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The Rental, 2020) | 더할 나위 없이 찡한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
꿀 같은 성공의 기쁨을 배가시켜줄 멋진 휴가를 위한 더할 나위 없이 멋진 렌탈하우스에 도착한 두 커플 찰리와 미셸, 그리고 조쉬와 미나. 그런데 알고 보니 아름다운 동화 속에서나 볼 듯한 주옥같은 풍경을 품고 있는 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이는 집이 사실은 누군가의 악의적인 취미를 위해 준비된 더할 나위 없는 무대 장치일 뿐이었다는 잔혹한 이야기.
그래서 결국 무명의 승리자를 뒤로한 채 모두가 요절한다는 더할 나위 없이 불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가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The Rental)」다.
<그런데 저 잔상은 뭐지? 혹시 심령사진? 아니면 인코딩 버그(25분 51초)> |
좀 과장해서 말하면, 단 하룻밤만이라도 보낼 수 있다면 두 커플처럼 비명횡사 예정이더라도 기꺼이 고려해볼 수 있을 만큼, 혹은 심하게 표현하면 캐스팅 비용보다 집 대여 비용이 더 비쌀 것 같은 그런 완벽한 집에서 그런 푼수 같은 짓을 저질러 감시자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한다는 설정은 너무 범상하다.
<그의 매끈한 뒷모습에서 포스가 느껴지는가?> |
하지만, 한창 성공에 취한 젊은 남녀가 마약까지 복용한 상태에서 그들의 일탈을 은근히 감싸주는 엉큼한 안개로 뒤덮은 야밤에 온몸을 나른하게 풀어주는 뜨뜻한 거품 욕조에 단둘이 남겨졌다면 훗날 서로 제수씨 • 아주버님으로 부르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더라도 일단 시급한 불을 끄고 보는 것이 우리의 낭만적인 본성 아니었던가?
외로움에 찌든 난 그저 두 사람의 행위가 부러울 따름이지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레지는 그가 자상한 주인을 도살한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을까?> |
이야기가 뻔할 뻔 자로 흘러가더라도 자기 여자를 어떻게든 보호하려는 남성의 앞뒤 가리지 않는 폭력적이고 우발적인 본성을 더할 나위 없이 보여준 조쉬의 박진감 넘치는 연기, 똑똑하다고 정평이 난 사람이라도 콤플렉스 문제에 휘말리게 되면 인류의 자랑거리인 이성이 속절없이 무너짐을 더할 나위 없이 보여준 미나의 신경질적인 연기 등 감시자의 사냥 행위보다 감시자의 존재를 눈치챌 무렵부터 급격하게 무너지는 등장인물들의 성격 연기가 볼만하다.
영화는 결국 감시자의 존재를 드러내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보여주지는 않는다. 시청자가 알 수 있는 것은 감시자는 다소 위험한 취향을 지닌 덩치 좋은 대머리 남자라는 것 정도다. 그리고 그가 준비하는 또 하나의 무대, 그리고 그 무대 위에서 마치 ‘불행’은 자기들 사전엔 없다는 듯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을 보내는 먹잇감들이 일상에 겨워 죽을 지경이다. 그리고 예상할 수 있듯 감시자는 행복에 겨워 죽을 지경인 그들을 정말로 죽일 것이다. 뭔가 문제인가? 어차피 우리는 모두 한번은 죽을 것인데! 감시자에게 축복을, 희생자에겐 안식을!
불쌍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불행과 악덕이 휩쓸고 간 죽음과도 같은 정적 속에 외롭게 혼자 남겨진 강아지 레지다. 레지 때문에 졸지에 더할 나위 없이 가슴 찡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속편은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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