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난민, 새로운 홀로코스트의 시작일까?
『기후전쟁(하랄트 벨처, 윤종석 옮김, 영림카디널)』은 기후재앙으로 발생한 기후난민이 서구 사회로 대거 유입될 때, 이들이 어떻게 대처할지를 다루면서 역사의 예로 홀로코스트와 르완다 학살을 제시했다. 이 둘 다 이질적인 타민족이 자신들의 안정과 안전을 해칠 거라는 ‘두려움’에 기인한 방어 수단으로 폭력을 선택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유대인 이민 문제를 다룬 1938년 에비앙 난민회의도 실패했고 현재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 문제도 해결될 기미는 없다. 저개발 국가보다 기후변화로 겪는 타격은 덜하겠지만 기후변화는 서구 사회도 빗겨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므로 더욱 나빠진 생존 조건은 서구 사회가 난민 문제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게 할 수도 있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 2006)」에는 유입된 난민들을 영국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아주 잘 그려져 있는데, 이 영화를 재현하려는 듯 현재 영국은 난민 문제가 불거져 브렉시트까지 진행 중이다. 그리고 카트리나 사태에서 보았듯 재난은 문명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결국, 기후재앙으로 급격하게 불어난 기후난민이 밀어닥침으로써 자신들의 ‘빵과 일자리’에 대한 위협이 단지 말 뿐인 위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존 문제로 직결된다면, 그렇게 ‘두려움’이 추상적이고 단어적 의미로의 선을 넘어서 실질적이고 실존적인 문제로 바짝 다가선다면 홀로코스트가 그랬듯, 그리고 르완다 학살이 그랬듯 서구 사회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폭력’을 재고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집단애국의 탄생 히틀러』, 즉 히틀러가 남긴 교훈은 현대 문명이 자랑하는 교양과 이성, 그리고 보편적 윤리와 도덕이 ‘빵과 일자리’ 앞에선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집단애국의 탄생 히틀러 - 과대망상적인 ‘두려움’으로 폭발시킨 광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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