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원 리브스(No One Lives, 2012) | 두 악당이 마주친다면 과연 누가 재수 없는 것일까?
"이 꼴을 보고 있자니 무슨 생각이 드는 줄 알아?"
'이제 죽었구나!'
진정 무엇이 인정사정없는 것인지를 명확하게 일관된 폭력으로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그에겐 피도 눈물도 없다. 정의도 없고, 인정도 없고, 분노도 없다. 단지 눈에 띄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죽이는 그 앞엔 고통에 절은 절규와 처절한 살육의 현장이 마치 별천지처럼 펼쳐진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뱀이라도 훑고 지나간 듯 어느새 몸은 싸늘하게 식어 있고, 혹시라도 주인공이 눈치라도 챌세라 심장은 최저 RPM으로 작동하며 알아서 숨죽인다. 소름을 돋게 하는 그런 무서움이 아니라 온몸의 신경과 감각을 쥐 죽은 듯 착 가라앉게 하는 그런 냉혹함이 진실로 무시무시한 영화다.
숲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한 젊은 여성의 절망적인 몸부림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곧 등장하는 다정한 부부처럼 보이는 연인. 그리고 이삿짐센터로 가장해 대범하게 빈집을 터는 호그 일당.
그날 호그 일당은 공교롭게도 휴가를 떠난 집주인이 갑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바람에 빈집을 터는 현장이 발각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호그가 뭔가 대책을 시도하기도 전에 성질 더러운 플린이 다짜고짜 집주인과 그의 가족들에게 총을 난사하여 그들을 영원한 휴식처로 보내 버린다.
연인처럼 보이는 그들은 단지 거주지를 옮겨가고 있었을 뿐인데, 하필 재수 없게도 모텔 주인이 친절하게 소개해준 다 쓰러져가는 스테이크집에서 그날 하루를 잡치고 돌아온 호그 일당과 마주친다. 그런데 과연 이 전초전 같은 만남은 누가 누구에게 재수 없는 일이 될 것인가?
속세를 초월한 악마 같은 악당이 세속적인 고만고만한 악당을 학살하는 그런 영화다. 죽어가는 사람도 악당이고 죽이는 사람도 악당이라 누가 누구를 동정해야 하는가 하는 그런 감정적인 부담은 전혀 없다. 다만, 일말의 연민도, 동정도 보이지 않고 먹잇감을 고문하고 살육하는 이름 모를 주인공에게서 피비린내가 자욱한 악마적인 끌림이 물씬 일어나는 바람에 당혹스럽다.
그런데 앞에서 연인으로 묘사한 이사 중인 베티와 남자 주인공, 그리고 남자 주인공과 그에게 쫓기는 엠마의 사연이 빠져 있는 둥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은 것은 둘째치고 남자 주인공 너무 무적이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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