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도연맹(俠盜聯盟, The Adventurers, 2017) | 화려한 '도둑질’과 '출연진', 그러나
"내가 그를 잡으려는 이유를 알아요? 그는 최악의 도둑이지만 인내심과 기품이 있고 이번에 그를 잡지 못하면 영원히 잡지 못할 것 같거든요." - 피에르 형사
‘운명의 날개’, ‘생명선’과 함께 ‘가이아’로 알려진 진귀한 목걸이 세트 중 하나인 ‘숲의 눈’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당한다. 범인은 유명한 도둑 ‘장단’이었다. 장단은 ‘숲의 눈’을 훔치는 데까지는 성공하지만,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고 도망치는 도중 누군가의 배신으로 ‘숲의 눈’도 빼앗기고 자신은 감옥에서 5년이란 세월을 보내게 된다.
장단은 출옥하자마자 경찰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천재 해커 ‘진소보’와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도둑이자 새로운 멤버인 ‘엽홍’과 함께 경매에 출품된 ‘운명의 날개’를 멋지게 훔쳐내는 데 성공한다. 장단은 이번 일을 마지막 건수로 여길 생각이었지만, 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조직의 두목인 ‘콩’은 ‘생명선’마저 훔쳐 ‘가이아’ 세트를 완성하길 원했다. 은퇴하기 전에 크게 한 건 할 기회로 여긴 장단은 유서 깊은 성 깊숙한 곳에 최신 보안 시설의 삼엄한 감시 아래 보관 중인 ‘생명선’을 훔칠 계획을 세운다.
한편, 오래전부터 장단을 추적해오던 프랑스 형사 ‘피에르’는 혼자서는 장단을 감당할 수 없자 오래전에 장단과 헤어진 장단의 애인 ‘앰버’를 찾아 도움을 구한다. 장단은 앰버가 가진 정보를 이용해 ‘숲의 눈’을 훔쳐낼 수 있었고, 이런 일로 앰버는 장단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앰버는 이번 일이 끝나면 장단을 영원히 가둬달라는 조건으로 피에르 형사와 함께 장단을 추적한다.
「협도연맹(俠盜聯盟, 2017) 」에서 형사 피에르는 감옥에서 출소하는 장단을 마중하며 몸 관리를 잘한 것 같다는 인사말을 건넨다. 그의 말대로 유덕화의 몸은 젊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나처럼 살이 안 찌는 체질인지, 아니면 철저한 몸 관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늘씬하다. 물론 그도 얼굴에 스며든 세월의 눅눅한 흔적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사실 유덕화 영화는 적극적으로 찾아보지는 않더라도 발견하는 족족 찾아보는 소심한 팬인데, 이 영화 「협도연맹」을 보면서 그도 우리처럼 늙어가고 있다는 서글프고 씁쓸한 느낌을 유독 많이 받았다. 영화 「천장지구」에서 오천련을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야생마처럼 질주하는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 역력한데 말이다. 세월의 무상함이란……. 무엇을 하든지 머릿속에서 완전히 없애버릴 수는 없는가보다. 한편, 서기의 악동적인 매력은 여전하다.
원래는 「협도연맹」에 「몽키킹 2」의 삼장법사 역으로 출연한 풍소봉(馮紹峰)과 장천애(张天爱)라는 배우가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풍소봉은 다리 부상으로, 정천애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출연할 수가 없었고, 대신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유덕화와 서기가 차지했다는 뒷얘기가 있다.
프랑스 칸에서 체코의 프라하,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키예프로 마무리되는 이국적 로케이션이 펼쳐내는 아름답고 고아한 배경이 볼만하지만, 출연진과 ‘도둑질’의 화려함에 비하면 내용은 좀 평범한 편이다. 마지막에 진짜 배신자를 걸러내는 억지스러운 반전 같지 않은 반전은 ‘옥에 티’라고 생각될 정도로 엉성하다. 이런 유의 영화를 몇 편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장단을 배신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대뜸 짐작이 가는데, 말이다. 그래도 간편하게 시간 보내는 용도로는 괜찮은 영화 「협도연맹」.
0 comments:
댓글 쓰기
댓글은 검토 후 게재됩니다.
본문이나 댓글을 정독하신 후 신중히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