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7

LG G6 유심 트레이 파손 AS 센터 방문 후기

LG G6 유심 트레이 파손 AS 센터 방문 후기

LG G6 유심 트레이 파손 AS 센터 방문 후기
<파손된 LG G6 유심 트레이>
LG G6 유심 트레이 파손 AS 센터 방문 후기
<대부분 휴대폰 수리를>

‘쿡’ 찔렀더니 ‘억’하고 부러진 유심 트레이

통신사 셀프개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났다. 유심핀으로 유심 트레이 옆의 홈을 ‘쿡’ 찔렀더니 ‘억’하고 유심 트레이가 부러졌다. 찰나였지만 삼라만상이 정지한 것처럼 눈앞이 컴컴해지고 시간이 멈춘 듯한 기기괴괴한 정적이 나를 혼을 빼놓았다. 정신이 들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남긴 희대의 문구가 떠올랐다. ‘턱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 그런데 그런 희귀한 일이 내게 일어난 것인가?

유심 트레이는 부러진 채 살짝 삐져나온 상태다. 트레이를 밖으로 살짝 당기니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줄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팽팽한 반작용이 느껴진다. 트레이를 다시 장착하니 천만다행으로 유심은 인식이 되었다. 하지만, SD 카드는 인식하지 못했다.

좀처럼 밖으로 나오려 하질 않는 이 녀석을 내가 가진 모든 기술과 노력을 쏟아부어 강제로라도 탈옥시켜야 하나? 아니면 그냥 이대로 둔 채 엉덩이에 불이 붙은 사람처럼 서비스 센터로 달려가야 하나?

나의 부족한 지식과 경험으로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어 구글의 도움을 얻고 판단을 내렸다. 이 난관과 씨름하기보다는 일단 서비스 센터로 줄행랑!

LG G6 유심 트레이 파손 AS 센터 방문 후기
<LG V50S ThinQ, 첫 인상은 엄청 무겁다!>

1차, 강동 서비스 센터 방문

오전이라 한가했던 강동구 길동역에 있는 LG 서비스 센터. 핸드폰 수리 창구만 15개 정도였었나(송파는 달랑 4개)?

아무튼, 구글링 결과 내가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 결과는 유심 트레이 값 6,000원만으로 모든 수리를 완료하는 것, 두 번째는 부러진 유심 트레이를 빼내기 위해 휴대전화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데 드는 공임을 내는 선에서 수리 완료하는 것.

이렇게 2만 원 정도 예상하고 갔는데, 기사 분은 다짜고짜 유심 트레이가 있는 보드를 교체해야 한다며 4만 6천 원의 수리 비용을 청구했다. 유심 트레이 속 깊숙이 박힌 잔해들을 빼내는 과정에서 잘못 건드렸다간 (이보다 훨씬 비싼!) 메인보드도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유튜브를 보면 일반 사용자가 LG G6를 분해해서 트레이에 박힌 잔해를 빼내는 영상이 있다. 이것을 휴대전화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엔지니어가 못한단 말인가?

기사 분의 말씀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편리한 방식만 강요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고, 수리 비용 자체는 비싼 가격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요즘 LG G6 중고 시세가 5~6만 원 정도인 것을 고려해 일단 이날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LG G6 유심 트레이 파손 AS 센터 방문 후기
<오전이라 한가한 서비스 센터>

2차, 송파 서비스 센터 방문

설날 연휴가 끝나고 곧바로 송파 석촌호수 옆에 있는 LG 서비스 센터로 직행. 오전이라 금방 서비스 기사 분과 대면할 수 있었고, 강동에 있던 기사 분처럼 이 기사 분도 고장 증상을 듣자마자 다짜고짜, 하지만 내용은 정반대로 비용 최대한으로 안 들어가게 수리해주겠다는 보살 같은 말씀을 하셨다. 바로 눈앞에서 듣고도 믿어지지 않는 수리비 부담제로의 감언! 단, 만에 하나 수리하는 과정에서 유심 인식도 안 될 수 있다는 가슴을 살짝 졸이는 언급도 잊지 않으셨다(이렇게 되면 강동 서비스 센터 기사 분 말씀대로 보드를 교체해야 할 것이다)!

기사 분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듬직한 한마디를 남기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난 속으로 ‘할렐루야, 나무아미타불’을 몇 번 곱씹으며 차분히 대기석에 앉아 수능 시험장에 입실한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 마음 비스름하게 수리가 무사히 끝나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렇게 20여 분 조금 지나 모든 것이 기사 분의 호언대로, 그리고 나의 뜻대로 되었다.

최종 수리 비용은 유심 트레이 부품값 6,000원. 기타 비용은 무상 점검한 것으로 대체.

이번 경험은 액정 파손 같은 부품 교체가 필요한 수리가 아닌 엔지니어의 경험, 노력, 수고로 해결할 수 있는 고장의 경우 기사 분마다 수리 비용과 수리 과정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넌지시 알려준다. 물론 정답은 없다!

LG G6 유심 트레이 파손 AS 센터 방문 후기
<서비스 완료 후 스티커 붙이기(위 사진엔 약간의 조작이 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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