기 어려운 묘한 여자 야마다 나오코(나카마 유키에)의 환상적이라고 하기엔 어딘지 모르게 떨떠름한 콤비가 자아내는 소탈한 웃음 때문에 잊을만하면 다시 보는 영화 목록에 추가되는 영예를 누리고 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우에다는 현대인을 풍자한 캐릭터?> |
트릭 신사쿠 스페셜 1편은 죽는 날을 맞출 수 있다는 점쟁이, 2편은 마을 축제에서 사랑을 약속한 연인 중 하나가 배신하면 죽는다는 전설, 3편은 유산 다툼과 저주받은 보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에도 겉으론 ‘미신 • 저주 vs 과학’이라는 그럴듯한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사람이 서로 죽고 죽이는 소재를 다룬 대부분 영화처럼 ‘복수’가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야기는 범죄 • 미스터리로 귀결된다는 말이니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놓칠 수 있는 작품이다.
만약 사람의 본성 중 ‘분노’와 ‘복수’가 없으면 세상 구경거리 중 태반이 사라질 것이고, 그만큼 쑥덕공론하는 재미도 없다.
<먹거리 공유를 거절당했을 때의 표정> |
사실 내가 트릭을 보는 이유 중 최소 절반 이상은 나카마 유키에(仲間由紀惠)가 연기한 나오코가 페로몬처럼 발산하는 매력 때문이다. 방금 죽어 후루룩 마시기 좋은 수프 정도의 온기가 남아 있는 시체 앞에서도 먹던 음식을 놓지 않는 그 근성이 매우 사랑스럽다. 멍청해야 할 땐 멍청하고 영리해야 할 땐 영리한 그 스마트한 분별력에 입이라도 맞추고 싶다. 허리에 만두가 붙었다느니 둥 실없는 소릴 아무 때나 떠벌릴 수 있는 그 넉살이 가상하다.
바짓가랑이에 불붙은 것같이 촐싹대고 엄벙덤벙하지만,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해내고야 마는 그 불분명한 정의감 때문이라도 호감이 갈 수밖에 없는 기이한 그녀다.
<나오코 우에다 콤비가 이것으로 끝이 아니기를...> |
한편 나오코는 등장하는 모든 인물로부터 ‘빈유’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로 빈유(소유방증, 小乳房症, micromastia)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사람 심리란 것은 묘한 구석이 있는데, 예쁜 사람에게 못생겼다고 말하면 우스갯소리로 끝나지만, 진짜로 못생긴 사람에게 못생겼다고 말하면 결코 농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같은 이치로 거유에게 빈유라고 놀리면 농담이 되지만, 진짜 빈유에게 빈유라고 놀리면 십중팔구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그런데 仲間由紀惠的寫真照片(나카마 유키에 사진)에 실린 사진을 보면 그녀의 가슴은 ─ 내 기준에 의하면 ─ 실제로도 빈유에 가깝다. 그렇다면 그녀가 나오코 역으로 캐스팅된 이유 중 하나는 그 신체적인 특징 때문이지 않은가! 아무리 영화이고 연기라지만, 극 중에서 지속해 ‘빈유’라고 놀림을 받는 그녀의 심정은 어땠을까? 꽤 속상하지 않았을까? 또한, 스태프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원래 짓궂은 사람들인지, 그따위 신체적 콤플렉스에 개의치 않을 정도로 뛰어난 의식을 지닌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다. 빈속에 술을 벌컥 들이켠 것처럼 내 속이 다 쓰리다.
「트릭」 시리즈는 유치하면서도 유치하지 않고 황당하면서도 황당하지 않은 게 독특하다고 말해야 할지, 오묘하다고 말해야 할지 도통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일본만이 만들 수 있는 천연덕스러운 코믹 요소와 미스터리 요소가 제법 잘 조화된 작품이다. 한마디로 부담 없이 재밌는, 우울할 때 추천하고 싶은 힐링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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