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월드 RPG, 노아의 심장 레벨 40 플레이 후기
<황녀 피슬 앞에서 똥폼 잡는 여행자와 페이몬, 그리고 모나> |
원신 짝퉁?
<모바일/PC 오픈 월드 RPG인 노아의 심장> |
‘원신 짝퉁’이란 말에 솔깃해져서 덤벙 사전 예약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원신과는 완전히 다른 부류의 게임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양산형 RPG인가? 물론 전체적인 인상은 그것과 상당히 흡사하지만, 게임을 해보면 ‘기존 양산형 RPG’라는 핀잔이나 비난을 들을 정도로 개성이 없지는 않다.
고작 40레벨(하루 이틀이면 달성?) 플레이 정도를 달성하고 작성하는 리뷰라 객쩍을 수도 있겠지만, 손댈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지푸라기라도 쥐여주고 싶어 용감하게 몇 자 적어보았다.
메인 스토리와 더빙
<퀘스트는 느낌표로 시작해서 물음표로 귀결되는 익숙한 시스템> |
원신은 내 생애 최초로 메인 스토리를 건너뛰지 않고 진행한 유일무이한 게임일 정도로 스토리 품질이 높다. 원신의 스토리텔링 품질은 책을 좀 읽어본 내가 감히 단언하건대 ‘라이트 노벨’이라 불리는 삼류 소설보다 훨씬 낫다. 또한, 더빙도 아주 맛깔나게 잘 입혀져 있다.
노아의 심장은 스토리 몰입도가 원신보다는 매우 못하다. 번역도 매끄럽지 못하며 더빙 같은 경우 ‘기존의 양산형 RPG’ 게임보다는 조금은 낫지만, 원신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 특히 수다쟁이 땅딸보 '페이몬' 같은 정을 붙일 만한 캐릭터가 없고, 이 더빙도 메인 스토리가 조금 더 진행하면 끊기는 등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부족해 보인다.
캐릭터 커스터 마이징
<호평받은 커스터 마이징> |
원신의 아쉬운 점은 캐릭터 커스터 마이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노아의 심장은 모바일 게임 기준 최상급 캐릭터 커스터 마이징을 지원한다는 호평이 자자할 정도로 나쁘지 않다. 페이스 메이크업 같은 경우는 캐릭터 생성 후에도 자유롭게 변경 및 치장할 수 있다.
전투와 액션
<빙의 한 명을 포함해 총 네 명의 스피릿이 전투에 참여한다> |
원신 캐릭터는 모두 각 캐릭터의 원소 속성에 상응하는 두 가지 스킬만을 가지고 모험에 임한다. 원신의 전투는 원소 반응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전투 난이도가 갈릴 정도로 캐릭터들의 조합이 중요하고, 또한 사용자의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이 전투 난이도를 낮추는데 톡톡히 한몫할 정도로 ‘손맛’이 살아있다.
노아의 심장은 용병(소환으로 뽑는 스피릿)을 데리고 싸운다는 그렇게 특별한 것 없는 전투 시스템이다. 캐릭터는 스피릿 중 한 명을 빙의하여 스피릿의 능력치와 스킬을 물려받는다.
전투 액션은 뭔지 모르게 화려하긴 하지만, 뭔지 모르게 어수선하기도 하다. 뭔가 정리가 안 된 느낌이랄까. 혹은 자동 전투를 염두에 둔 것일지도. 이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동작 또한 어색하다. 엉성하고 어색한 동작은 야외 채집 활동과 메인 스토리의 캐릭터들 제스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퀘스트 등 기타 할 일
<할 일은 크게 던전, 경기, 탐색으로 구분된다> |
노아의 심장은 역대 양산형 RPG에서 작업한 모든 ‘할 일’을 집대성한 것처럼 사용자가 해야 할, 또는 할 수 있는 임무가 매우 많다.
이것은 아직 게임 초반이라, 그리고 낮은 레벨이라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이런 잡다하다면 잡다한 임무와 도전들이 여기저기 산적해 있어 의무감을 심하게 느끼지 않는다면 초반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일거리가 많은 것은 나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런 반복적인 임무를 ‘노가다’로 느껴지지 않게 게임 운영과 콘텐츠를 잘 이끌어 가는 것인데, 이것은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다.
캐릭터 성장
<단조(강화) 레벨은 자동으로 계승된다> |
캐릭터는 꼬봉이라 할 수 있는 스피릿과 함께 성장한다. 스피릿의 성장에는 별도의 경험치가 필요한데, 이 경험치는 스피릿 레벨을 초기화하면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 여러 스피릿을 시험해보는 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좋다(단, 스피릿의 무기 레벨 초기화는 보석 소모).
원신의 원소 반응을 고려한 캐릭터 조합처럼 노아의 심장도 원소 상성을 고려한 스피릿 조합을 구상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다. 이것은 좀 더 성장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설, 서사, 희귀 중 최상급인 스피릿인) 전설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전설 0성은 희귀 3성보다 못한 능력치를 보여주므로 수집하기 어려운 전설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캐릭터 장비 강화 등급은 다음 장비에 자동으로 계승되므로 강화 스트레스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으며, 캐릭터는 활, 쌍칼, 창, 활, 검과 방패 등 모든 무기를 착용할 수 있다. 또한, 스킬 포인트 투자와 회수 역시 자유로워 캐릭터 성장은 여러모로 제약이 적은 편이다.
생활, 채집
<원신의 윈드 필드 같은 제트팩> |
나무를 베는 데는 도끼가 필요하고, 광석을 캐는 데는 곡괭이가 필요하고, 벌레를 채집하는 데는 채집망이 필요하다는 설정은 현실적이지만, 게임이 너무 실제적이면 사용자는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채집과 수집 액션이 딱 부러지게 맞아떨어지지 않아 광석을 캐고, 나무를 베고, 과일을 줍는 등의 ‘생활과 채집’은 정말 짜증을 불러온다. 원신처럼 ‘검을 휘두르고 줍는다’라는 단 두 가지 행위만으로 구성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가장 큰 불만이다.
하지만, 등반용 후크와 비행용 제트팩(더불어 말(馬)도)을 기본으로 제공해 원신처럼 고된 등반은 피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마무리
원신을 놔두고 노아의 심장을 계속 플레이해야 하나 고민이 살짝 등 정도로 노아의 심장은 기존의 양산형 RPG보다는 좀 더 향상된 면모와 느낌을 보여준다. 공을 들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으며 그렇다고 뭔가 특출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할 일에 정신이 팔리는 잡다한 재미가 있다. 오픈 월드를 표방하지만, 그 오픈 월드에서 할 일이 채집과 보물 상자 외엔 아직은 별로 없다는 것은 개선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최근에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 중 오픈 월드 RPG 게임이 드물다는 점에서, 현재 왕성하게 진행 중인 이벤트 덕택에 스피릿 뽑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원신보다 사양이 낮다는 점에서 딱히 할 일이 없어 광석이라도 캐듯 코딱지를 파는 무료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볼 만한 게임이다(참고로 PC 기준 설치 용량은 13.5GB 정도). 물론 큰 기대는 하지 말고.
그런데 LG G6 같은 경우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원신을 설치할 수 있지만, 노아의 심장은 호환되지 않는 기기로 분류되어서인지 찾을 수가 없다. 이것은 수정되어야 할 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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