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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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의 녹정기(Royal Tr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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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의 녹정기(Royal Tramp)

<주성치 영화에서 종종 보는 반가운 배우 진백상(다륭 역)>

영화 「녹정기」를 처음 감상했을 소싯적엔 김용의 원작 소설을 읽기 전이었으므로 주인공 ‘위소보(韋小寶)’가 그런 희극적인 캐릭터로 연출된 이유가 원래 그런 인물이란 것은 짐작조차 못 했다. 아마 그땐 영화가 너무 재밌어서 원작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조차 몰랐을 것이다. 그저 우리의 '희극지왕(喜劇之王)' 주성치(周星馳)가 연기했으니 당연히 그런 우스꽝스럽고 별난 캐릭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선입관이 다른 여지를 고려할 틈을 주지 않았다.

<아버지와 아들처럼 궁합이 잘 맞는 주성치와 오맹달>

주성치가 누군가? 뻔뻔하고 몰염치한 독보적인 코믹 연기로 뭇 사람들에게 배꼽을 잡게 만드는 웃음뿐만 아니라 일상의 지겨움과 고단함을 잠시 잊게 하는 소소한 행복까지 안겨준 배우이자 감독이지 않은가?

그런 그가 ‘주성치표’ 코믹 연기로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 찍은 영화였으니, 그땐 그가 맡은 역할이 설령 뭐 빠지게 점잔을 떨어도 모자랄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같은 자리였어도 망나니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였을 것이다.

영화 리뷰| 주성치의 녹정기(Royal Tramp)
<주성치 영화의 홍일점, 구숙정>

하지만 최근에 원작을 읽고 나서야 위소보의 위인 됨을 이해하게 되었으니, 위소보 역을 맡을 배우로서 주성치를 캐스팅할 수밖에 없었던 왕정(王晶) 감독의 고충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어느 누가 용렬하고 범속하고 뻔뻔하기 그지없는 시정잡배나 다를 바 없는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관객의 미움을 받지 않는 희극 연기를 멋들어지게 소화해낼 수 있겠는가!

영화 리뷰| 주성치의 녹정기(Royal Tramp)
<여섯 마누라? 그가 바로 인생의 승자다!>

세월이 흘러도 질릴 틈을 주지 않는 주성치만의 코믹 연기와 그와 황금 콤비를 이룬 오맹달, 그리고 말괄량이 같은 발랄한 미모로 주성치 영화에서 종종 홍일점 역할을 맡았던 구숙정(邱淑貞) 때문에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도 영화의 재미를 만끽하고자 하는 소소한 바람은 반드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원작에서 위소보가 엮인 사건 중 ‘오배(녹정기 1편)’와 ‘오삼계(녹정기 2편)’라는 굵직한 사건만을 취하고 나머지 군더더기는 매끄럽게 가지치기한 영화의 시나리오 흐름이 자연스러우므로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원작을 읽어도 좋고 안 읽어도 무방하다.

다만, 원작을 읽은 사람은 원작의 이러저러한 성격을 가진 인물을 어떤 배우가 어떻게 소화하는지 등의 원작의 캐릭터와 영화의 캐릭터를 비교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기는 하다. 예를 들면, 원작에선 위소보를 악착스럽게 괴롭히는 건녕 공주의 지랄 같은 성격 중에서 ‘사디스트’와 ‘마조히스트’는 ‘15세 관람가’에 맞게 제거되고, 원작에서 건녕 공주의 미모는 위소보의 다른 일곱 마누라와 비교하면 ‘평타’ 정도라고 볼 수 있지만, 영화에선 구숙정이 건녕 공주역을 맡음으로써 최고의 미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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