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대전(God of War, 2017) | 다시 떠오르는 중화 민족주의???
"더 길면 더 강한 법!" - 유대유
"더 짧으면 더 위험한 법!" - 척계광
16세기 명나라. 일본 해적들이 수시로 중국 해안을 침범하고 약탈하는 것도 모자라 해안 마을 잠항을 점령하기에 이른다. 이에 유대유 휘하의 저장성 주둔군이 5개월 동안이나 잠항을 포위 공격하지만, 매번 똑같은 패턴의 극히 평범한 공격인지라 유대유는 번번이 패한다. 이를 지켜보던 저장성 성주 호종헌은 유대유를 대신할 장수로 여러 전투에서 명나라 군대를 승리로 이끈 장군 척계광(戚継光)을 불러들인다.
공격할 듯 말듯 시간을 끌던 척계광은 비가 온 다음 날 아침 기습적으로 공격을 개시하여 잠항에서 왜구를 쫓아내는 데 성공한다. 잠항에서 후퇴한 왜구들은 잠시 전열을 가다듬으며 2만 명의 군사로 총공세를 펼칠 기회를 엿보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척계광을 함정에 빠트릴 계획을 꾸민다.
왜구들의 기세가 아직 등등한데다가 해적을 두려워하고 사기도 잔뜩 떨어져 있는 저장성 군인들로는 왜구들의 공세를 막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척계광은 마을에서 발견된 금광을 지키고자 다른 마을 사람들과 용맹스럽게 싸우는 의오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여 새로운 군대를 훈련시킨다. 하지만, 왜구는 2만 명, 척계광의 군대는 고작 3천 명이었다. 과연 척계광은 왜구의 총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까?
「풍운대전」에서 2만 명의 왜구들을 이끄는 사무라이는 척계광이 부하들에게 강한 신념을 불어 넣는 데 성공함으로써 부대를 강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한마디로 강한 정신력을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본 것인데, 이것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불굴의 투지와 믿어지지 않는 정신력을 보여준 중국인민지원군과도 어느 정도는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전쟁 때까지만 해도 전쟁은 마오의 말대로 ‘사람’이 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영화 「풍운대전」에서 일본군을 쳐부수는 장면은 언제라도 반갑고 흥겹지만, 왜구를 소탕하는 척계광의 장황한 활약을 차분하게 보고 있노라니, 언제부터인가 위험스럽게 다가오는 중화 민족주의를 왠지 더 부추기는 것 같아 괜히 걱정스럽다. 그래도 홍금보와 조문탁의 봉 대결을 비롯하여 무술장면은 충분히 볼만했으며, 남편만큼이나 용맹스러운 척계광 부인의 활약이 눈부시다. 정말이지 장군 마누라감으로는 딱 맞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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