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5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영화 리뷰 |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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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영화 리뷰 |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사이보그 밀스에게 걸리면 인생 모든 것이 간파당한다!>

고도의 지능을 갖춘 로봇이 등장하는 SF 영화 대부분이 그러하듯, 「킬 커맨드(Kill Command)」는 머지않아 도래해 인류의 삶을 지금보다 더 풍족하고 윤택하게 해줄 것이라 기대하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과 사람의 비극적인 운명에 관한 이야기다.

SF 장르의 오래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로봇이 단순 학습을 뛰어넘어 각성하고 진화할 수 있다면, 과연 로봇은 자신을 만든 주체인 인류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아직은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로봇 시대가 대두하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ㅇ어가야 할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로봇이 인류 역사에서 배운 대로 흑인 노예처럼 자유를 획득하고자 반란을 일으킬 것인가? 그래서 영화 「터미네이터(Terminator)」 같은 흑역사가 현실이 될 것인가? 알 수가 없다.

영화 리뷰 |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훈련 시설 입구, 아시아 언어는 일종의 유행인가?>
영화 리뷰 |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훈련장에 막 도착한 밀스와 해병들>

군대에 로봇 병기를 공급하는 군납업체에서 일하는 사이보그이자 프로그래머인 밀스가 어느 날 해병 훈련 시설에 배치된 로봇의 인공지능 시스템에서 확인된 재프로그래밍 반복 오류는 현재의 우리가 Windows를 사용할 때 종종 마주치는 블루스크린처럼 귀엽게 봐줄 수 있는 악동들의 악의 없는 장난 같은 오류가 아니었다.

밀스 같은 천재 프로그래머들이 제작했을 인공지능은 프로그래머의 목적대로 학습, 분석, 재프로그래밍을 거쳐 스스로 진화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AI의 재프로그래밍은 프로그래머가 의도한 대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런데, 재프로그램 횟수가 하루 만에 150만 번?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밀스는 이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자 해병들과 함께 훈련 시설로 향한다.

영화 리뷰 |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훈련 첫날 첫 탐색에 나서다>
영화 리뷰 |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사람이 훈련용 로봇을 사냥하는 유쾌한 입장은 곧 역전될 것이다>

이후 펼쳐지는 전투는 저예산 영화임을 고려하면 아주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액션’만으로 영화를 추천할 정도로 인상적이지는 않다. 그것보다는 훈련 시설의 AI가 왜 예정에도 없는 훈련을 지시했는지 그 반전 같은 충격적인 의도를 깨닫는 순간 섬뜩한 느낌과 함께 영화에서 펼쳐진 군인과 로봇의 고만고만했던 전투 장면을 곱씹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전투엔 ‘액션’ 그 이상의 의미가 숨겨져 있었고, 그 의미는 AI의 진화가 어떤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지를 예견하게 해준다.

국가는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을 람보 같은 살인 기계로 만들고자 일련의 어떠한 훈련 과정을 거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다면, 군인을 대체하려고 만든 로봇(AI가 탑재된)이 훌륭한 살인 기계가 되고자 한다면 어떤 훈련을 거치도록 시스템을 운영할까?

한마디로 AI가 사람을 사냥하게 된 이유는 바로 사람에게 있다!

영화 리뷰 |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AI는 왜 동물들을 죽인 것인가!>
영화 리뷰 | 킬 커맨드: 드론의 습격(Kill Command, 2016) | AI가 사람을 사냥하는 이유!
<디지털 방식으로 대화하는 밀스와 우두머리 로봇>

밀스와 에이리언 여왕 같은 우두머리 로봇의 만남은 반은 기계 반은 사람인 존재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겉보기엔 살덩이를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만, 뇌만큼은 컴퓨터처럼 작동하는 밀스를 앞에 두고 AI는 밀스를 사람으로 취급해야 할지, 아니면 로봇으로 취급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 이때야 나 역시 밀스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나치게 진화한 AI와 이 때문에 당혹스러워하는 인류 사이를 소통해주는 중개자인가? 아니면 대세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 때를 기다리는 기회주의자인가?

만약 내가 밀스 같은 사이보그라면, 많은 사람의 공상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벌어지는 ‘사람 vs 로봇’ 전쟁에서 사람 편에 서야 할까? 아니면 로봇 편에 서야 할까? 역시 대세를 지켜봐야 하는 걸까?

로봇의 (사람으로 따지면) 입 같은 부위에서 입김 같은 걸 내뿜는 장면이 매우 의아스럽기는 하지만, 별 기대 없이 본 영화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기대 이상의 여운을 남기는 SF 영화다. 만들어 선 안 될 걸 만든 인류를 조롱하듯 난 내 명령만 따른다는 AI 로봇. 연산 속도 증가를 AI의 발전으로 오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소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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