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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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라 아키라 ~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탐정 | 밋밋, 담담, 그래도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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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라 아키라 |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탐정 | 밋밋, 담담, 그래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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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무라 아키라(ハムラアキラ」는 잘 만들어진 추리소설에서 기대할 수 있을법한 임팩트를 기대하며 보면 약간은 실망스러울 수 있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그렇다고 추리적인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 (감상하겠다는) 선택을 무를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그 추리적인 요소가 시청자의 기대감이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면, 내겐 ‘밋밋하다’라는 말을 제외하고는 그에 대해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 혹은 머리를 쓰는 재미가 별로라고 할까나?

그런데도 마지막 편까지 보게 되는 이유는 첫째, 이왕 보기 시작한 것 끝장을 보고야 말겠다는 익숙한 오기가 발동해서이고, 둘째는 무례하고 무뚝뚝하지만, 왠지 모르게 나와 뭔가가 통할 것 같은 불량해 보이는 탐정 하무라 아키라의 석연치 않은 구석이 조금은 마음에 들어서이고, 셋째는 드라마가 시작하고 끝나는 장소이자 하무라 아키라의 거처이기도 한 미스터리 전문 서점 MURDER BEAR BOOKSHOP이 내겐 지상의 낙원이라도 되는 것처럼 눈부시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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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등의 미스터리 장르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더불어 책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MURDER BEAR BOOKSHOP’야말로 최고의 일터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이지 농담이 아니라 내게 자금이 넉넉하다면 어딘가 적당히 한적하고 적당히 외진 곳에 MURDER BEAR BOOKSHOP을 쌍둥이처럼 쏙 빼닮은 서점을 운영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탐정이 되겠다는 말은 아니고, 탐정이 운영상 필요하다면 한 명 정도 고용하면 되지 않을까?

물론 경영의 ‘경’자도 모르는 내가 봐도 십중팔구 밑지는 장사겠지만, 그 마니아적인 운치와 그 운치에서 우러나오는 아늑함은 매일매일 취하고 취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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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많은 드라마가 그러하듯, 「하무라 아키라 |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탐정(ハムラアキラ~世界で最も不運な探偵)」도 따로 원작 소설이 존재한다. 원작은 와카타케 나나미(若竹七海)라는 작가의 추리소설인데, 일본 추리소설을 꽤 좋아하는 나로서도 아직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작가다. 그렇다고 무명의 작가라는 뜻은 아니고 원작 소설이 재미없을 것이란 무성의한 추측도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일본 추리소설 순위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들락날락했다는 점에서 그녀는 꽤 인기 있는 작가로 보인다).

보통 드라마나 영화를 의미 있게 감상하고 나면 해당 영화의 원작 소설에도 빠르게 관심이 갔다가 금방 끓다가 금방 식는 냄비처럼 빠르게 잊히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번 경우는 어떨지 모르겠다. 나 같은 경우는 원작 소설을 읽고 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으로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나 드라마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 같고, 그 반대였던 경우는 떠오르는 기억이 지금으로선 도통 없다.

그것보단 요즘 속이 심하게 불편해 책을 읽는 것도,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 그에 대해 깊고 긴 리뷰를 쓰기도 거의 불가능한 지금 ‘하무라 아키라’가 그 최초가 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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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글을 써놓고 보니 잘 쓰인 추리소설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짜임새 있고 오밀조밀한 미스터리를 책보다는 상업성과 대중성이 더 짙고, 구성에도 한계가 있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지도 모르겠다. 한 장르적 요소에 천착해 심연을 만들면 그것을 거리낌 없이 들여다볼 수 있는 독자의 수는 한정되기 마련이다. 이것은 비단 미스터리 장르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적당히 재미있고, 적당히 미스터리해서 적당한 수의 시청자가 무탈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면 괜찮은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말해 놓고 보니 ‘하무라 아키라’는 그런대로 볼만하다면 볼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렇더라도 담담한 구석이 있는 미스터리 드라마였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시시각각 변하는 내 불쾌한 뱃속의 조종을 받아서인지 의견도 죽 끓듯 변덕스럽다. 내게 기필코 '감상하라는 말인가? 감상하면 후회할 거란 말인가?'라고 묻고 싶다면, 담담하게 전자에 승부를 걸겠다. 왜냐하면, 시시도 카프카(シシドカフカ)의 중성적이고 담담한 풍모가 은근히 시즌 2를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사 직전에 천재일우로 구조된 경험도 있는 그녀가 불운하다고 말한다면, ‘불운’의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그것보다는 IMDB의 「Akira Hamura: The Detective Most Unfortunate in the World」 페이지에 단 하나의 평점도 매겨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을 언급한다면 그것은 가히 불운하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내가 이 리뷰를 작성하면서 서둘러 매긴 평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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