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Tunnel, 2016) | 난생처음 작은 돌 구르는 소리에 살이 떨렸다
“‘다 꺼지라고, 이 개쉐끼들아!’라고 이정수 씨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대경
아내와 어린 딸을 둔 평범한 자동차 영업사원인 이정수는 딸의 생일케이크를 차에 싣고 운전하며 귀가하던 중 새로 개통한 터널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그 안에 갇히고 만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정수에게는 터널에 갇히기 전에 주유소에서 얻은 생수 두 병과 딸에게 줄 케이크가 있었고, 구조대와의 휴대전화 통화도 가능했다.
하지만, 구조대는 약속한 일주일이 지나도 오지 않고, 성과 없는 구조 작업으로 신도시를 연결할 인근 제2터널의 공사 중단이 너무 길어지자 여론마저 분열되는데….
영화 탓을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 씨가 된다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터널 붕괴도 한 번은 일어날 것 같다. 그나저나 ‘타워’도 그렇고 요즘 한국 재난 영화에선 공직자들을 지나치게 밥맛으로 만들어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원래 밥맛이긴 하지만, 영화에서까지 그 푼수 짓거리를 봐야 해서 짜증 난다. 영화에서 밥맛으로 만들어 버리고, 또 그것을 보고 통쾌해한다고 해서 그들이 변하는 건 하나도 없는 데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한없이 영악한 그대들에게 맺힌 한을 풀지 않으면 또 어찌 살리오.
아무튼, 흡수력 좋은 두툼한 손수건 하나쯤은 준비하고 봐야 할 정도로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영화이며, 난생처음 작은 돌 구르는 소리에 살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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