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노트북 램 업그레이드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
<노트북의 실제 메모리 최대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
<제조사 스펙과는 달리 K55DR의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램 최대용량은 16GB> |
제조사 최대용량과 실제 사용 가능한 최대용량이 다르다?
2022년이면 10년을 채우게 될 나의 노트북 ASUS K55DR은 자동차로 치면 애마나 다름없다. 처음 샀을 때 그 사양 그대로 사용했더라면 내가 답답증으로 먼저 돌아가셨던가, 아니면 답답증을 견디지 못한 나의 불찰로 노트북이 박살이 났던가 등 둘 중 하나는 천수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 업그레이드라는 유명한 대증요법으로 천수를 누리고 있다.
시기적절한 때에 SSD란 신묘한 것이 등장했고, 다시 한번 시기적절한 때에 듀얼코어에서 ─ 「Asus K55DR APU 업그레이드 후기」에서 밝혔듯 ─ 중국에서 공수한 쿼드코어 APU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K55DR은 고물단지로 몰락할 위기 때마다 기술 혁신과 세계화의 도움을 얻어 지금까지 버티어올 수 있었던 셈이다. 나로서도 돈을 굳힐 수 있어서 좋았고, 노트북도 노트북으로서의 자존심과 긍지를 되살릴 수 있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그러나 K55DR이 그랬든, 내가 그랬든 아무튼 제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더라도, 혹은 빗발치는 포화 속에서도 살아남는 운을 가졌더라도 극복할 수가 없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제조사(여기선 ASUS)에서 명시한 메모리 최대용량(Max Capacity)이다.
노트북에 있어 제조사는 신이다. 그런 제조사가 사양에 명시한 메모리 최대용량은 신이 죄를 지은 인간의 이마에 찍은 낙인과 다를 바 없는 불멸의 선언이나 다름없다. 고로 노트북 주인의 상상 속에서 노트북 메모리 최대용량은 노트북을 구매한 순간부터 제조사가 표기한 용량으로 고정된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 같은 패러다임 전환이 될만한 글을 찾았다. 「Maximise the maximum?」(제조사가 표시한 메모리 최대용량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최대용량은 다를 수 있음에 대한 이유를 설명한 글이다).
제조사의 안락하고 무심하고 성의 없는 시장 정책 때문에 수많은 노트북이 수명 연장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애통하고도 비탄할만한 일이다.
제조사 사양을 무시하고 16GB 메모리 장착에 성공
<용산에서 중고로 구입한 8GB 램 두 개 장착> |
ASUS K55DR을 처음 구매했을 2012년 당시만 해도 노트북에 8GB 램이면 고용량에 속했다. 지금도 결코 낮은 용량은 아니며 일반적인 작업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와 VMware를 자주 사용하다 보니 작업 관리자에 표시되는 메모리 사용률 눈치를 살살 보기 시작했다. VMware를 구동할 때마다 사용 중인 다른 프로그램을 죽여 메모리를 확보해야 했으며, 이것이 매번 반복되니 짜증까지는 아니더라도 귀찮다. 귀찮은 것이 쌓이면 갑갑증이 된다. 갑갑증을 제때 다스리지 못하면 화병이 된다. 하지만, 내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건 노트북을 만든 신조차 어쩔 수 없는 메모리 최대용량(Max Capacity)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우리가 알던 신보다 더 위대한 신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구글(google)이었다.
구글이 내린 계시라 할 수 있는 CompuRAM 사이트를 통해 K55DR의 메모리 확장이 16GB까지 가능하다는 정보까지는 얻었지만, 실제 16GB 장착에 성공했다는 글은 찾지 못해 확신할 수는 없었다. 알리의 무료 반품 서비스를 믿고 일단 구매하고 볼까(현재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중국산 노트북용 DDR3 램 1.5v 8GB 두 개 가격이 6만 원이 조금 안 된다)도 생각했지만, 이미 16GB라는 꿈을 향해 잔뜩 달아오른 내 마음은 여자친구로부터 러브호텔 동시 입성을 약속받은 남자의 마음과 얼추 비슷해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었다.
고심하던 차에 마치 나를 위해 준비한 것처럼 다나와 중고장터에 노트북용 Elpida(엘피다) 메모리에 대한 매물이 올라왔다. 당연히 중고지만, 중국산보단 한때 일본의 유일한 DRAM 반도체 회사였던, 그리고 현재 마이크론 메모리 재팬 주식회사로 사명이 변경되어 SK하이닉스에 이어 3번째 자리를 유지하는 엘피다 제품이 더 메리트가 있는 것은 당연했다. 반영구적인 램은 새 제품이나 중고 제품이나 성능 • 내구성 면에서는 차이가 없으니까 말이다. 중요한 것은 안정성인데, 중국산이 엘피다에 비빌 수 있을 만큼 괜찮을지는 아무리 알리익스프레스를 자주 찾는 나로서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나와에 올라온 중고 제품은 매장(용산 선인상가)에 가서 직접 테스트해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었다. 가격은 중국산이 몇천 원 저렴하지만, 만약 샀다가 노트북에서 인식 실패하면 귀찮은 일만 떠맡게 된다.
그래서 거의 10년 만에 용산을 찾았고, 매장에서 장착 후 메모리 테스트 프로그램까지 한 차례 통과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 통쾌하게 현금으로 계산 후 올 때보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귀가했다.
고로 ASUS K55DR의 메모리 최대용량은 16GB다!
<한 시간이 넘는 메모리 테스트 결과 이상 없음, 2011년 제조가 좀 걸리긴 한다> |
<듀얼 채널 구성> |
이로써 ASUS K55DR의 수명이 또 한 차례 연장되었다. 참말로 인연이 질긴 녀석이지만, 한편으론 고마운 녀석이기도 하다. 고 녀석 명이 질긴 것만큼이나 나의 집념도 질긴 것일까?
기적이나 다름없는 노트북 램 16GB 확장 성공 때문으로 인한 소소한 흥분으로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는데, 오늘 글의 요지는 구형 노트북 사용자 중 부족한 메모리 때문에 화병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답답함을 느끼는 사용자라면 반드시 CompuRAM 사이트에서 사용 중인 노트북의 메모리 최대용량을 확인하기를 바란다.
Samsung Serie 4 모델 같은 경우도 제조사는 최대 램 용량은 8GB로 표시하지만, CompuRAM은 실제 사용 가능한 최대용량은 16GB이라고 한다. 내가 볼 땐 대충 2012년 전후로 메모리 슬롯이 두 개인 노트북의 램은 16GB까지 확장이 가능한 것으로 추측된다. 구글 검색에서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예를 들면, 자신이 사용 중인 모델과 똑같은 노트북 사용자가 램 16GB 확장에 성공한 후기 같은), 용산 같은 매장에 노트북을 가지고 가서 테스트 후 구매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여의치 않다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무료 반품]이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좀 더 비싸게 주고 다나와에서 구매해도 될 것이다(구매하기 전에 인식이 안 되면 환불이 되는지 물어보는 것도 잊지 말자).
참고로 노트북용 DDR3 램은 1.5v 일반전력과 1.35v 저전력으로 구분되는데 내 노트북처럼 1.5v를 사용하는 노트북엔 1.35v 저전력도 장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는 안 된다.
<메모리가 넉넉하니 이런 호사도 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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