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메리(American Mary, 2012) | 고난도 복수란 이런 것이다!
<의대생만이 할 수 있는 극초단기 고소득 알바> |
합법적일 뿐만 아니라 뭇 사람들의 존경까지 받는 명예로운 도살자인 외과 의사 지망생 메리는 담당 교수가 적극적으로 지도할 정도로 전도가 유망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후 정식 의사가 되고 난 후의 이야기다.
지금의 그녀는 밀린 휴대전화 요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돈이 궁하다. 돈을 빌릴 가까운 친구나 가족도 없어 보이는 가엽고 불쌍한 메리. 돈이 절실한 그녀는 자신의 유명 스트리퍼 뺨치는 훌륭한 몸매로 이른 시간 안에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스트립 클럽으로 향한다.
<믿었던 교수에게 배신당한 메리>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메리는 클럽에서 그동안 칠면조로 갈고 닦았던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천재일우의 기회를 얻는다.
복이 있으면 재앙이 있다고 했던가?
클럽 일로 급한 불을 끄고도 약간의 재정적 여유를 찾은 메리는 믿었던 담당 교수에게서 피눈물을 한 바가지 흘리고도 남을 험한 일을 당한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그리고도 물러서서도 안 되는 메리는 담당 교수의 신체를 사용해 자신의 부족한 경험을 채우는 복수극을 준비한다.
<이것은 외과의만이 실현할 수 있는 고난도 복수?> |
영화를 곰곰이 감상하고 있자니 피부가 찢어지고, 신체 일부가 절단되고, 터진 피부 사이로 빼꼼히 삐져나온 오장육부가 세상 구경하는 험상궂은 일이 일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이 난폭한 세상에서 외과의는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겠다고 하는 참으로 멍청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만약 내가 조직의 보스라면 머리 좋은 변호사와 더불어 실력 좋은 외과의 한 사람쯤은 반드시 곁에 두고 싶다.
<어찌 되었든 그녀의 라인은 훌륭했다> |
영화 「아메리칸 메리(American Mary)」에는 사회가 상식적인 선에서 허용하는 성형 수술의 극단인 신체 변형 시술이 등장한다. 신이 준 (내가 보기엔 부모님이 준) 신체를 의도적으로 변형하는 신체 변형(Body modification)에는 어떤 장르를 불문하고 익스트림한 것을 추구하고 한껏 튀어보려는 자기표현 과시욕만이 느껴진다. 아니면, 뭘 더 느껴야 하나?
신체 변형 결과물을 보면 당연히 아름답지 못하다. 아름다움은 조화에서 오는 것인데,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한 조화를 깬 신체 변형이 아름다울 리는 없다. 그렇다고 추하지도 않다. 아마도 이것은 외과의의 노려한 기술과 피시술자의 적절한 표현력 덕분일 것이다. 어쨌든 쳐다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흉악하게 변형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아름답지도 않고 추하지도 않고 단지 기괴하다. 가만히 지켜보면 메스로 피부를 절개하려는 찰나의 섬뜩한 감각이 묘하게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의 마지막은 후다닥 마무리 지으려는 성급함과 불성실함이 느껴져 조금은 실망스러웠지만, 아름다운 외과의가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복수를 감행하는 그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평범하지 않은 일들이 음흉한 갈증에 시달리는 시청자에게 기기괴괴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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