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그리고 일상적인 생각을 쓰고. 이 모든 것을 음악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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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30.

[책 리뷰]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불경스러운 소설 ~ 게 공선(고바야시 다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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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불경스러운 소설

원제: 蟹工船 by 小林多喜二
“도스토예프스키의 죽음의 집도,이곳에 비하면 그다지 대수롭지 않을 듯싶어.” (『게 공선』, 75쪽)

감히 불경스러운 소설

롤레타리아 작가 고바야시 다키지(小林多喜二)는 『게 공선(蟹工船, 1929)』을 발표한 다음 ‘불경죄’로 기소당했다. 이듬해 보석으로 출옥되지만, 당시에는 비합법적인 공산당에 입당하여 지하활동을 펼치다 첩자의 밀고에 걸려드는 바람에 또다시 체포되고 3시간 이상의 잔혹한 고문 끝에 죽음을 맞이한다. 마지막 체포의 표면적 이유는 공산당 지하활동 때문으로 보이지만, 그에게 가해진 모진 고문의 원인에는 ‘불경죄’를 저지른 『게 공선』에 대한 불만도 있었을 것이다. 비록 고바야시 다키지의 『게 공선』은 중편 분량의 작품이지만 당시 일본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서구식 자본주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이제 막 돈맛과 함께 권력에 취한 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봐야 할까? 심기가 불편해진 그들은 자신들이 흘린 떡고물을 먹고 사는 경찰을 수족처럼 부려 감히 반항적인 작품을 쓴 작가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줌으로써 자신들의 이권에 반항하는 모든 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고자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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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 아니라 사람이 바글거리는 ‘똥통’

품의 주 무대는 오호츠크 해로 게를 잡으러 가는 ‘게 공선’이다. 그런데 게 공선은 ‘공장선’이지만, ‘선박’은 아니었기에 항해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공장법이 적용된 것도 아니었다. 완전무결한 법의 사각지대 그 자체였다. 그래서 회사는 법의 빈틈을 이용해 게 공선에 승선한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부려 먹을 수 있었다. 1926년 9월에 실제로 일어난 ‘하쿠아이호(博愛丸)’ 사건에 작가의 추가적인 현장조사와 문학적 상상력이 더해져 탄생한 이 작품이 묘사하는 ‘사람에 의한 사람의 착취’는 사람이 한 짓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잔혹하기 이를 데 없다.

하코다테 항에서 같이 출발한 다른 선박이 하쓰코 호로 긴급 구조 신호 SOS를 보내왔을 때 회사에서 파견한 감독관은 그 배는 큰 보험에 들어 있기 때문에 가라앉는 게 오히려 이익이라며 끝내 구조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다. 그 배는 끝내 구조되지 못하고 425명의 승무원과 함께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이처럼 선박을 지휘하는 감독관들은 노동자들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의료 지원은커녕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하는 그들의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을 묘사하는 문장들은 자꾸 목에 걸릴 정도로 소화하기조차 어렵다. 오죽하면 작가는 이들이 먹고 자는 숙소를 ‘똥통’이라고 표현했을까. 구타와 가혹 행위는 기본이며 이런 와중에 사망자가 발생해도 뭐라 하는 사람도, 뭐라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야비한 감독관들은 혹시라도 노동자들이 단합하여 난동을 부릴까 봐 선원과 노동자, 잡일꾼 등 고용원들을 서로 이간질하여 경쟁시킨다. 이 모든 것을 국가를 위한 헌신이라는 명목으로 그들은 정당화시켰다. 그러하기에 군인도 이들의 무자비한 착취에 기꺼이 협력한다.

막노동 일꾼, 광부, 농부, 학생, 젖비린내나는 소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각양각색의 게 공선 노동자들은 무지막지한 노동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해 간다. 선원과 보일러공이 없으면 배는 움직이지 않고 노동자가 일하지 않으면 동전 한 푼도 부자의 호주머니에 들어갈 수 없다는 단순 명확한 진리를 깨달으면서 차츰차츰 의식을 일깨운다. 그러다 마침내 일어나고야 말 일이 일어난다. 특별히 누가 선동한 것은 아니었다. 각기병으로 죽은 노동자의 이름만 잠깐 거명될 뿐 나머지 노동자들은 이름조차 거명되지 않을 정도로 작품은 철저하게 ‘집단 표현’에 중점을 둔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결코 혼자서 할 수 없고 혼자서는 의미가 없다는 듯 영웅적인 개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감독관의 횡포에 견디지 못한 게 공선의 노동자들은 분기하는 데까지는 성공하지만, 약삭빠른 감독관이 근처 군함에 긴급 신호를 보내는 바람에 노동자들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당하고 만다. 비록 실패했지만 이들은 ‘뭉쳐야 산다’는 말에 숨겨진 진리를 뼈저린 경험을 통해 깨달음으로써 더 큰 도약을 위한 견고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자본주의 독재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1993년에 일어난 대참사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의 사고 해역을 촬영한 수중 카메라에 우연히 찍힌 익사한 시체의 퉁퉁 부은 얼굴을, 그리고 세월호 침몰사고도 마찬가지이다. 이 두 사건 사이의 간격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바뀐 것은 없었다. 우리는 생명이 무엇보다 소중한 세상에서 사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것은 환상이고 착각에 지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런 이상은 애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정말 그런 것일까?

지금도 가난한 아이들은 굶어 죽는다. 헤픈 감상에 젖은 내가 꾸역꾸역 힘겹게 자판을 두드리며 지루하고 재미없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 아이들은 그렇게 죽어간다. 아파트 단지 내의 음식쓰레기 수거통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멀쩡한 음식들로 매일매일 채워지지만, 그 작고 연약한 아이들의 허기로 고통받는 볼록한 배를 채워줄 음식은 어디에도 없다. 이것이 정말 우리가 원하고 꿈꾸던 그런 세상일까?

사회주의가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자본주의는 ‘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어렸을 때는 살아있는 생명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배우지만, 실상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문득 깨닫고는 서글퍼진 적은 없는가. 혹은 사람의 목숨조차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냉혹한 자본주의적 논리에 자신도 알게 모르게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몸서리를 친 적은 없는가. 지금도 세상은 변하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지만, 그 세상을 추동하는 기본 틀은 지금처럼 대안을 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자본주의일 것이기에 좌절감마저 느껴진다. 그래서 이 작품이 주는 충격은 히로시마 원폭급이며 메시지는 사시미 칼처럼 예리하다.

이 리뷰는 2016년 10월 30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특별한 수정 없이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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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7.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 무료 음악 감상) NoAD v3.2.1 한글판

중국 사이트에서 받은 광고가 제거된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 안드로이드 어플을 한글화했다. 최신 버전은 컴파일 후 태블릿에서 실행이 안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작동이 잘 되는 낮은 버전으로 작업했으며, 번역은 '발번역'이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길.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중국 음악사이트 안드로이드 어플 중에서 한글 검색되는 제품이 몇몇 있는데, 이 녀석도 그중 하나로 메모리도 비교적 적게 차지하고(약 150~200M), 뮤직 스파이를 사용해 본 사용자는 알겠지만, 网易云音乐은 노래도 꽤 많으며, 현재 듣는 노래와 유사한 성향의 가수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원래 天天动听(ttpod)을 작업하려고 했는데, 변조 방지가 되어 있는지 컴파일한 파일은 네트워크 에러를 내뿜으며 노래가 뜨질 않았다.

NetEase의 모든 노래를 듣기 위해서는 'ProxyDroid' 같은 프록시 어플을 통해 중국 IP로 접속해야 한다. 하지만, 'ProxyDroid'를 사용하려면 루팅이 되어 있어야 하니, 그럴바엔 차라리 Xposed를 설치하고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 Unblock 모듈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 이 어플은 NetEase Cloud Music의 지역 및 다운로드 제한(무손실 제외)을 모조리 풀어버리는 매우 유용한 어플이다. 반면에 '쿠워음악'은 한국 IP로도 모든 음악을 제한없이 감상할 수 있다. 혹시라도 퍼갈 땐 출처라도 남겨주길.

참고로 '재생목록'은 다른 사용자가 직접 편집한 재생목록을 공유하는 곳으로 어떤 노래를 들을지 고민할 필요 없이 이것저것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마음에 드는 '재생목록'은 로그인이 되어 있다면 '컬렉션' 목록에 수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NetEase Cloud Music 어플 다른 버전(v2.9.2 ~ v3.7.3)은 컴파일 오류가 나거나, 컴파일이 되어도 실행 오류가 나면서 한글화 작업이 안 되는데(그래도 중국 해커들은 잘만 하지만) 그나마 이 버전이 작업이 가능해서 다행이다.

NetEase_noad_v3.2.1_kor_v2.apk

이 리뷰는 2016년 10월 27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특별한 수정 없이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2017년 12월 29일 추가: 이런저런 방법은 귀찮고, '저작권 및 지역 제한'구애됨 없이 자유롭게 음악을 감상하고 싶다면, 비록 한글판은 아니지만, 「网易云音乐(NetEase Cloud Music, 무료 음악 감상 및 다운로드) v4.1.2 ~ 저작권 및 지역 제한 언락」 버전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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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4.

[책 리뷰] 기회주의자? 범죄자? 아니면 헌신적인 혁명가? ~ 호치민 평전(윌리엄 J. 듀이커)

Ho Chi Minh book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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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주의자? 범죄자? 아니면 헌신적인 혁명가?

원제: Ho Chi Minh: A Life by William J. Duiker
그러면서 호는 이렇게 덧붙였다. 카를 마르크스의 꿈이 언제 실현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2천 년 전에 예수 그리스도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쳤지만,그것도 아직 꿈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 (『호치민 평전』, 556쪽)

헌신적인 혁명가에서 무원칙한 기회주의자까지

신적인 혁명가이자 노련한 공산주의 요원, 국제 정치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노련하고 현실적인 실용주의자, 억압받는 인민을 서구 제국주의의 굴레에서 해방하는 일에 헌신한 성자, 전 세계에 공산주의적 전체주의를 확산하는 일을 저지른 범죄자, 자신의 명예를 위하여 성실하고 소박하다는 평판을 이용한 무원칙한 기회주의자. 이렇게 극과 극을 오가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 있으니 다름 아닌 베트남 혁명가 호찌민 (胡志明, Ho Chi Minh: 2004년 12월 20일에 발표한 동남아시아 언어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호치민’은 ‘호찌민’으로 표기)이다.

한때는 신격화의 우려까지 낳았을 정도로 폭넓은 인민의 존경을 받았음에도 호찌민으로 알려지기 전의 생애에 대해서는 베일에 가려진 ‘호 아저씨’는 베트남을 식민지화한 프랑스 정부의 집요한 추적 때문에 오랜 시간 망명과 도피 생활을 했다. 그가 평생 사용한 가명은 50개가 넘을 정도라니 그의 과거가 베일에 가려진 것도 그렇게 무리는 아닌 듯싶다. 역사학자 윌리엄 J. 듀이커(William J. Duiker)는 20여 년의 노력과 현존하는 호찌민의 모든 자료를 수렴한 끝에 완성한 『호치민 평전(Ho Chi Minh: A Life)』에서 베일에 가려진 호찌민의 과거를 포함한 그의 인생의 모든 것을 추적했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호찌민에 대한 서로 엇갈린 다양한 평가들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역사적 자료와 해석이기도 하다.

의도적인 이미지인가? 아니면 타고난 성정인가?

찌민은 베트남민주공화국 주석이 되고 나서도 총독궁에 거주하라는 동료의 제안이 너무 호화롭다고 뿌리치고는 총독궁 구내의 조그만 오두막에 지낼 정도로 소박한 삶을 살았다. 온화하고 소박한 호찌민의 이미지가 진짜 그의 내면의 모습인지 아니면 꾸며낸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고 실제로 호찌민이 어떠한 마음을 먹고 살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후세는 그의 업적과 행위만을 보고 나름의 그를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악한 행동을 일삼으면 타인은 그를 악당이라고 평가할 것이며, 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선한 행동을 일삼으면 타인은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왜냐하면, 한두 번의 실수로도 본심은 쉽게 탄로 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런 면에서 호찌민은 자신의 소박하고 온화한 이미지를 끝까지 잘 지켰다. 이 또한 상당한 인격 수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레닌과는 달리 혁명가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면서 언행일치를 추구하려고 노력했던 점은 유학자 집안에서 공부하며 자란 영향도 컸을 것이다.

그러나 옥에 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호찌민의 옥에 티는 재물도 권력도 아닌 바로 여자다. 그는 혁명과 베트남 독립이라는 대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여성 편력을 즐겼던 것 같다. 본문에 호찌민의 사생아는 그가 65세, 또는 66세에 낳은 아들 한 명만 나오지만, 그의 사후 나돌던 소문을 보면 사생아가 더 있는 것 같다. 또한, 중국 지도자들이 마련한 호찌민의 75세 생일잔치에는 호찌민을 위해 특별히(?) 젊은 여자들이 초대되었으며 몇 달 뒤 중국의 당 지도자 타오 주가 하노이를 공식 방문했을 때,호찌민은 갑자기 이 옛 친구에게 벗을 삼으려고 하니 중국 광둥성의 젊은 여자를 하나 보내달라고 요청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요청을 보고받은 저우언라이(周恩來)는 고민 끝에 조용히 묻어두었다고 한다.

호찌민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베트남 독립을 위해 헌신적이고 성실한 삶을 살았으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상적 도구로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선택했다. 호찌민을 비롯한 베트남의 혁명가들은 조국을 식민지로 착취하는 형태로 자본주의 체제를 처음 겪었으며, 이 체제는 그의 동포들을 잔인하게 짓밟았기 때문에 사상적으로 사회주의로 기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호찌민에게서는 당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받아들였던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교조주의의 경직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필요와 상황에 따라 수단은 언제든지 바뀌고 변형될 수 있다는 사상적 유연함이야말로 베트남 독립에서 호찌민의 가장 큰 기여가 아닐까 . 이 유연함이 부족했던 한반도는 전쟁을 겪으며 수많은 피를 뿌렸음에도 결국엔 분단국가로 고정되고 말았으며, 이후에도 사상적 유연함의 결핍은 소모적인 정치적 파벌 싸움의 소모되지 않는 밑거름이 되곤 한다.

그는 중국과 소련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얻어내기 위해 자존심과 체면까지 팽개쳐가며 이들의 비유를 맞추고 아첨하면서 현실주의적인 줄타기 외교를 벌였다. 덕분에 베트남은 중소 갈등의 위기 속에서도 자국의 이익을 성실히 챙길 수 있었다. 또한, 그는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미국도 찬양하는 비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런 그를 보고 일부는 교활한 기회주의자라고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그 아첨의 목적은 사적인 이익의 추구가 아니라 대의, 바로 베트남 독립임이었으니 그의 애국을 향한 헌신과 의지만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모자라지 않다.

마치면서...

족주의자인가 아니면 공산주의자인가?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소박한 이미지는 진짜인가 아니면 단순한 책략인가? 여전히 그늘 속에 감춰진 인물 호찌민에 대한 오늘날의 평가는 윌리언 J. 듀이커의 『호치민 평전(Ho Chi Minh: A Life)』을 통해 혁명가 호찌민의 삶과 베트남 역사의 역학 관계를 더듬어갈 뜻밖의 기회를 얻은 독자의 몫이다 . 또한, 기원전부터 이어져 온 중국의 침략과 간섭뿐만 아니라 식민 지배, 강대국들의 국가 이기주의적 편의에 의한 국토 분단,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말미암은 동족 간의 전쟁을 겪은 베트남 역사는 통한의 한반도 분단 역사와 너무나도 흡사하다. 이러한 역사적 유사점은 넘실넘실 파도를 타고 먼바다를 건너온 유리병 속에 담긴 편지처럼 한국의 독자에게 특별한 공감과 메시지를 남긴다.

이 리뷰는 2016년 10월 24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특별한 수정 없이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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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0.

[책 리뷰] 독자의 기우에 허를 찌르는 또 다른 미스터리 ~ 거지왕(올리퍼 푀치)

The Beggar King book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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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기우에 허를 찌르는 또 다른 미스터리

원제: Die Henkerstochter und der König der Bettler by Oliver Pötzsch
“레겐스부르크에서는 시민이 아니라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해!” (『거지왕』, 248쪽)

달갑지 않은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된 악몽

가우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목욕탕 주인과 결혼해서 오래전에 먼 제국 도시 레겐스부르크로 떠난 누이동생 리즈베트가 중병에 걸려 위급하다는 급보였다. 다급한 퀴슬은 도시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원 서기 요한 레흐너의 허락도 받지 않고 치료에 쓸 약을 챙겨 급하게 숀가우를 떠난다. 그러나 퀴슬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교묘하고 악의적인 함정과 가혹한 고문이었다.

한편, 숀가우의 제빵업자이자 시의원인 미하엘 베르히틀트는 자신의 하녀를 임신시키고, 하녀는 아무도 모르게 낙태하는 과정에서 시의원이 준 약초를 과다복용하고는 죽는다. 약초에 대한 지식이 있던 지몬과 퀴슬의 딸 막달레나는 음흉한 베르히톨트의 속마음을 꿰뚫어보지만, 마을 사람 중에서 그 누구도 사형집행인의 딸, 그리고 그 딸과 놀아나는 지몬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오히려 베르히톨트는 막달레나가 더는 이 일을 떠들지 못하게 사람들을 선동하여 위협을 가한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막달레나의 고모 리즈베트처럼 도시를 떠나기로 한다. 목적지는 고모가 있는 레겐스부르크로 정하고 간단하게 짐을 꾸린 두 사람은 도나우 강 위를 흐르는 뗏목에 몸을 싣는다.

‘본격’적인 미스터리의 맛이 조금은 느껴지는

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거지왕(Die Henkerstochter und der Koenig der Bettler)』은 아담한 숀가우를 벗어나 제국을 이끄는 거대한 중세 도시 레겐스부르크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예나 다름없는 우리의 고집 세고 호기심 많은 주인공들은 제국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으려는 음흉하고 거대한 음모에 맞서느냐 어느 때와 다름 없이 험난한 시련과 마주친다. 고문의 대가 퀴슬은 얼핏 이름만으로는 어떤 고민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처녀의 무릎’, ‘스페인 당나귀’, ‘못된 리즐’ 등 자신이 즐겨 사용하던 고문 도구의 희생양이 되며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다. 함정에 빠진 퀴슬은 감옥에 갇혀 가혹한 고문을 받으며 하지도 않은 짓에 대해 자백을 강요당하고, 뒤늦게 도시에 도착하여 이 사실을 알게 된 막달레나와 지몬은 퀴슬을 구하고자 안간힘을 짜내며 고군분투하는데, 이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이번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이자 재미다.

숀가우를 떠나 도시에 도착한 막달레나와 지몬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뗏목 마스터이자 외의원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카를 게스너이다. 그다음으로 카를 게스너의 소개로 찾아간 고래 여관에서 만나는 베네치아 대사 실비오 콘타리니가 있다. 그리고 지몬의 치료를 받은 거지의 소개로 만나게 된 ‘거지왕’ 나탄, 마지막으로 주인공들과는 그리 긴밀하게 접촉하지는 않지만, 사건의 배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레겐스부르크의 회계국장이자 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파울루스 맴밍거가 있다.

이번 작품의 묘미는 주인공들과 얽히고설키는 주변 인물 중에서 누가 정의의 편이고 누가 악마의 편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들은 언뜻 보면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그러한 때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쉽사리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치밀함을 시종일관 유지하기 때문에 누가 정의의 편인지 구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특히 일반적인 선입관에 사로잡혀 있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또한, 저자 올리퍼 푀치(Oliver Pötzsch)는 제국을 파괴하려는 음모의 핵심을 추리할 수 있는 소재를 작품 초반에 드러내는 대담성을 과시하기도 한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 엉켜 있기 때문에 독자는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으며 한여름이 훨씬 지났음에도 손은 올챙이들이 헤엄칠 정도로 땀으로 웅덩이를 이룰 것이다. 물론 아둔한 나는 모든 단서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완성된 지그소 퍼즐처럼 보기 좋게 맞추어진 다음에야 사건의 진상을 깨닫기는 했지만, 눈치 빠른 독자는 꼭 내가 밟은 길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드디어 드러나는 퀴슬의 과거

작들처럼 『거지왕(Die Henkerstochter und der Koenig der Bettler)』도 역사적 검증을 거쳤으며 거대한 부를 상징하는 화려하고 육중한 유력자들의 주택, 깨끗하게 포장된 거리, 위엄 있는 의회 건물과 성당으로 장식한 도시와 그 이면에 감춰진 지저분하고 악취 나는 그늘지고 후미진 골목들, 그리고 그런 곳에서 천대받는 사람들이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며 곰팡이처럼 기생하는 도시의 이중적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놀랍지 않은가. 예나 지금이나 도시의 그늘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 도시가 제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무자비한지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때론 적대적이기도 한 도시 속의 이 두 체계가 놀라우니만큼 조화를 이루고 산다는 것을.

아무튼, 『거지왕』에서 주인공들의 삶에 많은 변화가 오고 그들의 어둡고 침침했던 과거의 베일도 어느 정도 걷힌다. 특히 자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숀가우를 과감하게 뛰쳐나온 막달레나와 지몬의 운명이 어떻게든 결정되며, 그리고 15살에 아버지가 물려준 양손검을 등에 메고 용병으로 군에 입대한 퀴슬이 ‘두 사람 몫’을 한다는 이유로 하사관으로 승진하고 그런 와중에 겪은 악몽 같은 전쟁 경험이 퀴슬이 빠진 함정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쓸쓸하게 회상된다. 그것은 주변에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지옥처럼 불길이 타오르는 전쟁 중에 만난 아내 안나와의 금기시돼왔던 과거의 베일이 조금씩 걷히기도 하는 불편한 되새김질이기도 하다.

올리퍼 푀치의 전작 두 편을 이미 읽은 독자라면, 『거지왕』 역시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특히 앞의 두 작품의 주요 소재였던 ‘보물찾기’와는 전혀 다른 미스터리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비슷한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이유 있는 기우를 갖은 독자라면 아무 걱정 없이 이 작품의 첫 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2016년 10월 20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특별한 수정 없이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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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5.

AMD 크림슨(Crimson Legacy) 레거시 드라이버에서 OpenCL 사용법

Non-GCN Crimson and OpenCL

AMD Radeon Crimson 16.2.1 Legacy Driver는 OpenCL 2.0을 위한 드라이버이기 때문에 OpenCL 2.0을 지원하지 못하는 AMD Radeon HD 7xxxx 미만의 구형 VGA에서 이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OpenCL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 구글링 도중 꼼수로 크림슨 레거시 드라이버에서도 OpenCL을 사용할 방법을 발견했다. 방법은 크림슨 레거시 드라이버 설치 후 재부팅 할 때 바로 안전모드로 진입한 다음 크림슨 레거시 드라이버의 OpenCL 관련 파일을 카탈리스트 15.11.1 드라이버에 포함된 파일로 교체하는 것이다. 문제점은 [Radeon 설정]의 [비디오] 탭 설정을 할 수 없다는 것.

카탈리스트 15.11.1 드라이버의 OpenCL 관련 파일을 모아놓은 OpenCL15.11.1x64.zip은 구글 드라이브 링크에서 받을 수 있다.

위 링크에 제시된 OpenCL 파일 교체 방법

1. Uninstall previous drivers with DDU.

2. Install 15.11.1beta if you don't have all the necessary files listed below.

3. Backup these files to another folder.

4. Uninstall 15.11.1beta with DDU.

5. Install latest Crimson drivers. Reboot straight into safe mode (you won't be able to replace atiumd6a and atiumdva without safemode).

6. Replace the files.

7. Normal boot.


Full list of files you need to make OpenCL work with Crimson:

system32

Quote:
amdocl12cl64.dll
amdocl64.dll
atiumd6a.dll
clinfo.exe
OpenCL.dll

syswow64

Quote:
amdocl.dll
amdocl12cl.dll
atiumdva.dll
OpenCL.dll

이 리뷰는 2016년 10월 15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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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3.

[책 리뷰] 우아한 美 vs 야성적인 美 ~ 검은 수도사(올리퍼 푀치)

The Dark Monk book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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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美 vs 야성적인 美

원제: Die Henkerstochter und der schwarze Moench by Oliver Pötzsch
“저는 비명이라면 이미 질릴 만큼 들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치유 쪽에 좀 신경을 쓰고 싶어서요.” (『검은 수도사』, 267쪽)

자상한 신부의 죽음으로 드러난 보물의 수수께끼

로렌츠 성당의 코프마이어 신부가 독살당했다. 지나친 식탐으로 유명한 신부이기는 하지만, 이 뚱뚱한 신부는 아버지처럼 친근하게 서민을 보살필 정도로 자상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독살당해야 할 만큼 원한을 살 위인은 되지 못했다. 처음으로 신부의 시신을 살핀 지몬과 지몬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숀가우(Schongau)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Jakob Kuisl)은 신부가 죽으면서 남긴 작은 메시지를 통해 지하에 오랫동안 숨겨져 왔던 납골당을 발견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신부의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 베네딕타를 통해 신부가 성당 개축 공사 중 발견한 납골당에 대해 아우크스부르크의 주교와 베네딕타에게 편지를 보내 알렸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베네딕타는 오빠의 편지를 받자마자 말을 타고 달려왔지만 살아있는 오빠를 만나지는 못했던 것이다. 납골당의 먼지 쌓인 옛 무덤에는 템플기사로 보이는 유해가 담긴 무거운 석관이 있었고, 지몬과 야콥뿐만 아니라 검은 수도복을 입은 낯선 세 사람도 템플기사의의 비밀을 추적하고 있었다.

한편, 코프마이어 사건으로부터 사형집행인을 떼놓으라는 뇌물을 받은 숀가우 서기 요한 레흐너는 때마침 극성을 부리고 있던 강도단 토벌을 위해 결성한 토벌단의 대장으로 사형집행인을 임명한다. 야콥을 빼앗긴 지몬은 베네딕타와 함께 코프마이어 신부의 독살 사건을 추적하고 지몬의 민첩한 두뇌가 곧 두각을 나타내면서 놀라운 사실들을 하나둘씩 발견하게 된다.

한 때 템플기사단은 교황에게까지 돈을 빌려주었을 정도로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 부에 눈이 먼 프랑스 국왕 필립 4세의 음모 때문에 템플기사단은 모조리 소탕당했다. 그러나 기사단의 재산은 일부만이 발견되었을 뿐, 나머지는 종적을 감추었다. 지몬은 이 나머지 보물, 세상의 어느 나라 왕좌든 사들일 수 있을 정도의 보물이 숨겨진 장소에 대한 수수께끼의 시작이 납골당에서 발견한 템플기사의 유해라는 것을 깨닫는다.

야성적인 막달레나, 우아한 강적을 만나다

작 『사형집행인의 딸(The Hangman s Daughter)』에 이은 시리즈 두 번째 소설 『검은 수도사(Die Henkerstochter und der schwarze Moench)』의 주 미스터리도 보물찾기다. 약탈의 시대 ‘중세’와 보물찾기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일지 모르겠지만, 아직 읽지 않은 세 번째 이야기 『거지왕(Die Henkerstochter und der Koenig der Bettler)』에서도 보물찾기를 들고 나온다면 글쎄, 조금은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도 든다. 기우는 기우일 뿐, 간만에 발견한 색다른 추리소설을 어디 그리 쉽게 포기할 수 있겠는가.

특히 아버지 사형집행인처럼 한 성격 하는 막달레나와 뜨거운 학구열만큼이나 최신 유행에 겉멋이 잔뜩 든 땅딸막한 지몬 사이의 줄타기처럼 위태위태한 사랑이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편을 안 읽고는 배길 수가 없을 것 같다. 『검은 수도사』에서는 투박하고 거친 야성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막달레나의 강적으로 프랑스적인 우아함에 라틴어도 술술 외우는 지성미까지 갖춘 베네딕타가 등장함으로써 지몬과 막달레나의 사이는 예측불허의 위기로 치닫고, 두 사람의 관계는 가시밭을 걷는 것처럼 끊임없이 위기가 닥쳐온다. 지몬처럼 호기심의 갈증을 해갈시키고자 온몸을 위험 속에 던질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호기심을 자랑하는 나로서는 다음 편에서 이 불협화음 연인이 또다시 어떤 운명의 시련을 맞이하고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해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사회적 최하층인 사형집행인의 딸과 앞날이 창창한 의사 지몬의 결합은 당시에는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최악의 궁합이지만, 신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의 신분적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할지, 아니면 결국 높은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사회적 요구에 순응하며 각각 다른 운명을 걷게 될지. 그래도 흐름을 놓고 보면 어떻게든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 같기는 하지만, 뻔한 결말의 통속극을 보는 시청자들처럼 결말이 불을 보듯 분명할지라도 눈으로 기필코 확인해야 속이 후련한 것이 우리네 인지상정 아닌가.

마치면서...

지막으로, 『사형집행인의 딸』 후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저자 올리퍼 푀치(Oliver Pötzsch)는 실제로 존재했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의 후손 중 한 사람으로서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작품의 배경을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으며, 그 디테일 속에는 올리퍼 푀치(Oliver Pötzsch)가 상당한 자부심을 품는 가문의 조상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검은 수도사』를 포함한 시리즈의 중심이 되는 숀가우를 중심으로 한 경제, 문화, 사회, 정치에 대해 광범위한 묘사는 독자가 17세기 숀가우의 한 시민이 된다면 하루일과를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 상상하는 데 전혀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정확하고 세밀하며, 만약 중세를 갈망하는 모험가 기질이 다분한 독자라면 이만한 작품을 쉽게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리뷰는 2016년 10월 13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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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6.

[책 리뷰] 30년 참혹한 역사를 기록한 이 책에서 무엇을 ~ 베트남 10,000일의 전쟁(마이클 매클리어)

The Ten Thousand Day War  Vietnam book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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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참혹한 역사를 기록한 이 책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원제: The Ten Thousand Day War: Vietnam 1945-1975 by Michael MacLear
“수년간 베트남전에서 실시했던 전술이나 전략에서는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었고, 단순한 교훈마저도 남기지 못했다.” (『베트남 10,000일의 전쟁』, 531쪽)

소름끼치도록 조용히 시작되었던 전쟁

식적으론 ‘전쟁’이 아니었던 베트남전의 시작은 훗날 벌어졌던 처참한 살육전과 비교해보면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그 서막은 1945년 4월 미국 OSS(Office of Strategic Service: 전략 사무국)의 아르키메데스 패티(A. Patti) 소령이 중국의 남쪽 국경 마을의 허름한 찻집에서 베트남의 국부(國父) 호찌민(胡志明)을 만나는 시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베트남은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었고 미국은 이런 베트남을 도와 호찌민의 군대를 훈련,무장시킨다. 미군은 때론 그들과 함께 전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때 앞의 두 사람은 가까운 미래에 프랑스의 자리를 미국이 대신하여 이 조그만 땅에서 20세기 가장 길고도 가장 처참했던 전쟁이 펼쳐지라고 꿈엔들 상상했을까.

디엔비엔푸(DienBienPhu) 전투의 승리로 베트남은 오랫동안 갈망했던 독립을 쟁취하는 듯했다. 그러나 미국의 태도가 바뀜으로써 그들의 꿈은 멋 훗날로 미루어진다. ‘도미노 이론’이라는 강력한 반공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국가적 이성이 마비된 미국은 자유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베트남 문제에 개입하였고 베트남은 한반도처럼 분단국가의 절망을 맛볼 수밖에 없게 된다. 통일 국가를 위한 남북 총선거를 지지하던 제네바 협정은 무너지고 미국은 1964년 8월 5일 오전 11시,아무런 선전 포고도 없이, 아무런 명분도 없이 베트남전에 직접 참전한다.

미국의 선택은 저주받은 늪이었고 독이든 성배였으며 어리석고 무모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사실을 깨닫기까지 무려 20여 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철저히 군사 목표물에만 제한되었다고 주장한 미군의 북폭은 수많은 도시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함으로써 많은 난민과 민간인 희생자를 만들었다. 막강한 화력과 막대한 물량을 지원받은 미군은 크고 작은 전투에서 승리했음에도 전쟁이라는 큰 맥락에서는 패배함으로써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치욕을 안은 채 베트남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북베트남에 의해 통일이 되면서 결국 미국의 개입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던 행위였음을 증명한다.

개미가 코끼리를 이기다

국의 자본주의적 오만과 과대망상적인 국가 이상주의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만 희생된 이 전쟁에서 북베트남은 정말 놀라운 의지와 투쟁, 그리고 단결력을 보여주었다. 베트남은 경제적으로는 빈곤한 나라지만,BC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세월 동안 외세의 칩임에 대항하여 투쟁한 역사를 가진 문화적 자존심이 강한 나라이며, 13세기에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몽골의 쿠빌라이 칸(Kublai Khan )을 물리친 나라이기도 하다. 여기에 ‘호 아저씨’ 호찌민을 정점으로 한 정치 지도자들의 청렴성과 도덕성은 인민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주었고, 이 믿음을 기반으로 강대국들과의 싸움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불굴의 투지와 인내력을 발휘한 덕분에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호찌민은 마지막으로 ‘단결’이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는데, 베트남전은 굳게 뭉친 한 민족의 독립 의지를 꺾어버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역사의 교훈이다 .

이에 반해 전쟁 중반을 넘어서면서 미군 병영에는 병사들이 장교에게 현상금을 걸거나, ‘수류탄으로 해치워!’라는 등 장교를 암살하라는 으스스한 은어가 유행하였고, 실제로 하극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기강과 사기는 추락했다. 또한, 참전 용사 데이브 크리스천은 “내가 베트남에 갔을 때 17세였다. 나는 베트남이 왜 중요한지 설명할 수 없었고,아무도 그것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20 세가 되자 전투하는 방법은 알았지만,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여전히 알 수가 없었다.”라고 고백함으로써 당시 미군에게 전쟁에 대한 동기부여나 목적의식이 전혀 없었음을 회고했다. 야심만만하게 프랑스의 자리를 대신하려는 젊은 대통령 케네디를 향해 드골(deGaulle)은 ‘미국은 끝없는 전쟁과 정치적인 수령에 천천히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진심 어린 충고를 했고, 이를 무시한 미국은 뼈저린 패배의 쓴맛과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얻었다.

30년 참혹한 역사를 기록한 이 책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자 마이클 매클리어(Michael MacLear)는 기본적으로 『베트남 10,000일의 전쟁(The Ten Thousand Day War: Vietnam 1945-1975)』은 미국이 베트남전에 왜 참전했는지와 오늘날 미국과 베트남,그리고 베트남전에 관여한 국가와 국민에게 베트남전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그러나 1945년 4월 패티 소령이 호찌민을 만날 날부터 1975년 4월 30일 마지막 미군이 대사관의 성조기를 가지고 베트남을 떠나는 - 1858년 프랑스 전함이 다낭에 닻을 내린 이후 베트남 인민들이 처음으로 외국인들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 그날까지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서술한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에서 독자가 무엇을 보고 느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것은 보는 이의 가치관과 사상, 관점, 그리고 입장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필자는 베트남 인민의 독립 투쟁과 승리에서 한반도 통일의 가능성을 찾고 싶었다. 다만, 무력 통일보다는 긴장 완화와 화해라는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베트남전 전후 상황과 미군 철수 직후 일어난 북베트남 세력에 의한 무력통일을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일본에 의한 식민지배, 그리고 강대국의 간섭과 민족의 단결력 부족으로 분단된 한반도는 결국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극복하지 못한 채 참혹한 전쟁을 거쳐 분단이 고착되는 민족적 비극을 경험했다. 이후에도 남한은 적극적으로 통일의 방편을 모색하기보다는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자본주의적 경제 발전의 길을 국가 1순위로 지정했다. 덕분에 남한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지만, 자본주의적 이해득실에 익숙해진 우리는 통일의 대가로 지급해야 할 물질적 희생을 가늠할 수밖에 없었고, 근시안적으로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아 보이는 통일은 점차 다음 세대로 미루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남북한은 현 체제를 방어하고자 국방력에 막대한 예산을 쏟을 수밖에 없었고 이로써 군사적 대치와 정치적 대립은 더욱 팽팽해짐으로써 남북한 동포의 이질감은 깊어만 가고 민족의 염원인 통일은 그만큼 멀어져갔다.

베트남 통일은 미국이 개입함으로써 30여 년이나 미루어졌다. 평화롭게 남북 선거를 통해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 미국의 개입으로 국토가 황폐화되고 무고한 수많은 생명의 피를 흘리는 뼈 아픈 대가를 치르고서야 얻게 되었다. 이념의 대립과 외세의 간섭으로 말미암은 분단 등 한반도의 상황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결국, 분단된 민족의 통일은 외세의 간섭이 있거나 외세에 의존해서는 이루기가 매우 어려우며 설령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필요없는 대가를 지나치게 많이 지급하게 될 것이라는, 또한, 통일은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듯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 그리고 어떠한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력과 투쟁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한 곳으로 집중시킬 단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베트남 인민의 투쟁 역사는 말해준다.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을 번역한 역자(유경찬 분)는 사람이 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비굴하지만 여유 있게 사는 요령과 궁핍하지만 당당하게 사는 자세로 사는 방법이 있는데, 베트남은 후자의 길을 택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통일의 대가로 의젓하게 궁핍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남한은 어떠한 길을 선택했고 어떠한 길을 걷고 있는가?

이 리뷰는 2016년 10월 6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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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

AHCI Link Power Management - HIPM/DIPM 설정에 따른 하드디스크 성능 변화

Windows 7: AHCI Link Power Management - Enable HIPM and DIPM

위 링크에서 하드디스크 전원 관리 AHCI Link Power Management를 설정할 수 있는 레지스트리를 다운받아 사용하면 바로 위 스샷처럼 전원 옵션의 하드디스크 설정에 AHCI Link Power Management 항목이 생긴다. 그런데 PCMark 7로 윈도우 서버(Windows Server) 2016 RTM을 벤치마크하던 중 우연히 AHCI Link Power Management - HIPM/DIPM 설정에 따라 하드디스크 성능에 큰 차이가 생기는 걸 발견했다. 아마도 전원 소비를 줄이는 대신 성능을 감소시키는 것 같다. 참고로 'Active'가 Link power management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보통 SSD에 프리징이 발생한다면, 'Active' 설정을 권장한다.

보통 이 설정은 윈도우 프리징 현상과 관련해서 많이 사용하는데, 나 역시 윈도우 10 혹은 서버 2016에서 동영상이나 음악 파일을 가지고 작업할 때, 하드디스크에 과부하가 걸릴 때 간혹 프리징 현상을 겪곤 했는데, 이 방법으로 해결되지는 않았다. 그 이후 윈도우의 동영상/음악 기본 플레이어로 사용하던 MPC-HC 64bit를 사용하지 않고 나서부터 프리징 현상이 없어졌다. 아무래도 백신(Webroot, 시만텍 엔드포인트, Malwarebytes)이 프리징 현상의 주원인인 것 같아 보인다. 그렇다고 백신 없이 사용하기는 위험하고, 서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이 많은 것도 아니고 참 난감하다.

2017년 12월 1일 추가: 얼마 전에 올린 글 「윈도우 서버 2016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백신과 프리징」에서도 밝혔듯 백신 없이 사용하는 것도 프리징 현상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이 리뷰는 2016년 10월 2일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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