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과 '백그라운드 서비스'의 차이를 체감했던 때
‘윈도우 + R’ 키를 눌러 [실행] 창을 연 다음 ‘sysdm.cpl’을 입력하고 [확인]을 누르면 (내 생각으로는) 윈도우 NT 4.0 시절부터 보아왔던 [시스템 속성] 창이 열린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Microsoft Windows)를 조금이라도 만질 줄 아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일 뿐만 아니라 윈도우를 클린 설치하고 나서 제일 먼저, 혹은 반드시 거치고 넘어가야 하는 설정들이 있는 부분이다. 그중에서도 [고급] 탭의 [성능]으로 가면 [프로세서 사용 계획]을 설정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윈도우 7, 8.1, 10 같은 일반 사용자를 위한 윈도우 클라이언트에는 [프로그램], 윈도우 서버 2013, 윈도우 서버 2012, 윈도우 서버 2016 같은 윈도우 서버 운영체제는 [백그라운드 서비스]가 기본 값으로 선택되어 있다.
지금보다 여러모로 정보가 부족했던 윈도우 2000이나 XP 시절에는 이 두 옵션의 차이에 대해 여러 오해와 진실이 뒤섞인 공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에 대해 판사가 단호하게 판결을 내리듯 마이크로소프트 테크넷(technet) 블로그 「Windows 성능 옵션(프로그램 vs 백그라운드 서비스)을 이해하다」에 명확하고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다. 테크넷 블로그에는 두 옵션을 다음과 같이 간단 명료하게 정의하고 있다.
프로그램: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일반 사용자 환경에서 쾌적한(?) 반응 속도를 보여준다.
백그라운드 서비스: 계속해서 한가지 작업을 실행하는 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경우 높은 처리 효율을 가진다.
그런데 이 두 옵션의 차이를 실제로 윈도우를 사용할 때 체감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고사양에서 일반적인 용도로 윈도우를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두 옵션 값의 차이를 체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아직 듀얼 코어를 사용하는 난 최근에 두 옵션의 차이를 체감할 수가 있었는데, 바로 종이책을 스캔하는 상황이었다.
오래전부터 책을 스캔할 때는 동시에 영화나 스포츠를 시청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얼마 전부터 스캐너가 스캔하는 중간에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스캔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원래 캐논 IJ Scan Utility의 ScanGear CPU 점유율이 스캔할 때면 90% 안팎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영화(동영상은 하드웨어 가속이 가능한 것만 시청)가 끊기거나 스캐닝 헤드가 스캔이 끝나기도 전에 중간에 멈칫거렸던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처음엔 CPU 성능이 모자라서 (사실 좀 그렇긴 하지만) 그러는 것 같아 모든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을 죽이고, 동영상 재생도 정지한 상태에서 테스트해봤는데, 증상은 여전했다. 그동안 잘 사용하던 Windows Server 2016이 업데이트를 거듭하면서 무거워지거나 어딘가 꼬였나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포맷하고 다른 윈도우를 설치하기는 너무 귀찮았다. 그것만 빼고는 다른 것은 이상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원인을 찾아 고심하던 중 우연하게도 '프로그램' 과 '백그라운드 서비스' 라는 설정이 혼탁한 머릿속을 헤치며 퍼뜩 떠올랐다. 사실 윈도우 서버를 설치하면 가장 먼저 하는 최적화 작업 중 하나가 [프로세서 사용 계획]의 '백그라운드 서비스'를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집 나온 고양이가 제집으로 돌아간 것처럼 슬그머니 ‘백그라운드 서비스’로 원위치 되어 있었다. 최근 윈도우 업데이트 후 몇몇 설정이 제멋대로 기본 값으로 되돌아갔는데, 이것도 그중 하나였던 것 같다.
아무튼, 정말 절묘한 타이밍에 기적처럼 완벽한 해결책이 떠올랐으니 내 회색 뇌세포도 그렇게 녹이 슬진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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