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4

마신자 2 | 저주받을 낙태, 그 염병할 교훈을 지독히도

The Tag-Along 2 2017 movie poster

마신자 2(The Tag-Along 2, 2017) | 저주받을 낙태, 그 염병할 교훈을 지독히도

"난 딸을 살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악마가 될 줄은 몰랐어요." - 린메이화

산 나들이 중에 찍은 VCR 동영상에 촬영된 빨간색 입을 옷을 입은 의문의 작은 소녀에 대한 대만의 도시 괴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1편 「마신자 - 빨간 옷 소녀의 저주(紅衣小女孩, 2015)」에 이어지는 두 번째 영화 「마신자2(The Tag-Along 2, 2017)」는 낙태에 대한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애써 메시지에 집중하면 엉성한 CG 정도는 그럭저럭 (중국이나 대만 영화에서 이런 CG를 접하는 일이 어디 한두 번인가?) 애교스럽게 넘어가 줄 수도 있으리라 본다. 뭐니뭐니해도 중요한 것은 ‘낙태’는 무엇보다 '슬픈'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영화 「마신자2」는 경찰의 단속을 피해 벌목하는 밀입국자들로부터 시작한다. 촉촉이 비가 내리는 야심한 밤이다. 벌목한 나무를 정리하던 한 노동자가 뒤엉킨 잔가지 아래에 파묻힌 뭔가를 발견한다. 그냥 지나쳤어야 했을 것을, 때때로 지나친 호기심이 명을 단축한다는 말은 아마도 이때에 하는 말이리라. 그들은 쓸데없이 합심하여 기어이 그것을 들춰내고야 만다. 꽤 오랫동안 흙 속에 파묻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그것은 더럽혀지긴 했지만, 빨간색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옷을 입은 아이 같았다.

The Tag-Along 2 2017 scene 01

사회복지사 리슈펜은 린메이화의 집을 찾는다. 집 구석구석뿐만 아니라 몸에까지 부적을 그려넣은 린메이화는 학대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용칭의 어머니다. 어둡고 음산한 기운이 몽골을 송연케 하는 집이다. 리슈펜은 린메이화의 만류에도 집안 구석을 다 뒤진 끝에 용칭을 끝내 찾아내어 복지센터로 데리고 간다. 용칭의 온몸에도 문신처럼 부적이 잔뜩 그려져 있었다.

리슈펜에게는 한창 반항적인 시기를 보내는 십 대인 딸 리야팅이 있다. 여자의 직감일까? 리슈펜은 며칠 동안 수상쩍게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던 딸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딸에 손에 든 임신테스트기를 발견한다. 딸은 임신 중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아빠는 태중 대갱산의 복덕사에서 퇴마사 ‘호’ 대사라 불리는 린준카이였다. 리슈펜은 망설이거나 고민할 거리도 안 된다는 듯 바로 딸의 낙태를 결정한다. 하지만, 엄마가 지나치게 자신의 인생에 간섭한다고 생각한 리야팅은 아이를 지키고 싶었다. 급기야 리야팅은 ‘가벼운 수술입니다. 15분 안에 끝나죠’라는 의사의 음성사서함 멘트 같은 판에 박힌 말을 뿌리치고 집을 나간다.

The Tag-Along 2 2017 scene 02

리슈펜은 구조대원과 리춘카이의 영적 능력을 빌려 수색에 나선다. 수색지는 실종자는 어김없이 죽은 채로 발견된다는 대갱산. 악귀를 쫓는다는 호 대사의 능력에도 리야팅은 발견하지 못하고, 대신 버려진 병원에서 오래전에 실종된 션이준(1편의 여주인공)을 찾는다. 션이준은 자신처럼 실종된 할머니와 남편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는 말을 전해듣고 넋을 놓아 버린다.

한편, 리춘카이는 할아버지의 능력을 빌어 산의 경계 너머에 사는, 리야팅을 잡아간 영적인 누군가와 협상을 시작한다. 호 대사의 명성에 겁을 먹어서일까? 아무도 선뜻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다음번을 기약하며 제단을 정리하려고 할 때쯤 갑자기 이름 모를 귀신이 할아버지의 육신을 점령한다. 협상은 그렇게 시작된다. 귀신은 자신의 엄마를 찾으면 리야팅을 놓아줄 것이라고 노인의 몸을 빌려 표현한다. 리춘카이가 누가 엄마라고 묻자 귀신은 대답 대신 노인의 팔을 뻗어 한 사람을 가리키게 한다. 그곳엔 이 모든 협상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던 리슈펜이 있었다.

The Tag-Along 2 2017 scene 03

쾌락과 방종의 결과인 낙태가 불러온 비극은 결코 이승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영화 「마신자2」는 말한다. 그것은 낙태로 고통받는 이승의 엄마가 있다면, 낙태로 말미암아 미처 세상에 태어나지고 저승에도 가지 못한 채 원혼처럼 떠도는 영혼이 받는 고통도 있는 것이라는 뜻이리라.

포개진 양손바닥 위도 다 채우질 못할 정도로 매우 작지만, 누가 봐도 사람의 형태로 자라나리라는 것이 명백한 조그만 태아를 낙태하는 장면은 그 어떠한 공포 영화도 주지 못한 도덕적 충격을 가한다. 엄마 자궁 속에서 이제 막 손바닥 위에 올려진 태아는 믿기 어려운 광경을 보여준다. 마치 자신에게 예고된 불운한 운명을 어슴푸레 감지한 듯, 심장은 발악하듯 마지막 힘을 다해 뛰는 것이다. 젖 먹을 기회조차 없었던 그 힘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빌어먹을 시간은 흘러가고 그렇게 원치 않는 시기에 부지불식간에 세상으로 강제 이송된 태아는 원치 않게 해부된 개구리의 심장처럼 서서히 멈추어간다. 얄궂게도 태아는 실험실에 흔하게 널브러져 있는 개구리만큼도 못 살고 떠난 것이다!

「마신자2」는 마땅히 저주받을 낙태, 그 염병할 교훈을 가슴 뭉클한 장면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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