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The Suspect, 2013) | 몰입감 최소 1/3은 김 실장 아우라
"담배 한 갑 사올 테니까 가만히 있어. 쳐다보지 마 새끼야! 정들어"- 민세훈
이용당할 대로 이용당하고 버림받고 나서야 남한으로 귀순한 북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은 한 가지만을 제외하면 평범한 새 삶을 삶아가려고 노력한다. 그 한 가지는 바로 아내와 딸을 죽인 자를 찾아 복수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을 보살펴주던 북한에서 귀순한 기업가 박 회장의 살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현장에 떨어져 있던 박 회장이 평소 착용하던 안경을 챙긴 지동철은 그만 박 회장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한편, 이 사건을 맡은 국정원의 김 실장은 간첩 잡는 사냥개 민 대령을 긴급 투입하여 지동철을 쫓게 하고, 민 대령은 지동철을 추적하는 와중에 지독한 사냥개답게 사건에서 뭔가 구린내를 맡게 되는데….
영화에서 처음으로 김 실장을 보는 순간부터 그가 이 영화의 악착스런 미끼라는 것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야비하고 악랄한 김 실장 역을 매우 훌륭하게 소화해낸 덕분에 굶주린 개처럼 미끼를 덥석 물 수밖에 없는 관객은 후반부로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그를 향한 증오와 분노에 눈이 먼 나머지 그를 초대형 믹서기로 갈아버리고 싶어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인공도 중요하지만, 그와 견줄 수 있는 악역도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아쉬운 점은 자동차 액션 장면에서 떨어지는 속도감을 어떻게든 만회해보려고 수전증 말기 환자가 촬영한 것처럼 지나치게 화면을 흔들었다는 것. 뭐 나름의 기술인지도 모르겠지만.
참고로 영화에서 낙하산 훈련에 사용된 장소는 내가 자주 산책하는 위례강변길이다. 실제로도 그곳은 군인들의 낙하산 훈련 장소로 쓰이고, 근처에는 훈련 도중 사망한 군인들의 기리기 위한 위문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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