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나잇 쉬 컴즈(Tonight She Comes, 2016) | 6초 사정(射精)만큼이나 허무맹랑한
"난 망나니에요, 아빠" - 필립
"감히 아버지를..." - 프란시스
집배원 제임스가 친구 피트와 함께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을법한 외진 곳으로 우편을 배달하던 어느 날, 웬일인지 피트는 돌아갈 때 잊지 말라는 말만 남긴 채 도중에 차에서 내려 산속으로 들어가고, 얼떨결에 혼자 남은 제임스는 우편물의 수신인 ‘크리스티 조단’이 사는 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총기 발포'라고 적힌 험한 표지판과 함께 인기척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 집은 폐가처럼 조용하기 짝이 없었다. 사람을 찾아 집 근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제임스는 두 나무 기둥 사이에 매달린 그물 침대를 발견하고는 우편배달 업무도 잊은 채 살랑거리는 침대 위에서 스르륵 잠이 든다.
한편, 친구 크리스티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려고 찾아온 애슐리와 린지 역시 크리스티를 찾지 못하자 친구를 찾기보다는 일찌감치 술잔치를 벌이기 시작한다. 호수 건너편에서 비키니를 입은 자신들을 망원경으로 훔쳐보면서 슬그머니 바지를 내리는 낯선 남자(피트)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한창 술기운에 흥이 난 그녀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인 듯, 한껏 웃어젖히고 넘어간다. 하지만, 훔쳐보는 걸 들킨 피트는 놀란 토끼처럼 숲 속으로 도망가다가 알몸으로 쓰려져 있는 한 여자를 발견한다.
여자 곁에 떨어져 있던 핸드폰으로 여자의 이름이 ‘크리스티’인 것을 알게 된 피트는 크리스티의 핸드폰을 통해 애슐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음성사서함을 남긴다. 술을 마시며 잡담을 떠느냐 미처 전화를 받지 못한 애슐리는 이미 낮잠 자던 제임스를 짓궂은 장난으로 깨워 통성명을 나눈 후였다. 그때 호수 저편에서 한 남자의 처절한 비명이 들린다. 그리고 호수 건너편에서는 온몸이 피범벅 된 알몸의 여자가 건너오고 있었으니….
무섭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예측할 수도 예측할 필요도 없는, 그리고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소리를 키우고 감상하라고 해서 괜히 쓸데없이 기대감만 부풀린, 한마디로 성의없이 마구 내지른 인디 슬래셔 영화 「투나잇 쉬 컴즈(Tonight She Comes, 2016)」. 하지만, 마초 같은 애슐리의 생리혈과 여러 사람의 피로 진득하게 섞인 그지 같은 성배를 억지로 마시는 장면만은 먹던 과자의 맛이 (거짓말 안 하고) 진짜 역겹게 느껴질 정도로 역대급으로 구역질 나는 명장면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투나잇 쉬 컴즈」는 B급 공포 영화에선 빼놓을 수 없는 전통만은 고스란히 답습했다는 것. 그것은 바로 ‘미녀’의 과감한 노출신으로 영화의 못난 점을 대놓고 가리려는 미워할 수도 없고, 거부하기 어려운 엉큼한 시도다. 이 영화에서는 잘록한 허리에 아담한 엉덩이와 유방을 가진 ‘크리스티’가 처음부터 끝까지 알몸으로 열연해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다만, 얼굴도 제대로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검붉은 피로 떡칠을 한 점은 별로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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