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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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버스데이 투 미 | 뜻밖의 범인 찾기 놀이, 시시한 반전?

영화 리뷰 | 해피 버스데이 투 미(Happy Birthday To Me, 1981) | 뜻밖의 범인 찾기 놀이, 시시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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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버스데이 투 미(Happy Birthday To Me, 1981) | 뜻밖의 범인 찾기 놀이, 시시한 반전?

영화 리뷰 | 해피 버스데이 투 미(Happy Birthday To Me, 1981) | 뜻밖의 범인 찾기 놀이, 시시한 반전?
<영예의 첫 희생자, 그런데 그녀가 마주친 살인자는 아는 사람?>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예쁜 여학생 버지니아를 전면에 내세운 사이코 스릴러 영화로 마지막 반전이 장르를 불문하고 개연성이나 현실성을 중시하는 요즘의 관객들에겐 과녁을 멀찌감치 빗나간 화살만큼이나 황당하긴 하지만, 1시간 50분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영 시간이 크게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하여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영화 리뷰 | 해피 버스데이 투 미(Happy Birthday To Me, 1981) | 뜻밖의 범인 찾기 놀이, 시시한 반전?
<범인은 이 안에 있다!>

공포영화답게 영화는 시작부터 희생자를 만든다.

하지만, 영화는 엉큼하게도 최초의 희생자가 자신을 곧 황천길로 보낼 사람을 보고 안도하는 모습을 끼워 넣음으로써 살인자는 희생자와 안면이 있는, 즉 ‘그들’ 중 있을 것이란 암시를 제시한다. 그들은 바로 부유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부모들의 자녀들로 구성된 엘리트 그룹인 ‘탑텐’이다.

영화 리뷰 | 해피 버스데이 투 미(Happy Birthday To Me, 1981) | 뜻밖의 범인 찾기 놀이, 시시한 반전?
<고약한 것을 만드는 그가 범인일까?>

영화는 뜻밖에 시작된 범인 찾기 놀이에 관객을 심란하게 끌어들일 또 하나의 단서를 선심 쓰듯 제공한다. 바로 범인의 검은색 장갑과 허름한 카키색 점퍼, 그리고 그리고 여자를 한 방에 보내지 못한 허약함.

마치 범인은 탑텐 회원 중 내성적이고 약해 보이고 박제라는 기괴한 취미를 지닌 알프레드라고 대놓고 가리키는 듯하다. 여기에 몰표를 주려는 듯 알프레드의 실험실엔 지금 막 단두대가 깍두기 썰듯 싹뚝 자른 듯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사람의 얼굴을 나 보란 듯이 놓여 있다.

범인은 이렇게 쉽게 단정되는가? 범인이 이다지도 쉽게 단정되어도 되겠는가?

영화 리뷰 | 해피 버스데이 투 미(Happy Birthday To Me, 1981) | 뜻밖의 범인 찾기 놀이, 시시한 반전?
<깔보는 차가운 인상조차 다리를 후들거리게 하는 그녀가 범인일까?>

이처럼 침팬지라도 추리할 수 있을 정도로 싱거운 추리라면 별점 3개의 의미가 없다. 영악하게도 영화는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쳤을 뿐만 아니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버지니아를 짜장면을 반쯤 먹었을 때 서비스로 받은 군만두라도 되는 것처럼 새로운 용의자로 내놓는다. 짜장면을 마저 다 먹야야 할까? 아니면 군만두로 새로운 미식의 길을 걸어야 할까? 이 미끼를 덥석 집어삼키느냐 아니냐는 전적으로 관객의 취향이고 관객의 몫이지만, 여기에 한 마디만 더 추가하자면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당신을 신방에서 처음으로 여자의 은밀하면서도 촉촉한 숲을 본 총각 신랑처럼 후끈거리는 놀라움으로 밀어 넣을 수도 있는 신선한 반전이고, 한편으론 채널을 돌릴 때마다 눈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지겹게 마주치는 재방송 드라마 같은 별로 새로운 것 없는 고루한 발상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 모든 것이 지난날의 원한에서 비롯한 여름날의 소나기 같은 시원한 복수극이자 ─ 영화 제목 그대로 ─ 나를 위한 생일파티를 죽은 자가 벌떡 일어나 봉창을 두드릴 정도로 멋들어지게 꾸미기 위한 조촐한 준비 과정이었으니 뭐라고 형용할 말이 없다. 참으로 요란하고 괴상하고 망측한 생일파티다.

아무쪼록 보들보들하고 야들야들한 꽃과 같은 아가씨들을 음미하고 여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만끽하는 풍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감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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