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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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에서 철수! 충격은 지진 수준?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에서 철수! 충격은 지진 수준?

Microsoft withdraws from China

중국에서 철수? 아니면 퇴출?

중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철수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떴는데, 그 기사의 서두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중국)의 신설 데이터국은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데이터 현지화 요구를 제안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국가의 데이터 현지화 처리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충돌이 조정될 수 없는 경우 Microsoft는 중국에서 철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충격은 지진 수준이 될 것입니다(출처: 「微软要退出中国!这个影响将是地震级别的!」).

위 기사는 구글 기계 번역을 기준으로 옮겨 적은 것이지만, 재밌는 사실은 바이두 번역은 ‘철수’가 아니라 ‘퇴출’이라고 번역하면서 MS가 자진해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쫓겨나는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것.

Microsoft withdraws from China
<출처: 微软要退出中国!这个影响将是地震级别的!>

MS의 중국 철수가 개인 IT 생활에 미치는 영향?

중국에서 MS가 철수한다고 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고, 예측할 지식도 깜냥도 없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중국에 아무리 불법 복제가 판을 친다고 해서 그 어마어마한 시장을 그냥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고, 이미 Microsoft Azure는 두 개의 데이터 센터를 중국에서 운영 중이고, 지난 1년 동안 Microsoft의 중국 투자는 계속 증가한 것을 보면 ‘철수’라는 초강수는 협상을 유리하게 가지고 가기 위한 미끼일지도 모르겠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해서 철수까지 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내 개인적인 바람인데, 만약 MS가 중국에서 철수하면 JZ云盘, huang1111网盘 같은 (내 블로그를 통해 숱하게 소개해 온) 중국산 무료 클라우드를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앞에서 언급한 무료 클라우드 서비스 중 다수가 Microsoft Azure, 혹은 (한때 유행했던 구글 교육용 무제한 클라우드 비슷하게) 교육용 원드라이브를 관리하는 IT 관리자가 편법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서비스다. 또한, 「Office 365 원드라이브 5TB 무료 얻기」에서 소개한 개발자 버전 3개월짜리 원드라이브를 자동 연장해주는 서버를 제공하고 관리해주는 사람도 중국인인데, MS가 중국에서 철수했을 때도 이 자동 구독 연장 서비스를 계속 제공해줄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중국 반응은 떠날 테면 떠나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면 단기간엔 불편함을 겪겠지만 이는 국내(중국) 운영체제의 발전에도 기회가 되리라는 것이 중국의 반응이며, 네티즌들 역시 이와 비슷해 보인다. 한마디로 떠날 테면 떠나라, MS가 없어도 중국은 태양처럼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DOS 시절부터 이런저런 운영체제를 접해온 한 사람으로서 Windows가 독점하고 있는 OS 시장을 위협한 운영체제는 단 한 개도 없었다는 점에서 중국의 범용 운영체제 개발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물론 중국의 정부/기관/기업/학교/사람은 강제로 사용하게 될 테니 점유율은 무시 못 하겠지만 낮은 호환성 • 안전성 • 성능 • 용이성으로 인한 생산성 하락과 인민들의 소리 없는 불만 • 불평이 벌써 느껴지는 듯하다.

사실 개인의 IT 생활에 MS 같은 대기업 철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게 상상하기는 어렵다. 만약 한국에서 MS가 철수한다면 어떻게 될까? Windows/오피스/원드라이브를 사용 못 하게 될까? 설령 그렇다고 해도 개개인들은 불법 복제 도구를 사용해 지금처럼 충분히 MS 제품들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기업들은 러시아처럼 대놓고 불법 복제를 사용할 수도 있겠다.

데이터 현지화(本地化数据处理)란?

중국의 국가 데이터국(数据局)은 2023년 3월에 생긴 따끈따끈한 기관이다. 위키 설명에 따르면, 데이터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기본 데이터 시스템 구축을 조정 및 촉진하고, 데이터 자원의 통합, 공유, 개발 및 활용을 조정하고, 디지털 중국, 디지털 경제 및 디지털 사회의 계획 및 건설 촉진을 조정하기 위한, 즉 빅데이터 감독 관리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이다.

MS가 거부한 데이터 현지화는 데이터를 원래 지역에 유지하는 관행을 말한다. 즉, 마이크로소프트가 중국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경우 데이터를 다른 국가로 전송하는 대신 중국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자세한 것은 다음 문서 참고 「What is data localization?」).

그래서 중국에서 MS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你的数据将在你所在国家或地区之外进行处理(귀하의 데이터는 귀하의 국가 또는 지역 외부에서 처리됩니다)”라고 묻는다고 한다.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오피스/윈도우를 사용할 수 없다.

결국 데이터 현지화는 중국 정부의 감시/검열망을 더욱 촘촘하게 넓혀 해외 기업도 포획하겠다는 포부로 볼 수도 있고, 중국인의 개인 정보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Windows 서비스들은 업데이트와는 상관없이 수시로 MS 데이터 센터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MS가 오피스와 윈도우를 통해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사실이고, 문제는 이 데이터를 어느 국가에 저장해야 하는 것이 타당한가 이다. MS는 이런저런 이유로 자기들이 하던 대로 관리하길 원할 것이고, 중국은 중국인의 개인 정보를 자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길 원한다. 이런 점만 놓고 보면, 중국의 데이터 현지화 요구는 정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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