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이모탈, 넌 좀 떨어야 하는 것 아니니? | 핵 앤 슬래시 RPG 라지엘

이 정도면 디아블로 이모탈, 넌 좀 떨어야 하는 것 아니니? | 핵 앤 슬래시 RPG 라지엘

<어떤 서버를 선택해도 게임의 재미는 변하지 않는다!>

<한 성격하는 엘리나의 직업은 대사제>

드디어 디아블로의 명성에 도전하는 대작이?

지금 이 글을 읽기 시작했다면 나머지 글은 라지엘(Raziel)을 설치하면서 읽기를 강력하게 권장한다.

디아블로 이모탈(Diablo Immortal)을 기다리는 분들께 희소식이 될만한 게임이 얼마 전에 출시되었다. 바로 핵 앤 슬래시 다크 판타지 RPG 라지엘(Raziel)이다.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는 ‘던전 앤 이블(Dungeon and Evil)’은 디아블로식의 핵 앤 슬래시 RPG를 모바일에서 구현하겠다는 취지만큼은 높이 살만하지만, 그 결과물은, 특히 그래픽과 캐릭터 움직임은 많은 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반면에 라지엘(Raziel)은 공을 들인 흔적이 ─ 나 같은 라이트 게이머가 봐도 한눈에 느낄 정도로 ─ 여기저기에 역력하다 (그렇다고 여타 게임은 대충 만들었다는 뜻응 아니다). 내가 보기엔 지금까지 나온 무수한 모바일 핵 앤 슬래시 게임 중에서 가장 디아블로다운, 아니 그 이상의 게임성을 잠재한 게임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만약 디아블로가 진작에 모바일로 나왔다면, 바로 이런 게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소름이 다 돋는다. 이 정도 품질이면 출시 준비 중인 디아블로 이모탈 제작팀도 약간은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캡처한 동영상 그래픽 설정은 [일반 화질]이며, 실제 플레이해보면 정갈한 그래픽이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잘 살렸음을 알 수 있다.

유튜브에 공개된 디아블로 이모탈(Diablo Immortal) 플레이 동영상과 비교해봐도 크게 뒤지지 않는 그래픽,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을 연상시키는 방대한 스킬 트리, 자동 전투를 불허하는 짜릿한 손맛, ‘다크 판타지’라는 선전 문구에 걸맞은 음산한 분위기, 이런 분위기에 입체감을 불어넣어 주는 웅장한 사운드 등은 한번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소진될 때까지 게임 삼매경에 빠지게 할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여기에 아이템 파밍의 재미까지 더해졌으니 아직도 라지엘(Raziel) 설치를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감칠맛 나는 한국어 성우 더빙은 한국 사용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별미다. 한마디로 눈도, 귀도, 손도 즐거운 게임이다.

핵 앤 슬래시 액션 RPG 특유의 손맛을 고집하는 게임이라고 해서 모든 편의성을 버린 것은 아니다. 전투 중 땅에 떨어진 아이템과 돈을 줍는 팻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파티 퀘스트의 경우는 요즘 RPG처럼 자동 파티 매칭도 지원한다. 장비를 교체하면 소켓에 박혀있던 보석까지 자동으로 인수인계된다. 전투를 제외하곤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노력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다.

<전설 장비에는 스킬이 붙어 있으니 애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설 장비가 소환한 [번개 마법사]와 내가 소환한 [얼음 거인상]>

이제는 ‘아류’에서 ‘일류’로...

하지만, 출시 초기인 만큼 부족한 점도 몇몇 보인다.

일단 성우의 찰진 육성이 다소 아깝게 느껴질 만큼 스토리의 깊이나 창의성은 보통 정도다. Sdorica(스도리카)처럼 스토리 자체에 빠져들게 하는 재미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성우 목소리 때문에 마구 스킵하기는 쉽지 않다. 유튜브에 공개된 디아블로 이모탈(Diablo Immortal) 동영상과 비교하면 라지엘(Raziel)의 스킬 모션은 좀 단조롭고 역동적인 멋이 들하다. 그리고 스킬 연계할 때 터치가 먹통일 때가 종종 있으며, 맵에서 부실 수 있는 사물(항아리, 상자, 비석 등)이 잘 눈에 띄지 않는 점도 개선해야 할듯싶다. 그리고 디아블로 같은 반투명 전체화면 맵을 지원하지 않는 점과 맵에 몹들이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도 좀 불편하다. 전설 아이템에만 부여되는 액티브/패시브 스킬 옵션이 랜덤하지 않고 고정된 것 같아 아이템 파밍의 재미를 다소 경감시킨다. 그리고 ─ 지금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만 ─ 최적화 같은 경우는 아무리 해도 지니참이 없는 작업이라 더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 모든, 그리고 더 있을 수 있는 기타 단점에도 불구하고 검은 달(이 게임 역시 잘 만든 게임이지만, 번역만 완벽했다면 정말 대작이 되었을 게임)에 한창 빠져 있던 난 라지엘(Raziel)로 옮겨가기로 하는데 ─ 키웠던 캐릭터와 헤어지는 것에 따른 ─ 아쉬움도, ─ 배신에 따른 ─ 미안함도 느끼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단점을 개선하고, ─ 지금도 다 경험하지 못했지만 ─ 앞으로 다른 게임과 차별화할 수 있는 라지엘(Raziel)만의 창의적인 컨텐츠를 주기적으로 추가해나간다면, 디아블로의 ‘아류’라는 불편한 타이틀에서 벗어나 디아블로를 뛰어넘는 ‘일류’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한 게임이다.

<항아리를 그냥 두면 천추의 한이 될 수도 있다>

라지엘(Raziel)에선 맵 여기저기에 분포된 상자, 항아리, 비석 등을 부수는 노가다를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이렇게 해서 전설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보자마자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이 생각나더라>

스킬은 자유롭게, 장비는 스킬 옵션이 붙은 전설로?

처음엔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세 개뿐이지만, 스킬 트리가 매우 방대하기에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하나의 직업이라도 스킬 트리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직업처럼 키울 수 있다. 또한, 영혼 같은 것을 모으면 잠긴 캐릭터를 해제할 수 있는 듯하다. 고로 언젠가는 여러 캐릭터 중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선택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 마법사 엘리나를 선택했고, 스킬 트리는 일반 공격(평타), 방어막, 회복 위주로 키우는 중이다. 엘리나 같은 경우 소환수(동영상에 등장하는 얼음 거인상) 스킬이 있으므로 이쪽으로 스킬 트리를 가져가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동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소환수가 굼뜨고 공격과 어그로 범위가 넓지 않다. 그래서 필드 몹 사냥에는 큰 효용은 없고, 대신 1:1 맞짱이 가능한 보스 전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이외 그냥 데리고 다니는 맛도 없지는 않다.

아이템은 무조건 전설(주황색)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전설 장비 속성에는 액티브나 패시브 스킬이 반드시 하나씩은 붙어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속 얼음 거인상 말고 다른 소환수(여자 마법사)는 전설 아이템에 붙어 있는 패시브 스킬이 소화한 것이다.

이제 막 시작한 게임이라 팁이랄 것도 없고, 초반이라 아직도 파악 중이지만, 이 글 서두를 읽기 시작하면서 게임 설치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지금쯤이면 얼추 거의 다 되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부턴 두말하면 잔소리고, 백문이 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다. 핵 앤 슬래시 다크 판타지 라지엘(Raziel)의 세계로 오신 것을 지독히도 환영한다.

<잠들어 있는 영웅들을 깨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