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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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황당한 저주 | 살육 속에서 팡팡 터지는 웃음

Shaun Of The Dead, 2004 movie p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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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황당한 저주(Shaun Of The Dead, 2004) | 흥건하게 피어오른 살육 속에서 팡팡 터지는 웃음

"정말 재밌는 날이었지, 그지?" - 숀의 엄마
"안 돼요! 엄마" - 숀

인생의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그냥 되는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떤 점인지는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딘지 모르게 확실히 어수룩한 숀의 유일한 낙은 3년이나 사귄 여자친구 리즈와 단골 술집 윈체스터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리즈는 숀이 아무 계획 없이 자신의 인생을 살듯 자신과의 데이트도 아무 계획 없이, 마치 하루 한 번쯤은 꼭 봐야 하는 응가처럼 데이트에 임하는 고리타분한 자세에 신물이 날 뿐만 아니라 구제불능의 게으름뱅이이지만 숀과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에드를 데이트 때마다 꼬박꼬박 데리고 나와 둘만의 오붓한 데이트를 방해하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그러던 중 리즈는 숀이 자신에게 철석같이 약속한 레스토랑 하나도 예약하지 못하자 결국 헤어지기로 마음먹는다.

Shaun Of The Dead 2004 scene 01

한편, 런던에는 급작스럽게 닥친 정체 모를 전염병으로 많은 시민이 좀비로 변해가고 일부는 성급하게 종말론까지 언급하는 긴박한 시간에 실연당한 슬픔에 잠긴 숀은 밤새도록 에드와 함께 질퍽하게 술을 마시고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난다.

Shaun Of The Dead 2004 scene 02

그 다음 날 태양이 똥구멍을 비출 때쯤 일어난 숀이 단골 상점에 들렀을 땐 이미 온 동네는 좀비의 세상이었지만, 둔감한 숀은 여전히 위험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하다가 정원에 무단 침입한 한 여자가 배 한복판에 주먹만 한 구멍이 뚫린 채로 걸어 다니는 것을 보고서야 뉴스 보도를 진지하게 보게 된다. 순간 새 아빠와 함께 사는 엄마와 어제 막 헤어진 리즈가 걱정되던 숀은 두 사람을 구하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멋지고 기발한 계획을 세우려는데….

Shaun Of The Dead 2004 scene 03

숀의 경우처럼 한 사람의 진짜 됨됨이는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위기를 당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일까? 아무튼, 징글징글한 잔인함과 포복절도하게 하는 웃음이 어쩌면 이다지도 훌륭하게 조화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올 정도로 흥건하게 피어오른 살육 속에서 팡팡 터지는 웃음이 너무나도 멋진 영화 「새벽의 황당한 저주(Shaun Of The Dead,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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